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한시반 정도까지 컴퓨터와 씨름하다가 엊그제도 새벽4시까지 일한 기억이 있어 은근히 피곤이 밀려왔다.
거실로 나오니 아내가 눈을 말똥 거리며 테레비를 보고 있었는데 평소에 아내는 이 시간이
거의 죽음에 가까운 시간인지라 깜짝 놀라서 보니 이은미의 컨서트를 방영 중 이었다.
(우리 부부는 안방을 딸에게 내주고 거실에서 잡니다)
음악을 나와 같이 좋아하는지라 나도 덩달아 같이 좀 보다가 지루함이 밀려왔다.
이은미의 음악은 한두번 듣기에는 괜찮아도 계속해서 듣기에는 마음이 편치가 않다.
노래는 잘하지만 나름의 독특한 개성이 없기 때문 일것이다.
그와 더불어 관객이 아직 그녀의 노래에 몰입하기 전에 그녀 스스로 자신의 노래에 너무 몰입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나와 아내는 다른 곳으로 채널을 돌렸다.
영화채널
그때 시간이 1시50분
새로운 영화 시작은 2시 20분 이라고 예고를 한다.
중간은 몽땅 광고다.
영화는 '지구를 지켜라'
언젠가 극장 앞에서 무엇을 볼까 고민하다가 머리에 조악한 기구를 뒤집어 쓰고 있는 신하균의 모습을 보고 어설픈 SF의 장르나 억지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코미디라 생각하여 관람대상에서 아예 빼 버린 기억이 있다.
예전에 우연히 '성냥팔이소녀의 재림' 이라는 영화를 보고 생각지도 못 했던 수확을 거두었던 적이 있는지라 잠도 오지않고 아내도 눈을 말똥이고 있길래 시작을 기다리며 이리 저리 채널을 돌려 보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아내는 코를 골기 시작했고 내 옆에 빈대처럼 붙어자는 강아지 딱지의 플륫 숨쉬는 소리와 어우러져 제법 그럴싸한 분위기를 자아 낸다.
나는 라면 한봉지를 뜯어서 생라면을 고소하게 앂으며 영화속으로 여행을 떠났다.
지구를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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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독 : 장준환,
출 연 : 신하균,백윤식,황정민,
장 르 : 아주 묘함
등 급 : 18세 (잔인한 학대 장면 때문인듯)
상영시간 : 117
제작년도 : 2003
제작국가 : 한국
개봉일 : 2003-04-04
감독 프로필
대학시절 동아리 활동으로 영화를 접하게 된 장준환 감독은 졸업 후 한국영화아카데미 11기로 입학해
본격적인 영화수업을 받았다.
졸업작품인 <2001 이매진>으로 클레르몽-페랑영화제, 샌프란시스코영화제, 밴쿠버영화제 등에서 호평을
받으며 관심을 모았다.
이밖에도 류승완 감독의 단편 <변질헤드>와 봉준호 감독의 단편 <지리멸렬>에서 각각 촬영과 조명을 담당한 바 있다.
<모텔 선인장> 연출부로, <유령>의 시나리오 작가로 참여하면서 충무로 경력을 쌓은 그는 직접 쓴 시나리오로
2003년 <지구를 지켜라>를 연출하며 장편극영화에 감독으로 데뷔했다.
영화 이야기.
신하균은 극중 이병구라는 인믈로 나온다.
백윤식은 병구 어머니의 회사 사장이며 병구의 어머니가 회사근무로 인한 원인모를 불치병에 시달리게 만들고 이를 모른체 방관하는 인간이다.
병구는 외계인이 존재한다고 철썩같이 믿는 사람이다.
그런데 병구가 외계인 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병구의 지난 과거와 관련이 있다.
즉 유달리 힘든 과정을 거치며 성장한 병구는 지구인인 자신을 힘들게 만든 사람들을
외계인이라고 믿고 있다.
U.F.O등 외계 문명 및 생물체가 지구를 서서히 갉아먹고 있다는 피해망상에 시달리는 병구는
어머니의 원수인 사장 강만식을 외계인으로 지목하여 납치를 하게 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줄거리를 이야기하면 영화를 보시는 분들의 재미를 반에 반감을 시킬것 같기에 무척이나 조심스럽다.
영화가 가져야할 모든 요소를 다 보여주는 그런 영화이다.
위에서 영화의 장르를 '아주묘함' 이라고 규정 한것도 그 떄문이다.
슬픔,웃음,공포,엽기,감동,액션,,,그리고 반전까지.
예측 불허의 이야기들이 숨가쁘게 전개된다.
나는 오늘 비디오를 빌려서 아내와 딸아이를 강제로 앉혀놓고 영화상영을 하며 한번 더 보았다.
그래도 역시 재미있다.
아내와 딸은 영화에 푹 빠져서 두시간동안 웃음과 엽기에 혀를 내 두른다.
끝나고 나니 내가 왜 어제 새벽에 그 영화를 그렇게 보았는지 이해를 한다.
앞으로 몇번 더 볼 생각이다.
감독은 시나리오도 직접 본인이 썻다고 한다.
파괴되어 가는 지구를 지구인 스스로 지키지 않으면 푸른별 지구는 공멸한다는 메세지와
한사람의 맑은 영혼이 살아가는 성장과정으로 인하여 어떻게 왜곡되어 가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결국 병구를 마음의 병이 들도록 만든 사람들은 바로 우리들 자신인 것이다.
감독은 분명한 메세지를 전달한다.
신하균의 연기도 훌륭하다.
송강호나 설경구의 연기 보다 더 나았다.
올드보이의 최민식에 버금가는 연기력을 아낌없이 보여주었다.
주연급 조연으로 출연한 백윤식은 이 영화를 웃을수도 울수도 없는 아주 기묘한 감정이 일도록 만든 일등공신이다.
시사회 평가단에 의해 거의 만장일치의 호평을 받았음에도 관객동원은 7만 밖에 하지못한 완벽히 망한 영화이다.
제작비는 40억원.
하지만 이 영화는 외국에서 더 평가를 받았다.
제 25회 모스크바 영화제에서의 감독상 수상을 비롯 대종상과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의 주요부문을 휩쓴 <지구를 지켜라>는 푸짐한 상복으로 흥행실패의 아픔을 달래야 했고 출시된 DVD가 많은 판매고를 기록함에 따라 결국 나중에 그 작품성을 인정 받은 셈이다.
내가 아는 분들께 꼭 권해 드리고 싶은 영화이다.
지구를 지켜라.
아무런 편견 없이 전개되는 상황에 몰입되면 이 영화가 끝날때 까지 한시도 눈을 뗄수가 없다.
어쩌면 내가 본 한국영화 중에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영화 팬으로서 장준환 감독께 힘내라는 격려를 보내드리고 싶고 몸을 사리지 않고 영화의
지루한 전개를 한방에 날려버린 백윤식씨의 연기에 박수들 보낸다.
-구공탄-
꼭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놓치기 아까운 영화 입니다.
지금은 지나간 영화라서 500원에 4일동안 보라고 하더군요.
저는 세번만 더 보고 반납 하렵니다.
첫댓글 던 안들이고 영화 관람 잘 하고 갑니다...전 님이 독수리 오형제인줄 알았습니다..(지구를 지키신다기에)ㅎㅎ...
구공탄님 오랫만에 뵙는군요^^ 잘 계시죠? 좋은영화 추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꼭 봐야겠네요^*^
'지구를 지켜라'는 구공탄님이 지키는 것 같군요. 그리 호평해주신 영화니 한 번 감상해봐야겠군요. 남은 시간도 즐거우시길...
ㅎㅎㅎ.. 500원에 4일씩이나.. 그렇다구 아직도 세번을 더 보시나용? 그 정도로 볼만하다 고 말씸? 딸캉 빌려봐야겠어요. ^*^
저는 재미있게 보았는데 좋아하는 취향이 다르니 걱정이 되네여..그냥 영화가 이끄는대로 끌려 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영화 내내 백윤식을 놓치지 마세여..막판에 황당 반전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