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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여행 인터넷 언론 ・ 1분 전
캔버스 피부 위에 올려진 ‘산의 울림’...자연의 내연과 외연의 상징성을 독특한 회화방식으로 표현한 신현국의 파노라마 산-새로운 생명체가 발산하는 또 하나의 시선...장준석 미술평론가 생명의 아름다움에 순응하는 거인적인 산의 설화...신항섭 미술평론가 신현국의 가슴으로 밀고 들어온 산... 박영택 경기대교수, 미술평론가) 신현국 기획초대展... 갤러리인사아트((구 가나아트스페이스)서 2024년 1월 31일 부터 2월 5일까지 |
[미술여행=윤장섭 기자] 미래의 희망을 열어가는 언론과 정도를 표방하며 정보에 담긴 가치를 분석하고 통찰력있는 분석을 통해 독자의 이해를 돕기위해 탄생된 인터넷 언론사인 <미술여행>신문이 창간 특집으로 '미술여행'이 주목하는 50인의 작가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계속 이어간다.
<미술여행>이 2024년 갑진년 새해들어 열 네번째 주목하는 화가로 소개할 작가는 계룡산 사계를 예술적 수수께끼로 풀어내는 ‘산의 울림’의 작가 신현국 화백이다.
◈ 캔버스 피부 위에 올려진 ‘산의 울림’과 계룡산 사계의 예술적 수수께끼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56)에 위치한 갤러리인사아트((구 가나아트스페이스)가 공주 계룡산 작가이자 서양화가 신현국 화백을 초대해 '신현국 기획초대展'을 개최한다.
갤러리인사아트((구 가나아트스페이스)가 공주 계룡산 작가이자 서양화가 신현국 화백을 초대해 '신현국 기획초대展'을 개최한다.(사진: 전시알림 포스터)
2024년 갑진년 새해 1월 끝자락인 31일(수)부터 2월 5일(월)까지 개최되는 신현국 화백의 기획초대展에서는 계룡산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를 작가만의 색채로 캔버스 화면에 표현해낸 신 화백의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와 자유분방한 사고로 세상과 소통하며 계룡산 사계의 예술적 수수께끼를 하나씩 풀어낸 조형의 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미술여행>이 신현국 화백의 예술세계를 따라가 본다.
사진: 작업실에서 자업중인 신현국 화백
서양화가 신현국은 계룡산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를 작가만의 색채로 캔버스 화면에 표현함으로써 자연과 인간, 사물의 경계에서 예술적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계룡산 화가다.
사진: 산의 울림.116.7x91.0.Acrylic on cavas.2023 (3)
신현국의 ‘산의 울림’시리즈는 작가가 천착해 온 계룡산의 모습을 거대한 스펙트럼으로 관통하여 자연의 내연과 외연의 상징성을 작가만의 독특한 회화방식으로 표현한 신현국의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사진: 산의 울림.91.0x72.7.Acrylic on cavas.2023
신 화백은 회화작품들뿐만 아니라 구상과 비구상의 회화적 양식의 소재를 넘어 공간 속에서 자유자재로 계룡산 풍경의 교차점을 감각적 언어와 작가의 집념으로 작품에 표현해 왔다. 특히 작가는 수십년(40년)동안 계룡산 주변에다 작업실을 갖추고 대부분 그곳에서 거주하며 계룡산이 갖고 있는 산의 아름다운 형세와 향기 그리고 삶의 염원이 담긴 다양한 이야기들을 캔버스 피부 위에 올려놓았다.
신현국이 수십년 동안 일관되게 그려온 ‘산의 울림(Echo of the Mountain)'은 그가 세상을 바라보고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읽혀진다. 그만큼 신현국 작가의 작품에서 계룡산의 표현은 구상성과 때론 형태를 일그러트려 강한 색감으로 남게 하여 순수‘그리기’를 반복한다. 또한 작가는 특별한 회화방식에 연연하지 않고 정성 어린 땀과 열정 그리고 도전정신으로 자신만의 새로운 계룡산 풍경화를 그려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캔버스화면 일정부분 여백을 남겨 작가의 영혼을 외부세계와 자연스러운 소통으로 이끌고 있어 그 생명력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산의 울림.100.0x80.3.Acrylic on cavas.2023
사진: 산의 울림.116.7x91.0.Acrylic on cavas.2023 (2)
신현국은 계룡산을 통해 자유분방한 사고로 세상과 소통하며 행복을 그리고 영산인 계룡산 사계의 예술적 수수께끼를 하나씩 풀어가고 있다.
<작가노트>
사진: 신현국 작가
하늘과 산과 숲 사이를 오간다. 순간적 감동의 일체감에서 갖는 기쁨보다, 고뇌와 절실함의 매듭이 움직여간 흔적. 그 속에서 나 자신을 응시하며 끝없는 시원(始原)을 꿈꾼다.
산에서 배운다. 산처럼 의연하고 깊은 오묘함, 온갖 희노애락, 칼빛 바람마저 아우르며 당당히 하늘과 맞닿은 자존감 수없이 그리며 수없이 그 산을 헤매며 하늘과 마주한 그 산을 배운다.
◈ 신현국의 작품세계
신 화백은 여전히 계룡산에 작업실을 두고 산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계룡산은 작가에게 있어 고향이기도 하고, 집이기도 하며 때론 어머니의 품속 같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신현국 작가의 작품은 산의 생명력 넘치는 기운을 잘 표현하고 있다.
그의 작품에서 보여지는 강렬한 색감과 과감한 터치, 투박하면서도 자유로운 선묘는 작가만이 표현해 낼 수 있는 특징적인 작업이다. 또한 신 화백의 산은 추상적이고 무형상적인 측면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산의 정기와 본질을 조형적으로 나타내고자 했던 신현국 화백의 노력이 담겨 있는 부분이다.
사진: 산의 울림.116.7x91.0.Acrylic on cavas.2023 (6)
작가는 계룡산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과 그로부터 파생되는 사색을 통해 산의 조형성을 다양하게 만들고, 색감의 변화를 통해 산에서 겪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사계절의 변화를 관람자로 하여금 간접적으로 느끼게끔 해준다. 그가 산을 표현한 모든 작품에 ‘산의 울림’ 이라는 제목을 달아놓는 것도 사계절이 뚜렷한 계룡산의 울림이 캔버스 밖으로 전해지기를 바라는 화백의 의도된 생각이다.
신 화백의 ‘산의 울림’시리즈는 평론가들로 하여금 다양한 모습의 계룡산을 이야기하게 한다. 산에 대한 작가의 철학과 그의 작업에 볼 수 있는 다채로운 산의 모습에 대한 것들이다.
장준석 미술 평론가는 신현국의 작업에 대해 “작가의 산 그림은 여느 작가의 그것보다도 진지하며 순수하기에 마치 산의 본성을 체험한 듯하면서도 은근하며 깊은 맛을 지닌다. 또한 추상적인 듯하면서도 추상이 아닌 것처럼 느끼게 하며, 새로운 차원의 산세를 펼쳐내는 듯한 기묘함을 담고 있다. 그의 산 그림은 산의 형상적인 차원을 넘어서 실재하는 산의 생명의 숨결을 받아들이는 것과 같은 차원인 것이다."
또 "신현국의 작업은 자연과 산의 속성을 드러내는 흥미로운 작업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우리의 정서와 부합되는 다양한 산의 조형뿐만 아니라 자연을 움직이는 힘을 실은 은유적 모노크롬의 성향 또한 엿보인다. 그것은 산에 대한 체험과 사색으로부터 비롯된 조형 행위 그 자체에서 발생되는 자연스러운 산의 기운이자 또 하나의 현상이라 하겠다.”라고 평했다.
이가림 평론가는 “신현국의 고독한 회화적 항변 속에는 그러나 세상에 대한 원한이나 분노가 새겨져 있지 않다. 아무리 타락하고 사악한 세상일지라도, 이 세상의 삶과 현실을 미워하지 못하는 선한 품성으로, 즉 ‘애정이 깃든 눈길’로 바라봄으로써 거기에서 경외스러움과 아름다움을 캐어내기 때문이다. 어쩌면 멸종위기에 놓여 있는 미학적 견인주의자의 풍모를 그에게서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라고 덧붙이며, 산을 대하는 작가의 진심어린 마음에 대해 이야기 한 바 있다.
사진: 산의 울림.116.7x91.0.Acrylic on cavas.2023 (7)
● 산-새로운 생명체가 발산하는 또 하나의 시선
작가는 단순히 산을 그리기보다는, 산을 통해 새로운 생명의 본성을 다루는 소중한 시간에 응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그의 작품은 다양한 붓의 흔적들과 색들로 겹겹이 층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혹은 담박한 이미지들로 화면에 펼쳐지기도 하지만, 산의 형상을 담은 여느 그림보다 더 진실한 생명성과 상징성을 지닌 조형성을 지닌다.
이러한 작품을 대할 때는 보는 사람에 따라 아름다움을 느낄 수도 있고 신비함을 맛볼 수도 있으며 즐거움이나 기묘한 느낌 또는 희열 혹은 감동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신현국의 손에서 태어난 새로운 생명체가 발산하는 또 하나의 시선 또한 느끼게 될 것이다. 이것은 감상자들이 산이라는 조형을 통해 새로운 정기와 에너지를 발산하는 미적 힘을 만나는 것으로, 우주 자연의 새로운 생명력과 조우하는 모습이라 생각한다. -장준석 미술평론 글 中
● 생명의 아름다움에 순응하는 거인적인 산의 설화
신항섭 미술 평론가
그의 작업은 실제에 근거하여 그로부터 발단하는 심상의 표현을 중시한다. 비구상작업 자체가 이와 같은 심적인 과정을 통해 전개된다. 따라서 작업하는 순간에는 형태에 대한 의지가 미약할지라도 최종적으로는 심상이 지시하는 이미지로 마무리되는 것이다.
이렇듯이 그가 구상작업에서조차 형태를 드러내는데 인색한 것은 보이는 사실의 재현과는 다른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다. 즉 우리가 보고 있는 자연풍경 또는 산의 모습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온갖 생명체를 품안에 안고 있는 생명의 숲으로서의 거대한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것이다.
그가 거인적인 이미지의 산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생명체를 보듬는 생명의 기운이야말로 아름다움의 진면목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제시하는 아름다움이란 바로 생의 기운이다.
산 속에 깃들인 생의 기운을 격렬히 표현함으로써 미의 본질에 직입하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생명체의 터전으로서의 산의 이미지를 거인과 같은 결코 허물 수 없는 거대한 존재감으로 귀결시킴으로써 심미적인 아름다움을 지향하는 그 자신의 작품세계를 완결시키고자 한다. -신항섭(미술평론가)
● 신현국의 가슴으로 밀고 들어온 산
박영택 미술평론가
신현국은 오랜 시간 동안 계룡산만을 소재로 삼아 그림을 그려온 작가다. 계룡산이란 빼어난 자연환경, 매력적이고 영험스러운 그 풍경은 그의 삶의 무개를 지탱해온 총체적인 대상이자 작업의 핵심적인 동인으로 자리해온 것 같다. 그래서 그는 계룡산에서 받은 직감적인 감흥을 감동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계룡산 자락에 살면서 사계절의 변화와 매 순간 다른 그날의 날씨, 온도와 습도, 빛과 바람 등의 여러 영상 속에서 뒤척이는, 따라서 도저히 시각상으로 겉잡아 들일 수 없는 산의 형태와 기운, 울림 등을 불가피하게 그리고자 시도해왔다고 보인다.
자연은 살아있고, 약동하며 수시로 변화한다. 특정한 시간의 흐름과 그것을 바라보는 이의 신체적 반응에 따라 자연은 계속해서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고정 될 수 없고 정지시킬 수 없는 것이 자연의 매력이다. 그것은 영원히 포착되기를 거부하고 지속해서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시간과 공간 속에서 단 한 순간도 잠들지 못한다. 이때 그림은 감각을 끌어모으는 과정을 통해서 그 자연에 도달하려 한다. 그러니 자기 몸의 지각이 소환해낸 산에 대한 총체적인 반응의 결과를 가시적 형태로, 질료적 흔적으로 고령화하고자 한 것이 그의 그림인 셈이다. 그것은 이미지이자 질료이며 보이는 것인 동시에 비 가시적인 것들로 혼재되어 있다.
사진: 산의 울림.116.7x91.0.Acrylic on cavas.2023
이처럼 그에게 계룡산은 특정 대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변화무상한 자연의 총체적인 모습이자 자신의 신체와 지각에 매 순간 감동을 일으키는 외적인 존재로서 그림을 그리도록 유발하는 동인이자 매개로 자리하고 있다. 아니 그는 스스로 그러한 계기를 만들기 위해 그곳으로 찿아간 셈이다.
그가 계룡산 자락에 터를 잡고 그곳에서 매일 같이 마주하며 지각하는 대상인 저 산을 그는 수십 년간 지속해서 그리고 있다. 그 무수한 반복적인 재현은 동시에 결코 재현되거나 동질화될 수 없이 지연되고 병행되거나 미끄러지면서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한 쌍으로 그는 화병에 꽃힌 꽃만을 단독으로 설정해서 그리고 있다. 특정 꽃의 사실적 묘사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그 꽃으로부터 지각된 자신의 감응의 결과를 표현하려는 시도가 우선하고 있는 그림이라고 생각되는데 따라서 이는 산 그림과 동일한 맥락에서 출현하고 있고 이 역시 반복적으로 그리고 있다. 무수한 반복을 통한 차이의 발생을 통해 순간순간 변화를 거듭하는 자연의 현상에 매번 새롭게 이루어지는 감각의 사건을 그림으로구현하고자 하는 시도라 보인다.
사진: 산의 울림.130.3x97.0.Acrylic on cavas.2023
신현국의 산 그림은 최소한의 구상화풍을 견지하면서 속도감 있는 붓질, 물감의 두드러진 질료성의 강조, 주관적인 색채감각이 형태를 초과하는 그림이다. 평면성을 유지하면서 촉각적인 마티에르를 강조하고 있고 추상에 가까운 대상의 간추린 요체화, 화려하고 뜨거운 색채와 두드러진 필획의 강조는 무엇보다도 자연에서 받은 감흥, 특히 자연의 기운, 이른바 자연의 영기에 주목하고 이를 가시화하고자 하는 의도에 우선하는 방법론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작가는 자신의 그림은 자연의 진실된 모습, 이른바 자연의 리얼리티이자 자연의 영혼을 시각화하려는 것이라는 사실을 표명하고 있다고 본다. 그것은 단지 눈에 보이는 산이 아니라 총체적인 감각기관을 자극하며 가슴으로 밀고 들어온 산이다.
신현국의 산들은 대개가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커다란 산이고 따라서 거대하고 웅장하며 숭고하기까지 하다. 수평으로 자리하고 있거나 눈앞에 일어나 직립한 산들이다. 따라서 보는 이의 눈에 산 그 자체의 물질감, 무게감을 우선적으로 안긴다.
세부의 묘사는 지워지고 간략하게 처리한 대상의 윤곽을 이루는 몆 개의 굵은 선들, 중후한 덩어리의 맛과 색채의 질펀한 피부막이 표면을 덮고 있다. 죽죽 거침없이 뻗어 내린 강렬한 선과 두터운 마티에르, 대담하게 세부를 생략해 버리는 과감한 묘사, 화려한 색채의 더미를 이루는 촉각적인 표면이 돋보인다.
외형적인 산의 일반적인 묘사나 재현, 혹은 풍경화의 상투적인 관례로부터 벗어나 있는 작가의 그림은 산, 자연의 이미지가 아니라 그 안쪽으로 들어가 외관 아래 잠긴, 내재해 있는 어떤 것을 끌어내려는 제스처 같다. 이른바 동양화에서 흔히 말하는 '기'(己)라든가 생명력 등일 수도 있고 대기, 시간의 변화 속에서 다가오는 산과 그것을 지켜보는 자신의 마음의 변화가 맞물려 파생되어 이룬 산의 이미지일 수도 있다. 반면 자연에 대한 감정이 너무 앞서거나 자연의 변화양상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이 표현기법의 과잉을 초래할 수 있다는 아쉬움도 있다.
사진: 산의 울림.145.5x112.0.Acrylic on cavas.2023 (2)
신현국의 그림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거칠면서도 두툼한 표면의 질감이다. 물감을 반죽하듯이 활용하고 이를 성형해내고 있다. 물질이 지닌 성질을 극대화하면서 이를 그림 그 자체로 내밀고 있는 것이다. 물감의 살과 무게, 질량은 표면을 장악하면서 산의 존재감을 생생하게 촉각화, 물질화하거나 자연의 변화 양태를 실감 나게 눈앞에 펼쳐내는 역활을 한다. 그로 인해 사계절의 여러 기후변화와 그로 인한 감정의 양상이 '드라마틱'하게 전개되는 편이다.
작가는 물감과 함께 이질적인 재료의 혼합을 통해 특이한 살, 몸을 만들고 두꺼운 반죽이 된 화면을 촉각으로 만들고 있다. 그것은 그려진 그림이자 만들어진 화면이고 일종의 부조적인 표면이다. 물질들 스스로가 말하는, 물질의 음성으로 이루어진 그림이다. 그러니 이 물질은 그 자체가 형태를 산출할 가능성을 지닌, 잠재적 에너지를 응축하고 있는 생명력을 내재한 적극적인 힘을 지닌 존재가 되어 달라붙어 있다는 인상을 준다.
재료 자체가 그림이 되고 물질이 어떻게 작가에 의해서 가공, 연출되느냐에 따라 화면이 결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신 화백의 그림은 재료가 변해가는 과정 그 자체에 핵심적인 의미가 있다. 화면은 물감 자체의 흐름과 질감의 풍성함, 변화가 만드는 희한한 표정으로 가득하고 그것이 캔버스 피부 위에서 만들어내는 특유의 표면 효과만으로도 모종의 회화성을 충족시키고 있다. 동시에 이 물질은 화려하고 환상적인 색채를 거느리며 출현한다.
색의 의미는 사람들 속에 내재하고 축적된 어떤 경험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색이란 것 역시 자신의 신체, 감각기관이 자연, 외부와 만나 이룬 결과물이기도 하다. 신현국은 계룡산의 사계에서 접한 모든 것을 색으로 치환하고자 한다. 여기서 붓질과 색채는 외부 세계의 재현에 종속되기보다는 자기 신체와 감정의 등가물로 위치한다. 자연에서 받은 감동과 떨림이 그대로 색과 물감과 붓질로 구성된다.
자연의 무수한 변화양상을, 기후의 변화를 질감과 색채로 가시화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신현국의 그림은 물감과 색을 통한 질료적 표정을 성형한 것이다. 색을 지닌 물감의 질료적 성질을 활용해 이룬 촉각적이고 부조적인 화면이자 구상적인 동시에 다분히 추상적이기도 한 화면이다. 그림을 이루는 재료 자체가 스스로 그림을 만들고 있기에 그렇다.
산이나 꽃이 연상되는 최소의 형상이 질료의 더미 사이에서 몸을 내밀지만 동시에 그것들은 물감과 색채 속으로 구분 없이 스며들고 사라지기를 또한 거듭한다. 그는 오랜 시간 자연에서 접한 무수한 이미지들, 그 형태와 질감, 색채를 통해 경험된 것들을 거대한 산의 외형 안에 잠복시켜놓는다.
화면 가득 산의 전면성이 박진감 있게 차들어 오는 형국이자 하늘과 대지, 산이 서로 구분 없이 녹아 흐르고 엉켜서 선회하는 그런 유동적인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가시적 존재 너머에 자리한 호흡, 숨결, 영적 기운 같은 것일 수 있다. 그러니 신현국 그림의 심층에 자리하고 있는 것은 그가 경험하고 체득한 자연에 대한 신비한 매력과 아름다움, 모종의 기운과 생명력이라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 동안 그가 계룡산에서 보고 깨닫고 내재화한 것일 지도 모르겠다. 알다시피 계룡산은 영험하기로 이름난 산이다. 그에게 저 산은 하나의 대상이기 이전에 맥박이 치는 생명체요 보는 이에게 영감과 상상력을 불어 넣어주는 매혹적인 존재로 다가왔을 것이다. 그 저간에는 분명 산악 숭배와 같은 거의 종교적인 믿음과 시선이 내재해 있다는 생각도 든다.
사진: 산의 울림.162.2x130.30. Acrylic on cavas.2023
국토의 대부분이 산으로 이루어진 이 땅에서 태어나 자란 이들에게 이곳의 산은 근원적인 원풍경이고 종교에 가까운 것이었다. 산은 한국인의 심미관 형성의 근원이기도 하다. 병풍처럼 둘러쳐진 무수한 산과 산 사이에 생을 영위한 선조들로부터 이어받은 유전적인 심미관과 자연관이 이렇게 신현국의 산 그림으로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을 본다. 박영택(경기대교수, 미술평론가)
한편 40여년간 자연을 화폭에 담아온 신 화백에게 계룡산은 그의 평생 테마다. “산처럼 의연하고 깊은 오묘함, 온갖 희노애락, 칼빛 바람마저 아우르며 당당히 하늘과 맞닿은 자존감, 수없이 산을 그리며, 수없이 그 산을 헤매며, 하늘과 마주한 그 산을 배운다.” 장엄한 산새는 물론 꽃과 풀 등 산의 모든 것이 그에겐 중요한 소재다.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홍익대에서 회화과를 졸업한 신현국 화백은 대학시절 김환기와 남관에게 영향을 받아 비구상의 길을 가다 1980년대 계룡으로 터를 옮긴 뒤 계룡산에 천착하고 있다.
산에서 작가는 철학을 배웠다. 계룡산은 화폭에 담을 대상이지만 동시에 작가에게는 스승이다. 구상과 비구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산의 정기를 담은 ‘계룡산의 화가’ 신현국 화백은 1960년대부터 추상회화의 중심에서 활동하다 1980년대 후반 한국의 명산으로 꼽히는 계룡산에 매료돼 삶의 터전을 옮겼다.
그의 작업은 관객들에 구상회화로 쉽게 읽힌다. 계곡과 산새, 소나무, 눈 쌓인 정상이 선명하다. 장미꽃이 가득 담긴 화병임을 쉽게 알아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형태는 뭉개져있고 붓질과 물감의 텍스쳐만 남아있다. 꽃이라는 것은 인식했지만 꽃잎 한 장 한 장은 없고 덩어리로 보인다. 구상과 비구상의 경계를 의도적으로 흐리는 화백의 작품은 빠른 붓질, 두터운 마티에르와 강렬한 색채가 압도적이다.
대전시미술대전초대작가이자 한국미술협회상임고문인 신현국(Shin, Hyun Kook)작가(1938~ 충남 예산)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개인전(53회)과 단체전 및 초대( 900여회)에 참여했다.
▶1974 문공부 문화예술진흥원 초대전(서울미술회관)
▶1983 싸롱드 메 초대전(프랑스 파리)
▶1987 한국현대미술전(미국 LA한국대사관)
▶1989 서울아트페어초대전(호암갤러리)
▶1995 파리국제예술위원회전(서울갤러리)
▶1996 한독미술가전(서울시립미술관)
▶1997 이원전(二元展) 36회(동경미술관, 오사카시립미술관, 아이치켄미술관)
▶2000 한국회화600년 디지털작품전(예술의전당)/ 19회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2002 KIAF국제아트페어(부산BEXCO전시장)
▶2003 한·독미술대전심사위원장
▶2004 오지호미술상 심사위원장
▶2005 미국필라델피아초대전(첼튼햄아트센터 Cheltemham ovg)
▶2006 몽골미술제 심사위원장(몽골징기스칸미술관)
▶2008 한국 원로 구상작가 초대전(예술의 전당)/ 대한민국여성미술대상전 심사위원장
▶2009 이동훈미술상 심사/ 겸재진경 미술대전 운영위원장
▶2010 프랑스 Calvi시 초대전(프랑스 Calvi)/ 대한민국미술축전(KINTEX)/ 한중현대아트페어(중국 베이징798)
▶2011 한국미술 1·2세대展(정문규미술관)/ 남경문화교류전(중국 남경미술관)
▶2013 한·중 당대작가 초대전(중국 운남성시 전시관)
▶2014 Peace Dream Arts Festival(파라과이 Bourbon Convention, Asuncion)
▶2015 바젤 아트페어(스위스 바젤)/ KOREA평화통일미술전(중국 심양, 독일 베를린)
▶2023 50人 100선(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수상>
1960 문교부장관상
1988 한국미술대상전 초대작가상
1995 국제미술대상(IAOCA Grand Prize) 수상(일본)
2016 대한민국미술인상 본상수상(한국미술협회)
2018 미술세계 본상수상
2023 스포츠서울 문화예술부문 대상
<소장처>
▲국립현대미술관, ▲한국문예진흥원, ▲서울시립미술관, ▲당림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제주기당미술관, ▲향암미술관, ▲서울행정법원, ▲특허법원, ▲청주지방법원, ▲KBS,▲MBC, ▲하나은행, ▲신한은행, ▲한밭대학교, ▲대전광역시청, ▲공주시청, ▲공주경찰서, ▲대전지방경찰청, ▲(주)브니엘네이처, ▲(주)코리아해럴드, ▲공주문화재단 그 외 개인소장 다수
신현국 화백은 현재 △한국미술협회상임고문, △한국전업작가협회고문, △대전시미술대전초대작가, △상형전고문, △화연전고문, △한국창조미술협회고문, △갤러리아트플라자 전속작가이다.
신현국 화백의 기획초대전 전시의 오프닝은 2024년 1월 31일(수)오후 3시다. 관람시간은 수요일 부터 월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휴관일은 화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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