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풀코스 후기 남깁니다.
걱정쟁이 부인을 둔 탓에 몰래 신청했다가 배번 받고 걸린 날부터
경기 전날 저녁까지 눈치밥을 먹다가 당일 아침에도 조용히 나오는데
부인이 피니시라인 응원가겠다고 하더군요.
그 말에 아 오늘은 좀 달려도 좋겠다라는 맘이 들더군요.
(결국 부인은 드라마 보다가 안왔습니다...ㅋ)
첫 풀이라 이거저거 챙기고 생각하다보니 늦어서 서둘러 나왔습니다.
대학입시날만큼 긴장이 되더라구요.
미세먼지가 많아 지하철에서 핸드폰으로 날씨 앱을 몇번이나 새로고침하며
기다려봤지만 출발시간에는 어림도 없어보였습니다.
그냥 오늘은 진공청소기가 되자는 생각으로 즐겁게 달리기로 맘을 바꿨습니다.
늦게 출발지에 도착해서 보니 장분선 누님과 효경 누님께서 계셔서
인사드리고 여쭤보니 다들 단체샷 찍으시고 가셨더라구요.
옷갈아입고 다시 모임장소에 와서보니 박영석 원장님과 윤진환 회장님이 계셔서
뵙고 인사드렸습니다.
윤진환 회장님께서 찍어주신 사진
거적떼기 같은 일회용 우의가 할말을 잃게 만들지만 초보의 불안함을 잘 가려주었습니다.
사실 입고 뛰지는 않았습니다. 멀리 아이언맨 코스프레도 보였는데 이건 노숙자 코스프레..
입고 뛰면 수금이 될 것 같더라구요
엄청 많은 ABC 그룹을 앞에 두고 D 그룹에서도 거의 뒤에서 서 있다가 뛰기 시작했습니다.
확실히 큰 대회라 그런지 장관이더라구요. 오르막이나 내리막길에서 앞에 뛰시는 분들이
몇km씩 보이는데 반지의 제왕 대군이 몰려가는듯 했습니다.
달리면서 에너지 보충을 하려고 Clif 에너지츄를 클럽복 옆주머니에 끼워두었는데
빠질것 같아서 2km 지점부터 손에 들고 뛰기 시작했습니다. 재앙의 시작이었죠.
10km 가 넘어서면서 부터 어깨가 아파오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끝나고 안 사실이지만
손에 힘을 빼고 달려야 하는데 손에 Clif 에너지츄 60g 짜리를 하나씩 바통쥐듯 꼭 쥐고 달리니
팔에 힘이들어가고 어깨에도 힘이 들어간 겁니다.
15km 넘어서 부터는 몇분에 한번식 팔을 돌리거나 마사지하지 않으면 아파서
뛰기가 어려웠습니다. 그 덕에 다리아픈건 잊어먹게 되는 좋은 효과는 있더군요
응원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한강에서 하는 소규모 대회와는 달리 응원진들도
대단했습니다. 너무 팔이 아파서 저도 힘을 받고자 저한테 하는 응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대충 흘려들으면 그런 느낌이 납니다 ^^;
마라톤을 즐기는 분들도 많이 봤습니다. 어떤 아저씨는 줄넘기를 하며 달리시더라구요.
저보다 빨리... 도저히 따라잡을수 없었습니다..OTL
어떤분은 상감마마 복장으로 뛰시는데 같이 뛰시는 분이
"마마 힘드시니 가마를 대령할깝쇼?" 하는데 웃겨 죽는줄 알았습니다.
상감마마도 첨에는 괜찮다고 하시다가 나중에 가마가마-! 하시는데
계속 같이 뛰고 싶더군요
순간순간 즐거운 때도 있었지만 30km 넘어가서 부터는 아픈 팔과 어깨
그리고 점차 굳어오는 허벅지 앞쪽 근육에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그덕에 31km 쯤에서 손목시계를 잘못 조작하는 바람에 스톱워치를
제로세팅 해버렸습니다. 하프까지는 sub4도 가능할것 같은 시간
(1시간55분)이었는데 실수 이후 시계를 못보니 그냥 목표없이
힘듬을 참고 뛰는 시간이었습니다.
어깨가 너무 아파서 중간중간 스프레이파스 든 분만 보이면 가서
뿌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허벅지 앞쪽 근육은 38km 부터 경련이
시작되어 혹시 다리를 못올리게 되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 끝까지
버텨주더군요. 결승선을 들어오면서 포즈고 뭐고 그냥 안도감만
들었습니다. 왔구나...
황영조 바르셀로나 결승선 두팔브이를 하고 싶었지만 팔이 올라가지도
않더군요. . 멈춘 순간 현기증이 좀 났지만 금방 없어졌습니다.
마치고 이거저거 챙기며 걷다보니 오른쪽 발바닥 중간오른쪽부분이
너무 아파서 걷기가 힘들정도였습니다. 이틀동안 절뚝거리며 걷다가
이틀이 지난 오늘까지 걷는 것이 너무 아파서 정형외과 가서 엑스레이
찍어보니 다행히 뼈나 인대, 족저근막염은 아니더군요. 타박상 어쩌고
하는데 정확히 무슨 소리인지 이해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냥 낫는다는
말이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강철클럽이 아니었으면 풀코스는 꿈도 안꿨을 겁니다.
좋은 경험을 갖게 해주셔서 다들 감사합니다.
첫댓글 어제 의대교수가
마라토너들이 진공청소기래요. ㅋㅋ
서울 공기를
미세먼지 마셔서 깨끗이 했는지
CO2를 많이 내뿜어
오염시켰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기록이 너무 좋습니다.
그리 빨리 뛰시니 여기저기 다 아프죠. ㅋㅋ
어째거나 대단하십니다.
축하드리고
빠르게 완전한 회복하시길~
푹 쉬시고
온수 목욕 자주 하시고
술은 아주 조금만 사랑하는 분과 드시고
아미노바이탈 드시고
고기 밥 잘 드시고.
제가 지향하는 달리기가 원장님 스탈입니다- 건강하게 즐겁게 뛰겠습니다!
후기 잘 읽었습니다
기범씨 멋져~~!!
내년 동마때도 같이 뛰자구요~
넵- 박총무님 내년에 꼭 함께 뛰어요~ ^^
첫풀코스에서
4시간4분
내년동마에서는
날으시겠는데요
수고 하셨습니다
날려면 팔 아픈걸 어떻게 해봐야하겠습니다. ㅠ.ㅠ 감사합니다~!
기범씨는 얼굴은 실물로 한번도 못봤지만 스트라바에서 많이 공유해서 그냥 느낌으로 갑니다. 젊은 분이
노력을 엄청하더라구요. 경험만 조금 붙으면 에이스로 바로 올라올거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후기도 재미있고
강남클럽에서 인생의 즐거움을 많이 느끼고 키우세요. 수고하셨습니다.
넵 저도 스트라바에서 훈련하신거 보고 항상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에이스는 아직 넘 멀고 베이스를 충분히 갈고 닦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첫풀~을 멋지게 해 내셨군요
어깨.팔이 아픈 악조건에도
포기없이 기록도 좋으시고~~
발바닥 잘 보살펴주시고
빠른 회복바래요~~~^^
앞으로도 즐런~~하시고~~~
더 멋지게 하고 싶었는데 능력 밖이었습니다. 같은 대회 뛰게되어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첫풀기록이 저보다 3분 빠르네요. ㅎ
회복도 하루 ㅂ빠르고
첫풀뛰고 계단 난간잡고 겨우 지하철타고 집에가서 뻗고 다음날 출근도 못하고
수고하셨습니다.
어꺠가 아픈건 파워젤 영향도 있을 수 았지만 긴장감으로 긴육경직될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럴떄는 양쪽 견갑골을 붙인다는 느낌으로 스트레칭하시면 조금 완화됩니다. 이건 제 경험 ㅎㅎㅎ.
첫풀 호기록 축하드립니다.
훈부님이 현재 기록을 갖기까지 얼마나 연습하셨을지 상상을 못하겠습니다. 존경합니다~!!
거적떼기? 입고 있던 모습에서...완전 반전인데요 ㅋㅋ..대박 빠르심~~^^
담에는 거적떼기 입고 서브4 하면 더 반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 감사합니다~!!
첫 풀코스 완주후기 잼 나게 잘봤습니다
좋은기록으로 완주하심을 축하드리며
언제나 파이팅을 보냄니다~
넵-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