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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열린마당 스크랩 미지의 대륙에 첫발을 딛고...
허행민 추천 1 조회 57 12.11.07 14:33 댓글 3
게시글 본문내용

출발할 때부터 비몽사몽간에 온 것만 같다. 부친의 생신파티를 무려 1주일 이상 땡겨서 동네 삼겹

살집에서 벼락치기로 지내야만 했다. 나의 아프리카행 환송파티를 겸한 것이다. 삼겹살 가는 곳에

소주가 가야 하니 내가 한 병 비웠다. 다행히도 조카 녀석이 한 놈 참석한 덕에 둘이 주거니 받거니

했는데... 몸이 맛이 가서 그런 것인지 은근히...

 

11월 3일 6시 20분 비행기로 인천을 출발해서 방콕에 도착, 방콕에서 3-4시간 정도 있다가 나이로

비행 케냐항공으로 갈아탔다. 방콕 공항에서 길친구가 하나 생겼는데, 나이로비행 비행기를 같이

기다리던 흑인 여성 한 사람이 내 옆에 앉는 것이 아닌가... 놀랍게도 그녀는 옷을 벗기 시작했는데

옷을 도대체 몇 겹이나 입고 있었던지... 알고 보니 그녀는 무역을 하는 여성이었고, 샘플로 가지고

가는 옷이 중량이 초과되니까 아예 자기가 입고 탄 것이다. 그녀는 우간다 여성이고, 이름이 Zam

이란다. 아들이 하나 있고, 남편이라는 작자는 돈하고 노는 것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 이혼을 했

다나...



방콕에서 한 컷... 가슴에 달린 뱃지 같은 것은 케냐항공측에서 붙여준 딱지이다. 미처 탑승치 못한 승객을

찾을 때 쓰려고...



방콩에서부터 서로 친하게 지낸 우간다 여인, Zam... 나이로비공항에서 아쉬운 이별을 했다.

 

나이로비공항에 도착하니 현지 시각은 오전 8시 정도... 나이로비공항에서 "마녀"가 선물해 준 행

운의 지갑을 잃어버리고야 말았으니...!!!! 안에 든 1천 달러가 문제가 아니라 선물로 받은 것을 잃

어버렸다. 낭패가 이런 낭패가 어디 있단 말인가...?! 수중에는 단 돈만 10달러만 남았고, 탄자니

아의 니에레레 공항에서 입국비자를 받으려면 50달러가 있어야 하는데...

 

에라 모르겠다. 그래봤자 추방이겠지, 뭐...

 

나이로비에서 목적지인 탄자니아의 다레살람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하늘은 맑고 밑에는 대륙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산이 없다. 몽땅 평지이고 초원이었다. 나무들이

드문드문하게 있었고...

 

드디어 니에레레 공항에 도착... 전쟁은 시작되었다. 돈이 없으니 입국비자를 신청할 수가 없다.

이미 들어와 있다고 하는데 찾지 못했다. 주한탄자니아대사관. 주일탄자니아대사관에서 한국업

무를 겸한다고 들었는데... 여하튼... 탄자니아는 공항에서 입국 비자를 내준다고 하니까...

 

그런데 돈이 없으니... 그래서 검색대로 먼저 가서 입국 도장찍어주는 직원에게 사정 설명을 하고

마중 나오기로 되어 있었던 "임"사장님의 전화번호를 건너 주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임사장님은 오전 일찍 나를 공항으로 나왔다가 기다려도 기다려도 본인이 나타나지 않

자 다시 돌아가버린 것이었다...!  그 다음은 잘 모르겠다. 그 직원은 나보고 좀 기다리라고 하더

니 시간이 좀 흐르자 나를 데리고 가서는 비자 신청을 했다. 임사장이 그 직원에게 돈을 부쳐왔

던 것 같았다.

 

비자 받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천장의 보드판이 낡아서 툭! 떨어지는 그 작고 후진 공항에

왠 외국인들이 그렇게 많은지... 외국인의 1/3은 중국인, 1/3은 인도인, 1/3은 백인들이었다. 천

신만고 끝에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리던 관광 비자를 받았다. 정말 감동적이었다.

 

비자를 받자 그 직원은 다시 나를 데리고 공항 밖으로 나가더니 택시까지 잡아주었다. 오아...



나에게 "친절(?)"을 베풀어준 검색대 직원과 한 컷..


하지만 그 정도로 끝날 일이 아니었다. 짐 하나가 사라진 것이다. 한국에서 수하물로 부친 짐은 박스가 

모두 4개. 그 중 하나가 중간에서 사라진 것이다. 아무리 찾아봐도 없었다. 그것도 하필 옷이 든 박스라

니... 영락없이 단벌신사 신세가 되었다. 


그런데 말이쥐... 그런 개고생을 하면서도 정작 공항 밖으로 나오니까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하늘은 정

말 깨끗하고 맑고 거리는 평화로웠다. 기온이 높긴 하지만 습도가 낮아서 오히려 체감하는 더위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온화하다. 오기 전에 나무 그늘 아래 있으면 선선하다고 했는데 정말 그럴 모

양이다.


택시를 타면서 주변을 보니 이 나라 사정을 대충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주택사정은-물론 외곽지역

이긴 하지만-대단히 열악해 보인다. 환경문제도 대단히 심각해 보인다. 


그런데도 정작 거리 위에 사람들의 표정은 전혀 어두워 보이질 않는다. 물론 히잡을 착용한 일부 여성

들의 경우에는 표정이 어떤지 알 수가 없었지만...


뭐, 좋다. 어차피 이 나라에 뿌리를 내리겠다고 온 것이 아닌가. 현지 여자와 결혼해서 이곳에 뿌리를 

박겠다고 내려왔으니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  


부디 제 2의 조국으로 영원히 남기를...


* 이곳의 인터넷 사정은 정말 열악하다. 지금 있는 숙소의 인터넷 사정이 이러하니 다른 곳은 어떤지

안 봐도 비됴가 아닐 수 없다. 그래도 지금 숙소는 꽤 괜찮은 곳이긴 한데... 이래저래 일도 바쁠 것 같

다. 근무시간이 오전 9시에서 오후 3-4시까지라니 더욱 그럴 것 같다. 하여간 어찌어찌해서든 현지의

따끈따끈한 소식을 전하고자 한다. 이미 탄자니아 공권력의 "신성함"을 맛봤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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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2.11.07 19:37

    첫댓글 와우~ 방가운 행민님..
    드뎌 아프리카땅에 발을 디디셨군요..
    멋진 영어 솜씨로 당황하지 않고 위기를 넘긴 행민님이 자랑스럽습니다
    도착 하자마자 열악한 인터넷 사정에도 근황을 알려 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맞지 않는 풍토 빨리 적응하시고.. 자주 뵈요~~~ 파이팅!

  • 12.11.09 09:20

    내용은 잃어버리고 고생이였는데 읽는 맛은 즐거움이라고 할까요.
    소식 잘 읽었습니다.
    감사 합니다.

  • 작성자 12.11.09 13:00

    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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