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이빨대칭이, 대천호수를 살리다
멸종위기 조개 등장으로 호수준설 일시 중단… 보호책 강구
멸종위기야생생물1급 귀이빨대칭이
대천호수 준설과 함께 찾아온 보배
수생식물 공존하는 대천호수 기대
시골 강가에 있는 작은 연못물을 퍼내면 물고기 양도 양이지만 그 종류가 아주 다양하다. 그래서 대천호수를 준설하다고 하길래 다양한 생물들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민물게나 메기, 뱀장어는 없고 자라와 베스만 나왔다. 자라는 자연 서식하던 것인지 인위적으로 누가 풀어놓은 것인지 불확실하지만 베스는 누군가 풀어놓은 것이 분명하다. 대천호수에 베스라니, 제발 호수에 유해 외래 어종을 던져 넣는 일은 근절되길 바란다.
조개류 역시 종류가 다양하지 않고 대칭이가 많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큰 것은 30cm나 되는 놈이 있어 혹시 귀이빨대칭이 조개가 아닌지를 놓고 준설 현장에서 격론이 벌어졌다. 귀이빨대칭이는 대칭이보다 클 뿐만 아니라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기 때문이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귀이빨대칭이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의 위력은 대단했다. 귀이빨대칭이 조개의 가능성이 제기되자 대천호수 어류 보호 회사 연구원과 기타 환경단체에도 알렸다. 옥숙표 장산습지보존위원장은 홍순헌 구청장에게 알려 준설 중단을 논의했다. 이어서 6일 오전 7시에 대천호수에서 생태 연구원 및 옥숙표 위원장과 함께 대천호수에 모였다. 전날 사진만 찍고 놓아준 대형 조개가 귀이빨대칭이일 가능성이 컸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대신 그보다 좀 작은 25cm 크기의 대칭이를 발견했다.
그동안 연구원은 호숫가를 누비며 폐사한 조개들을 찾아 관찰했다. 그 결과 모두 대칭이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귀이빨대칭이일 가능성도 있어 비교적 크기가 큰 대칭이를 잡아서 속을 열어 확인해 보자고 제안했다. 연구원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은 함부로 포획해서는 안 되며, 조개 속을 열면 죽을 게 뻔한데 그럴 경우 과태료 대상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래도 재촉하자 그는 “귀이빨대칭이는 관계 기관에 허가를 얻어 절차에 따라 속을 들여다봐야 한다”며 거듭 난색을 표했다. 이제 곧 대천호수 준설이 곧 시작되면 대칭이들은 모두 폐사할 것이 뻔하고, 설사 그중에 귀이빨대칭이가 있다 한들 보호해 줄 수가 없는데 법규상 확인도 하지 못한다니 이런 거지 같은 경우가 따로 없었다. 재차 “어차피 준설로 다 죽을 거라면 한 놈이라도 희생시켜서 확인해보고, 만일 귀이빨대칭이로 판명되면 나머지 귀이빨대칭이를 모두 살릴 수 있다”며 확인해보자고 했다. 사실 귀이빨대칭이일 가능성은 높지 않았지만 그래도 확인도 없이 죽인다면 보호법 취지에 더 어긋나는 것이라며 설득한 끝에 마침내 대형 대칭이 속을 갈랐다. 크기가 큰 만큼 입을 여는 것 역시 쉽지 않았다. 이윽고 대칭이가 양쪽으로 벌어지며 속살을 내보였지만 귀이빨대칭이의 특징인 돌기 부분, 즉 교치가 보이지 않았다. 귀이빨대칭이가 아닌 그냥 대칭이로 밝혀진 순간이었다.
•대형 대칭이도 귀한 존재
귀이빨대칭이는 2005년 환경부로부터 멸종위기 1급으로 지정됐으며 국내 민물조개 중 가장 크다. 외관상으로는 대칭이와 거의 구분할 수 없지만 일반적으로 대칭이는 20cm를 넘지 못하는 데 비해 귀이빨대칭이는 크기가 30cm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원은 “식용으로 사용하지 않는 관계로 대칭이와 귀이빨대칭이에 대한 비교 연구 자료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고 말했다. 설사 귀이빨대칭이는 아니더라도 일반적으로 20cm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칭이가 30cm 정도 자란 사실은 학계에 보고돼야 할 사항 같았다. 대천호수가 그만큼 생태적으로 가치가 높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며,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은 아니더라도 대천호수의 대형 대칭이를 준설로부터 보호할 필요는 있어 보였다. 연구원은 “대칭이는 생존조건이 까다로워 자신이 살던 펄과 물 등의 조건을 벗어나면 쉽게 죽어 버린다”고 했다. 그래서 호수 바닥에서 대칭이를 잡아내기도 힘들지만 마땅히 옮겨 놓을 조건이 맞는 장소를 구하기가 더 어렵다는 설명이었다.
•귀이빨대칭이 재등장
대천호수에서 발견된 대형 민물조개가 대칭이로 판명된 이튿날 옥숙표 위원장으로부터 다시 연락이 왔다. 옥숙표 위원장은 귀이빨대칭이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환경단체에 조개 사진을 제공했는데 귀이빨대칭이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답변을 받아냈다고 했다. 귀이빨대칭이를 발견했을지 모른다는 주장이 다시 힘을 얻기 시작했고, 지난 13일 생태연구원들로 구성된 확인 팀이 대천호수에서 현장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유전자 검사를 굳이 하지 않아도 귀이빨대칭이 조개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런 사실은 곧 낙동강환경청에서 언론기관에 자료를 배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귀이빨대칭이는 대천호수 준설과 함께 장산이 우리에게 안긴 또 하나의 보배 같은 존재다. 옥숙표 위원장에게 그동안 장산의 반딧불이 발견, 이산표석의 대량 확인과 더불어 쾌거가 아닐 수 없다며 축하했다. 자칫 대칭이 개체 몇 개 파악한 것을 가지고 귀이빨대칭이를 놓칠 뻔하지 않았던가?
•아쉬운 귀이빨대칭이 판정 과정
무척추동물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은 모두 4종밖에 없다. 그만큼 귀이빨대칭이가 중요한 생태자원이라는 의미인데, 이런 놈이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대천호수 바닥에 서식할 줄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최초 귀이빨대칭이는 겁 없이 호수 펄 속으로 잉어를 구하러 들어간 모 연구원에 의해 존재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의 손에 들린 대형조개를 유심히 살펴보다 개체를 확인했고 다음날 간이조사 결과 대칭이로 판명 났다. 하지만 혹여나 하는 마음에 옥숙표 위원장이 탐구정신을 발휘해 다시 조사를 하게 되었고, 결국은 귀이빨대칭이라는 판명이 난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몇 가지 아쉬움도 남는다. 애초에 환경단체에 귀이빨대칭이 같다는 사실을 전했지만 누구 하나 확인하러 달려오지 않았다. 그렇게 귀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라면 만사 제쳐두고 현장에 와야 하지 않았을까? 게다가 대칭이와 귀이빨대칭이의 경우 육안으로 구분이 정말 힘든데 사진과 동영상만으로 확정적 판단을 했다는 점이다. 멸종위기종 구분은 유전자 감식까지 한다고 들었는데, 아무리 전문가라 할지라도 현장과 실물을 보지도 않고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판정해 버린 점은 정말 아쉽다. 하지만 국립생태원에서 귀이빨대칭이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잉어의 보은?
귀이빨대칭이 덕분에 대천호수 바닥의 펄은 준설하지 않기로 했으며 준설작업이 일시 중단된 관계로 공사기간도 연장되었다. 앞으로 귀이빨대칭이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대천호수 준설이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다행히 국립생태원의 지휘 아래 귀이빨대칭이를 존속시킬 다양한 방법을 강구중이라 하니 준설 후에도 대천호수에 귀이빨대칭이가 서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대천호수 준설에 앞서 물 빠짐으로 헐떡이는 잉어를 살리려다 귀이빨대칭이를 발견한 셈이다. 그렇다면 혹 잉어가 보은 차원으로 귀이빨대칭이를 보내 대천호수 생태화와 장산구립공원을 앞당겨 주려 한 것은 아닐까? 분명한 것은 귀이빨대칭이 덕분에 그동안 <해운대라이프>에서 줄기차게 외쳐온 수생식물이 공존하는 대천호수가 실현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는 점이다.
귀이빨대칭이는 강의 중류나 하류와 같은 유수역과 저수지 등에 서식하며, 수심이 깊고 하상이 진흙으로 구성된 곳을 선호한다. 큰 돌이나 암반 틈에 끼어서 발견되기도 한다. 동·식물성 플랑크톤 등 미세한 유기물을 먹는다. 금강 및 낙동강 등 규모가 큰 강 또는 저수지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2012년 5월 31일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같은 석패과의 대형 민물조개인 대칭이와 닮았지만 ‘귀’와 껍질 안쪽에 ‘이빨’모양의 돌기가 발달하여 귀이빨대칭이라고 이름 붙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처 : 국립생물자원관)
크기가 지름 20cm를 넘지 않는 것으로 나와있으나 대천호수의 경우 서식환경이 좋고 사람 손을 타지 않다 보니 25cm 이상으로도 자란 것으로 보인다. 콘크리트 호수 속에 귀이빨대칭이가 서식하게 된 이유로는 다양한 경로가 추측된다. 먼저 중국에서 수입된 잉어나 비단잉어에 붙어 왔을 수도 있고 또 파충류에 붙어 왔을 경우도 생각할 수 있다. 그 밖에 대천호수 일대 과거 논이었던 곳에서 유입되었다는 의견도 있다.
첫댓글 불난집에 출동한 소방차 앞에서 인증샷 찍으시는 구의원님이 최초로 발견하신 것 아닌가요? 현수막이 걸려있던데....
신문내용 그대로 입니다. 실제 귀이빨 대칭이는 보지 못했습니다. 육안으로는 대칭이와 구분하기 힘들었습니다. 단지 전문가가 추정했을 뿐이지요.
헐~~ 남이 차린 밥상에 밥숟갈 올려놓고 자기가 차린 밥상인 듯 한거군요...
대단하신 구의원님이신 듯 ㅍ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