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시민 여러분. 여러분의 든든한 시력, 언론소비자주권행동의 '사설 탐정'입니다.
오늘 우리가 해부해 볼 기사는 2026년 9월 15일 자 조선일보 사설, <[사설] '유가 120弗'에도 역대 최고 소비, 최고 가격제 감당되나>입니다. 제목만 보면 당장이라도 나라 경제가 거덜 날 것 같고, 기름을 펑펑 쓰는 우리 국민들이 큰일이라도 내고 있는 것 같죠?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기득권 언론의 사설은 행간에 숨은 진짜 '목적'을 읽어내야 합니다. 자, 탐정의 돋보기를 들고 이 기사가 친 교묘한 프레임의 장막을 하나씩 걷어보겠습니다.
1. 현상과 본질: '세금 걱정'의 껍데기를 쓴 '정유사 이윤 방어'
먼저 기사가 내세우는 껍데기(Fact)를 볼까요. '국제 유가는 120달러로 치솟는데, 한국은 가격 통제(최고 가격제)를 해서 휘발유 소비가 역대급으로 늘었다. 정유사는 적자를 보고 결국 국민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본질(Intent)은 전혀 다릅니다. 이 사설이 진짜로 유도하려는 프레임은 이겁니다.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 때문에 우매한 서민들이 기름을 낭비하고 있으니, 당장 가격 통제를 풀어서 정유사들이 제값(비싼 값)을 다 받게 해줘라."
서민들의 지갑을 지켜주는 정책을 '시장 파괴'로 몰고, 독과점 정유사들의 이윤이 줄어드는 것을 '국가적 위기'로 둔갑시키는 아주 전형적인 프레임 전환입니다.
2. 논리적 허점 타격: 휘발유 타면 죄인입니까?
이건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사설은 경유 소비가 줄어든 반면, 승용차 중심의 휘발유 소비가 28% 폭증했다며 일반 운전자들을 마치 이기적인 '과소비 집단'처럼 묘사합니다.
여러분, 합리적으로 추론해 보자면 7월 휘발유 소비 증가는 낭비가 아닙니다. 펄펄 끓는 폭염 속에 콩나물시루 같은 대중교통 대신 에어컨을 켜고 출퇴근해야 했던 직장인들, 팍팍한 살림에도 아이들 손잡고 국내로 짬을 내어 휴가를 다녀온 서민들의 땀방울이 담긴 필수적 소비입니다.
더 뼈아픈 허점은 경유 소비 감소를 다루는 방식입니다. 화물 트럭과 소상공인들이 주로 쓰는 경유 소비가 줄었다는 건, 그만큼 밑바닥 실물 경제가 얼어붙어 트럭 시동조차 걸지 못하는 사장님들이 많다는 비극적인 신호입니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이 슬픈 통계를 마치 '가격 통제의 부작용으로 휘발유만 펑펑 쓰는 기현상'을 돋보이게 하는 장식품으로 써먹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사설의 클라이맥스, '정유사 누적 손실 5조 원'을 볼까요? 참으로 눈물겨운 정유사 사랑입니다. 정유사들이 과거 고유가 시절, 원가 상승을 핑계로 가격을 미친 듯이 올려서 수조 원의 '횡재 수익(Windfall Profit)'을 거머쥐고 성과급 잔치를 벌일 때, 이 언론은 뭐라고 했습니까? 그때는 '시장 원리'라며 박수를 쳤거든요. 그런데 이제 국가적 재난 상황에 서민 고통을 분담하려 이윤이 좀 깎이니까 '혈세 낭비' 운운하며 정부와 국민을 겁박하는 겁니다. 비유하자면, 수백억 자산가가 딱지 끊겼다고 나라 망한다고 우는 꼴 아닙니까?
3. 역사/사회적 맥락: 로켓과 깃털의 마법을 잊으셨나요?
맥락을 봐야 합니다. 우리 국민들은 대한민국 석유 시장의 고질적인 병폐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국제 유가가 오를 땐 주유소 기름값이 '로켓'처럼 솟구치고, 내릴 땐 '깃털'처럼 천천히 떨어지던 그 얄미운 마법 말입니다.
석유는 단순한 소비재가 아닙니다. 밥상 물가부터 산업 전반의 비용을 결정하는 피와 같습니다. 현재의 '최고 가격제'는 물가 폭등으로 숨이 넘어가는 서민 경제를 살려보려는 최후의 인공호흡기이자 방파제입니다.
이 사설은 끝내 "포퓰리즘 가격 통제를 접고 시장 원리로 돌아가라"고 훈계합니다. 이들이 말하는 '시장 원리'라는 단어 안에는 언제나 '강자의 이익 독식'이 숨어 있습니다. 무너지는 서민의 삶을 방치하고 정유사의 영업 이익을 챙겨주는 것이 그들이 말하는 '구조 개혁'일까요?
시민 여러분, 언론이 들이미는 통계와 훈계에 기죽을 필요 없습니다. "우리가 기름을 헤프게 써서 경제가 어렵다"는 식의 가스라이팅에 속지 마십시오. 진짜 문제는 팍팍한 서민의 출퇴근길이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도 자신들의 기득권만 지키려 여론을 호도하는 거대 자본과 그들의 확성기 노릇을 하는 언론의 카르텔입니다.
사설 탐정은 다음 시간에도 기사 이면에 숨겨진 날카로운 진실을 들고 돌아오겠습니다. 상식의 눈을 크게 뜨고, 미디어를 주체적으로 소비하는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