[2005 건강 업그레이드 작전 ④]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하자
[조선일보 이지혜, 임호준 기자] 위암 1기의 5년 생존율(완치율)은 93.7%지만 말기인 4기에 발견하면 5.1%다. 5년 생존율은 2기 71.6%, 3기 39.2%다. 다른 암도 마찬가지다. 췌장암, 폐암처럼 조기발견도 쉽지 않고, 발견해도 치료가 어려운 몇몇 암을 제외하면 이제 암은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니다. 빨리만 발견하면 마치 종기 떼내듯 간단하게 완치 가능하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생활습관병도 마찬가지다. 조기 발견해 꾸준히 관리하면 큰 문제 없지만 까마득히 모르고 지내다간 창졸 간에 심장마비나 뇌졸중 등으로 돌연사하게 된다. 사실 엄밀한 의미에선 돌연사도 아니다. 죽음으로 가는 준비가 착착 진행되고 있었는데 자신이 몰랐을 뿐이다. 해답은 아주 분명하다.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아 ‘사망의 싹’을 잘라버리는 것이다.
■종합검진
종합검진으로는 위암(위내시경), 폐암(가슴 X선), 간암(복부초음파+혈액검사), 신장암(복부초음파), 유방암(유방 X선 검사), 자궁경부암(자궁경부 세포진 검사), 전립선암(혈액검사) 등을 찾아낼 수 있다. 대장암의 경우, 많이 진행된 경우엔 대변 검사로 찾아낼 수 있지만 초기 암은 찾기 어려우므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별도로 받아봐야 한다.
복부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췌장암은 사실상 조기발견이 어려우며, 복부초음파 검사로 발견했을 경우엔 이미 말기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현재로선 사실상 속수무책인 암이다.
혈액검사로는 빈혈, 고지혈증, 간염, 갑상선 질환, 신장질환, 에이즈, 매독, 류머티즘 관절염 등을 체크할 수 있다. 골다공증을 진단하는 골밀도 검사는 보통 ‘옵션 사항’이므로 폐경 여성이나 저체중 여성은 추가로 받아보는 게 좋다.
종합검진은 누구나 한 번쯤 받아볼 필요가 있고, 여러 검사를 동시에 받으려는 경우에 유리하다. 종합검진에서 이상이 없었던 경우엔 매년 값비싼 종합검진을 반복해서 받을 필요는 없다. 동네 내과나 방사선과 등에서 혈압, 혈당, 소변 검사를 매년 받고, 40세 이상인 경우엔 위내시경과 복부 초음파 검사를 매년 받으면 된다. 여성은 유방암과 자궁경부암 기본 검사를 추가해야 한다.
■ 맞춤형 검진
흡연자는 가슴 X선 검사와 폐기능 검사를 매년 받아야 하며, 특히 20년 이상 흡연자는 저선량 CT를 찍어보는 게 좋다. 평소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은 간 기능 검사와 복부 초음파, 위내시경 검사가 필수다. B형 또는 C형 간염 보균자는 최소 6개월에 한 번 복부 초음파 검사를 해야 하지만, 1~2년에 한 번 정도는 보다 정밀한 복부 CT를 찍어보는 게 좋다.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거나 비만인 사람, 육식을 즐기는 사람, 대장내시경을 한 번도 받은 적 없는 50세 이상의 사람은 대장암 고위험군이므로 대장 내시경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처음 검사에서 정상이면 이후 3~5년 간격으로 받으면 된다.
가족 중 유방암 환자가 있거나 유방에 멍울이 자주 잡히는 경우 기본적인 유방촬영에 유방초음파 검사를 추가하는 것이 좋다. 고혈압·고지혈증·당뇨 가족력이 있는 경우엔 혈당·혈압 검사를 최소 1년에 2번 받아야 하며, 평소 자신의 혈압과 혈당치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가족 중 뇌졸중 등 뇌혈관 질환자가 있다면 뇌로 가는 목의 굵은 동맥(경동맥)을 초음파로 관찰하는 검사도 받는 것이 좋다. 또 60세 이상 남자는 전립선암 검진을 위해 직장초음파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도움말: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최윤호 교수, 서울아산병원 건강의학과 전성훈 교수, 세브란스병원 건강증진센터 심호식 소장> (이지혜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wigrace.chosun.com])
수치로 보는 건강상태 ①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이면 치료가 필요한 비만이며, 체지방의 경우 남성은 10∼18%, 여성은 20∼25%가 적당하다.
②혈압은 수축기 120mmHg, 이완기 80mmHg 이하를 유지해야 정상이다. 혈압이 130∼139/81∼89mmHg 범위에 있으면 금연과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며, 140/90mmHg 이상이면 약물 치료가 필수다. 혈당은 공복시 110mg/dl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③간 기능의 척도인 GOT(AST), GPT(ALT)는 간 세포가 손상됐을 때 증가하는 효소를 측정한 값인데 높을수록 나쁘다. 각각 30IU/L 이하가 정상이지만, 정상의 2배값이라도 간염 등 다른 이상이 없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④총 콜레스테롤 수치는 190mg/dl 미만, 나쁜 콜레스테롤(LDL)은 100mg/dl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좋은 콜레스테롤(HDL)은 높을수록 좋은데 60mg/dl 이하라면 당장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임호준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imhojun.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