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역시 관권 선거운동이다.
자꾸 지역에 혜택을 주겠다고 공약 아닌 공약을 정부가 나서서 하는데 불법 선거운동이고 첫째 실제로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지방 종합병원들을 서울 빅5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지원하겠다는데 그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 중요한 핵심을 모르는 건지 일부러 뺀 건지 모르겠다. 아마 일부러 뺀 것일 꺼다.
지방 병원들 수준이 올라가려면 첫째 환자를 서울에 뺏기지 말아야 한다. 근데 자본이 돌지 않는 지방에서 어떻게 자본이 집중된 서울 병원들과 경쟁이 된단 말인가?
그러려면 지방 환자들이 KTX SRT 타고 서울 올라가지 못하게 제도부터 만들어야 한다. 그걸 의료 전달체계라고 부르는데, 주치의 제도와도 관련 있다. 이거 돈 드는 일 아니다.
근데 문제가 있다. 선거때 표가 떨어진다. 왜인가? 지금까지 환자들은 내가 가고 싶은 병원 골라서 얼마든지 서울 백화점 가서 쇼핑하듯 골라서 다닐 수 있었는데 그걸 못하게 강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불만스러워할 것이고 선거에 불리해진다. 그러니 그게 해야 하는 일인 줄 알면서도 안 하는 것이다.
차제에 적기라는 생각도 드는게, 지금 4주 가까이 서울 상급 종합병원들이 레지던트가 없어서 파행 운영되므로 시골이고 뭐고 환자들이 오질 못하고 있다. 이럼 지역 환자들은 지역 병원들로 지금 분산돼서 수용되고 있는데 사상 초유의 일이다. 어찌 보면 이 기회를 잘 이용하면 된다. 환자들이 처음으로 자기 마음대로 병원을 고르지 못하고 의사 쇼핑에 제약을 받는 상황이니 차제에 첫째 주치의 제도를 전격 시행하고, 둘째 자기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에 가 꼭 진료 받을 이유가 있는 환자라면 보건복지부까지 신청서 올라가서 절차 다 따져서 도장 받게끔 만들면 된다.
이렇게 하면 지방에 있는 환자들을 다 쓸어담아 오던 서울 상급종합병원들 환자가 한 반으로 뚝 떨어질 것이고 지방 병원들에 환자들 수용이 충실해진다. 이러면서 지방 병원들이 자연스럽게 의사 TO를 늘리게 되고 레지던트들도 더 많아질 수 있다. 이렇게 된 상태에서 비로소 지방 의과 대학들도 지원학생을 많이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왜 의사들이 다 서울로 몰려 있는가? 지방이 모든 면에서 소외돼 있기 때문이다. 병원 차려놔 봤자 환자들도 오지도 않고 병원에 소요되는 장비와 기타 여러 인력들이 붙질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자본이 공급되지 않는다. 돈이란 돈은 다 수도권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는 것을 의료 전달체계의 확립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한국에선 이런 시스템이 전무하다시피 했다. 의뢰서 없이 가면 3차 병원에서 어드밴티지 없다고 하는데 그것갖고 어림도 없다. 환자의 선택권을 제한해야만 하고 영국 독일 등 모든 선진국들이 이미 다 그렇게 하고 있다. 이건 의료에 대한 그릇된 인식에서 시작된 것이다.
병원과 백화점은 달라야 한다. 뭐가 다를까? 백화점은 돈만 있으면 자기 맘대로 쇼핑할 수 있지만 병원은 국가 보건의료 체제 속에서 건강보험 재정을 유지하면서 돌아가야만 하는 공공적 요소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 시스템이 단순할 리 없다. 아주 정교하게 만들어야만 하는데 그걸 안 한다. 서울 빅5에 자기 마음대로 환자들이 가던 걸 못하게 함으로써 생길 불만이 표에 반영될까 무서워할 뿐이다.
정부는 쓸데 없는 관권 선거운동 중단하기 바란다. 그런 발표 한다고 이번 총선 이길 가망 없다. 어차피 여당 겁나게 깨질 선거, 그냥 좋은 일이나 하나 해 놔라.
지금 지방 병원 지원해주겠다는데 그럴 돈도 없지 않나. 의료 전달체계와 주치의제도부터 국회와 협의해서 빠르게 시작해야 지방 의료가 살아나고 그러면서 순차적으로 지방의대부터 시작해서 의과대학 to도 늘려가야 할 것이다.
첫댓글 병원은 국가 보건의료 체제 속에서 건강보험 재정을 유지하면서 돌아가야만 하는 공공적 요소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환자의 선택권 제한을 받아들일 수 있는 시민의식이 충만해져야 의료의 공공성이 강화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