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까지만 해도 예쁜 옷이나 예쁜 머리핀 등을 하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 별나게 샘을 좀 많이 내었다. 그 때는 어려서 나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샘을 부리고 그랬던 것 같다.
이제는 내가 남을 샘 내거나 질투하는 역이 아니라, 누군가 들로부터 샘을 받는 사람이 되었다. 자기 합리화인 줄은 모르겠지만, 왠지 기분에 샘을 받는 역이 샘을 부리는 역보다는 더 착한 역할인 것만 같다.
매일 피트니스 센터에 운동하러 다닌다. 작년에 혼자 다니다가 넘어져 다리 뼈를 부러트린 엄청난 일을 겪고 부터는 어머니랑 같이 다니게 되었다. 어린이들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는 어머니들처럼 손을 꼭 붙잡고. 어머니도 가방을 메고 나도 배낭을 메고 센터에 간다. 회원들도, 우리 모녀를 샘낸다. 어제는 센터에서 회원 아주머니가 샘을 부리며 말씀하셨다.
“둘은 모녀(母女)간이 아니라, 친구데이. 아이고, 얼마나 좋노. 매일 친구 손 꼭 붙잡고 운동하러 댕기고. 나도 저런 참한 딸 있으만 참 좋겠데이!”
이웃들의 질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운동을 하고 목욕탕에서 씻고 간다. 남자들은 모르겠지만 목욕탕에서 여자들은 피부 미용을 위하여 많은 투자를 하는 편이다. 오이팩이나 현미팩, 황토팩,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떠먹는 요구르트이다. 어머니와 나도 요구르트로 마사지를 하고 있다. 대학교 다닐 때만 해도 요구르트를 사오면 마사지 한다고 사와 놓고는 3분의 2는 어머니 몰래 먹고 남은 3분의 1로 바르고 마사지 했던 나의 순수한 만행이 떠올랐다. 손이 닿지 않는 등에도 서로 발라 손바닥으로 마사지를 해준다. 이 다정한 모습이 사람들의 시선을 강탈한 모양이다. 아들만 둘이 있다는 아주머니는 굳이 표현을 하신다.
“내가 정말이지 아들 두 놈을 낳아가 자랑스럽게 잘 살고 있거든. 그런데 너거 둘이만 보면 나도 딸 하나 있으마 참 좋겠다 싶으데이. 너거 인자 좀 고마 해레이.”
하고 막 꾸중하신다.
내가 아무리 돌리고 돌리고 생각해 보아도 이지민 글라라와 전 로사리아 어머니는 뭔가 다른 모녀나 모자에게서는 풍길 수 없는 남다른 향기가 나나 보다.
앞으로 어머니와 나의 염치 불문한 애정 행각이 ‘쭈욱’ 이어져도 또 누가 뭐라 하려나 자못 심심찮은 걱정이 든다.
첫댓글 부럽네유~~~~
어머니랑 사이도 좋으시고 대학도 나오시고
모녀간이 친구같아서 보기좋아요..
무더위에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