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텍스트는 알바노 호숫가의 성모 본당 축일을 맞아 전해진 강론으로, 고난과 박해 속에서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희생을 본받아 살아갈 것을 권고합니다. 예레미야 예언자의 소명과 예수님의 수난 예고를 통해 신앙의 길이 때로는 오해와 고통을 수반하지만,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만이 참된 생명에 이르는 유일한 길임을 강조합니다. 세상의 방식인 증오나 보복 대신 끝없는 용서와 비움을 선택함으로써 악에게 인간다움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준엄한 가르침을 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호수 위 성모 행렬의 의미를 되새기며, 풍랑 속에서도 주님을 신뢰하고 성모님의 보살핌 아래 평화의 씨앗을 뿌리는 공동체가 되어달라는 간절한 당부로 끝을 맺습니다.
하느님의 영원한 사랑은 신앙생활의 단순한 이론이나 관념이 아니라, 우리의 존재를 시작하게 하시고 매일의 삶을 희망으로 이끄시는 가장 강력하고 역동적인 실재입니다.
1. 태초부터 시작되어 끝까지 이끄시는 약속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우리를 위해 준비된 온전한 은총입니다.
태중에서부터 시작된 선택: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태중에 있을 때부터 이미 우리를 아시고 선택하셨으며, 당신 백성을 영원한 사랑으로 변함없이 사랑하십니다.
시련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동행: 이 사랑은 예레미야 예언자의 고백처럼 때로 신앙 때문에 고통이나 오해를 겪고 세상의 놀림감이 될지라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흔들림 없이 참된 행복과 생명을 향해 걸어갈 수 있도록 우리를 이끄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줍니다.
2. 해와 별들을 움직이는 조용하고 강력한 힘
우리를 감싸고 있는 하느님의 사랑은 조용하지만 우주 전체를 움직이는 거대한 우주적 힘입니다.
조용한 영원의 힘: 단테가 신곡에서 노래한 '해와 별들을 움직이는 사랑'은 지금도 사라지지 않고 우리 곁에 뜨겁게 머물러 있습니다.
희망으로 이끄는 숨결: 이 사랑은 피조물을 소란스럽게 뒤흔드는 물리적인 힘이 아니라, 조용히 우리 영혼 깊은 곳에 머무르기를 좋아하면서도 우리를 끊임없이 희망으로 이끄는 강력한 힘입니다.
3. 인간의 자유를 존중하시는 가장 완전한 사랑
하느님의 사랑은 인간을 도구화하거나 억압하지 않는 가장 존엄한 형태를 지니고 있습니다.
강요하지 않는 사랑: 사랑은 하느님의 또 다른 이름이자 본질입니다. 하느님은 오직 사랑 그 자체이시기 때문에 단순하십니다.
자유 안에서의 탄생: 하느님의 사랑은 인간을 강요하거나 길들이지 않으며, 유혹하거나 속이지도 않습니다. 오직 인간 스스로 선택하는 온전한 자유 안에서, 그리고 삶 속에서 나 자신을 기꺼이 내어주는 살아있는 만남의 순간에 비로소 탄생하고 완성됩니다.
4. 인간의 계산을 뛰어넘는 '자비의 현실주의'
세상은 끊임없이 이해타산을 따지고 계산하지만, 하느님의 사랑은 이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무조건적인 자비입니다.
한계 없는 자비: 하느님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똑같이 해를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리한 이에게나 똑같이 비를 내려 주십니다. 이러한 넉넉한 마음은 인간의 좁은 계산법을 뛰어넘는 완전함입니다.
죄보다 강한 구원의 힘: 십자가에 못 박히신 메시아의 구원 방식은 바로 이 무조건적인 사랑이었습니다. 우리가 지닌 신앙의 보물은 보잘것없는 질그릇(인간의 부족함과 죄)에 담겨 있어 때로 얼룩지기도 하지만,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시는 주님의 사랑은 세상의 그 어떤 죄보다 훨씬 더 강합니다.
5. 세상 속에 '영원한 사랑의 씨앗'을 뿌리는 소명
하느님의 영원한 사랑을 체험한 이들은 세상 안에서 복음의 새로운 삶의 방식을 증언하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아낌없는 사랑의 파종: 우리는 지치지 말고 아낌없이 주님의 영원한 사랑의 씨앗을 온 세상에 뿌려야 합니다. 이 씨앗은 훗날 누군가가 그 사랑의 열매를 거두며 기뻐할 수 있게 하는 희망의 유산이 됩니다.
주님의 방식 따르기: 세상 사람들은 뺨을 맞고 다른 뺨마저 내미는 것, 끝없이 용서하고 베푸는 것을 바보 같고 순진한 패배자의 짓이라고 비웃기도 합니다. 그러나 미움과 폭력은 결국 또 다른 상처와 죽음을 낳을 뿐이기에, 우리는 미움 대신 사랑을, 복수 대신 용서를 선택하며 "끝까지 사랑하고, 끝까지 베풀고, 끝까지 용서하는" 주님의 방식을 선택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참된 생명을 얻는 유일한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