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고가 장충고를 물리치고 추계리그 정상에 올랐다.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6년도우리은행장배 서울특별시 고등학교 야구 추계리그 결승에서 덕수고는 초반 집중력을 앞세워 장충고를 8-4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작년 이 대회 결승에서도 맞붙은 두 팀.
덕수고는 당시에도 1학년이었던 양창섭(덕수고2.우완)의 완투에 힘입어 5-1로 우승을 차지 한 바 있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던 14일 오후 2시 목동구장.
앞서 열린 중학교 결승경기 종료 후 그라운드에 방수포로 덮어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대비를 했고 다행히 빗줄기가 가늘어지면서 정상적으로 결승전이 진행됐다.
15도를 웃도는 평년 기온으로 게임을 치르기에 큰 무리는 없었다.
* 덕수, 1회에만 5득점, 초반 기선제압 대회 2연패 달성
장충고는 190cm 100kg의 육중한 체격의 성동현(2학년.우완)을 선발로 내세웠다.
성동현은 이번 대회 3경기 17⅔이닝을 던져 탈삼진 26개 평균자책점 0 최고구속 149km/h 평균 스피드도 145전후를 찍으며 서울권 1차 지명 후보 중에서도 상위권으로 도약했다.
때마침 팀이 결승전 진출까지 했으니 선발 출격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덕수 방망이는 매서웠다.
1회 톱타자 김민기(2학년.2루수)에게 좌전안타를 내준 뒤 볼넷 2개를 내줘 만루의 위기를 맞았고 이인혁(2학년.우익수)에게 밀어내기 볼넷. 이어 양원중(2학년.1루수)에게 좌익선상 싹쓸이 2루타에 이어 폭투까지 허용하는 등 1회에만 5점을 내주며 무실점 행진을 멈췄다.
2회 덕수고는 김민기의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로 한 점을 추가했다.
덕수고 선발 김동찬(2학년.우완)은 든든한 타자의 지원을 등에 업고 3회까지 0의 행진을 이어가다 4회 연속 4안타와 실책으로 2점을 내줬다.
6회부터 던진 백미카엘(덕수고2.좌완)에 이어 8회 3번째 투수로 나온 박동수(덕수고2.쓰리쿼터)는 2사 1.2루에서 김태연(장충고2.1루수)에게 좌중월 2루타로 2점을 내줬으나 이후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MVP 덕수고 투수 박동수- 타격1위 홈런 1위를 기록한 덕수고 김민기
성동현은 6이닝 동안 128개의 볼을 던지며 5피안타(1홈런 포함) 6사사구 8탈삼진 7실점(6자책)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1회 내준 안타는 2개 . 그러나 볼넷 3개가 대량 실점의 빌미가 됐다. 1회 이후 안정감을 찾아 자신 있는 피칭으로 맡은 역할을 다하고 마운드를 물러났다. 덕수고는 안타수에서 적었으나 기회를 살리는 집중력에서 앞섰다. 투수들은 볼넷을 없는 경기를 펼쳤다. 다만 몸에 맞는 볼이 5개로 비교적 많았다. 리그전을 거치며 쌓인 피로가 느껴지는 부분이었다.양 팀은 나란히 2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 처음으로 목동에서 열린 추계리그전국대회 일정 종료 후 열리는 서울특별시 고등학교 야구 추계리그는 1,2학년의 기량을 점검하는 자리로 올해는 총 16개 팀이 참가, 10월 28일 개막해 리그전과 토너먼트로 진행됐다.작년까지 이 대회는 구의구장에서 열렸다. 그러나 올해부터 아마추어 전용구장으로 변신한 목동구장에서 개최되어 관전하기에도 안락했다. 선수들 역시 만족감을 피력했다.해마다 서울권 소재 팀들은 탄탄한 전력을 앞세워 전국대회 상위권을 휩쓸고 있고 프로직행 선수들도 꾸준히 배출하고 있다.그래서 인지 비슷한 시기에 열린 한화기차지 대회나 롯데기에 비해 관심이 모아졌다. 출전 팀이 많고 리그전으로 열리다 보니 대회기간도 18일로 꽤 길었다.
내년 시즌 장충고의 마운드를 책임질 경우진-성동현-최건
이 대회엔 스카우트들이 주목하는 걸출한 에이스가 출전하지 않았다.안우진(휘문고2.우완)을 비롯해 양창섭(덕수고2.우완) 조성훈(청원고2.우완) 등 시즌 내내 제법 많은 이닝을 던진 서울권 1차 지명 후보들은 덕아웃을 지킨 반면 장충고 원투펀치 최건(2학년.우완)- 성동현(2학년.우완), 박신지(경기고2학년.우완)등은 출전해 서울권을 넘어 전구단 스카우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마운드와 타석을 오갔던 강백호(서울고2.포수)는 포수 마스크를 쓰고 4번 타자로 게임에 나섰다. 1,2학년의 기량점검 및 타선과 수비 위치를 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 팀들은 승패나 결과 보다는 과정과 내용에 집중한다.그런 의미에서 보면 현재 결과만 놓고 섣불리 내년 시즌 판도를 예측하긴 무리가 따른다.하지만 주축선수가 빠진 상황에서도 게임을 풀어가는 방법을 터득하고 더 나아가 이기는 맛을 느끼고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추계리그는 효과 만점의 훈련이자 실전이라 할 수 있다.
시상식을 끝낸 후 덕수고 선수들. 몸은 피곤해도 표정은 밝았다.
* 18일간 열전에서 드러난 각 팀들의 전력 16개 팀은 3개조로 나눠 리그를 치러 상워 성적 세 팀이 토너먼트로 결승진출 팀을 가렸다.
A 조에서는 5전 전승을 거둔 충암고를 비롯해 선린인터넷고(4승1패), 덕수고(3승2패)가 진출했다.
B조는 서울고.휘문고(이상 3승1패),청원고(2승2패), C조는 장충(2승2패)경기고(3승1패) 서울디자인고(2승2패)가 결승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토너먼트 첫 날 선린인터넷고는 휘문고를 2-1 로 눌러 이겼으나 하루를 쉰 장충고에게 3-0으로 영봉패로 대회를 마감했다. 이 경기에서 성동현(장충고2.우완)은 9이닝 동안 11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완봉승을 거뒀다.
10월 중순에 열린 서울 시장기 대회 우승을 차지한 충암고는 예선 전승을 거두고 서울 디자인고(7-6)를 꺾고 준결승에 안착했으나 장충고에게 10-3 7회 콜드패의 수모를 겪었다.
충암고는 박주현(2학년.좌완) -김동제(2학년.사이드암) - 김대원(2학년.우완)이 돌아가며 마운드를 지켰다. 고우석(LG 1차지명.우완)과 원투펀치로 활약한 김재균(2학년.좌완)은 재활을 마치고 잠깐 시험등판하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충암고는 투타의 짜임새가 좋고 기량이 고르다. 확실한 에이스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다양한 형태의 투수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년 시즌 도약을 기대해 볼 만 하다. 예선에서 같은 조에 속해 있던 덕수고를 4-3으로 이겼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서울 디자인고는 충암고에게 3-1로 앞서다 5회 집중 5안타를 6실점을 기록, 6-7로 석패 4강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소이현(NC.우완)의 부재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희망을 봤다.
전상우(2학년)- 박민준(2학년) 두 사이드암이 중심이 되어 마운드를 지킨다. 타자들의 기동력도 눈에 띈다. 다만 수비 보완이 필요해 보였다.
선린인터넷고 김영준-조현우
선린인터넷고 마운드는 김영준(2학년.우완)을 중심으로 서울고에서 전학 온 조현우(2학년.우완)가 중심축을 이루고 있고 타자 중에서는 톱타자 김영민(2학년. 3루수) 3번과 4번을 번갈아 맡고 있는 김도환(2학년.중견수) 이진석(1학년.1루수)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휘문고 투수들 김민규-이정원-임종현 왼쪽 시계방향순
지난 8월 봉황대기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한 안우진(휘문고2.우완)은 관리 차원에서 출전하지 않았다. 서울권 1차 후보 중에서도 1순위로 거론되고 있는 안우진 부재 속에서도 휘문고는 풍족한 투수자원을 선보였다.186cm 장신으로 140대 초반의 볼을 던지는 이정원(2학년.우완), 역시 187cm 100kg 거구 이준희(2학년.우완), 체구는 크지 않지만 최고구속 144km/h을 찍은 김민규(2학년.우완), 제구가 좋은 임종현(2학년.사이드암) 등이 사이좋게 나눠 던졌다.타자로는 이준(2학년.포수) 임근우(2학년.중견수) 김대한(1학년.1루수) 등 타선도 탄탄하다.올해 보다 내년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만한 호화멤버다.
시상식에 참석한 개인수상자들 왼쪽부터 오정환(경기고)-최하늘(경기고)-박주현(충암고)
경기고 박신지(2학년.우완)는 4일 성남고전 마무리로 나와 148km/h를 찍었다. 이번 대회 3경기 8이닝을 던져 1승 3피안타 볼넷 없이 17 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최하늘(2학년.스리쿼터)은 3경기 등판 13⅔이닝을 던져 2승으로 우수투수상을 받았다.경기고 마운드는 이외에도 박지환(1학년.좌완) 박주성(1학년.우완) 박승규(1학년.우완)등을 올려 세우며 활용도를 고민했다.오지환의 사촌 동생 오정환(2학년.유격수)은 이번 대회 타율 0.500을 기록하며 타격상 2위에 이름을 올렸고 다부진 체격의 오승현(2학년.지명)은 장타능력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청원고는 조성훈(2학년.우완)이외 김기수(2학년.우완)-김민우(2학년.우완)-최재우(2학년.쓰리쿼터),황귀정(2학년.우완) 등 2학년 투수들이 많다. 이 가운데 김민우는 외야수로 뛰다 서울시장기대회 때 투수로 전업한 케이스. 투수를 시작한 지 두달이 채 되지 않았으나 140대에 근접하는 빠른 볼을 선보여 윤성훈(청원고)감독을 미소 짓게 했다.타자 중에는 빠른 발을 자라하는 주장 박준혁(2학년.중견수). 한방 있는 김성환(1학년.1루수)이 버티고 있다.
서울고 최현일
서울고는 이번 대회 권의빈(2학년.우완) 주승우(2학년.우완) 고휘재(2학년.우완) 김기훈(2학년우완)이 골고루 나눠 던졌는데 전체적으로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은 모습이었다.강백호는 포수로 자릴 잡으며 마운드에 서지 않았다. 대신 서울 시장기에서 148km/h 를 찍었던 최현일(1학년.쓰리쿼터)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최근 체중이 늘면서 구속과 구위가 급상승했다. 서울고는 올해 3학년 위주로 경기를 치른 탓에 실전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동계훈련기간 성장세를 기대해 봐야 한다.예선 탈락했으나 성지고는 확실한 에이스를 발굴했다. 바로 조선명(2학년.우완)이다. 남양주 리틀야구단 출신으로 잠시 운동을 접었다가 성지고 유니폼을 입은 조선명은 144km/h의 최고구속을 찍어 스카우트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경기고 박신지-청원고 조성훈-성지고 조선명
왼쪽부터시계방향순 * 추계리그는 ‘나도 할 수 있다’ 는 동기부여의 場
결승전 종료 후 시상식이 거행됐다.
5경기 19⅓이닝을 던져 3승 평자책점 0.93을 기록한 덕수고 박동수(2학년.쓰리쿼터)는 최우수선수상, 백미카엘(덕수고2.좌완) 최하늘(경기고2.쓰리쿼터) 박주현(충암고2.좌완)은 우수투수상을 수상했다.
성동현(충암고2.우완)은 감투상을 받았다.
타격상은 결승전 쐐기 1점 홈런을 기록한 김민기(덕수고2.2루수), 오정환(경기고2.유격수) 양원중(덕수고2.1루수) 등이 나란히 1,2,3위로 상을 받았다. 남영재(덕수고2.3루수)는 타점상의 주인공이 됐다.
오정환과 김민기는 각각 도루상과 홈런상을 수상하며 2관왕에 올랐다.
덕수고 양원중- 백미카엘
이로써 2016시즌 공식 경기는 끝났다.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선수들에게 추계리그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고 부족한 부분을 발견할 보완할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었다.내년엔 서울권에 좋은 투수들이 넘쳐난다. 140대 스피드 이상 투수들만 해도 줄잡아 10여명이 넘는다.서울권의 강세가 2017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걸출한 유망주들의 동반성장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