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오백쉰한 번째
배알문拜謁門
어느 유명 연예인이 질투 때문에 다른 유명 연예인의 비밀을 폭로해 그녀의 연예계 생활을 망친 일을 후회하고 반성한다고 사과했습니다. 질투는 다른 사람을 시기하고 깎아내리려는 마음입니다. 일찍이 최초의 살인자 카인의 이야기에서부터 시기와 질투가 얼마나 무서운 감정인지 배워 왔습니다. 어딜 가나 소위 소식통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남의 이야기를 많이 알고 있다는 사람입니다. 그들은 남의 이야기로 남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망 때문에 들은 이야기를 또 다른 누군가에게 자랑(?)하고, 그 소문은 제비처럼 온갖 곳을 떠돌아다닙니다. 게다가 말이란 눈덩이와 같아서 굴러갈수록 커집니다. 누군가의 상상력이 보태지는 겁니다. 인간관계가 좋은 사람은 남의 이야기를 소문내지 않습니다. 작은 말실수가 신뢰를 무너뜨리고 때로는 치명적인 칼이 되는 일이 허다합니다. 인간관계가 좋은 사람들은 농담조차도 남의 얘기로 하지 않고 자신을 낮추어서 하기에 갈등이 없습니다. 농담을 좋아하는 내가 가장 많은 실수를 저지르는 일이 남을 빗대어 상대를 깎아내리는 농담이었습니다. 분위기를 살린다는 명분으로 스스로 내 품격을 떨어뜨린 겁니다. 이런 실수의 바탕에는 ‘나를 알아달라’는 욕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공자조차도 “나를 알아주는 이는 하늘이런가!”라며 세상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음을 탄식했으니, 그 욕망이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지만, 남을 깎아내려서 인정받으려 하면 겸손과 배려가 없기에 자기 인품과 신뢰가 먼저 무너진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마지막까지 내 곁에 남을 사람은 타인의 비밀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곡성 태안사에 누구나 고개를 숙여야만 통과할 수 있는 배알문拜謁門이 있는 이유를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