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소개
추억의 영화
아르고(Jason and the Argonauts, 1963)
우리가 어린 시절에 본 영화중 최고의 화제작은 <벤허>도 아니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나 <스팔타카스>도 아니었다. 최고의 영화는 단연 <아르고>였다. 개봉 당시 제목이 <아르고>였는데 뒤에 와서 보니 <아르고 황금탐험대>라고 했다. 또 일본 제목을 그대로 베낀 모양이다. 원제를 해석하자면 ‘제이슨과 아르고선의 선원들’이다. <아르고>에서 나오는 해골들이 칼을 들고 떼거지 덤벼드는데 칼로 쳐부수어도 다시 붙어서 일어나 공격해 들어왔다. 관객들에게는 엄청난 공포였다. 이 장면은 주변에서 두고두고 화제였다. 당시로서는 충격적인 장면들이었기 때문이다. 주인공 제이슨(이아손)이 49명을 배에 태우고 황금양털을 찾으러 가는데 바다에서 두 개의 거대 선돌이 서 있는데 배가 지나가면 이 두 개의 선돌이 서로 꽝 부딪혀 배를 박살내는 것이었다. 우리 초딩들에게는 엄청난 공포였고 신비스러웠다. 더욱이 배에는 주인공 제이슨 말고도 우리들의 영웅 헤라클레스가 타고 있지 않은가?
199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필라델피아>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던 톰 행크스가 수상소감 발표 때 한 말은 이렇다. “Some people say <Citizen Kane> or <Casablanca>. I say <Jason and the Argonauts> is the greatest movie ever made.”(누군가는 <시민 케인>이나 <카사블랑카>라고 말하겠죠. 제게 있어서 역대 최고의 영화는 <제이슨과 아르고호 선원들>입니다) 한국에 살던 우리들도 마찬가지였다. 거인이 사람들을 막 밟아 뭉개고 해골들이 칼을 들고 막 쫓아오고 무시무시한 장면들이 특수효과로 막 전개되어 관객들은 당시 공포로 벌벌 떨었다.
<아르고>(Jason and the Argonauts)는 1963년에 개봉한 미국, 영국 합작 서사 판타지 영화로 돈 채피가 메가폰을 잡았다. 주인공 제이슨에는 토드 암스트롱이 열연했으며 배경은 그리스로마 신화이다. 제이슨과 49인의 원정대가 황금양털을 찾아 떠나는 모험 여정을 그린다. 원정대 중에는 우리들의 히어로 헤라클레스도 있고 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오는 제우스신과 헬라 여신도 나온다.
<아르고>의 줄거리는 이렇다. 펠리아스는 테살리아에 쳐 들어가 아리스토왕을 죽이고 테살리아의 왕이 된다. 그러나 그는 아리스토왕의 자식에 의해 왕위를 빼앗기게 될 것이라는 예언을 듣고는 아리스토왕의 자식들을 모조리 죽이는데 그 중 제이슨(이아손: 토드 암스트롱)은 헤라 여신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살아남는다. 한편 헤라여신은 펠리아스에게 한쪽 신발을 신은 청년에 의해 죽게 될 것이라는 예언을 남기는데, 세월이 흘러 성인이 된 제이슨은 헤라의 계교로 익사 직전의 위기에 처한 펠리아스를 구하게 된다. 그런데 제이슨은 물에 뛰어들 때 신발을 한 짝을 잃게 되고 이것을 본 펠리아스는 제이슨이 곧 아리스토왕의 자식임을 알아차리고, 평화를 위해서는 황금양털이 필요하다는 거짓 핑계로 제이슨을 콜키스로 황금양털을 구하러 떠나보낸다. 그래서 제이슨은 그리스의 최고의 선원들과 함께 황금양털을 구하기 위한 황금원정대를 꾸려 불가능한 임무를 수행하러 항해를 떠난다. 그 일행 중에는 영웅 헤라클레스(나이젤 그린)도 끼어 있고 펠리아스왕이 몰래 숨겨놓은 그의 아들 이카스투스(게리 레이몬드)도 같이 동승하는데.....황금원정대는 청동거인 탈로스, 피네우스를 괴롭히던 하르피아이, 서로 부딪쳐 배를 파선시키는 거대 선바위 심플레가데스 등의 어려움을 뚫고 드디어 콜키스에 도착한다. 이 와중에 콜키스의 여사제 메데이아(낸시 코박)를 만나 도움을 받으며, 콜키스의 왕에게 환대받는다. 하지만 제이슨 일행은 이제부터 강제로 탈취해서라도 황금양털을 가지고 나가야만 하는데 이미 펠리아스가 미리 심어 놓은 펠리아스의 아들 이카스투스의 모략으로 함정에 빠진다. 이에 콜키스의 여성 사제 메데이아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탈출한 제이슨은 대가리가 6개 달린 희대의 괴물 히드라와의 처절한 사투를 벌인 끝에 드디어 황금양털을 빼앗아 콜키스를 탈출한다. 그런데 이 모든 스토리는 제우신 신과 헤라 여신이 인간을 말 삼아 벌인 장기게임이었을 뿐이다.
오래 전 영화라 배우들도 생소할 수 있지만 가만히 보면 전쟁 영화에 자주 나오던 나이젤 그린, <007 골드핑거>에서의 본드 걸 오너 블랙만 등이 보인다. CG가 없던 시절 이 영화의 특수촬영이 그만치 유명했던 것은 세계 최고의 특수촬영 전문가 레이 해리하우젠 때문이었다. 그는 스톱 모션의 거장으로 많은 영화에서 그의 기술을 발휘했는데 그 정점에 있던 영화가 이 <아르고>이다. 그가 평생의 영화발전에 기여한 공으로 1992년 오스카 공로상을 받는 자리에서 톰 행크스가 남긴 발언은 유명하다. “<제이슨과 아르고 원정대>”는 우리 시대의 <쥬라기 공원>이었습니다.“ 40여 년간 할리우드에서 특수효과 전문가로 활약한 해리하우젠은 <심해에서 온 괴물>(1953), <아르고 황금대탐험>(1963) 등 17개 영화의 제작에 참여했는데 CG가 없던 시절에 스톱모션 기술을 이용해 공룡, 괴수 등이 나오는 장면에서 정지된 장면들을 하나하나씩 연결해서 animating시켰다. 소위 말해서 예전 만화영화와 같은 이치이다. 수 만개의 정지된 사진들을 연결하여 일시에 돌리면서 그림이나 사진이 움직이게 만드는 기술이다. 레이 해리하우젠은 <아르고>(1963)에서 7개의 해골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고, 그것을 배우들의 액션에 맞추기 위해 프레임당 35개의 부속물을 움직였다. 어떤 날은 겨우 13~14프레임만 작업을 했다는데 이 영화에서 해골전사들과 결투를 벌이는 3분짜리 장면을 찍는데 4개월 반이 걸렸다고 한다. 그렇게 그 시절 전설적인 해골과의 칼싸움 신이 완성되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것이다.
실제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제이슨의 황금양털’ 스토리는 많은 재미있는 복잡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만 영화는 그것을 다소 단순화시켰다. 그 많은 괴물들과 스토리를 포함시켰다면 영화가 더 복잡하고 산만해 질 것을 예상했는지 모른다. 어쨌든 1960년대 초 영화에서 해골들이 칼을 들고 덤벼들고 거인들이 인간들과 사투를 벌이고 또 괴물들, 바다의 움직이는 바위들 등등 60년대 초등학생이었던 우리들에게 꿈을 선사한 대단한 작품이었다. 늘 <아르고> 가 꿈에서도 나왔는데 언제 한번 밴 애플렉이 <아르고> 라는 제목의 스릴러 영화를 만들어 오스카를 수상하는 일이 생기는 바람에 우리들의 꿈의 <아르고>는 원래 제목대로 <이아손(제이슨)과 아르고원정대>로 바뀌고 말았다. 지금 보면 유치할지 모르지만 그 시대 우리들에겐 보석같은 작품이었다. 아르고여! 영원하라!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