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 2년차의 아침 밥상은 좀 나아지셨습니까?
후배님의 말에 하하! 크게 웃지요
친환경으로 생산한 걸 직접 맛볼 수 있어서 좋긴 하지요
농산물 센터 경매장에 발품 판지도 2년 농산물 시세는 변동이 큽니다
많이 생산되면 가격이 하락하는 이치이지요
새벽 네시반 알람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눈을 뜨지만 5분 더 자다가 사람 잡겠다
싶습니다
풀과의 사투는 가을 수확 까지 이어지고
철갑 옷을 입은 듯한 노린재와의 전쟁이
시작 되었습니다
벼논에 참새 쫒는 것 만큼 일손이 가고
피해도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노린재는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미국에서 유럽으로 퍼졌다는게 정설입니다
참깨밭에 노린재 약을 살포한 지 두 번 인데 농약냄새가 사라지면 바로 달려 들지요
700평 남짓 참깨밭에 노린재는 바람 침대 벗 삼아 짝짖기에 열일 합니다
한 나무에 보통 네 마리가 앉아 짝짓기를 하는 데 성스러운 자리에 변태 녀석 한 마리 짝도 못 찾고 변태처럼 정사를 엿보고 있어요
노린재는 식물의 잎에다 보통10~20알
정도를 낳지요
죽음의 그림자는 쉽게 찾아옵니다
시커먼 손이 와서 변태 녀석부터 잡고 이미 황홀경에 정신 놓아 버린 궁둥이를 붙여 거사를 치루고 있는 노린재 녀석들 1타 2쌍을 한방에 박멸합니다. 노린재가 참깨에만 달려드는 것은 아니고 고추 밭과 모든 곡식에 피해를 입히며 특히 과일은 과일즙을 빨아 피해가 크더군요.
인기척을 느끼면 날개가 젖어 있을 때는 수
미터도 낙하하는데 철갑옷처럼 단단한
날개를 싸고 있는 껍질이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듯 합니다
낙하 이후에는 절대 움직이지 않습니다
움직이면 잡힌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사람이 바보는 아니 잖아요
비닐 멀칭이 되어 있어 은폐 엄폐가 되어
있는 줄 착각하지만 이내 잡혀 죽습니다
가장 부드러운 생장점이 있는 참깨 목 부위 즙을 핥아 버리면 생산율이 1/3로 줄어듭니다.
노린재 말고도 고추 담배나방과 진드기, 역병, 잎마름병 등으로 힘든 방제가 시작 되지요.
같은 밭에 콩도 심고 옥수수도 심고 하다 보니 벌레도 다른 종류여서 관리하기 쉽지는 않습니다
또한 노린재는 청각과 후각이 발달하여 잡으려 들면 순간적으로 몸을 숨겨 지형지물을 이용할 줄 압니다
심한 바람에도 꼼짝 않던 놈이 사람이 다가가면 몸을 숨기는 건 후각이 예민하다는 거지요
위험을 느끼면 심하고 고약한 냄새를
풍깁니다
이런 왕성한 활동을 방해하지 않고 한달여 방치하면 철갑옷을 입은
점령군에 밟힌 처참한 전쟁터를
방불케 할 것 입니다
참깨에는 노린재 뿐만 아니라 거시미가 참깨 목을 자르고 멀칭 된 비닐 밑으로 잎을 끌고 들어가는데 막상 잡아 놓고 보면 시커먼 게 크지도 않아 보이는 나방이 되기 위한 애벌래 랍니다
노린재도 종류가 많아 약으로는 한계가 있어 이른 새벽 이슬 맞은 노린재를 직접 손으로 잡아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노력 하지요
또한 노린재 잡으려다 농약을 쓰면
수정하러 온 벌을 잡을 수 있습니다
벌들이 사라지는 이유가 되기도 하지요
항공 방제의 위험성이 거기에 있습니다
벌레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지요
이슬 맞은 노린재는 날 수가 없어 거의 잡히지만, 햇빛으로 날개가 말라 버리면 멀리 날아가 근처 참깨에 다시 앉아요
노린재는 인간 삶과 닮았어요. 종족을 번식하려는 의지도 비슷 하고 짝을 못 찾은 놈은 참깨 목을 갉아 먹어 버려서 분풀이하는 게 사람을 닮은듯도 합니다
좋은 것만 서로 닮자
인생사가 노린재를 닮을 수는 없지 않느냐 자조합니다
친환경 농약은 너무 비싸서 손으로
직접 잡아서 방제하는 게 보람은 있습니다
수돗물 소리만 들어도 오줌이 마렵듯이
밭에 주인이 나타나면 노린재 때문에
힘들다고 아우성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러니 주인으로서 외면하면 되겠는가요
가려운 곳을 긁어 줘야지요
어제도 오늘도 노린재 잡는 일에 시간 가는줄 모릅니다
이제는 번식된 새끼 노린제와의 싸움 입니다.
첫댓글 즐감하고 갑니다
편하신 주말 열어 가십시오!
좋은글 배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