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회원이 되고 싶은욕심에. 글재주는 없고 해서. 제가 소속된 산악회 회원님의 글을 옮깁니다.
무척 재미있는 분이신데, 글도 참 재미있게 쓰세요.
아랫글은 그분의 경험담입니다.
이 글 보고 빵 웃었던 기억이 있네요.
-------------------------------------
거의 3달째 자동차를 놔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을 하고 있습니다.
대곡에서 침산동 사옥까지 약 1시간정도 걸리는 출근시간에 버스-지하철-버스....이렇게 3번을 갈아타는 꽤 긴 거리의 출근거리이지요.
추운 겨울날 먼 거리의 출근길이 처음에는 조금 불편했는데 요게...참 해보니까 역시 체질에 맞더군요. 길거리에서 만나는 여러가지 에피소드와 그동안 차창을 통해서 만나던 풍경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들.....좋더군요.
가끔씩 길거리에서 만나는 에피소드를 연재로 소개해 드리겠심다. 해서...오늘은 스따트로 간단한 오늘 아침의 에피소드...
출근길의 중간코스인 지하철역에서 일어났던 오늘 아침의 생생한 사건이지요.
사건은 제가 내리는 대구역지하철역이였네요. 지하철에서 방송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다음 내릴역은 대구역 대구역...열차를 타실 분들은 고마세리 다음 역에서 싸그리 다 내려주이소 카는 방송이였지요.
아무 생각없이 문앞에서 내릴 준비를 하고 있는데 제 옆에 서있던 아가씨가 자꾸 신음소리를 내면서 땀을 삐질삐질 흘리고 있는 것이였습니다. 저는 마음속으로 " 헉...혹시 똥이 마렵나. 에헤이 우짜너. 아가씨 참다가 방구라도 뀌는 날에는.....ㅋㅋ" 라고 생각을 하는 찰라.....
..
..
빠................................아......................아.......................앙.......
그건 분명 지하철 경적소리와는 다른 초자연적인 소리였습니다. 상당히 크고 분명하게 객차안을 울리는 우렁찬......빠아앙..이였습니다. 흔히 들을 수 있는 뽀오옹, 삐시시식, 뿌우웅, 스스습, 삐이잉, 푸수숙 등과는 다른 뭔가..그 참 표현하기 힘든....
아...맞다. 맑고 경쾌하며 건강한 한방이였습니다. 소리이후 별다른 후유증이 남지않는 그런 건강한 소리.......하하하하하하....으음..
그 소리이후 약 4~5초간 문이 열리기까지 저는 차장을 통해 반영이 되어 돌아오는 웃음을 참고있는 여러 사람들의 일그러진 얼굴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정말 너무 힘들었습니다. 눈물이 다 나올라카는데 ....정말..정말...저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 자리에라도 앉아서 고개를 숙여 슬며시 웃고는 있었지만 저는 그사람 바로 옆에 서서 같이 고개를 떨구고 있었심다. 그 여자는 부끄러버서...저는 입술을 깨물고 참느라고....아.....
하지만 하이라이트는 그 이후에 있었네요. 문이 열리자 마자 그 여자분.....역시나 예상한대로 빛의 속도로 튀어 나가셨는데...갑자기 제 앞 3미터 전방에서 이종범 아저씨 한창때 홈스틸하는 포스의 슬라이딩으로 깔끔한 출근길 마무리 해주시네요.
네.......그분은 아파서 그런 것인지 쩍팔려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차가운 지하철 바닥에서 오랫동안 오체투지를 하고 계셨습니다.
저는 그분을 부축하여 일으켜 세워 드리며 나지막히 한마디 했습니다.
" 저...아가씨 좀전에 넘어지실때 가방에서 튀어나온 호빵은 저기 쓰레기통 옆으로 굴러가....."
하지만, 그동안 있었던 숱한 고난과 역경의 시간 속에서도 꿋꿋하게 밝은 표정을 잃지않고 있던 그 숙녀분은 제 말한마디에 얼굴이 붉어져서는 그 호빵같이 생긴 봉다리를 잽싸게 집어들고는 근두운을 잡아탄 손오공과 같이 통로쪽으로 날아가셨습니다.
저는 아주 순간이였지만 그 물건의 정체를 알 수 있었습니다. ".........맑고 깨끗하게........."..............ㅜㅜ
제 말이 상처가 되지 않았기를 기원하며 그 숙녀분의 안녕을 빌어봅니다.
이상 오늘 출근길에 있었던 작은 사건이였습니다.
첫댓글 정회원 당첨 되셨습니다. 홧팅~~
어머~~ 어떡해~ 남의 일 같지 않당~~ㅋㅋ 정말, 그 숙녀분의 안녕을 빌어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