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던 “스페셜”의 의미는 잊어라!
“스페셜”이 “재방송”으로 바뀌게 된 사연
지난 2005년 12월 지상파 방송사의 낮방송이 허용된 이후 시청자는 심야시간을 제외한 18시간 이상 방송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당시 낮방송 허용에 대해 각 시민단체와 신문언론에서는 지상파 방송의 “광고몰아주기 ” 등의 이유를 들어 반대했지만 결국 방송위(현/방송통신위원회)는 낮방송을 허용했다.

낮방송이 허용되면서 각 방송사에서는 경쟁적으로 신규 프로그램을 편성하며 의욕적으로 새로운 방송환경을 만들어가려는 노력이 진행되는가 싶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재방송”으로 시간을 메우는 구태의연함을 여실히 보여줬다. 결국 애초에 시민단체가 우려했고 당사자가 기대했던 “광고수익”에는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낮방송이 허용 된지 3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각 방송사들의 낮 시간 재방송 채우기는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스페셜” 프로그램의 범람
지상파의 낮방송이 허용되면서 나타난 변화 중 유독 눈에 띄는 현상 하나는 단연 ‘프로그램 재방송’이다. 이 같은 현상은 3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재방송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프로그램 타이틀에 “재방송”이란 꼬리표 대신 “스페셜”이란 단어를 붙여 마치 새로운 프로그램인양 편성을 하고 있다. 결국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보다는 시청률이 높은 기존 프로그램에 “스페셜”이란 단어를 덧붙여 재방송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MBC] [SBS]

이전까지만 해도 “스페셜”은 주로 각 방송사의 대표적인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나 계기성 특집 편성 프로그램 등에 주로 사용되었지만 지상파의 낮방송 허용 이후부터는 국내 지상파 모두 “재방송”을 대체하는 단어로 “스페셜”을 이용하고 있다.
“재방송”과 “앙코르” 또는 “특선”의 차이
일반 방송프로그램의 재방송을 위해 “스페셜”이란 꼬리표를 붙이다 보니 기존에 존재하던 “MBC스페셜” “SBS스페셜”등에 대한 프로그램의 재방송 타이틀이 새롭게 붙이게 되었는데 바로 “앙코르”와 “특선” 등이 그것이다.
MBC스페셜의 재방송 타이틀은 《앙코르 MBC스페셜》 SBS스페셜과 백세건강 스페셜의 경우는 각각 “특선”이란 단어를 사용해 《특선 MBC스페셜》과 《특선 백세건강 스페셜》이란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참으로 웃지 못 할 임기응변식 조치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 같은 스페셜 버블현상은 결국 각 지상파의 낮방송 프로그램의 개발부족이 가장 큰 요인이라 하겠다. 우리도 일본과 미국, 영국 등의 TV방송 프로그램들과 같이 해당 시간대의 주요시청자를 대상으로 하는 경쟁력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하겠다.
대부분의 시간을 재방송으로 메우는 우리의 지상파 낮방송과 달리 일본과 영국, 미국 등의 지상파 방송은 해당 시간대를 오래도록 유지하면서 장수하는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 실례로 일본 후지티브이(Fuji TV)의 “와랏떼 이이토모”라는 프로그램은 낮 12시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으로써 1982년 10월 4일 시작해 26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낮 12시에 방송하는 인기 프로그램으로써 후지TV의 간판 오락 프로그램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1982. 10. 4. 시작해 26년 동안 낮 12시에 방송되고 있는 일본 후지TV의 오락프로그램 <와랏떼 이이토모>
통상 방송국에서는 레귤러 편성 프로그램이외의 특별편성의 경우 각 성격에 따라서 프로그램 타이틀 앞에 수식어를 하나씩 붙이게 마련이다. “창사특집” “특별기획” “기획특집” “특선” “특집” 등의 접두사를 사용하는데 이는 결국 영어의 “Special”의 개념을 포함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오랫동안 우리의 인식 속에 자리하고 있던 “Special” 과 “특집”이란 의미가 오늘에는 “재방송”으로 변질되고 있다.
이제 각 지상파에서는 시청자를 우롱하는 재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얕은 “스페셜” 포장을 과감히 벗겨내고 “재방송”을 명확하게 알리고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에 나서야 할 것이다.
첫댓글 방송에 몸담고 있는 분들과 앞으로 몸담을 분들이 새겨 들을 말이네요.정말 일리 있는 말입니다.눈가리고 아웅식의 말장난은 그만.아이디어와 연구가 필요하죠
상업성이란말이 아까운 현실이 안타깝네요~~ 시청자들의 냉정하고 분명한 시청의식이 필요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