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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요즘 NFL 오프시즌입니다.
시즌이 끝나고 얼마전 FA 시장이 열렸으며, 거의 대부분의 수준급 FA가 시장 오픈 후 몇시간만에 빠져나갔죠.
그리고 이제 기나긴 신인 컴바인이 열립니다.
NBA 의 루키 컴바인은 이 NFL 의 컴바인을 벤치마킹한 것인데요,
굉장히 세부적으로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능력을 측정합니다.
NBA 에서 벤치 프레스가 거의 아무런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그래서 굉장히 우습죠. 그냥 생각없이 따라한 겁니다.
듀란트의 벤치 프레스는 0입니다.
농구선수들은 슈팅 스트록의 부드러움을 위해 의도적으로 가슴 근육을 키우지 않거든요.
아무튼,
NFL 의 FA 계약을 보면 NBA 가 따라해야 할 또다른 지점이 보입니다.
아시다시피 NBA 는 소프트캡을, NFL은 하드캡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NFL 의 경우 샐러리캡의 일정 부분을 채워야 함과 동시에 그 캡을 넘을 수 있는 예외조항이 극히 제한적임을 뜻합니다.
이에 반해 NBA 에는 버드 권한이나 MLE 등의 제도를 통해 캡룸을 훨씬 넘어서도 선수와 계약할 수 있습니다.
NFL 이 NBA 보다 훨씬 더 제한적인 캡 제도를 가지게 된 이후 발생한 결과는, 명백하게도 훨씬 자주 바뀌는 리그 판도입니다.
아무리 강팀이어도 보유 선수들의 가치가 높아지면 더이상 붙잡을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심지어 굉장히 좋은 선수임에도 cut 을 해서 샐러리캡 룸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강팀과 약팀 사이의 균형이 다이나믹하게 맞춰집니다.
오늘의 약팀도 내일의 강팀이 될 수 있고, 어제의 우승팀이 한순간에 하위팀으로 떨어질 수 있는 것이지요.
이는 팬들로 하여금 풋볼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주된 요인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현재 풋볼이 넘버원 스포츠가 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NFL 이 이렇게 할 수 있는 크게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대부분의 계약이 부분 보장 계약입니다. 즉 6년 $60m 계약을 맺었다고 해도 보장되는 것은 2년 $14m 인 식으로 리스크를 최대한 감소시킵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다른 리그들에 비해 엄청나게 발전된 연금제도때문입니다.
NBA 도 연금 제도가 잘 발달되어 있지만, NFL 은 이보다 훨씬 안정적인 연금제도를 가지고 있고, 때문에 cut 당한 선수들에게도 생활이 충분히 가능한 수준의 금액이 평생 지급됩니다.
이는 뇌진탕등 위험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은 풋볼의 노조가 지속적으로 투쟁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NFL 은 하드캡이라는 제도에 대한 대응책으로 부분 보장 계약을 통해 moral hazard 문제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것이지요.
둘째, 이렇게 cut 을 해야만 하는 이유는 풋볼이 극단적인 포지션 중심 스포츠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쿼터백도 세이프티나 코너백의 역할까지 할 수는 없습니다.
공격과 수비가 명확히 분리되어 있고, 그 팀의 최고 수퍼스타의 영향력도 게임의 절반 이상이 될 수 없는 구조입니다.
한 팀의 구성원이 50명 이상이기 때문에 샐러리 구조가 복잡한 것도 큰 이유중 하나입니다.
헤드코치가 팀 전체를 통솔하긴 하지만 공격 코디네이터와 수비 코디네이터가 따로 있고 심지어 각 포지션 코치가 따로 있습니다.
이번에 마이애미 돌핀스에서 터진 팀내 폭력 문제도 오펜시브 라인에서 터진건데 공격팀에선 제대로 알지도 못했다고 하죠.
즉, 풋볼은 상대적으로 선수 한명이 팀의 전력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기 때문에 하드캡이라는 제도를 채택할 수 있었고, 각 선수의 계약에 대한 비중을 상대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었습니다.
한 팀에서 맥시멈을 받는 선수의 연봉이 전체 팀 샐러리캡의 10% 정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많아봐야 15% 정도일거예요.
이에 반해 NBA 는 구조적으로 소프트캡을 유지할 수 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우선 농구는 단 다섯명이 코트 위에 섭니다. 풋볼은 공격팀 11, 수비팀 11, 스페셜팀 11, 합이 33명이 필드 위에 서지요.
선수 한명의 중요성이 굉장히 큰 스포츠입니다.
그래서 맥시멈 연봉을 받는 선수의 비중이 전체 팀 샐러리의 25%에서 35% 에 달합니다.
이런 구조에서 하드캡을 실행해봤자 수퍼스타에게 맥시멈을 안겨주는 구조는 바뀌지 않을겁니다.
특히 2000년대 이후에는 롤 플레이어 아무리 많아봐야 쓸모없다, 수퍼스타 두세명이 모든것을 해결해준다는 믿음의 트렌드가 지배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하드캡의 의미 자체가 퇴색할 수 있고, 자칫 훌륭한 운동선수들의 타 스포츠로의 유출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농구는 굉장히 독특한 스포츠입니다. 일단 키가 커야 하거든요.
키가 큰 사람이 운동을 잘할 경우, 대부분 농구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최근 NFL 에서는 6-5 가 넘는 와이드 리시버 (캘빈 존슨같은..) 가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겹치는 부분이 발생했습니다.
즉 NBA 는 키가 큰 운동선수들로 하여금 농구를 하게끔 만들만한 좋은 경제적 유인을 제공해야 하고,
그것이 현재 NBA 가 리그의 인기와 상관없이 (현재 미국에선 인기도가 3위 정도이죠) 가장 높은 평균 연봉을 기록하는 이유일겁니다.
그리고 이 높은 평균 연봉은 소프트캡 제도에 기반하고 있는데요,
이 소프트캡 연봉의 경우 dead money 가 쉽게 발생한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모두가 알고 계시는 제롬 제임스, 에디 커리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뉴욕 팬분들께 위로를..) '먹튀' 가 NBA에서만 치명적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계실겁니다.
MLB 는 캡 제도가 팜 시스템에 의해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기 때문에 '먹튀' 문제가 상대적으로 심각하지 않습니다.
NFL 은 먹튀의 존재 자체를 부분 보장 계약으로 사실상 없애고 있구요.
즉, NBA 가 소프트캡 제도를 계속 운영해야 한다면 데드 머니를 없애야 합니다.
이 데드 머니는 소프트캡 - 강력한 사치세 라는 제도 하에서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NFL 를 다시 한번 벤치마킹해서 부분 보장 계약 혹은 옵션 조항의 적극적인 활용과,
이를 보완하기 위한 보다 더 강력한 형태의 연금 제도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현재의 맥시멈 계약 체계를 바꾸지 않더라도, 계약 기간이나 총 보장 금액을 일정 부분만 보장해 주고
실력이 급격하게 감퇴하거나 부상으로 인해 리스크가 증가할 경우, 혹은 오프시즌에 캡 룸을 확보해야 하는 경우
바로 cut 혹은 웨이브를 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주는 것이지요.
NBA 도 이에 대한 고민을 했을겁니다.
그래서 사치세를 조금 더 강력히 물리게 됐죠.
하지만,
현대의 대부분의 프로 스포츠 리그를 운영하는 구단주들은 자신의 스포츠팀을 통해 경제적 이득을 창출하는 것이 제1 과제가 아닙니다.
조금 더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이들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큰 돈으로 일종의 게임, 혹은 놀이를 하고 있는 셈인데요,
물론 선즈의 사버처럼 악착같이 스포츠를 통해 돈을 벌고 싶어하는 구단주도 있지만, 이건 리그에서도 굉장히 예외적인 경우에 속합니다.
대부분의 구단주들은 사업 다각화를 이미 실현하고 있는 억만장자들이며, 스포츠 구단 소유는 남는 재산으로 즐기는 취미생활 내지는 또다른 사업 다각화에 지나지 않습니다.
물론 2008년 금융위기때처럼 아주 예외적인 경우, 벌려 놓은 사업들이 한꺼번에 붕괴되며 위기가 찾아오면 구단주들의 마인드가 변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2008년 이후 몇년동안 샐러리캡이 상승하지 않았죠. 구단주들이 돈을 더 쓰기 싫다는 소리입니다.
이들에게 있어 지상과제는, 게임에서 이기는 것입니다.
조금 더 많은 돈을 들이더라도 우승을 해서 동료 구단주들에게 "어때, 내가 더 잘하지?" 라고 문자 한통 날리는게 이들의 목표예요.
그래서 오버페이가 끊이지 않는 것이고,
어리석은 투자가 끊이지 않는 것이며,
자신들의 지인들로 프런트 오피스를 꾸미는 일도 (뉴욕 팬들께 다시 한번 위로를..) 왕왕 발생하는 것입니다.
현대 프로 스포츠판에는 세개의 경제주체가 있습니다.
하나는 판을 만들고 돈을 뿌리고 거두어 들이는 구단주들. (NBA 사무국도 이들이 고용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만든 판에서 노동력을 제공하고 연봉을 받는 선수들.
그리고 이 선수들의 연봉을 보전해주는 역할을 하는 관중, 팬들. (ESPN 같은 방송국도 이 팬들이 내는 돈으로 중계권을 사는 셈이죠)
시장은 크게 두개가 있습니다.
구단주 (수요) 와 선수 (공급) 가 존재하는 노동 시장. (1)
팀 (공급) 과 팬 (수요) 이 만나는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시장. (2)
시장 (1) 의 수요자인 구단주는 (2) 의 공급자인 팀을 소유하고 있고, 그래서 (2)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1) 의 비용을 충당합니다.
결국 자본의 흐름은 팬 -> 구단주 -> 선수 로 넘어가는 셈이고,
구단 운영자금의 대부분이 인건비 (선수들의 연봉) 임을 감안하면 자본의 최종적인 획득자는 선수가 되는 셈이죠.
(그러니까 실업자가 된 선수들을 우리가 걱정해줄 필요가 없습니다! 스프리웰을 빼구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구단주가 NBA 에서 벌어들이는 소득은 그들의 전체 수익중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NBA 구단주가 되어 억만장자가 되는게 아니라, 억만장자들이 NBA 에 돈을 쓰는 겁니다.
다시 사치세 이야기로 돌아와서,
NBA 가 사치세를 도입하게 된 계기는 조금 더 '사회주의적인' 리그를 만들기 위함이었습니다.
위에서 묘사한 시장구조를 감안하면 마켓 사이즈에 따라서 흑자 구단과 적자 구단이 명확히 갈리게 됩니다.
또한 NFL과의 비교를 통해 드러났듯이 소프트캡 체제 하에서는 승리 구단과 패배 구단의 연속성(inertia)이 길어지죠.
흑자 구단이 적자 구단의 손실을 사치세를 통해 매워주는 구조는 전세계 어느 자본주의 시장에서도 쉽게 찾기 힘든 형태입니다.
여기서 진짜 억울한 팀은 돈은 돈대로 쓰고 사치세는 많이 냈는데 이기지도 못하는 구단인데 (뉴욕팬분들.. 미워하지 마십시오)
이건 그만큼 게임의 플레이어가 멍청하다는 뜻이니까,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겠죠.
하지만, 사치세라는 제도는 리그의 밸런스를 조금 더 무너뜨려버리는 경제적 유인을 제공할 위험이 있습니다.
리그 사무국의 의도는 사치세라는 일종의 누진적 소비세를 부과함으로써 지나친 소비를 억제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구단주의 씀씀이, 즉 주머니 크기가 비슷하다는 가정 하에서나 가능한 시나리오였어요.
네츠의 플로콜로프같은 머니 파워하우스가 등장해 우리는 사치세 상관없이 돈 펑펑 쓰겠다,
혹은 레이커스처럼 우리는 마켓 사이즈가 크니 거두어들이는 기대 수익도 높고 그래서 사치세를 감수할 수 있다,
하는 팀이 나타나면 밀워키나 샬럿처럼 마켓 사이즈가 적은 '영세' 구단주들은 머니 게임에서 밀릴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상 공정한 게임의 룰이 아닌 셈이 되는겁니다.
그래서 밀워키나 덴버같은 미드사이즈-스몰 마켓 팀들이 승리에 하등 도움 안되는 MLE 급 선수들이나 끌어 모으고 몰락해가는 겁니다.
결국 NBA 는 소프트캡을 점진적으로 폐쇄해가야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NBA도 하드캡으로 가야 하고, 가장 이상적인 연봉 계약 형태는 매년 성과를 보고 재고용과 해고를 구단 입장에서 결정할 수 있는, 조금 더 유연한 노동시장이 될겁니다.
이것이 구단의 운영을 가장 효율적으로 만들어줄 것이며,
각 구단 사이의 평등을 가장 완벽한 형태로 만들어 줄 것이고,
리그의 인기를 최대치로 끌어올려줄 것입니다.
각 팀들은 매년 캡에서 죽어버리는 연봉을 최소화시키면서 가장 효율적인 선수들만을 영입할 수 있습니다.
즉 리그의 수준이 높아지겠죠.
그리고 캡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 쓸만한 선수도 내보내야 하는 일도 발생할 겁니다.
기회비용의 증가인 셈이죠. 이를 통해 다른 구단은 조금 더 쉽게 선수를 영입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 각 팀별 전력은 상향 평준화될 것이고,
각 팀의 팬들은 매년 새로운 기대와 함께 시즌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며,
로터리픽에 목숨걸고 달려드는 약팀들이 속출하는 시즌 말미의 탱킹 경기들처럼 지루한 경기들도 줄어들 것입니다.
올시즌 필라델피아 식서스처럼 스포츠맨쉽을 저버리고 팬들을 우롱하는 우스꽝스러운 팀도 더이상 나오지 않겠죠.
매 시즌 최선을 다하고 시즌 후 효율적인 선수 관리를 통해 금방 팀을 재정비하면 되거든요.
NBA 가 지금 당장 이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NBA 는 MLB나 NFL 같은 '경쟁' 프로 스포츠 리그보다 역사가 짧고 때문에 연고지 정착이 완벽하게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MLB 처럼 생활도 아니고, NFL 처럼 축제도 아니예요.
평일 저녁때 대부분의 경기가 열린다는건 주말 경기들을 풋볼에 내준다는 뜻이고,
실내 경기인 농구가 실외 경기인 야구가 열리지 않는 겨울에 열리는 것도 이때문입니다.
연고지 기능이 상대적으로 약한 농구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은, 스타였습니다.
열명만이 코트 위에 들어서고 그 선수들의 신체 거의 대부분이 그대로 노출되는,
중계방송에서 각 선수의 얼굴이 가장 크고 집중적으로 클로즈업되는 스포츠인 농구는 스타를 만들어내기에 가장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래리 버드와 매직 존슨이 탄생한 것이고, 마이클 조던과 코비 브라이언트가 '개인'으로서 주목을 받는 것이죠.
star-driven 리그에서 스타가 팀을 자주 옮겨다닌다면? 연고지 정착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각 팀들은 스타 플레이어를 계속 팀에 잡아 두어야 할 유인이 생기고,
그래서 버드 예외 조항이 생겨나게 된 것이고,
그래서 NBA가 소프트캡을 포기하지 못하는 겁니다.
하지만 이제 많이 달라졌어요. NBA는 전처럼 더이상 스타에 의존하면 안됩니다.
'팀' 으로서, 즉 자신들이 사는 지역을 대표하는 지역의 대표자로서의 이미지를 굳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년 패배만 반복하는 팀은 존재하면 안돼요.
오늘 지더라도 내일 이길수 있다는 희망을 지역 팬들에게 심어주어야 합니다.
최소한 비록 오늘 스타는 없지만, 내일 스타를 모셔올 수 있다는 희망을 줘야 해요.
그리고 그걸 가능하게 만드는 제도는 소프트캡이 아니라 하드캡이고, 보장 계약이 아니라 비보장계약인겁니다.
둘째, 자체적으로 선수를 키워낼 수 있는 시스템이 전무합니다.
즉, 지금 당장 '완성' 되어 있는 선수를 수급해야 하고, 그래서 돈을 더 지불하게 됩니다.
이는 MLE 의 탄생과 연관이 있습니다.
어쨌든 각 팀은 수퍼 스타 옆에 롤 플레이어를 붙여 주어야 팀으로서 완성이 되는데,
수퍼 스타는 어떻게 모셔온다고 쳐도 남은 돈으로 롤플레이어를 영입할 수가 없게 되죠.
그래서 예외적인 돈이 더 필요하게 되는 것이고, 그렇게 또하나의 예외조항이 완성된 것입니다.
만약 리그의 각 팀들이 자체적으로 매년 500만불씩 받을 정도 수준의 선수를 10년동안 꾸준히 키워낼 수 있다면, MLE 도 필요가 없겠죠.
그래서 마이너 리그의 활성화가 필요한 겁니다.
현재 NBA 는 너무나 리스크가 큰 드래프트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NBA와 룰과 리그 운영 방식이 다른 NCAA대학 농구에서의 활약 정도를 보고 스카우팅을 하고,
그 스카우팅을 바탕으로 복권에 당첨된 순서대로 드래프트를 합니다.
그냥 '운'이 너무 많이 작용하는 게임인 셈이고,
이 리스키한 게임에서 승리한 팀만이 수퍼스타를 영접하고 버드룰을 적용해 우승을 십년동안 노릴 수 있는 겁니다.
이보다는 NBA와 똑같은 룰을 적용한 마이너 리그에서 어린 선수들을 출발하게 하고 그 결과를 스카우팅하는게 훨씬 낫지 않을까요?
대학 농구에는 수천명의 농구선수가 존재합니다.
그중 매년 60명만이 NBA 팀들의 선택을 받고, 그중 절반 정도만이 코트 위에 설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대학 농구 선수들은 NBA 에 관심도 없어요.
4년을 다 마치고 중고차 딜러가 되거나 은행에 취직합니다.
NBA 에 관심있는 극소수의 재능 넘치는 선수들은 억지로 대학에 가서 1년동안 무보수로 뛰고 드래프트에 나옵니다.
얼마나 억울하겠어요.
그들이 차라리 대학에 가지 않고 마이너리그에 가서 일정 정도의 수익을 올리며 기량을 갈고 닦는다면, 선수들에게도 좋은 일일겁니다.
만약 리그가 지금과 같은, 혹은 지금보다 조금 더 높은 연령 제한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고등학교를 졸업한 젊은 선수들은 최소 2년동안 마이너리그에서 뛰어야 할 것이고,
NBA 팀들은 그 결과를 스카우팅해 드래프트에 참고할 수 있을겁니다.
그렇게 리스크를 줄여 나가고,
리스크를 전체적으로 줄여 나갈 수 있다면 하드캡도 가능할거예요.
그러면 어쩌면 루키 스케일 계약도 철폐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 루키 스케일은 너무 길어요. 블레이크 그리핀이 천만불도 못받고 뜁니다.
반면 에반 터너는 6백만불이나 받아요.
농구라는 스포츠의 특성상 최대 3년이면 그 선수의 포텐셜이 어느정도 드러난다고 봅니다.
그냥 1,2라운드 구분하지 말고 2년을 최대치로 하면 더 공정한 연봉 분배가 될 겁니다.
저는 루키 스케일이 연봉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건 '각각의 선수에게 현재 맞는, 적정한 연봉을 제공해주는 것' 이라고 봅니다.
지금 못하면 덜 받고, 지금 잘하면 지금 더 많이 받아야 해요.
서비스타임을 줄여야 합니다.
그래서 선수들로 하여금 열심히 뛸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해줘야 해요.
장황하게 길게 썼는데,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리그는 소프트캡과 사치세 제도를 철폐하고 점진적으로 해드캡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2. 부분(비) 보장 계약과 옵션 계약을 활성화해 캡을 잠식하는 데드 머니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3. 이를 위해 선수들의 연금 제도를 개선해 고용 불안정성을 보전해주어야 합니다.
4. 마이너 리그 제도를 활성화해 드래프트에서의 리스크를 감소시켜야 합니다.
5. 루키 스케일 계약 기간도 재고해야 합니다.
첫댓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네요, 감사드립니다!
긴글인데도 몰입도가 대단하네요. 멋진글 잘봤습니다. 지금 제안 하신 것들중에서 선수협에서 반대할만한것이 비보장 계약과 관련된 계약문제 일텐데 이부분이 협의가 가능 할까요? 이게 가능 하다면 변화가 가능 할거 같은데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네.. 말씀하신 것처럼 선수노조와의 협상이 쉽지 않을겁니다. 하지만 전 가능하다고 봐요. 먼저, NBA 의 대채제가 없습니다. 유로리그와 중국이 있다고 해도 받을 수 있는 연봉이나 노동 환경에서 NBA가 압도적이예요. 여기서 discount 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구단주측이 갑인 셈이죠. 다음으로 루키 스케일 기간을 줄여주고 연금 제도를 확충한다면 하드캡과 비보장 계약을 관철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선수노조는 수퍼스타 몇몇이 좌우할 수 있는 조직이 아니니 전체 선수들의 복지 후생을 증대시켜주고 수퍼스타의 맥시멈 연봉등을 깎아서 평균연봉 버블을 꺼트리는거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아주 잘봤습니다. 미하일 프로크호로브가 지갑이 좀 두껍죠. 동시에 농구와 인연이 깊어 농구를 즐기고 이기는걸 목표로 삼는 구단주구요. 원래부터 뉴욕에 투자하고 싶어서 닉스를 원했었는데 외국인 구단주라는 점과 닉스 구단주들이 원치 않았던 관계로 넷츠로 왔더랬죠.
사실 전 프로콜로프가 진입하면서 시장에 분명 노이즈가 생겼고, 이걸 다른 미국인 구단주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해요. 사치세라는 제도 자체를 무시해버리고 있는 셈인데.. 사무국이나 구단주 회의에서 분명 이야기가 나올 것 같거든요. '어 저녀석 좀 센데. 주머니 싸움에서 강하니까 체스 말을 대충 두어도 이기네' 싶은거죠. 앞으로도 견제는 계속 존재할 것 같습니다.
@jongheuk 이미 구단주로 들어오기 전부터 견제 받아왔습니다만( 특히 큐반 )과반수 투표로 통과했습니다. 의외로 러시아 부자인데도 손을 쓴건지 아님 정말로 원래부터 깨끗한건지 걸리는게 없었거든요. 혹시 구단주들이 설마 미하일이 이렇게 영향력보일걸 몰랐나 싶기도 하지만 하여간 보시다시피입니다.
미하일이야 이미 미국 스포츠에 발을 뻗을 생각할 때부터 견제할걸 알고 준비한 사람이고. 넷츠만 솔직히 살판났죠. 사무국은 프로크호로브가 저리 돈 투자해주니 건드리지 못하는거 같구요.
@jongheuk 빅마켓 구단주 몇몇들이야 같이 머니게임을 해야 하는 미하일을 싫어할지 몰라도 스몰마켓 팀들은 미하일이 적극적으로 큰돈 써주면서 사치세로 내년에 전구단에 3~4밀씩 전구단에 두둑히 챙겨주니 싫어하지 않을 겁니다. 빅마켓보다 스몰마켓이 많은 리그니 미하일의 견제는 그야말로 견제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큽니다.
더불어 이기는 것, 가장 많은 이익을 창출하는 것, 그리고 엔터테인먼트로서의 요소 등에 대해 선수들, 구단주, 그리고 팬까지 모두 비중이 다른 지라 생기는 골치 아픈 문제인 것 같기도 하네요 미국 스포츠는. 아무리 팬을 위해 즐겁게 뛰어야 한다, 우승을 해서 명성을 쌓아야한다 해도 사실은 NBA 선수 소수 스타들을 제외하고는 나머지에게는 그저 눈에 띄어 하루하루 자기 가치를 올려야 하는 "직장"이죠. 언급하신 대로 NBA에는 상황이 안되어 오지도 못하는, 그런데 평생을 농구만 해온 젊은 유망주들도 있는데... 몇몇 스타들만 스포트라이트와 돈을 독점하고 이런 선수들은 그냥 취미로 바꾸고 자동차 딜러나 하는게 안타깝군요 ㅡ.ㅡ
맞습니다. 사실 구단주와 단장, 선수들의 '목적 함수' 가 상이하고 구단주들 사이에서도, 선수들 사이에서도 농구를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삶의 방향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하나의 합치된, 균일한 균형을 이루는 시장이 존재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그게 또 스포츠의 묘미가 아닌가 싶구요. 전 농구를 업으로 하는 사람의 거의 대부분이 생계수단으로 농구를 생각하고 있다는 점, 하지만 극소수의 수퍼스타가 농구 스포츠 비지니스의 수익 거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다는 모순된 현실이 이런 결과를 만든다고 생각해요. 수백명의 월급이 르브론 제임스 한명의 저지 판매에서 나오는 구조이니까요..
@jongheuk 정말 그러네요, 르브론 저지 판매 ㅎㅎ 개인적으로 해외 리그가 발달하고 교류도 좀 활발해지면 나아질 문제라고 생각합니다만. 미국 사람들만 신체능력이 월등히 좋아서 농구를 잘하는 게 아니잖아요...? 너무 큰 질문일 수도 있겠는데, 다른 나라 (특히 유럽같은)에서 스포츠 시장이 크게 발달 안하는 것은 문화 차이인가요, 혹은 재정적인 문제가 큰가요?
@멜롱이 아무래도 축구때문이죠ㅠ농구가 유럽시장에서 2위를차지하는스포츠지만 축구는넘사벽이니ㅠㅜ
거기다 의외로 영국이 농구와관련성이적은것도 큰이유가된다고생각됩니다 농구는 아무래도 동부유럽국가에서 강세이니까요
암튼 이런 훌륭한글을써주신종혁님 감사합니다.
재밌게 잘 봤습니다~ 뭔가 쉽게 공부한 느낌입니다ㅎ
저도 비슷한 주제로 글을 올리고 싶었는데, 너무나도 잘 정리하셔서 써 주셨네요. 사실 제가 원하는 엔비에이 모습은 각팀에 스타 한명 중심으로 팀을 짜는 모습인데, 현 추세로 보면 빅3니 뭐니 해서 그렇지가 않죠. 그렇게 때문에 식서스같은 팀이 탱킹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는거고요. 저도 jongheuk님 말에 100% 동의하는 바인데, 선수협에서 비보장 계약을 과연 동의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대체리그가 없고 구단주가 갑이라고 해도, 사실 큰 마켓 구단주입장에서는 소프트캠을 지지할 확률이 높고, 선수들도 아무리 연금제도가 좋아진다해도 비보장 계약을 해줄지 모르겠습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NBA에 대한 시야를 넓혀주는 좋은 글이네요. 예전엔 코트위에 선발로 뛰는 선수는 10명밖에 없으니까, 선수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장기적으로 본다면 NBA가 더 큰 인기를 얻기 위해 선수가 아닌 팀에 맞춰져야 한다는 부분은 좋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오늘도 잘 배우고 갑니다 ^^ 좋은글 감사드려요
공감되는 글이네요. ^^
미국의 인재풀이 많다고 해도 NBA선수들은 갈수록 유니크 해지고 가장 좋은것들만 남고 걸러지면서 극한으로 상품성만 높아지는거 같습니다 외국 선수들이 국제적으로 충분히 좋은 선수들인데도 NBA에서는 재한된 역할과 더 강한상대들과 비교되면서 신체적한계를 극복해야되는 한계가있죠 꼭 외국선수들만이 아니라도 신인선수들에 대해 리그는 굉장히 변증법적인 잣대로 칼질을 한다고봅니다 결과적으로 선수들은 그로테스크 해진다고 할까요 유희와 기능성만 강조된 서커스에서나 볼듯한 기괴한 선수들만 생존하는거죠 또는 열성만 남아 비정상이 정상이 되는 현상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지역 라이벌리가 아주 강하게 유지되고 그에따른 프렌차이즈의 성장과 라이벌리 대결에서 큰이점이 있는 선수들로 선수가 구성되기 시작하면 또다른 양상이 될꺼같다는 막연한 생각을 합니다
훌륭한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좋은글잘봤습니다 잘모르는 분야에대해 쉽게 이해할수있었네요 감사합니다
많은공감을합니다
궁금한것이 하드캡과 비보장계약이 도입되면 프랜차이즈스타들이 지금보다 더줄어들거 같은 생각이드네요
1-2년만 못하면 바로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