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방류’에도 수산물 선물세트 판매 늘었다
굴비 작년比 4배-건어물 3배 증가
명절선물 상한액 늘며 한우도 ‘쑥’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가 시작됐지만 수산물 추석 선물세트 판매량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 추석 연휴를 앞두고 선물세트를 미리 구매하는 사람이 늘며 백화점업계 추석 선물 예약 매출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나타났다.
10일 백화점 3사에 따르면 수산물 선물세트 예약 판매 실적은 당초 예상치보다 높게 집계됐다. 롯데백화점에서는 굴비 매출이 지난해 추석보다 4배 이상 늘었다. 갈치, 옥돔, 전복은 2배, 멸치 등 건어물 판매량은 3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롯데백화점 수산물 세트 판매량은 230%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수산물 선물 세트 매출도 각각 78%, 47% 늘어났다.
당초 유통업계에서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여파로 소비자들이 수산물 선물세트를 기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해 겨울부터 올해 봄 사이 잡은 수산물을 사전 구매해 냉동시킨 상품 위주로 선물세트가 구성되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식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르헨티나 및 스페인산 새우, 아르헨티나와 에콰도르 갑각류 등 일본과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잡은 수산물 세트를 늘린 것도 판매량 증가에 영향을 줬다.
전체 추석 선물세트 판매량도 고공 행진을 벌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6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예약 판매 매출은 지난해 추석 전 같은 기간보다 6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은 103.5%, 현대백화점은 56.3% 늘었다. 유통업계에서는 10월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연휴가 길어지자 가족 모임 대신 여행을 떠나려는 소비자들이 선물을 미리 구입해 보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령 개정으로 명절에 공직자가 주고받을 수 있는 농축수산물 및 농수산가공품 선물 가격 상한 기준이 올라간 점도 영향을 미쳤다. 농축수산물 선물 상한은 기존 10만 원에서 15만 원, 선물 가액의 배까지 가능한 명절 기간엔 20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조정됐다. 이에 20만∼30만 원대 한우 선물 세트 판매량이 늘면서 롯데(40%), 신세계(89%), 현대(103.8%) 등 백화점 3사 축산품 선물 매출이 1년 전보다 증가했다.
이건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