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과 함께 지내는 법이 초원의 법이다. 적대적 공생이 마냥 바쁜 것만은 아니다. 피 터지고 싸우는 것보다 적정한 경계선을 지키며 함께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것이 지혜롭게 사는 방법이다. 특히 일 대 다수의 구도에서는 더욱더 적과 함께 해야 한다. 적이 곧 나의 방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자와 들개, 하이에나가 삼각구도로 서로 함께 하기에 초원에서 살아갈 수 있다. 이러한 원칙은 동물을 넘어 사람 사는 세상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나의 천적이 제거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쓴소리를 해 주며 내가 교만해지는 것을 막아주는 참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
새로운 조직을 만든 와니니에게는 이전과 다른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해야 했다. 우두머리는 사는 법이 달라야 했다. 우두머리는 두 눈을 감고 잠들지 못하는 법이다. 무리를 지켜야 하는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에서든 자신의 영토를 넘보는 이들로부터 자신을 의지하는 이들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두머리는 마음을 쉽게 열어서는 안 되는 법이다. 친구로 가장하고 호시탐탐 기회를 넘보는 세력 앞에 그들의 의도를 간파하고 상대하기 위해서는 늘 긴장하며 지도자의 면모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두머리로 살아가는 일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회피해서는 안 되는 법이다.
푸른 사자 와니니 3편이다. 와니니가 독립하여 무리의 수장이 된다. 여전히 의심이 될 정도로 체구는 비롯 작지만 그만이 가진 장점으로 척박한 땅에서 무리를 이끄는 우두머리가 된다. 우두머리가 되는 일은 마냥 좋고 기쁜 것만이 아니다. 수많은 적 앞에 선봉에 서서 위험한 일을 감수해야 한다. 건기에는 목숨을 걸고 물을 찾아내야 하고 굶주려 있을 때에는 무리를 대표하여 먹잇감을 얻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해 사냥을 해야 한다.
저자 이현 작가는 마치 동물의 왕국을 책으로 보여 주듯 세렝게티 국립공원에서 펼쳐지는 사자들의 삶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내고 있다. 사자의 속성을 누구보다도 치밀하게 조사하고 연구했으리라 생각이 든다. 각양각색의 동물들이 가지고 있는 특성들을 책을 읽으면서 저절로 익하게 된다. 동물의 세계를 흥미진진하게 묘사하고 있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라도 찾아서 읽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