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소, 사초(史草)를 쓰는 밤
오종문
제 허물 어지럽게 드난살던 변방의 밤
왁자한 그 일대가 덮어버린 긴 몽유여
목 놓고 사초를 쓴다
관 하나를 마련하고
한 치 앞 알 수 없는 그것이 사람의 길
입에 쓴 거친 말들 꽃피기 전 다툼 끝낸
얼룩진 결백을 쓴다
풀빛 먹인 붓을 들고
책 읽는 고단함도 깊어진 외로움도 죄
아직은 탈고 안 된 늦봄 뒤끝 씹어가며
직필의 하늘을 본다
물색없는 날 죽이고
-《유심》 4월호
출처 :
그동안 발행했던 『(한국작가회의 시조분과가 선정한) 좋은 시조』를, 계간 《좋은 시조》가 창간됨에 따라 『(계간 《좋은 시조》가 선정한)좋은시조』로 명칭을 바꿔 발행합니다.
2015년 한 해 동안 각종 문예지 및 동인지 등에 발표된 작품 중에서 선정위원 21명의 추천을 받아 수록했습니다.
-선정위원 : 강인순, 김선희, 김영재, 김윤숙, 김윤승, 김진수, 김진숙, 김태경, 박성민, 박시교, 박옥위, 변현상, 신필영, 염창권, 이송희, 이승은, 이영필, 이종문, 전연희, 정용국, 홍성란
책 제목 : 2016 좋은 시조
초판1쇄 : 2016년 3월 28일
지은이 : 박시교⸱김영재 외
펴낸이 : 김영재
펴낸곳 : 책만드는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