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의 실정과 죽음
[대하 16장]
[내용개요]
14장과 15장에서는 주로 아사가 여호와 보시기에 선과 정의를 행한 사실이 중점적으로 기술되었지만, 본장부터는 대조적으로 그가 행한 실정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그의 통치 말년에 일어난 일련의 부정적 사건으로서, 아사가 여호와보다 사람을 의지하고, 자신의 합리적인 판단에 의거한 방법들을 취해 실수한 사실들이 기록되어 있다. 아사는 바아사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아람 왕 벤하닷을 이용했다(1-6절). 그때 선지자 하나니가 나타나 여호와보다 아람 왕을 의지한 그를 책망했으나, 아사가 도리어 노하여 하나니를 핍박하였다(7-10절). 이어 본장은 아사가 질병에 걸려 위급할 때에도 하나님보다 의원을 더 의지한 사실과 그의 죽음을 다루고 있다(11-14절).
[강 해]
본장에는 개혁의 왕으로서 남왕국 유다를 잘 이끌어 왔던 아사의 말년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초기, 중기와는 달리 아사의 말년 통치는 여호와보다 사람을 의지하는 불신앙의 길을 걸었습니다. 선견자 하나니의 책망을 받아들이지 않고 도리어 그를 핍박했던 아사 왕은 결국 병을 얻어 고생하다가 죽고 말았습니다.
1. 슬픈 타협
1) 바아사의 라마 건축
여호와께서 아사와 함께 하심을 보고 이스라엘 백성 중에 유다로 돌아오는 자가 많아졌습니다. 이스라엘 왕 바아사는 이스라엘 백성이 유다로 이주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에브라임에서 예루살렘으로 통하는 교차로에 위치한 라마를 건축하려 하였습니다. 즉 바아사는 라마를 건축하여 유다 왕 아사에게 향하는 이스라엘 백성을 막으려 했을 뿐 아니라 유다를 정복하기 위한 전초 기지로 이용하려 했던 것입니다.
a. 아사에게로 돌아가는 사람들(대하15:9)
b. 라마를 건축코자 함(대하16:1)
2) 아사의 타협
바아사가 유다를 치러 몰라와서 라마를 건축하자 유다 왕 아사는 멀리 북쪽에 있는 다메섹에 거한 아람 왕 벤하닷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그는 왕궁뿐만 아니라 성전 곳간에 있는 은, 금을 꺼내어 뇌물로 사용했습니다. 그는 벤하닷에게 은, 금을 보내며 동맹 관계 맺기를 요청하면서 바아사와의 동맹을 깨뜨리도록 권유했습니다. 아사의 이러한 행위는, 일생을 하나님 앞에 온전히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한 그의 말년에 슬픈 타협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또한 이는 하나님의 뜻에 배치되는 어리석은 행위가 되었습니다.
a. 도움의 근원자이신 하나님(시121:1-2)
b. 역사를 푸관하시는 하나님(행12:11)
3) 벤하닷의 침공과 아사의 건축
벤하닷은 아사의 요청대로 이스라엘의 성읍들을 공격하여 이욘과 단과 아벨마임과 납달리의 모든 국고성을 쳤습니다. 아람 군대에게 북쪽 변방을 침략당한 바아사는 라마 건축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바아사는 수도인 디르사를 지키는 것이 급선무였기에 군대를 라마에서 철수시켰습니다. 아사는 바아사가 수도를 방비하러 가자 라마를 재탈환하여, 그 곳에 두었던 돌과 재목을 이용하여 게따와 미스바를 건축하였습니다. 이처럼 아사가 게바와 미스바를 건축한 것은 북왕국의 침입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a. 벤하닷이 이스라엘을 침공함(대하16:4)
b. 중단된 라마 성 건축(대하16:5)
2. 하나님의 책망
1) 하나님의 책망
하나님께서는 선견자 하나니를 아사에게 보내어 아사의 행위에 대해 책망하셨습니다. 아사는 위험에 처했을 때 여호와를 의지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람 왕 벤하닷을 의지하여 불신앙의 죄를 범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 결과 하나님께서는 아사의 손에 아람 군대를 붙이시기로 계획하셨던 뜻을 돌이키셨습니다. 선지자 하나니는 아사의 행위로 인해 그에게 전쟁이 있을 것임을 밝혔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보호와 축복이 더 이상 그에게 함께 하지 않을 것임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사람을 의지하는 자에게는 이와 같은 하나님의 징벌이 내려집니다.
a. 사람을 의지하지 말라(렘17:5)
b. 주는 모든 것을 임의로 행하심(엡1:11)
2) 아사의 분노
아사는 선지자 하나니를 통한 하나님의 예언의 말씀을 듣고서 회개하기는커녕 오히려 하나니를 옥에 가두고 말았습니다. 이 같은 아사의 행위는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거부이며 도적적인 행위입니다. 아사가 선지자 하나니의 예언에 분노하며 그를 옥에 가둔 것은 자신의 행위가 정당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그는 벤하닷과 동맹을 맺어 나라를 지키는 데 성공하였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하나님의 사람 하나니가 자신의 행위를 악하다고 말하였으므로, 아사는 크게 분노하고 그를 옥에 가둘 뿐만 아니라 몇 백성을 학대하였습니다. 아사의 이러한 생각과 처신은 과정을 투시하고 현상적인 결과만으로 사건을 평가하였기 때문에 빚어진 착오였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착오가 오늘날에도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흔히 있을 수 있는 것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들은 무엇을 하든지 주께서 요구하시는 삶의 모습이 무엇인지 철저히 깨닫고 시종 일관 주님의 뜻을 좇아 행하여야 합니다.
a. 제사장에게 노한 웃시야(대하26:19)
b. 스가랴를 죽인 요아스(대하24:21)
3. 아사의 질병과 죽음
1) 병 든 아사
아사는 재위 39년 되는 해 발에 병이 들어 심한 고통을 받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징계는 증오와 분노의 징계가 아니기 때문에 다시 돌아올 기회를 주시는 것이 특징입니다. 하나님의 징계로 발에 병이 든 아사는 마땅히 하나님께 기도하여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 기도하지 않았고 도리어 의원들을 의뢰하였습니다. 이는 아사가 바아사의 침략을 받았을 때 하나님께 구하지 아니하고 아람 왕 벤하닷을 의지하였던 불신앙의 행위를 끝까지 돌이키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 줍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과 불순종하는 것은 개인의 결단과 선택이겠으나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그 본인이 감당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크면 클수록 그 불순종한 사람의 받는 징벌은 크게 마련입니다. 말년에 아사는 이처럼 하나님을 의지하기보다는 자신의 경륜과 경험에 의지하여 세상적인 방법만을 신봉했습니다. 매우 중한 병에 걸려 극심한 고통을 받으면서도 아사는 인간의 질병과 생사가 하나님께 달려 있음을 부인하고 의원들에게만 매달렸던 것입니다.
a. 질병에 걸린 아사(대하16:12)
b. 치료의 근원자이신 하나님(출15:26)
2) 아사의 죽음
하나님을 찾지 않고 의원들에게 매달리던 아사는 극심한 고통을 받으면서 죽고 말았습니다. 이는 그가 병 든 지 2년 후에 되어진 일입니다. 아람과 군사 동맹을 맺은 이후에 불신앙적 태도에 빠진 아사는 결국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회개하지 않았습니다. 이와 같이 비록 말년에 불신앙적인 삶을 살았던 아사 왕이지만 다윗 성의 묘실에 장사되었습니다. 이는 그의 삶이 다윗의 언약에 따른 신앙의 반열에 선 것으로 평가된 것입니다.
a. 생명의 주관자이신 하나님(행17:25)
b. 다윗 성에 장사됨(대하16:14)
결론
그렇게도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한 삶을 살았던 아사가 말년에는 불신앙의 길을 걷고 말았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처음에는 잘하다가도 나중에는 나태해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일순간만 올바른 삶을 살 것이 아니라 생명이 다하는 그날까지 믿음에 굳게 서서 좌로나 우로나 치우침이 없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끝까지 견디는 자가 구원을 받는다고 했듯이 마지막 그 순간까지 더욱 주님을 사랑하는 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단어해설]
1절. 라마. 예루살렘 북쪽에 위치한 베냐민 지파의 성읍.
2절. 은, 금을. 아사가 바아사의 침입을 막기 위하여 아람 왕 벤하닷에게 보낸 물건. 벤하닷. 다브림몬의 아들 벤하닷 1세. 사마리아 성을 공격한 유능한 왕인 벤하닷 2세의 아버 지.
3절. 약조하자. 하나님께서는 당신 대신 외국 군대를 의지하던 자들을 그들의 압제하에 놓이게 하심.
4절. 이욘. 납달리 지파에 속한 기름진 땅으로 오늘날의 '텔 디빈'과 동일.
국고성. 위급할 때 사용하기 위해서 국가가 양곡 및 재화 등을 비축하여 둔 성읍. 애굽의 유명한 국고성에는 비돔과 라암셋이 있음.
6절. 미스바. 예루살렘 북서쪽에 위치한 성읍으로 남왕국 유다의 최북단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음.
7절. 하나니. 바아사의 집안이 몰락할 것을 예견하고 아사의 아들 여호사밧을 도운 선견자 예후의 아버지임.
8절. 룹 사람. 애굽 서쪽의 북아프리카에 살던 리비아 사람. 르하빔 족속이라고도 불림.
9절. 감찰하사. 원래는 '철저하게 조사하다'라는 뜻. 성경에서는 하나님의 전지하심과 보호하심을 가리키는 말로 쓰임. 전심으로. 원어 <!lev;:솰렘>은 '일관된, 신실한'의 의미. 망령되이. 제멋대로 바보같이 행동함.
10절. 선견자.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하는 사람으로 선지자라고도 함. 하나님에 의해서 선택된 선견자에는 사무엘, 아삽 등이 있음. 옥. 원어 <tk,P,h]m':마흐페 케트>는 '바꾸는 곳, 떨게 하는 곳, 구르게 하는 곳'을 뜻함. 즉 죄인을 고문하던 장소를 가리킴. 학대하였더라. 원어 <$x'r::라차츠>는 '파괴하다, 부수다'를 뜻함. 본문에서는 불만 있는 백성들이 그 불만을 표시하지 못하도록 학정을 행한 것을 뜻.
11절. 유다와 이스라엘 열왕기. 왕상15:23에 나오는 '유다 왕 역대 지략'과 달리 이스라엘 왕들의 행적까지 기록한 사료. 지금은 남아 있지 않다.
12절. 심히 중하나. 원어 <hl;j;:할라>는 '닳아 빠지다'를 뜻. 구하지 아니하고 아사에게 바아사와 전쟁할 때에 가졌던 교만한 마음이 없어지지 아니한 것을 뜻.
14절. 묘실에. 죽은 자를 장사지내는 곳으로 여기서는 다윗 성을 가리킴.
[신학주제]
하나님의 충고와 아사 왕의 최후.
아사는 하나님의 섭리에 어긋난 행동을 함으로써 여호와를 망령되게 했다. 여호와께서는 항상 당신의 뜻을 위하여 자기 백성을 부르신다. 그러므로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성도들은 항상 여호와께 의지하여 그 뜻을 행하기를 힘써야 한다. 그런데 아사는 이 일을 소홀히 함으로 인해 여호와의 영광을 드러내지 못하고 오히려 원수가 좋아할 일을 행함으로써 여호와를 망령되게 한 것이다. 아사가 선지자 하나니에게 행한 핍박은 참으로 하나님께 대항하는 이적 행위로 형벌을 받아 마땅한 일이다. 이전에 그렇게 선하던 아사가 이와 같이 흉폭하게 변한 것은,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얼마나 사람을 변하게 하는가를 보여 주는 좋은 실례이다.
[영적교훈]
본문에 나타난 아사 왕은 어떤 면에서 신앙의 사람이라기보다는 신념의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이 당한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신앙적으로 하나님께 의지하기보다는 자신의 지혜와 경험적 지식과 의지에 따라 신념적으로 처리했기 때문이다. 신념의 사람과 신앙의 사람간의 차이는 믿음의 대상의 차이이며 그 결과의 차이이다. 신념을 의지하는 자는 유한한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쓸쓸하게 최후를 맞이할 뿐이다. 실제로 아사 왕은 왕위에 있은 지 39년에 그의 발에 중한 병이 들었고 41년에 죽었다. 성도들은 신앙과 신념을 잘 구분해서, 신앙의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출처: 주님의 시선 글쓴이: 카페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