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적벽 등반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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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등산학교를 시작한 이래 그 동안의 자료들 중 사라진 것들이 있는 것 같아 아쉽다.
어찌 보면 하나의 역사인데….조금 소홀하지 않았나 싶다.
현재 서있는 각자의 이 자리가 나중에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기에
내가 아니더라도 그 누구든, 두리라는 이름을 이어 갈수 있도록 하나하나 세심한 기록이
필요할 것 같다.
등반에서의 백업은 필수로 여기면서 자료 백업은 무심코 지나쳐 온 게 사실이다.
앞으로는 등반후기도 가급적 자세하고 길게 서술해야 될 것 같고…..
몇 년이 지난 후에 다시 보면 하나의 소중한 자료가 될 수 있도록…..
1박2일의 설악산 적벽등반,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해 주어 뿌듯하다.
특히 김박사님 사모님, 한원장님 사모님이 함께 하셔서 분위기가 훨씬 더 업 되었지 않나 싶다.
토요일 오전 대전을 출발하여 일요일 오후 11시반…
다시 제자리에 돌아 오기까지 함께 하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아침에 마중 나오셔서 행여 굶을세라 족발 챙겨주신 교장 선생님,
같이 가지 못함을 미안해 하시며 전화주신 하경 부회장님…
그리고 신경 써 주신 여러 동문님께도 아울러 인사 여쭙는다.
5월 15일, 여명이 밝을 무렵….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한다.
마산동문님들….형식이, 정봉이, 대전 동문님들…..
오전 07:50 리무진 묻지마 버스(백제관광 010-3768-3956)가 도착하고 설악산으로 고~고~~
문막휴게소에서 승진이와 합류, 잠시 카페 이벤트 시상(수상자 : 이승진, 신형식,이석주, 그리고 주최측의 농간에 의한 이민우)) 및 등반내용 설명 등으로 유쾌한 시간을 보낸다.
속초 해맞이 공원에서의 점심시간…
간만에 바라 보는 동해, 비릿한 내음과 함께 봄바다의 정취가 새롭다.
터 잡고 앉아 석연실 부회장님이 정성스레 준비하신 김밥과 족발, 스승의날 케익등으로 우리의 최대 적인 무게 줄이기 작업이 시작되고 남는 것은 개인 할당량으로 분배하여 무조건 뱃속에 우겨 넣는다.
소공원 주차장…
휴!!!!! 한숨부터………
매년 반복되는 무게와의 싸움….많기도 많다…..
등반장비 4세트. 각자 개인장비, 자일 12동, 기타 먹거리등등…..
어짜피, 우리네 빅월등반을 하는 일당들이 받아야 될 업보니까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감수해야겠지….
등반은 A3~4인데 어프로치가 A5다.
두리의 든든한 포터인 승진이와 정봉이를 선두로 씩씩거리길 40 여분…
석주 원장의 뒷모습이 나만큼이나 무척 힘들어 보인다….
비선대산장 도착….
문득 적벽을 보니 하강하던 한 분이 바닥에 닿지 못하고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로프가 짧은 모양이다.
주위 사람들 얘기로는 2시간 이상 매달려 있었단다.
두리의 뻐꾸기 철오가 먼저 달려가고 뒤이어 장비와 로프 챙겨 병호가 서둘러 출발한다.
10여분 뒤
두리 동문님들의 진가가 발휘된다. 구조 완료!!!
역시나!!! 두리등산학교 동문들은 깔끔하다. 뭐니뭐니 해도 핵교는 좋은데 댕겨야 하나벼!!!
적벽등반 시작…..
4개조로 크로니길. 독주길, 에코길, 무라길 등반.
예전의 전통대로 3기 졸업생을 우선으로 선등 자리를 내어준다.
형식이, 승진이, 정봉이, 병호는 리딩, 석주원장, 대봉이, 상래형님, 민우는 세컨.
나머지 동문님들은 저깅 및 기쁨 만끽(여기서의 기쁨이란 추락을 바라보며 즐거워하는 것을 의미함. 심보가 고약한 분들이 아주 많음)…..
첫날 최소한 1.2피치 까지는 등반을 해야 내일 등반에 무리가 없기에
밑에서 뻐꾸기 날리는 철오의 목소리 톤이 올라간다……
몇 번의 기쁨을 희사한 후에 전 코스 1.2피치 등반완료.
휙스 로프 설치 후, 장비회수 및 하강. 비선대산장으로….
…….
베이스캠프 매니저 이신 김박사님과 새롭게 메니저 그룹에 합류 하고자 열심히 노력중인 관묵씨의 꼼꼼함이 돋보이는 맛있는 식사와 함께 약간의 알코올로 하루의 허기와 피로를 달랜다….
바리바리 싸온 도야지, 홍탁, 문어. 암소, 안동알코올, 21년산 린쐬주, 보리알코올. 삼지구엽초 알코올까지….
먹으로 온거여? 등반하러 온거여?(내년에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문제임)
어느 정도 취기가 오를 무렵….하나 둘씩 잠자리에 들고 설악의 밤은 깊어간다……
새벽5시가 약간 넘은 시각….
부스럭 소리에 깨어 보니 연장자 순으로 벌써 부산하다.
김박사님은 어제 저녁에 남겨놓은 먹거리 치우고 설거지 하시느라 정신 없으시고
전대장은 이리저리….. 뭐 하는지는 몰라도 혼자 바쁘다……
다시 잠을 청해 보지만 한번 뜬눈은 다시 감기지 않고……이제 나도 연장자 라인에
서 있나 보다..
아침 등반을 위해 모두들 심난하다.
장비차고, 물통 챙기고, 무전기 걸고…..
식사를 마치고 벽 아래로 고고……
어제와 마찬가지로 각 코스별로 등반을 시작한다.
크로니길은 성비어로 리딩을 바꾸고 형식이가 확보,
에코길 확보는 승환이가 상래형님을 대신한다. 나머지는 어제와 같다.
카메라 맨인 종근이는 일찍부터 저깅으로 촬영 포인트에 확보한 후 셔터 눌러 대기에 정신 없다.
적벽에서 제일 까다롭다는 오버행 밑에 도착 무렵 후등의 저깅이 시작되고
물찬제비 처럼 우아하게 비선대산장 쪽으로 몸을 날린다…
크로니는 연실씨, 관묵씨. 독주길은 상래형님, 석주 원장님, 무라길은 애숙 누님…..
처음 적벽에 붙어 보는 연실씨와 관묵씨의 저깅 모습이 처음이 아닌 듯, 부드럽고 힘차다.
특히 관묵씨를 보니, 작년에는 엄두도 못냈었는데…..
연실 부회장님이 무섭긴 무서웠나 보다….
각 코스별 계속 등반….
크로니길 완료, 독주길 완료, 에코 및 무라길은 아직 1피치를 남겨 놓은 상태.
시계를 보니 아직 끝내지 못한 두 코스를 완등 하기엔 빠듯할 것 같다.
밑에서 날라오는 뻐꾸기의 노래소리에 따라 나머지는 내년으로 미루고
저깅으로 정상에 오른다.
적벽정상(독주길정상)…
이전에는 정상을 넘어 원래의 하강포인트로 두번 하강했는데 이번에는 오버행으로
직접 하강 하기로 한다.
하나 둘씩 내려 보내고 마지막 내차례….
문득 주위를 둘러 본다…
신록의 설악 풍경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연두빛 과 바위색이 조화를 이루고
저 멀리 동해바다 수평선이 끝없이 펼쳐진다……
하강완료.
나머지 뒷정리는 기다리고 있던 승환이와 함께 주섬주섬 메고, 걸고 비선대 산장으로…..
미리 하산했던 동료들과 간단히 시원한 막걸리로 목을 축인 후 장비 정리 시작…
매번 산행이 끝나면 항상 벌어지는 장비 위치이동 현상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시작된다.
내꺼이 오데로 갔나? 아무튼 살아 움직이는 장비들이 못내 설악산을 떠나기 아쉬워
비선대 산장 아래, 계곡 바위틈 속으로 다 숨어 버렸나 보다……내년에 다시 나타나려나?
하산….
들어올 때나 나갈 때나 무게는 줄지 않고, 홀백 어깨 끈이 짓 누르는 고통을 즐기며
소공원 주차장 도착.
미리 기다리고 있던 백제관광 기사님과 담소 후 기념촬영 및 경남연맹 두분과 합류,
속초시내 중앙시장으로…
중앙시장 지하, 대전 법동에서 왔다는 미도파 횟집(033-638-1223)
1박2일을 정리 하는 뒤풀이 자리….
자연산 회와 더불어 적벽등반을 마무리 한다. 동문회장님의 건배 제의와 함께 한 두잔씩 술잔이 오가고 등반에 대한 얘기와 기타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분위기는 무르익어 가고
알코올 기운이 어느 정도 얼큰하게 올라올 무렵 자리를 접는다.(오후7시)
탑승 완료 후,
이번 등반의 하이라이트인 승진이의 사회로 묻지마 식 광란의 시간이 이어진다.
오브리 값은 기본 만원에 사회자 맘 대로……잘하면 거스름돈도 받고……
승진이의 선창으로 노래소리는 이어지고…. 특히 함께하신 김박사님 사모님과 한원장님 사모님, 애숙 누님, 연실씨의 댄스와, 간들어진 노래소리에 함께한 동문님들 가슴은 설레기만 …….
이어서 바톤을 이어받은 대봉이의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와 더불어 유쾌한 시간을 즐긴다…..
듣기 어렵다는 뻐꾸기 철오의 노래, 나이트 댄스라면 빠질 수 없는 관묵씨의 현란한 춤 솜씨등등…..
두리라는 이름이 생긴 이래 처음인 것 같다.
산꾼들이라 다들 쑥맥 인 줄로만 알았는데…
멍석 깔아 놓으니, 다들 한가락씩 하는걸 보니 전직이 의심스럽다…….
앞으로는 가끔씩 이런 자리를 만드는 것도 좋지 않을까?(애숙 누님 및 연실씨는 참고 하시기 바람, 짝은 맞아야 되니까….)
문막 휴게소에 잠시 정차, 승진이를 보내고 모두들 잠을 청한다…
늦은 밤 11시가 약간 넘은 시각 도착….
밤공기가 차다….
마산을 선두로 하나 둘씩 보금자리로 찾아간다…
다 보내고 나니 전대장과 철오, 나만 남았다.
그냥 가기 허전하여 승환이가 마시다 남은 소주와 족발을 안주로
길바닥에 주저 앉아 술잔을 기울인다…..
먼 여행이었지만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았던 건 무엇보다 동문님들의 따뜻한 정 때문이었으리라…..
함께 해주신 동문님들께 사 고없이 무사히 행사를 마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말로 맺을까 한다.
동문님들 !!!!! 고맙습니다!!!!!
적벽등반 후에…..등반대장 미누가…..
함께해주신 분들 : 유갑용, 김현경(사모님), 한성필(사모님), 유상래, 정애숙, 전언식, 이민우, 조대봉, 이석주,
최관묵, 이종근, 공병호, 이승진, 석연실, 신형식, 성비어, 구철오, 윤정봉, 전승환, 박현경….
그리고 경남연맹 두분….
첫댓글 역쉬~~~~ 대장님은 대단해여~~~~ 그날의 즐거웠던 기분이 다시금 살아남을 느낍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올해 안으로 무라길 접수 해야지
대장님 감상잘하고갑니다..
대장님의 후기 넘 멋져요..
적벽등반생각에 조금은 흥분되네요..
흐흐흐.저도 그 현란한 몸짓을 보고잡습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