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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티가는 길’은 지난해 봄부터 부쩍 많이 걸었던 듯 하다. 웬만해서는 산길과 걷기를 위한 길을 짧은 시간 흐름 속에서 다시 거의 찾지 않는 본인의 걷기 습관과는 달리 이례적으로 똑 같은 길을 길 의 의미와 길 주변의 풍경과 꽃과 나무들의 작은 자연 소품에 빠져 여러 번 걸었다. 특히 1구간 소나무 숲길, 2구간 연화 임도길, 3구간 쌀바위로 오르는 지그재그 길 속의 하늘과 맞닿을듯한 오름길, 금락정이후의 마치 작은 차마고도 같은 기분을 자아내는 길 위에서 내려다보는 칠곡군 지천면과 왜관읍, 왼편 남동쪽 방향의 대구 시가지, 여부재를 내려서다 바라보는 맑은 날의 팔공산 자락.... 그리고 4구간 남원공소로 가는 길목에서 뒤돌아 보는 남원 마을과 멀리 바라보는 도덕산, 5구간의 방턱골 이후의 소나무 숲 길과 작은 계곡을 따라 들어가는 옛길, 무명 순교자묘를 따라 숯가마터까지 올라가는 길 속에서 신앙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버렸던 옛 선인들의 가치관에 대한 궁금증들은 나를 ‘한티가는 길’ 위에서 신발끈을 자주 고쳐 매게 만들게 했다.
그 가운데 올해도 여전히 걸었고, 따뜻한 봄날에 들어서서 문득 역순으로 길을 걸어봐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티마을 사람들’이 자신들의 믿음을 위해 오고갔던 ‘한티 마을에서 신나무골까지의 길을 어떤 기분으로 하루, 한 나절만에 걸어내려가고 또 다시 되돌아왔을까‘라는 상상이 문득 들기 시작한 것이 마침내 4월말(28~29일) 1박 2일에 걸쳐 5-4-3-2-1 구간을 나로 하여금 한꺼번에 45.6km를 걷게끔 만들었다. 곡우가 지난 신록의 지난 완연한 봄 기운 속의 한티가는 길을 아카시아 향기가 서서히 피어나는 가운데 걸었던 그 때의 한티가는 길 여정을 뒤늦은 한여름 속에서 그 때의 사진을 꺼내 정리해본다.
이른 새벽부터 길을 나서려다 토요일 아침 8시경에 일어나 겨우 배낭을 챙겨매고 나와 동명으로 가는 급행3번을 탈 겸, 시내에 있는 따로국밥집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그 인근에 있는 구한말 경상감영이 있었던 옛 중앙공원(경상감영공원)에 잠시 들렀다. 한티마을사람들이 오고갔던 경상감영 터.
이제 대구시내에서 칠곡 동명읍으로 넘어가야하는 상황, 한티가는 길, 3구간 종점이자 4구간 시점인 동명읍내로 가기위해 다시 곽병원 앞으로 걸어나와 급행 3번을 기다리는 가운데 삼각 김밥 4 개, 구운 계란 1팩, 초컬릿등의 간식 몇 개를 사서 배낭에 챙겨 넣었다. 급행 3번을 타고난 뒤 자리에 앉고난 뒤부터 오늘 여정을 '어디서부터 출발하지, 어떻게 한티까지 올라가지? 새벽부터 걸어야 했지만, 벌써 해는 중천에 떠 있고...... 그런 가운데 며칠 한티마을사람들 카페 내 '알림방'에서 본 '방턱골 버스정류장 ↔ 한티순교성지 (4km, 도보60분)' 제목 내용 속에 있었던 '동명읍-방턱골간 칠곡 3번 버스 시간표를 휴대폰으로 확인했다. 동명읍 출발 9시 27분 버스? 대구 북구청을 지나는 시각 대략 8시 45분경....^^ 과연 기점 동명의 동명교통 주차장까지 30여분만에 갈 수 있나?라고 의문시 되었지만 우선 그냥 급행 3번의 가는 시간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대구시내 경계를 벗어나는 시간, 9시 40분경.....ㅠㅠ 10여분 후 동명성당 입구에서 사거리 정류장에서 내렸다. 팔공산 한티로 가는 도로로 접어든 후 동명택시를 불러야 하는 상황 또는 올라가는 자가용 손 흔들기.....^^ 그런데 문득 뒤돌아보니 동명읍내에서 동명성당쪽으로 넘어오기 위해 버스 한대가 신호를 대기하고 있는 것이었다. 의외로 다소 늦게 출발된 듯한 방턱골행 칠곡3번이었다.^^
동명교통 칠곡 3번 버스... 마을 버스 안은 동명에서 장을 보고 올라가는 기성리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타고 계셨다. 이분과 버스 운전사는 마치 친구처럼 이런 저런 얘기를 하고 있었고.... 종점 방턱골에 거의 와서는 오직 나와 등산복장을 한 어른 한 분만이 앞자리에 타고 있었다. 한티로 올라가시는 분인가?
그런데 이 분은 방턱골에서 나와 반대방향으로...... 하여, 혼자 한티성지 방향으로.. 최근 5구간중의 새로 난 길을 따라 걷기로 하다.
잠시 되돌아보다. 칠곡 3번은 아직 시간 여유가 있는 지 돌아나가지 않고 정차 대기 중. 방턱골 삼거리.
군위 부계면과 동명 기성리로 연결된 팔공산터널 준공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그 위로 새로 단장된 '한티가는 길'의 한티마을로 올라가는 5구간 시작부.
웬지 반가운 바닥 시그널....
기성리에서 득명리로 넘어가며 왼편으로 난 팔공산 터널과 그 위의 가산 마루금을 바라보다.
득명리 마을로 들어서서 100미터 앞의 우측으로 내려가는 소나무숲길 입구과 직진하게 되는 만나는 득명리 마을길.
한티가는 길 5구간의 소나무숲길 대신 예전의 한티가는 길의 득명리 마을 길을 선택하다. 내려올때는 숲길을 선택하기로 하고...
숲길이 아닌 마을 길로 들어오니 이 곳도 길이 새롭게 포장되어 있고 오르막길도 생겨 있고...
급경사 도로 위헝방지 안내 거울 속에서 잠시 일탈...
전원주택 마을.
지상낙원 ?
마침내 선원사 입구 부근으로.. 오른쪽 방향
한티달빛야행 행사시 기점으로 사용되는 선원사 앞 주차장.
한창인 철쭉꽃
주홍, 분홍, 연보라... 같은 철쭉 속의 다른 목소리...
신세계병원 연수원 입구.. 스템프 찍고...
스템프 장소에서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데크 길 대신 목장으로 올라가는 길을 선택하다. 역시 내려올 때는 숲 데크길로.....
한티 엣길 데크 길 조성공사 전에는 이 길로 다녔다. 축사 앞에서 우측으로 내려서고...
한티 엣길을 다시 만나다.
신록 봄의 대명사들....
한티성지 입구...... 10시 50분 경 문득 한티순교성지 순례자성당 미사를 순간 떠올리다. 이왕이면 오늘 한티가는 길은 성지 내 미사후에... ^^
한티마을에서 오늘의 길을 묻다.
11시에 겨우 도착. 휴~ 인천 만수동 1동성당 순례객이 다수... 하늘색 스카프가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여러 곳곳에서 성지순례 위해 찾아온 순례객들. 성지 보좌신부님께서는 특유의 천천히 또박또박 마치 책을 읽어내려가는 듯한 큰 목소리로 이 곳 한티성지는 '무명순교자들이 살고, 죽고, 묻히신 곳'이라고 당당하게 말씀하십니다.
‘한티가는 길’ 5-4-3-2-1의 본격적인 시작. 출발 예상 시간이 새벽 예정보다 훨씬 6시간 정도 늦어진 정오. 순례자 성당을 나와 한티순교자묘역 입구를 지나 숯가마터로 향하다.
순례자 성당 위 조팝나무. 꽃 만발....
한티마을 사람들.
말없는 무명순교자 묘를 따라 올라서다.
무진박해, 한티에도 격랑의 물결이 들이닥치고... 그 후 시신을 수습했던 이. 후손 공소회장 조영학 토마 묘.
유일한 한티 순교성지 유명 묘 중의 3기, 조 가를로 공소회장 가족묘. 아들 조영학이 시신을 거두어 당시 밭에 묻다.
줄무덤. 한티재로 넘어가는 도로 공사로 인해 새로 발굴되고 이장된 묘.
어느 듯 이 곳은 무진박해 이후 15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말없이 나에게 스스로의 삶을 묻다.
제비꽃이 핀 언덕에....
숯가마터로 가는 길...
지방국도를 건너가고.. 팔공산 터널 준공이후 다소 한산해진 듯....
역시 역순으로 걷다.
그대에게 붙여진 35번.... 막막함으로 다가오다.
각시붓꽃
숯과 사기를 구워내었던 숯가마터.
숯가마터. 한티재를 위로 바라보고...
이 곳에서 가져간 삼각김밥과 간식으로 점심. 잠시 숨을 고르다. 그리고 이제 한티마을에서 아래로... 숯을 구워 대구 장터로 내다팔기위해 나서는 숯장사꾼처럼...사기 그릇을 내다 파는 옹기장수처럼.... 아니 경상감영으로 가족을 찾아 가는 무명 순교자처럼...
지방국도를 거너 다시 인내의 길에서 다시 겸손의 길로 갈림길로 들어왔다.
겸손의 길을 따라 걷다.
겸손의 길을 빠져나와 한티순교 성지 내 억새마을 옆을 지나가며...
정자로 내려가는 길....
작년 한티 달빛야행의 바램들의 자취가 걸려있다.
스템프를 찍고난 뒤 옥 속의 형틀을 잠시 생각하다. 한티에서 신나무골로 넘어가는 본격적인 여정의 시작...
데크길로 내려가며 봄의 개울을 내려다 보다.
신세계병원 연수원 및 평산 아카데미 앞을 지나와서 선원사 주차장 전의 소나무 숲길로 들어가는 입구.
소나무 숲길로 접어들다.
숲길에서 왼편 도덕산과 그 옆로 난 동명으로 향하는 골을 가늠하다.
5구간의 소나무 숲길은 내내 사랑임을... 한티가는 길 이외에도 인근 묘향사에 걸어놓은 참선의 글도 보이고, 평산 아카데미를 찾아온 이들을 위한 명상 글귀도 보이고......^^
봄 기운 속에 소나무 길을 걷는 것은 축복과 행복... 어느 듯 오후 2시를 지나가는 시각... 다소 쉬어야만 했다. 꽃가루 바람 속에 휘날리고... 길 속의 작은 훼방꾼. 그러나 생명의 작은 몸짓. 소나무 숲길이 거의 끝나가는, 우측 개울가와 작은 나무다리를 거쳐 가야 하는 득명리 마을로 빠져 나가지 못했다. 이 무렵 파주 군대에 가 있는 아들로부터 수신자부담 전화가 걸려왔다. 이로 인해 문득 우측으로 꺾어 소나무길을 빠져 나가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의식적으로 그대로 직진을 했다. 익히 알고 있는 길이기에 아무생각없이.... 뭐가 어떻고, 저떻고....그래~ 잘 지내냐는 등등... 전화상 아들의 요구사항 수용으로 전화 마무리. 그런데 전화를 끊고나서 길과 주변산세를 보니 엉뚱한 길로 내려가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다시 되돌아가? 내려선지 얼마되지 않은데...우선 지형은 대략 알고 있으므로 '내려가면 큰 길이 나올터이고 다시 넘어가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숲길을 벗어나자 개울이 나오고.... 제법 수량이 많은 개울이 나오고....^^ 작은 폭포 출현... 명현폭포(을소폭포). 뒤에 한티가는 길 위원 한 분으로부터 우연찮게 이 곳 폭포이름이 명현폭포임을 알게 되었다. 폭포 상단... 어디로 가야 해야되나? 고민. 노란색 산행 시그널도 보이기는 하지만 어디에도 제대로 된 길 자취는 보이지 않았다. 폭포 옆길을 따라 좌측으로 넘어서는데(사진의 반대방향에서 서서 넘어오기..) 한참을 고민... 스틱 짚고, 바위 겨우 손으로 잡고, 몸과 배낭은 아크로배틱 체조 자세로 곡예 운행...넘어가기 직전 잠시 뒤돌아보다.^^ 개울을 건너고 나니 거친 숲 속... 찔레나무 연속과 길이 없는 곳을 치고 올라오니 대구은행 연수원에서 팔공산 터널로 가는 새로난 길과 마주치다. 그리고 한참을 올라오니 카페 시크릿가든 주차창, 그리고 바로 다시 치고 올라서니 지금의 도로가 나왔다. 도덕산이 보이고... 휴~^^ 다시 득명리에서 기성리로 넘어가는 길... 방턱골 칠곡 3번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는 길.... 아침에 걸었던 새로난 길 대신 모텔 아래로 난 예전의 한티가는 길을 걷다. 방턱골 삼거리가 눈에 들어오다. 방턱골 버스 정류장 앞을 지나 칼국수로 유명한 대구 식당 앞을 지나가다. 왼편 가산산성 쪽으로.... 오른쪽은 한티성지와 한티재로 올라가는 지방국도, 아름다운 길.... 도반국시에서 멸치 국수 한 그릇 하고 갈까? 계곡에서 도로로 올라서는 과정에 힘을 너무 써서 다소 지친 듯... 그러나 오늘의 여정 시간을 생각해서 그대로 걷기로 하다. 진남문으로 가는 오솔길. 소나무 아래를 지나고... 작년에 어느 날 이 곳에 자리 펴놓고 거나하고 한 숨을 자고 지나갔는데..... 3시경에 이르고 있지만 겨우 가산산성 진남문에 도착.... 스템프 찍고 이내 남원리로.... 남원공소로 향하는 길에서 천주교 3대리구 청년국의 청년들을 만나다. 남녀 10여명 남짓, 그리고 담당신부님과 함께 한티가는 길을 걷고 있었다. 잠시 인사를 나누고.... 남원공소로 내려가는 길... 최근 공사로 인해 트럭들이 지나갔는지 길이 많이 황페화 되어 있었다. 남원공소. 스템프 그리고 한 숨을 돌리다. 보리밭 그리고 멀리 도덕산 작년 이 곳 호도나무에서 호도 몇 개를 주웠는데... 아름다리 남원리 느티나무 보호수가 눈에 들어오고... 가을에 내려다 보면 황금벌판인 남원교회 위 남원마을과 벌판... 남원리 1리 마을회관쪽으로 내려가다가 잠시 다시 가산바위 일대 위를 올려다 보다. 남원 1리 마을회관을 지나면 바로 나오는 큰 길 삼거리. 왼쪽으로는 동부초등학교, 파계사 방향(기성리)으로.... 오른쪽은 학명리로 넘어가는 길이자 5번국도 방향과 만나게 되는 길. 예전에는 한티마을 사람들이 이 곳으로 넘어가기도 했다고 한다. 지금 나의 동명성당으로 내려가는 한티가는 길은 신촌기러기 식당 쪽으로 직진.... 비록 봄이지만 땡볕.. 이제 왼편으로 접어드는 길이 보이고.... 다리를 건너 우측으로 난 오솔길로... 다시 숲길로 접어들다. 버섯 농장을 지나는데 이 집 개가 유난히 멀리서 짖는다. 팔각정 정자 전 스템프 찍고난 뒤 길을 건너서 포장도로 옆을 따라 걷다. 다시 내려서고....사방댐과 징검다리.... 우측 지마산 자락 아래로 난 계곡 옆길을 따라 걷다. 아름다운 한티가는 길.... 청산농원 입구에 도착하며 계곡물로 얼굴을 훔치다.
청산농원 정자에 앉아 잠시 간식 먹고 이런 저런 생각.....생각보다 늦어진 4시 30분 전후의 시각이어서 여정을 어떻게 해야하나?하고 잠시 고민. 동명에서 잠시 중단하고 대구로 갔다가 다시 내일 동명에서 3구간을.... ? 그러면 오늘 걷는 의미가 반감될 듯 해서 그대로 3구간 진행 후 호수마을에서 민박하기로 하다. 아내는 처가집 식구들과 경주 나들이 간터라 대구 집에는 아무도 없었던 사정도 있었고.... 또한 3구간을 지난 창평지 이후의 2구간 속의 양떼목장 전후로는 어두워져 밤길 걷기가 부담스럽고 고행하는 길도 아니어서 길을 걷는 의미가 없을 듯 했다. 일단 동명읍에서 다시 고민해 보기로 했다.
청산농원 통과.
앗, 너덜길에 새로 융단을 깔아놓았다.^^
대나무 숲길을 지나가다.
한 공방가게에서 감사하게 한티가는 길 안내판을 만들어놓았다.
구덕리 마을(운강쌈밥, 부추마을 식당)로 내려서기 직전.... 양지꽃 군락
구덕리로 내려서는 징검다리를 건너다.
구덕리 마을을 따라 걷다.
구덕리에서 동명수변 공원으로 넘어가는 길...
늦은오후의 동명저수지 수변공원... 녹조라떼가 보임은 유감이었다.
스템프 찍고...
동명저수지 못둑에 잠시 서다.
내려서는 계단... 그런데 아래는 새로운 건축물 공사가 한창... 한티가는 길을 막고 있다.
4구간의 끝. 동명성당....
스템프를 찍고 나오니 봄꽃이 만발... 한참을 화훼농원 앞에서 원예꽃감상.
동명읍내로.... 바로 앞에서 고기만두와 찐빵을 살까? 오늘 저녁식사 거리와 내일의 여정을 위해... 그러나 동명읍 면사무소 일대에서 김밥을 사서 넘어가기로...
동명읍으로 들어가는 다리... 다리를 지나 동명농협 하나로마트로 가는 길목의 떡집에서 쑥떡을 팔고 있는 것을 발견하다. 봄 쑥떡 두 팩 사고 수통 물 채우고..... 그 이후 동명 농협마트에서 캔맥주 두 개 사서 바로 한 캔 벌컥벌컥...... 그리고 면사무소 앞 작은 국수 집에서 멸치국수 한 그릇과 꼬마김밥으로 저녁을 대신하다. 저녁 6시경
다시 길을 나서다. 동명 중고등학교 앞을 지나가다. 동명중고교 담벼락이 사라졌네....^^
송산지로 올라가는 길... 동명에서 지천면으로 넘어가는 비포장길의 시작....
늘 반가운 느티나무 보호수.
늦은 저녁무렵이어서 차들도 거의 다니지 않을 듯 해서 비포장 국도길을 따라 걷다.
여부재가 눈 앞에...
여부재에서 숨을 고르다. 스템프 찍고 다시 출발.... 이제 해거름이 밀려오는 듯... 일몰구경이 작은 이벤트로 다가오는 듯...
새롭게 단장된 반가운 융단 깔기와 오토바이 금지 기둥...
금락정으로 올라가며 잠시 여부재를 뒤돌아 내려보다. 달이 어느 듯 떠 있다.
여부봉이 눈에 들어오다.
여부재에서 칠곡 지천면 심천리로 내려가는 길이 눈에 보이고 아래마을은 심천리.
바로 앞은 동명의 진산, 건령산. 그리고 금락정으로 넘어가는 한티가는 길속의 작은 차마고도....
어느 듯 넘어가는 길 위에서 바라보는 일몰. 지난 1월의 왼쪽 가야산 방향 일몰에서 우측으로 더 나아간 방향으로 일몰이 진행되고 있다.
3구간 건령산 아래 7부능선의 여부재-금락정 차마고도 길에서 바라보는 칠곡군 지천면 일대와 왜관읍 일대.... 바로 앞에는 쌀바위 능선 자락도 한 눈에 들어오고.....
여부재로부터 금락정 가는 발걸음은 여부재를 올라서자마자 꽤나 빨라졌다. 점심부터 걸은 여정이어서 다소 지친감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3구간의 금락정 가는 작은 차마고도 길에서 일몰을 바라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첫 작은 오르막을 오르고 난 뒤 작은 숲길을 지나 건령산 정상 마루선으로 내려오는 또 다른 오르막을 올라서야만 제대로 보이는 봄날의 석양... 잠시 태양의 빛에 나 자신이 그저 함몰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휴~ 드디어 바라보다.....
걸어가는 여정에서 석양을 바라본다는 것은 발걸음의 축복과 함께 시간의 흐름에 대한 감사이기도 했다.
다시 또 다른 길을 바라보다. 길은 마을과 마을을 잇는 길이자 살아가는 사람들의 자취이기도 하다.
조금 더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려 지천면을 바라보고... 그 멀리 가야산과 수도산을 잇는 수도지맥의 산군(거창-가야산-김천)들이 실루엣으로 다가온다.
봄날 서산 마루는 어느 듯 오늘의 해를 마중하고 있는 듯...
좀 더 걸어가고 다시 발걸음을 멈추다. 석양의 마지막 발걸음을 조심스럽게 바라보다.
다시 걸어가서 또 다시 발걸음을 멈추고.....
이제 금락정으로 들어가는 길...... 금락정에서 잠시 쉬면서 오늘의 여정을 다시 가늠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호수마을에서 하루를 잘 것인지, 아니면 양떼목장과 댓골지를 지나 밤길 연화임도를 한 번 걸어볼것인지를....
금락정에 다가왔음을 알리는, 십자가 여정을 의미를 지닌 주님 수난 14처의 길....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누군가 삶의 고통과 시련을 짊어진다는 것은, 희생이라는 것은.... 내어놓는다는 것은....?
해가 넘어간 마지막 해거름 속에서 나의 십자가 삶을 묻다.
14처의 1처로부터 14처가 역순?(여부재에서 금락정으로 가는 길)으로 되어 있는 이유를 작년 어느 날 한티성지 신부님께 물은 적이 있다. 한티사람들이 신나무골로 미사와 성사를 위해 당신들이 신앙을 찾아가는 길의 여정에서 드리는 기도를 생각했었다는 말씀에 끄덕끄덕.... 그러므로 나로서는 이 길을 따라 여부재에서 금락정으로 가끔씩 걸어서 들어오기도 한다.
광주 이씨의 수련장이었던 금락정. 발바닥으로 하여금 잠시 숨을 쉬게 할 수 있을 듯 하다. 금락정에는 의외로 늦은 시간이었지만 몇 몇 사람들이 올라와 있다. 봄날의 찬란함을 느끼기위해 온 것인지, 아님 산나물 캐러온 것인지.... 의외로 오늘 한티에서 내려오는 길 구석구석에 산 중턱까지 차를 올려놓고 봄나물 캐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금락정 아래 평상에서 신발끈을 풀다. 팩 음료수와 함께 동명에서 산 쑥떡을 꺼내다. 방울토마토 간식 거리도 함께 먹고... 나만의 간단한 저녁 식사와 함께 입의 즐거움. 쑥향이 의외로 진하게 품어져 나온다. 몇 개 더 살 것을 그랬나? 좀 더 여유가 있었더라면, 오늘 실상 석양은 쌀바위 위의 조망바위에서 저녁 간식 먹으며 바라보고 싶었는데... 그러나 오늘의 일몰 여정도 분명 감사할 것들이었다.
금락정에서 오늘은 무리함을 피하고 창평지에서 하루밤을 보내기로 했다. 호수마을 민박 결정. 창평지의 밤 풍경을 어떨까?라는 또 다른 궁금증..... 호기심 천국....
금락정을 걸어나와 임도길을 걷는 가운데 다시 금락정 방향으로 뒤돌아보니 금무봉 자락 위로 어느 듯 달이 떠올라 있다. 어느 듯 보름을 이틀 앞둔 만월에 가까운 월출이 이미 나의 등을 비추고 있었다.
그 덕분에 헤드랜턴 꺼내는 것을 나로서는 주저했다. 그저 아직 어스푸레 남아있는 해거름 빛과 반대로 점점 밝아지는 달빛에 기대어 걷기로 했다. 걸어가는데 무슨 물체 하나가 나의 앞길을 가로질러간다. 고라니였다. 뛰어가다가 문득 서서 나를 보더니 이내 껑충껑충 산 자락 아래로 멀어져간다. 이 놈의 잠자리를 불안하게 했나?
연파랑과 주황, 그리고 검은색의 조화..... 어두워진다는 두려움보다는 이 색의 조화에 한 순간 빠져들다.
잠시 다시 뒤돌아보고... 달은 점점 더 자신 만의 세상을 만들고 있다.
임도에서 쌀바위 능선으로 다시 올라서기 위해 잠시 급하게 내려서는 길에서 익숙하지 않은 나무들을 만났다. 최근 심어진 자작나무......^^ 길의 황폐화를 위해 칠곡군에서 심었다는 작은 몸통을 지닌 자작나무들이었다. 새로운 친구들의 만남, 반가움.....
자작나무 길을 따라 걷다. 어느 듯 길의 방향은 잠시 여부재를 바라보게 하다.
어느 듯 작은 산 임도와 쌀바위 아래로 내려서자 어두움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칠흑같은 산자락 어둠 뒤로는 의외로 멀리 대구시내를 알리는 빛의 군무인 흰색들과 그 앞에는 저녁 도로의 차량 불빛의 직선들이 눈에 들어왔다.
쌀바위에 올라서볼까? 스템프를 찍고난 뒤 쌀바위에 머무는 것은 잠시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쌀바위 일몰풍경을 위해.... 헤드랜턴을 꺼내어 내려서다.
지그재그길에서 조심...... 그런데 의외로 창평지로 내려서는 길에서 작은 세 군데 정도의 길을 지나가는 물길을 만났다. 내려서는 왼쪽의 다소 물이 많은 장소밖에 없는데.... 곰곰히 생각해 보니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 봄에는 비가 많이 내려서 곳곳에 작은 도랑물이 만들어져 한티가는 길을 지나고 있었다.
어느 듯 한티가는 길의 3구간 종점, 창평지로 내려서고..... 창평지 주변에는 의외로 반짝반짝 불빛.....밤낚시를 위해 이 곳을 찾아온 강태공들이었다. 진풍경들... 역설적으로 이 사람들은 오히려 헤드랜턴 켜고 내려서는 한 사람을 더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한티가는 길 속의 창평지 밤 풍경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못둑을 따라 걸어내려가며 이런 저런 생각..... 스템프 찍고 호수마을 민박집으로..... 그런데 호수마을 민박집 주인장이 집에 없다. 전화걸기~~ ^^ 주인장 왈, 오늘 대구에 나가 있어서 편안하게 혼자 지내고 가라고 그러신다. 숙박비는 놓고 가시면 되고....
호수마을 민박은 낮에 찾아와서 바깥 나무탁자를 빌려 라면 끓여먹거나 잠시 쉬고 가곤 했지만 잠을 이 곳에서 청하기는 처음이었다. 주인장 말처럼 샤워를 하기에는 다소 미지근한 물이 나올거라고 했지만 나름대로 만족스러웠다. 나에게는 축복스런 방이었다. 민박이 이만하면 좋은 것 아닌가? 샤워하고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방에 혼자 누워 이런저런 생각...... 청년시절 산행때 어느 겨울, 산골 마을에서 3천원 내고 군불 땐 방에서 속에서 자던 기억이 문득 새삼스럽다. 세월의 흐름이 결코 얼마되지 않은 듯 했는데... 어느 듯 그 시절들이 30여년을 지나고 있음을.... 그 때에 비하면 오늘의 민박은 호텔급. 멜론 음악 듣고, 때로는 나만의 피정과 방콕 뒹굴뒹굴~~ 봄날의 시골 마을에서 나만의 시간... 봄날은 간다.... 그대 어디로 가는가?
자기 전, 호수마을 민박집에 이른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창평지 아침 물빛과 물안개 구경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어제밤 늦게까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늦게 잠 듯 탓인지, 오랫만에 제대로 걸어서 숙면을 한 탓인지 눈을 떠니 해가 창문을 두드리고 있는 아침 8시경이었다. 내심 아쉬웠지만 나름대로 거나하게 외딴 집에서 편하게 잠든 듯 해서 나름대로 만족했다.
호수마을 민박 인덕션과 주전자를 빌려서 물 끓여 믹스 커피 한 잔과 함께 쑥떡 한 개로 아침식사.... 그리고 방 정리해고 길을 나선다. 그런데 민박집 값을 내놓고 가려니 동명농협 하나로마트에서 만원권을 모두 써 버린 것을 그제서야 알아차렸다. 지갑속에는 5만원권 몇 장만....아뿔사~ 하여 주인장님과 통화하니 다음 기회에 가져다 달라고 그러신다.^^ 하여 조만간 들릴 일도 있고 해서 그대로 출발....(실상 여러 번 그 이후 창평지를 지나쳤지만 아직도 나만 호수마을 주인장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
호수마을에서 생수통에 다시 물을 채우고.... 숲길을 찾아 나서다.
창평지의 아침 풍경들...
창평지 앞 사기점 마을에서 이제 올라서기
4월말의 산길 숲속 아침을 걷는다는 것은 축복이었다.
어느 듯 아카시아 꽃이 이제 본격적으로 피어나기 시작하고 있는 듯... 아카시아 향기 바람에 날리다.
오름길에 뒤돌아서서 지난 밤길에 걸어내려왔던 창평지 위의 지그재그길을 바라보다.
그 우측으로 지천면 창평리 마을쪽을 바라보다. 창평지 아래 마을 속에 어느 듯 하나, 둘 들어선 공장들... 이 곳 주민들로서는 다소 불만스럽다. 상대적으로 깨끗한 장소이지만, 물류이동이 용이해서, 상대적으로 땅값이 싸서 하나 둘씩 찾아온 대량생산을 위한 장소이지만 어느 듯 이 곳은 농촌의 자취를 잃어가고 있다.
잠시 후 걸어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서야 하는 창평임도 길과 함께 최근 창평임도 위로 새롭게 만들어진 3구간 산길을 바라보다.
좀 더 우측으로... 잠시 후 바로 올라서야 할 마루금이 눈에 들어왔다.
왼쪽 창평임도와 계단으로 새로 조성된 창평임도 위 산마루를 따라가는 산길의 갈림길... 오른쪽은 극락사로 가는 임도.
임도와 산길의 선택 갈림길.... 이 곳 산길을 지난 겨울에 조성되기 전 걸어내려온적 있는데, 이 곳 역시 최근 자작나무가 심어졌다는 얘기에 다시 산길로 들어서다.
산길로 올라서는 또 다른 목적은 뒤돌아서서 창평지와 쌀바위 마루금, 더 너머 건령산을 바라보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올라가는 가운데 왼쪽으로 창평임도를 바라보다.
창평지 바라보기.
조금 더 오른쪽으로....창평지로부터 비롯되는 창평마을과 그 너머 지천면 신동 마을들....
다시 조금 더 오른쪽으로.....
어느 듯 새로 심어진 자작나무들을 만났다.
의외로 작지만 튼튼한 자작나무들이었다. 여름철에 잘 견뎌주길.....
산마루로 올라서다 어느 듯 소나무들이 한 그루씩 얼굴을 내민다. 산마루로 올라서는 이들의 숙명... 하여 이들은 내내 고고함을 보여주는 듯.
작은 정상 마루에 올라서다.
이제 내려서면서 가는 산길...
내려서다.
전망쉼터의 데크를 이 곳으로 옮겨 놓았다.
숲길의 꽃.... 꽃명은 비밀 ? ^^
창평임도와 창평산길의 만남.
임도를 따라 걷다. 그런데 주변은 몇 몇 사람들 소리가 들린다. 이른 아침부터 산나물 캐러 온 사람들.... 생계를 위한 것이 아니라면 유감스럽다.
멀리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것이 눈에 들어왔다. 한티가는 길 속의 정자 출현.
땡볕 속의 작은 휴식을 위한 전망 정자.
최근 설치된 듯. 새것이어서 올라서기를 주저했다.
조심스럽게 들어서서 주변 전망 바라보기.
내려왔던 길 전망정자에서 되돌아 보기
이제 양떼목장으로....
아주까리 같은 나무... 올해 나서 힘을 내어 올라와 있다. 여름 속에서는 혼자 또 다시 키를 키워 도도하게 서 있을 듯....
역시 이른 아침부터 찾아온 도시근교 사람들.... 길 대신 나물....^^
임도에서 오솔길로....
멧돼지 목욕탕?
이른 아침에 만나는 봄의 전령사들....
양떼목장으로 본격적으로 들어서다.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양떼목장 보리밭. 이 곳에서도 문득 고라니 한 마리를 바라보게 되다.
조금 더 걷다가 바라본 보리밭과 보리밭 속의 고라니가 다녔던 자취...^^
양떼목장 쉼터, 스템프....
양떼목장 벗어나기. 달서리로 넘어가는 길...
신동성당 묘지터 위의 정자. 쉼터. 잠시 쉬어가기로 하다. 그러나 이 곳도 정자 바닥은 모두 화수분들로 가득....
다시 내려서다.
달서리를 통과하는 포장도로를 만나다.
징검다리를 건너고...
모내기를 준비하는 농로를 따라 걷다.
댓골지로 들어서는 길로 다시 접어들고...
댓골지
마치 청송 주산지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문득 반가운 이 곳 객이 보이다. 자라가 나무위에 올라와 봄볕을 쬐고 있다.
댓골지의 이른 아침 풍경도 예쁘다.
전망쉼터와 연화임도로 올라가는 길...
다소 거친 경사 오름길...
더 좁아진 작은 오솔길...
어느 듯 전망쉼터에....
전망쉼터에서 360도 조망해 보기.. 멀리 건령산과 우측 산마루 아래에 움푹파인 여부재
우측으로 조금씩....
지천면 송정리 일대의 마을들... 가장 멀리 산자락으로 어렴풋하게 비슬산과 화왕산도 함께 눈에 들어오고...
좀 더 우측으로.... 그리고 스템프를 찍고 다시 숨을 고르다. 물 한모금....
연화임도로 나아가는 소나무 숲길.
연화임도를 만나다.
새롭게 들어선 삼거리 화장실. 그리고 이미 이곳에는 산악자전거 한 팀이 올라와서 쉬고 있었다.
연화임도 유유자적 걷기.
연화임도는 조성된 지 꽤 오래되어서인지 인공적 냄새가 거의 사라진듯... 하여, 생각하며 걷기에 좋은 길... 나로서는 내내 사색의 길이 된다.
나비를 만났다.
연화임도에서 가로 질러 내려가는 숲길 입구.
내려서다.
이 길로부터 다시 연화임도로 가로 지르는 과정에서 뜻밖에 아내의 친한 친구 내외를 만났다. 화들짝 서로 놀라고.... 반가움. 지난 여름의 달빛야행 초대이후 '한티가는 길' 걷기를 올해 봄부터 1구간부터 시작했다는 얘기를 아내로부터 들은 적이 있는데 이들을 만났다. "나중에 어떻게 돌아갈거냐?"고 걱정하며 물으니 고맙게도 현재 신나무골 2구간 출발장소 안내소에 한 분이 계셔서 창평지에 도착해서 연락하면 다시 신나무골로 데려다 주실 것이라도 대답. 나중에 알고 보니 꽁지거사님이셨다.^^
다시 헤어져 연화임도를 다시 만나고...
내려가는 길에 신나무골 위에 있는 엘리사벳 집의 노수녀님 두 분을 만났다. 건강을 위해 걷기 위해서 길지 않지만 잠시 이 곳까지 올라오셨다는 말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같이 걸어 내려오다.
연화임도의 끝. 연화리 마을로 들어서기...
신나무골로 들어가는 길.... 한티마을 사람들이 이 곳 신나무골로 들어서는 순간, 당신들의 마음과 느낌은 어떠했을까? 고작해야 1년에 이 곳을 찾아온 파리외방선교회 신부를 만나서 고해성사와 미사를 위해서 두 세번 찾아 오고가는, 산 속으로, 몰래 사람들을 피해 넘어서야 했던 길...... 그리고 이 곳에서 만났던 신나무골 사람들....신부님과 교인들. 무엇이 이들을 백리 여길을 선듯 팔공산 산마루 한티에서 낙동강 자락으로 걸어 나서게 했을까? 그리고 짐작컨데 그 날 밤이나 다시 다음날 이른 새벽 한티마을로 올라가는 길을 걷게 했을까? 믿음과 종교, 한 사람의 가치관을 가늠해보다. 과연 우리 '사람들의 신념이라는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스스로에게 묻다.
1860년 경신박해 때 순교했던 이선이 엘리사벳 묘. 신나무골에서 살다가 경신박해로 인해 가산산성 갈골과 한티 옹기골로 피신했지만 마침내 한티에서 포졸들에게 붙잡혀 작두에 목이 잘림으로써 순교하였다. 그 후 남편에 의해 대구 북구 읍내동에 묻힌 이후 1984년 왜관 베네딕도 수도회에 의해 천주교의 신나무골 성역화 일환으로 이 곳으로 옮겨지다.
천주교 대구대교구의 첫 본당터. 1885년 12월 전라도와 경상도 사목을 담당하던 김보록 신부에 의해 세워진 사제관과 신나무골 학당이 복원을 위해 재조성공사 진행 중.
신나무골로 내려서니 뜻밖에 꽁지거사(칠곡군 숲길지도사)님을 만났다. 주말마다 한티가는 길 1-2구간 사이인 신나무골에서 찾아오는 이들을 안내하는 고마운 분. 때로는 같이 걷기도 하고, 사진도 찍어주고, 길을 안내하는...... 본인을 보고 당신 역시 서로 놀람. 1주일 전인가 한티에서 뵌 적이 있었는데..... 스스로는 오늘 여정이 그저 표내지 않고 다니고자 했는데, 그만 들켜 버림...^^ 한티가는 길 현재 사정과 여건에 대해 이런 저런 얘기를 한 듯 하다. 이 곳으로 넘어오며 만난 한티가는 길을 걷는 사람들의 사정과 여건과 시그널 상태 등등.... 아울러 최근 이루어진 1,2,3 구간의 걷는 이들을 위한 여러 편의 시설 설치와 수고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한마디로 고마움이었다. 나로서는 그저 걷는 이였음을..... 뜻밖에 한 시간 정도를 이 곳에서 머문 듯 하다. 한티가는 길과 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원래 오전 중이나 점심 시간 지날 무렵 가실성당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그대로 늦어지고.. 다시 발걸음을 재촉하다. 마지막 1구간 걷기.
한티가는 길이 아닌 가톨릭 신자들을 위한 신나무골 성지 순례 확인 도장 부스. 현재 대구 최초 옛본당터 재조성공사로 밖으로 나와 있다.
여자 수도회 성심시녀회 엘리사벳 집으로 올라가는 길목에서 또 다른 봄을 만나다....
엘리사벳 집에서 왼편으로....
숲길로 들어서는 입구
연화리 피정의 집으로 넘어가는 오르막.
작은 재를 넘어 내려서다.
연화리 피정의 집 앞으로 내려서다.
연화리 도암지 앞 마을로 내려가는 길.....
도암지에 들어서서...
보이지 않던 그네가 달려있다.
도암지 소나무 숲을 만든 선인들의 지혜는 내내 감탄스럽다. 어느 날 만난 연화리 이장님의 연화리 마을 사람들의 자부심이었다.
연화리 마을 회관에서 수통에서 물을 채우고 도암지와 소나무를 바라보다.
이제 경부고속도로와 4번 국도 통과하기....
옛 연화초등학교였던 연화예술원에서 비록 폐교되었지만 연화초등학교 동창회 체육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연화역 철길로 가는 길....
4번 국도 아래의 하천을 지나가다.
경부선 국철 아래를 지나가기.
지천면과 왜관읍의 경계를 지나가며...
숲길로 들어서기.
왜관읍 지방산업단지 뒷산 임도 포장길을 지나가다. 개화.....
만발 오동나무꽃...
소나무 숲길....
어느 날 문득 당신이 찾아온
푸르른 저 숲속에
평온하게 쉴 수 있는 곳을 찾아
당신이 지나온 그 거리는
언제나 낯설게 느껴.....
이 곳도 화수분 하얀 가루 만발..... 훼방꾼.
송전탑 아래를 지나가고.... 금무봉 일대...
급경사 내리막길.... 금무봉 고사리화석산지로 가는 길...
내려서며 금무봉 마루금을 바라보다.
내리막길 끝에 우뚝서 있던 나무 한 그루가 쓰러져 있다.
금무봉 고사리화석산지 스템프..
역시 이 곳도 최근의 비로 인해 작은 도랑이 형성되어 있다.
반가운 늦봄의 보라색 제비꽃
다시 오르막.
숲길 속에서 연리지 나무를 만나다. 역순 걸음이어서 제대로 볼 수 있었다.
그대를 생각함은.....
돌아보는 길....
점심 시간을 어느 듯 지나가고 어느 한 곳에 쉬며 배낭 속에 있던 간식 거리를 모두 꺼내어 다소 허기진 뱃속을 채워야만 했다. 금무봉 고사리 화석산지이후 바람쉼터로 올라가는 길이 이제는 다소 힘든 걸음으로 느껴져 온다.
마지막 1구간이 매력은 아무래도 소나무 숲길.....칠곡군 왜관읍과 금호리를 경계하는 산마루를 따라 걷는 소나무숲길은 내내 절묘하다.
다시 임도를 만나고...
바람쉼터로 올라가는 길에서 바라본 봄하늘과 미류나무...
어느 듯 금무봉 정상부로 온전하게 눈에 들어왔다.
바람쉼터 내심 그늘을 기대했지만... 아쉽다. 이 곳에 자리 펴고 한 숨을 자고 가실성당으로 내려설려고 했는데.....ㅠㅠ
그대로 통과하기로 했다. 여기서 선채로 간단하게 마지막 간식 먹고 물 한 잔 마시고 다시 출발...
마지막 걸음을 지침을 잊게 만드는 것은 첫 아카시아 꽃 향기....
전망대에서 스템프 찍고 주변 풍경 바라보기.
멀리 낙동강도 보이고...
역시 오늘도 예외없이 똑딱이 카메라로 줌업~ 팔공산 한티에서 가실의 낙동강까지.... 한티가는 길은 팔공산에서 낙동강으로 가는 길 45.6km
다시 임도 대신 숲길로 들어서기로 했다. 비록 4월이지만 한낮은 땡볕은 걷기에 다소 부담스럽다.
돌아보는 길, 1구간의 백미 소나무 숲길....
1구간 가실성당으로 바로 내려가는 숲길과 임도 우회구간(낙산리 마을을 거쳐 가는 길)의 갈림길.
다시 올라가다. 평상에서 잠시 쉬어가기.
마지막 소나무 숲길...
1구간 숲길의 끝자락...
끝자락에서 멀리 가실성당을 바라보다. 이 무렵 2구간 연호임도 아래에서 만났던 아내 친구의 내외분으로부터 휴대폰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지금 어디즈음에 있는지? 꽁지거사님 덕분에 창평지에서 호수마을 민박집에서 비빔밥 한 그릇 먹고 되돌아와서 지금 신나무골인데 아무래도 대구 가는 길이 다소 불편할 것 같아서 대구까지 태워주시겠다는 반가운 전화.... 가실성당에서 30분후 만나기로 했다.
아래로부터 좀 더 올라와 한티가는 길의 주제어 '그대 어디로 가는가' 입석이 옮겨져 있었다.
이제 낙산2리 입구와 만나다.
가실 마을로...
가실 성당 0.4km
가실성당으로 들어가는 길목...
마침내 열려있다.
가실성당.
4월말 화려한 봄날이어서 그런 지 의외로 외지의 제법 많은 이들이 이 곳을 찾아와 있었다. 부산에 온 이들도 있었고 대전에서 오신 이들도 있었고....
가실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나눔에 대하여....
나에게 걸어온 길을 묻다.
너 어디 있느냐? Where are You ?
첫댓글 생생한 감동의 글과 사진...
감사합니다. 한티에서 가실까지...
역으로 보는 풍경들... 참 아름답지요.
석양이 넘어가는 시간... 금낙정과 쌀바위에서 보는 풍경은 넋을 잃게 하지요...
다시 또 걷고 싶은 길이네요.
이번 가을에 다시 전구간을 걸을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두손 모읍니다.
'다른 사진일거다' 라고 하신 금낙정 밤에 하신 말씀을 꼬깃꼬깃 기억의 호주머니에서 만지작 대고 있었는데...
이런 사진들이었네요...
먹먹하게 할 말이 없네...
더 보탤 말이 없는 길사진...
기량이 빼어 난 사진묶음으로서 보다는... 길시간의 묶음... 숨이 막힙니다....
다르네요... 말씀하신대로.... '다릅니다'....
더이상의 한티 길안내 사진이 있을 수 없는....
기교하지 않는 소박하고도 친절하고... 무엇보다 이 길에 대한 깊은 천착이 순박한 사진묶음 다발 속속들이
새벽이슬처럼 반짝이며 박혀 있는... 이렇게 사랑하며 몰두하고 정진해야 한다는....
이 길을 바라 본 이때껏의 제 시선을 부끄럽게 만드는 이 질타를 어찌 감당할지
역시!!!!
사진을 보면서 심장이 쿵쿵쿵 빨리 뛰기 시작했어요.
올해 역순으로 걷는 것이 소원인데 그것도 제 맘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서 기다리는 중이었거든요.
뻔히 아는 길인데 낯선 느낌이 보이면서도 보이지 않는 세상이 있다는 걸 증명하는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가을에 걸을 때 참고할게요.
보는내내 봄길을 함께 걷는듯 하였습니다.
교육팀장님이 느끼신 감동을 함께 할 수 있어 고마웠습니다.
한동안 한티길을 걷지 못한듯 해서
내내 미안키도 했는데..
팀장님 덕분에
오늘 아침 한티 전구간을 가뿐히 날아 걸어 봤네요^^
날씨가 한풀 꺽이면 저도 다시 걸어봐야겠습니다.^^
거꾸로....가시다니....ㅎ 대단하십니다...마음 과 몸이 따로 노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