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떨어지는데 시세보다 1억7000만원 비싸게 보류지 매각한다.
뉴스1, 이동희 기자, 2022. 11. 1.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인천의 한 재개발 조합이 시세보다 1억원 이상 비싸게 보류지 매각에 나서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부동산업계는 서울 강남권도 보류지 매각에 실패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시장 매물보다도 더 비싸 매각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봤다.
11월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인천 미추홀구 '주안캐슬앤더샵 에듀포레'는 2~4일 조합 보유분 28가구 매각을 진행한다.
보류지는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조합 분양 대상자 누락 또는 착오 등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일에 대비해 남겨둔 물건을 말한다. 조합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등 관련 법에 따라 총가구 수의 약 1% 정도를 보류지로 남긴다.
주안4구역을 재개발한 주안캐슬앤더샵 에듀포레는 지상 최고 35층 1856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올해 7월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이번 보류지 매각 대상은 전용 38㎡ 1가구, 전용 49㎡ 2가구, 전용 59㎡ 14가구, 전용 72㎡ 5가구, 전용 84㎡ 6가구다.
전용면적별 매각가(최고가)는 전용 38㎡ 3억원, 전용 49㎡ 3억8500만원, 전용 59㎡ 4억6900만원, 전용 72㎡ 5억5300만원, 전용 84㎡ 6억2100만원이다. 여기에 약 1200만~2200만원 상당의 발코니 확장비와 시스템에어컨 등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부동산업계는 주안캐슬앤더샵 에듀포레의 보류지 매각은 실패할 것으로 봤다. 바로 보류지 매각가가 시장 매물보다도 1억원 이상 비싸기 때문이다.
현재 주안캐슬앤더샵 에듀포레 전용 84㎡ 저층 매물은 호가가 4억5000만원대다. 고층 매물도 5억원 이하다. 보류지 매각가가 많게는 1억7000만원 더 비싼 것이다.
게다가 수도권 아파트값 하락세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에 서울 강남권의 보류지 매각도 어려울 정도로 과거와 다른 분위기다. 집값 상승기에 보류지 매각은 청약 통장을 쓰지 않고 새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에 인기가 높다.
서울 강남구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개포주공4단지 재건축)는 최근 보류지 15가구 매각 공고를 내고 입찰을 진행했으나, 모든 물량이 유찰됐다. 이 밖에 서초구 '래미안 리더스원'(서초우성1차 재건축), 강남구 '대치 르엘'(대치구마을 2지구 재건축) 등도 보류지 매각에 실패했다.
보류지 매각뿐 아니라 '줍줍'으로 불렸던 수도권 무순위 청약 시장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경기 의왕시 '인덕원자이SK뷰'는 미계약 물량 508가구에 대해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으나, 신청자는 고작 6명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집값이 꺾이면서 시장 매수 심리가 급격히 위축하면서 보류지 매각과 줍줍은 더 이상 대중의 관심사가 아니게 됐다"라면서 "안전마진이 확보되지 않으면 매각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기사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