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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세계 혹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에 반하는 가치를 갖는 세계, 그러나 실제로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우리는 ‘유토피아’라고 부른다. 일종의 현실화된 유토피아라고 이야기하는 ‘헤테로토피아’는 푸코가 유토피아와 대비되는 공간으로 독자적인 개념화를 시도했다가 일찌감치 포기해버린 미완의 개념으로, 현실에 존재하는 장소이면서도 동시에 모든 장소들의 바깥에 있는 곳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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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가 1966-67년에 처음 사용했던 `헤테로토피아` 개념은 오랫동안 망각 속에 있다가 푸코 사후에 지리학, 도시공학, 건축학, 문화연구, 미학 등의 영역에서 다양한 연구와 활용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폭발적 관심은 동시에 적지 않은 혼동을 수반하였다. 이 연구는, 이 개념이 푸코 철학 전체의 이해에서 결정적인 중요성을 갖는 문학비평의 작업을 통해 형성되었음을 밝힘으로써, 헤테로토피아에 관한 푸코의 텍스트가 안고 있는 애매성을 해명한다. 그 문학적 기원을 통해 볼 때 헤테로토피아는 문학적 사유 경험, 보다 정확히 말하면 그 위반의 경험을 통해서 구성되는 `절대적으로 다른` 공간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이러한 해석은 랑시에르에서 보다 분명한 형태로 나타나게 될 헤테로토피아에 대한 미학적 이해의 길을 열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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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테로토피아, 유토피아와 우토푸스 사이 -푸코 ‘헤테로토피아’의 유토피아적 함축에 관하여
푸코의 ‘헤테로토피아’는 대개 ‘유토피아’와 연관되어 논의된다. 이는 무엇보다 푸코 자신이 이 개념의 규정에 ‘유토피아’를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고, 아울러 ‘유토피아’적 희망과 관심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역사적 상황 때문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푸코의 헤테로토피아 개념은 현실에 대한 부정과 저항, 비판과 대안의 여지를 함축하는 유토피아적 전망 하에서 자주 원용되곤 한다. 하지만 푸코는 이 개념에 대한 사전적 정의를 제시하지 않았으며, 다양한 사례들을 보여주었을 따름이다. 이 사례들을 실마리로 삼아 그 의미를 재구성해보면, 그와 같은 유토피아적 전망이 불가능하지 않지만, 뜻밖에도 그러한 전망에 반하는 의미 또한 함축됨을 알 수 있다.
헤테로토피아의 사례들은 부정과 비판의 계기를 지님과 동시에 억압과 통제가 관철되는 장소들이기 때문이다.
푸코의 헤테로피아는 저항과 억압, 그밖에 다양한 계기들이 복잡하게 교차하는 ‘장소’일 뿐이며, 해방적 가능성만을 새로운 방식으로 낙관하게 하는 개념이 아니다. 나아가 푸코는 헤테로토피아가 언제, 어디에나 존재할 수 있으며 새롭게 돌출될 수 가능성 또한 열어 둔다. 주목할 부분은 헤테로토피아가 이 장소를 창출하거나 향유하는 주체에 의존적인 특성을 갖는다는 점이다. 이는 자유를 완전하게 보장하는 장소란 따로 없으며, 이 장소들의 해방적 전환이 주체(우토푸스)에 달려 있음을 말해준다. 이를 통해 헤테로토피아라는 공간 담론은 다시 주체(화)에 관한 담론으로 전환된다. 나아가 주체(화)와 그에 의해 창출된 공간을 동일시했던 유토피아적 상상은 바로 이 지점에서 헤테로토피아에 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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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소송을 미셸 푸코의 헤테로토피아 개념을 활용하여 분석하며, 법정이 어떻게 권력과 통제의 은유로 기능하는지를 보여준다.
이 분석에서 법정건물은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법정의 권력을 구현하는 보편적 헤테로토피아로 이해된다. 소설이 진행될수록 이 공간은 본래의 기능을 상실하고 점점 불투명하고 비합리적으로 변해간다. 이런 발전과정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하고 종종 모순적으로 되는 푸코의 헤테로토피아 개념을 반영한다. 더 나아가 카프카는 법정을 다양한, 때로는 모순적인 맥락에서 등장시킴으로써 개인적 공간과 공적 공간의 전통적인 구분을 허문다. 이런 모호성은 고유하고 자의적인 시간 질서를 만들어 익숙한 시간 개념을 무효화하는 법정의 역설적인 시간 구조를 통해 더욱 강화된다. 법정건물의 이러한 공간적, 시간적 모호성은 밖을 향해서는 통과 가능한 것처럼 내보이지만, 실제로는 폐쇄적이고 불분명한 채로 남는 법 체계의 불투명한 본질을 반영한다. 소송의 과정이 이해할 수 없고 명확한 논리 없이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주인공 요제프 K.는 법정건물에서 정의를 기대함으로써 그곳은 환상과 보상의 공간으로 기능한다. 결론적으로, 이 분석은 카프카가 권력의 공간적 구조화를 통해 어느 관료적 체계에 직면했을 때 개인이 겪는 무력함을 어떻게 묘사했는지를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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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구체적인 공간을 구축ㆍ생산하는 것이며, 인간은 건축의 공간 속에서 생활한다. 이것은 공간이 개별적인 의미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 상호간의 관계성에 주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현대 건축에서 나타나는 공간은 그것이 지니고 있는 내재적인 의미 보다는 형식화된 이미지가 더욱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다. 이에 도시와 건축 공간은 추상화된 이미지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지게 되었으며, 푸코는 이러한 공간 구조를 극복하기 위한 이론적 방법론으로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를 제안하였다. 헤테로토피아는 일상적으로 마주대하는 것과는 다르며, 그 다름이 심리적이거나 의미상의 차이가 아니라 실제의 구체적인 차이로 나타나는 공간을 뜻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본 연구는 공간을 생성하는 틀을 헤테로토피아의 특징으로 나타나는 경계(Boundary), 중첩(Overlap), 관계(Relationship)로 분류한다. 그리고 이를 통하여 나타나는 현상과 의미가 공간을 생성하는데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렘 쿨하스(R. Koolhass), 베르나르 츄미(B. Tschumi) 그리고 프랭크 게리(F. Gehay)의 작품을 헤테로토피아의 관점에서 분석하는 것으로 연구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