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28 오전 7:12:03 [스포홀릭]
앞으로 8회에 걸쳐 팀별 시즌 결산 기사를 연재할 것이다. 물론 이병규가 일본으로 가거나, 신조 쓰요시가 한국에 오거나, 현대가 연고지를 옮기는 것 같은 엄청난 사건이 생기면 그에 관한 기사를 쓰게 되겠다. 하지만 별 일 없으면 결산 기사를 계속 잇겠다.
이 글의 포맷은 ESPN이 해마다 연재하는 '핫 스토브 히터(Hot Stove Heater)'의 2000년대 초기판에서 따왔다. 지금은 ESPN의 이 시리즈가 다른 형태로 바뀌었다. 그러나 필자는 개인적으로 5~6년 전의 모양새, 즉 팀별로 간결하게 따져보는 형태를 좋아했다. 그래서 여기에도 그런 식의 글을 쓴다.
악취미인지 모르지만 꼴찌부터 쓰는 게 재미있다. 오늘은 LG다.
1. 성적
승률 : 8위(.385)
득점 : 8위(457개)
OPS : 8위(.660)
실점 : 8위(574개)
방어율 : 8위(4.22)
2. 성공들
(1) '8위'로 점철된 성적표를 본 독자들에게 '성공'이라는 단어는 몹시 거슬리실 것이다. 그래서 LG의 성공은 대체로 시즌 후에 있었던 일로 한정된다.
김재박 감독을 현대에서 빼앗아 온 것은 분명한 성공이다. LG 선수들은 8개 구단에서 가장 지도자가 다루기 힘든 집단이라는 악명을 누리고 있다. 명성과 지위가 높은 지도자가 가장 필요한 구단이 LG다. 김재박 감독은 명실공히 최고 자리에 있는 사령탑이다.
(2) 김용달 타격코치를 덤으로 얻어온 것도 나쁘지 않은 일이다. LG가 90년대 중반 최강 타선을 보유했을 때의 타격코치가 김 코치였다.
(3) 우규민이라는 마무리 투수를 발굴한 것은 큰 성과다. 하지만 더 큰 성공은 막판에 그를 아시안게임 엔트리에 집어 넣은 것이다. 물론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말짱 허사이겠지만.
3. 실패들
(1) 타격도 꼴찌, 투수력도 꼴찌, 팀성적도 꼴찌. 더 얘기할 게 뭐가 있을까. 8개 구단 중 유일한 3할대 승률팀이었다. 롯데가 아닌 팀이 4할이 안되는 승률을 올린 것은 2000년의 SK(.338), 한화(.391) 이후 처음이었다.
(2) 지난해 11월2일 LG가 기아와 했던 3-3 트레이드는 최악의 재앙으로 판명났다. LG는 장문석 한규식 손상정을 주고 마해영 최상덕 서동욱을 받았다. 장문석과 한규식도 별 도움이 안된 건 사실이다. 그러나 마해영과 최상덕은 시즌 중반 이후 거의 2군에 있었다. 게다가 LG는 시즌 후 최상덕을 조건 없이 방출했고, 마해영에게도 방출 예고를 했다. 그리고 서동욱은 군대에 가 있다. 기아는 내년 전력으로 여전히 3명을 보유하고 있는데, LG는 아무도 데리고 있지 않다.
(3) 이순철 감독의 중도 해임도 좋지 못했다. 성적 나쁜 감독을 자르는 것을 뭐라고 하겠는가만, LG 구단은 누차 '감독 임기를 보장해주는 원칙을 세우겠다'고 주장해 왔다. 결국 말을 지키지 못해, 콧대 높은 선수들의 기만 더 살려줬다. 감독을 바꿨지만 결국 탈꼴찌를 하지도 못했다. 이 감독의 임기를 지켜준 뒤 당당히 김재박 감독 체제로 가는 것만 못했다.
(4) 마해영에 대한 방출 예고도 아주 현명하지 못했다. 마해영은 지난시즌 1루수로 뛰었던 박병호-서용빈 콤비보다는 훨씬 뛰어난 선수다. 그러나 LG는 별 대책 없이 그를 쫓아보내겠다 선언했다. 그리고 이제는 다른 팀들이 마해영을 거저 먹으려 한다고 불평하고 있다.
4. MVP
타자들 가운데는 박용택이 가장 훌륭했다. OPS가 .823으로 괜찮은 편이었다. 그러나 타율이 3할도 안되고 홈런이 16개 밖에 안되는 타자를 팀 MVP로 한다면 투수들에게 불만이 생길 것이다.
물론 팀방어율 꼴찌였던 LG 투수들 가운데 감히 불평을 할만한 사람도 찾기는 쉽지 않다. 유일하게 우규민 만이 자격이 있어 보인다. 62경기에서 3승4패 17세이브 7홀드였다. 방어율 1.55.
별로 좋지 않은 삼진/볼넷 비율(30/20)이나 아주 좋지 않은 이닝당 삼진 수(0.40개)로 볼 때, 우규민이 내년에도 방어율 1.55를 올릴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최소한 2006년의 우규민은 유일하게 '무적LG'스러운 야구선수였다.
5. 가장 과대 평가된 선수
못난 사람만 과대평가되는 건 아니다. 잘난 사람도 과대평가될 수 있다. '뛰어난' 사람이 '위대한' 사람으로 불리면 그게 과대평가다.
이병규는 올해 3할 타율을 달성하지 못했다. 사실 출루율이나 장타율이 타율에 비해 높지 않은 이병규는 화려함에 비해 실속이 떨어지는 플레이어다. 그런데 올해는 타율조차 별로 높지 않았다.
FA 자격을 얻은 이병규는 종종 장성호와 비교된다. 그러나 올해 이병규의 OPS는 .750에 불과했다. 장성호의 성적은 .869였다. 그리고 현재 이병규는 장성호보다 3년이나 연상이다. FA 계약 당시의 장성호보다는 4년 위다. 이병규가 장성호보다 못하지 않을 지 모르지만, 더 낫다고 자신 할 수도 없다. 필자라면 장성호를 가질 것이다.
6. 가장 과소 평가된 선수
7승에 그친 우완 정재복은 팀내 유일한 10승 투수 심수창보다 훨씬 주목 받지 못했다.
그러나 정재복은 팀내 최다인 143이닝(심수창은 135 2/3이닝)을 던져 팀내 최저인 3.59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한화 송진우나 롯데 장원준보다도 좋은 방어율이었다.
7. 내년 시즌 전망
다행인 것은 우규민 외에는 올해 '몬스터 시즌'을 보낸 선수가 드물다는 점이다. 하지만 올해 이해할 수 없도록 형편없는 성적을 낸 선수도 찾기 쉽지 않다. 김재박 감독을 데려온 것은 플러스 요인이지만, 선수는 전혀 보충되지 않았다.
이병규는 LG로 돌아올 것 같다. 만에 하나 이병규가 떠난다면 LG는 탈꼴찌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이병규가 돌아온다고 해도 4강 전망은 결코 밝지 않다. 특별히 나아질 선수도, 새로 가세할 선수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백호
한가지만 반박하자면.. 이순철 감독 중간해임은 '못했다'라고 하기 힘듭니다.. 또 어떤 트레이드를 하려고 했을지 모르고.. 올해도 '연명'을 위해 7위하려고 무리를 했을 겁니다... 물론 탈꼴지라는것도 중요한 명제일수 있지만.. 작년에 이감독의 '연명'을 위해 올라간 6위 자리때문에.. 2차지명에서 장효훈을 현대에 내준건.. 개인욕심 하나를 위해... 잃은게 많은것의 좋은 예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장효훈이 내년에 대박을 낼지는 두고 봐야 겠고 박용근이 특급 내야수가 될수도 있는 것이지만.. 어짜피 4강에 못간마당에 영건을 얻을수 있는 기회를 날린건.. 이감독 개인 욕심이 컷죠...
엘지구단 입장에서는 올해 FA(?)로 풀리는 김재박을 데려오기로 이미 계산에 넣어두고 있었기 때문에 1년만 쓰자고 다른감독 데려오기도 그래서 꼴찌를 무릅쓰고 철감독을 1년 더 끌고 간거겠죠.. 그리고 중간에 감독교체는 김재박감독을 꼭 데려올 수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으니까 양승호 감독대행으로 일종의 시험을 해봤던거 같고요(김재박을 못데려 왔을 때의 담보용으로).. 결국은 시나리오대로 갔죠..
첫댓글 정재복얘긴 제생각과도 같네요... 어쨌든.. 내년엔 LG가 꼭 좋은 성과 있었음 좋겠습니다.
전부다 8
그르게요 최근 몇년 성적이 좋지않은거같은데...힘내서 내년엔 좋은결과 기대해봅시다^^*
음 내뎐 시즌에는 기되가 됩니다.
장성호는 1루순데? 왜 자꾸 비교하는지 모르겠네요...
한가지만 반박하자면.. 이순철 감독 중간해임은 '못했다'라고 하기 힘듭니다.. 또 어떤 트레이드를 하려고 했을지 모르고.. 올해도 '연명'을 위해 7위하려고 무리를 했을 겁니다... 물론 탈꼴지라는것도 중요한 명제일수 있지만.. 작년에 이감독의 '연명'을 위해 올라간 6위 자리때문에.. 2차지명에서 장효훈을 현대에 내준건.. 개인욕심 하나를 위해... 잃은게 많은것의 좋은 예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장효훈이 내년에 대박을 낼지는 두고 봐야 겠고 박용근이 특급 내야수가 될수도 있는 것이지만.. 어짜피 4강에 못간마당에 영건을 얻을수 있는 기회를 날린건.. 이감독 개인 욕심이 컷죠...
맞아요... 시즌 막판까지 있었더라면... 쿨가이도 틀드 댔을지도 모르져... ㅡㅡ; 막판까지 맡기는거야 힘든일이 아니지만 선수를 잃는 다는 것이 더 큰 두려움입니다
그분의 중도감독사퇴는 실패죠. 우리는 작년 시즌이 끝나고 바로 나가주시길 바랐지만 말이죠. 하지만 만약 작년시즌끝나고 그분이 떠나가시고 다른분이 감독을 맡으셔서 최하위를 안했더라면 과연 지금의 막강 코치진이 가능했을지...
인제 더이상 나빠질데도 없습니다..인제 올라갈 곳만 남았습니다..
정재복 선수 복덩어리라고 하던데.. 정말 복은 커녕 운지지리도 없었죠..
6번의 내용은 정말 공감입니다. 정재복선수...정말잘해줬지요~
철 감독에 대한 얘기는 잘못쓴듯.... -_-;
내년엔 선발 라인업 꼭 기대할께요. 정재복 선수... 인사성 투구 폼 너무 멋져요.^^ 김광삼 선수도요.^^
하나하나 거슬리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 가운데 이순철 감독은 진짜 아니다. 잘못되었다면 올해도 끌고 갔다는 것... 2004년 2005년에 '그냥 좀 더 지켜보죠 ^^'라고 직접 쓴글 다 불태워버리고 싶은데..
엘지구단 입장에서는 올해 FA(?)로 풀리는 김재박을 데려오기로 이미 계산에 넣어두고 있었기 때문에 1년만 쓰자고 다른감독 데려오기도 그래서 꼴찌를 무릅쓰고 철감독을 1년 더 끌고 간거겠죠.. 그리고 중간에 감독교체는 김재박감독을 꼭 데려올 수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으니까 양승호 감독대행으로 일종의 시험을 해봤던거 같고요(김재박을 못데려 왔을 때의 담보용으로).. 결국은 시나리오대로 갔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