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남편의 모든 것이 싫어 좋게 보려고 애를 쓰는 데 잘 되지 않습니다. 남편은 사업을 하다 실패를 하고 다른 일은 계속하는데 마음에 있는 어두운 응어리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어떻게 기도를 하면 좋을 까요?
◾법륜 스님 : 애를 쓰는 게 나를 고치려고 애를 쓰나 남편을 고치려고 애를 쓰나?
(나를 가다듬고 싶어서요. 기도하는 방법을 좀 알려주세요.)
◾법륜 스님 : 이럴 땐 기도고 뭐고 정답이 없어.
(제가 마음 바꾸는 것이 쉽지가 않거든요.)
◾법륜 스님 : 얼마나 답답한 여자이면 내가 답이 없고 하겠어요.
(저는 열심히 산다고 살고 있는데요.)
◾법륜 스님 : 여기 있는 사람 다 열심히 살아. 질문자는 자기 생각에 꽉 사로 잡혀 있어. 남편을 이해하는 틈바구니가털 끝만큼도 없어. 남자가 안 죽고 사는 것만 해도 용하다. 남자 명이 억수로 질겨. 나 같았으면 벌써 숨 막혀 죽었을 거야. 자기가 얼마나 답답한 사람인지 알아야 한다니까. 질문자 이야기를 들으니까 내가 절벽 앞에 서 있는 것 같다니까.
(제가 남편한테 잔소리는 별로 하지 않거든요.)
◾ 법륜 스님 : 그렇게 고상한 사람이 잔소리를 하면 되는가? 남편을 니가 인간이가 그렇게 쳐다보고 있는데 사람이 질식할 정도예요. 남가가 기를 펼 수가 없어. 사업하다 망한 것 다 부인 탓이야. 오늘부터 제가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이렇게 죽지 않고 있는 것도 부처님 가피입니다. 당신이 나를 보면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정말 미안합니다. 이렇게 참회(懺悔)를 하세요. 내 마음에 털끝만큼이라도 상대방이 들어 올 구멍을 뚫어야 해요. 그렇게 구멍을 내야 남편이 제대로 보입니다. 지금은 전혀 아니 올시다야. 질문자는 지금 자기 생각밖에 못해. 본인은 나쁜 사람이 아니라 착한 사람인데 「나」다 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어. 내가 옳다고만 생각을 하고 있어. 그렇기 때문에 남편에 대해 100% 잘못한 것만 보여. 남편과 전혀 소통이 되지 않으니까 이렇게 되면 남편이 질식해서 죽을 수 있어.
그래서 남편에게 절을 하면서 여보! 내가 정말 답답하죠. 그 동안 저 하고 산다고 고생했어요. 지금까지 죽지 않고 사는 것만도 고마워요. 이제 마음의 문을 열고 이해하면서 살겠습니다. 이렇게 기도 해 보세요.
(그 동안 자존심이 강해서 남에게 말도 못했거든요.)
◾법륜 스님 : 오늘 이렇게 대중 앞에서 망신을 주는 것은 이렇게 충격을 받고 내가 나를 돌아보는 기회를 갖도록 하는 거요. 이렇게 기도를 하면 처음에는 억울한 것같다가 정말 내가 답답한 사람이구나 하다가 자기 모습을 좀 보면 참회의 눈물이 흐르고 남편이 아주 사랑스럽게 보이게 될 거요. 남편은 고칠게 없어 내가 뭐에 씌여 가지고 남편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할 뿐이다.
(사실 그 사람은 미안 해 하거든요)
◾법륜 스님 : 자기가 남편한테 미안하고 해야 해요. 눈물이 나면 찔끔 하지 말고 팍 울어야 해요. 이 법문을 누굴 위한 법문일까? 본인을 위한 법문이야. 사람이 살면서 완전히 도인이 아닌 이상 서로 속이고 살아야요. 저렇게 냉정하게 속이고 삽니다. 사람은 갈등이 있더라고 서로 솔직히 마음 문을 열고 서로의 마음을 나누면서 살아야 사람다운 사람입니다. 남자에게 고개를 숙이고 기를 살려 주면 여름 가뭄에 물이 없어 시들어가는 이파리가 생기를 찾듯이 나도 좋고 상대도 좋아 집안에 하는 일이 잘 됩니다. 남편의 기가 살아야 집안이 피어납니다.
출처 : 법륜 스님 <즉문즉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