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불초 아랑입니다.
페코비치와 쉐베드마저 부상당했더군요. 그나마 그 둘은 단기부상인 듯 하지만...이번 시즌 미네소타의 부상 악령에는 허탈한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군요. AK와 로이, 버딩거, 쉐베드가 합류하면서 마침내 로스터가 어느 정도 뼈대를 갖추었는데 이토록
꾸준히 드러누울 줄이야...
아무튼, 그러다보니 계속해서 잇몸으로 로스터를 때우고 있는데 이제는 그것도 한계가 보이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잇몸이었던
조쉬 하워드마저 아웃을 당하고 있는 상황이니 말 다했죠. 거기에 감독인 아델만마저 아내의 투병으로 벌써 여러 경기 자리를
비우고 있군요.
아무튼....그런 상황에서, 오늘 처음 선보인 두 10일 계약자들의 맹활약은 미네소타 팬들로 하여금 다시금 희망을 품게 만드는군요.
NBA를 향한 꿈을 버리지 않는 두 청년, 미카엘 젤라발과 크리스 존슨이 그 주인공입니다.
크리스 존슨은 6-11, 210 파운드의 길고 마른 몸을 가진 27살의 센터/파워포워드입니다.
젤라발은 그나마 최근 여러 팀의 관심을 끌기도 했고 프랑스 국가대표팀의 주전 스윙매이라 조금 인지도가 있지만,
크리스 존슨은 정말 '누구지' 싶습니다. 알고보니 미네소타 소속으로 시범경기를 뛰었더군요.
윙스팬이 7-2로 괜찮은데, 어좁 체형이라 팔 길이 자체는 정말 깁니다. 오늘 챈들러 파슨스의 레이업을 블락하는 장면에서의
높이는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이런 체형의 선수들이 흔히 그렇듯이, 힘이 약한 대신 기동력과 점프력은 후덜덜하더군요.
오늘 NBA 탑 텐 중 무려 세 장면이 미네소타의 것이었는데, 그 중 둘이 크리스 존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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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레아 to 크리스 존슨... 마치 라이언 할린스를 연상시키는 듯한 덩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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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 맥기의 냄새가 좀 났던 릿나워 to 크리스 존슨...
오늘의 기록은 4/4의 야투율과 7/8의 자유투로 18분 동안 15점 6리바운드 1블락, 아주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4쿼터에는 심지어 홈 팬들로부터 MVP챈트를 듣기도 했죠.
크리스 존슨이 매 경기 이런 활약을 보일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오늘 휴스턴은 아식의 파울
트러블로 골밑이 휑한 상태였고, 백투백이라 꽤 지쳐 있었죠. 포스트업에 능한 센터들과 매치업될 경우 존슨의 가장 큰 약점인
웨이트의 부족이 분명 크게 작용할 것이고 이 점이 그의 출장시간과 활약을 크게 제한하게 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라이언 할린스에게 지지 않는 신체능력을 가졌으면서 그 보다는 좋은 기본기와 BQ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적어도 오늘 본 바로는 그렇습니다. 스크린이나 그 후의 움직임이 괜찮았고, 수비시 점프를 해야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최소한의 분별력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신체조건은 특출나나 도무지 포스트 자원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보이는 스팀스마와 열정과
에너지가 넘치는 무뇌플레이를 보여주는 루 아문슨보다는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페코비치의 공백기간 동안은
물론이고, 그가 돌아온 후에도 팀의 두번째 센터로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음은, 사실 크리스 존슨보다 훨씬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던 프랑스 국가대표 주전, 미카엘 젤라발에 대해서 좀 떠들어
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상당히 만족했습니다.
데뷔전 기록은 21분 출장 3/6 야투 5/7 자유투 11점 4리바운드 1어시스트. 특히 4쿼터 12분을 통으로 출장하며 제임스 하든을
전담마크했고, 상당히 인상적인 수비를 보여주었습니다.
원래 시애틀 시절부터 수비수로서 기대를 받았는데, 부족한 웨이트와 소포모어 때의 심각한 부상으로 NBA에서 한번
도태되었던 선수죠.
그러나 그 이후 웨이트를 키우고 대표팀 및 유럽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최근 NBA 복귀 소식이 나오자 제법
화제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6-7의 신장과 긴 팔, 215파운드의 좋은 체격조건을 가진 젤라발은 약점으로 꼽히던 슈팅능력을 NBA 시절때와는 비교도
안되게 발전시켰다는 평을 듣고 있었습니다.
12/13시즌 그가 유럽에서 뛰었던 경기는 총 28경기. 이 기간 동안 그가 기록한 야투 성공률은 58.7%, 3점슛 성공률은 50.2%,
자유투 성공률은 92.3%(!!) 였습니다. NBA 3점 거리에 얼마나 빨리 적응할지가 관건이겠지만, 오늘도 오픈 점퍼를 던지는데
망설임은 없어 보이더군요.
브랜든 로이, 조쉬 하워드, 이말콤이 차례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미네소타의 2/3번 자리는 또다시 러시안 듀오에게 지나친
프레셔가 가해지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특히 웨이트가 부족한 쉐베드의 체력적 부담이 아주 커보였는데, 결국 부상을
당하더군요;; 큰 부상이 아니라 다행입니다만, 아무튼 대안이 필수적이었던 상황에서 수비좋고 몸 좋은 젤라발의 합류는
상당한 힘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루비오가 오늘 복귀 후 처음으로 30분을 넘어 뛰었는데, 비록 스탯은 7점 6어시스트로 크게 인상적이지 않지만 사실 미네소타가
얻어낸 수많은 슈팅파울이 루비오의 손끝에서 나왔습니다. 메이드가 안되고 다 끊겨서 그렇지 실질적으로는 두자리 어시스트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었다 봅니다. 린, 하든, 토니 더글러스 등과 매치업을 했는데 수비도 역시나 좋았구요. 바레아가 등 부상
이후 폼이 많이 떨어졌고 트레이드 루머도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루비오-릿나워-쉐베드-젤라발의 1/2번 진은 매치업 상대에
따라 상당히 흥미로운 경우의 수를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는 가드진이라 생각됩니다.
젤라발의 합류로, '힘좋은 슈팅가드'들에 대한 대응카드가 생겼다는 것이 가장 좋은 소식인 것 같습니다. 로이는 워낙 빨리
전력에서 이탈했고, 이말콤 부상 후 미네소타는 계속 피지컬한 SG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었기 때문입니다. 릿나워야
애시당초 미스매치고, 그나마 쉐베드가 괜찮은 수비를 보여주었지만 공수에 걸쳐 너무 부담이 컸죠.
아무튼, 미네소타는 또 한번 잇몸진(?)을 충원했고 데뷔전에서의 새 얼굴들은 기대에 120% 부응해 주었습니다.
이 '비정규직'들의 새로운 도전이 과연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 소속팀 팬 입장에서 흥미롭게 지켜보는 것도 이번 시즌의
재미일 듯 합니다.
첫댓글 올해는 정말 기대를 많이 했는데...ㅠㅠ 돌아가면서.............ㅠㅠ 너무 안타깝네요.....
비정규직 청년들이 잘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진짜 뭐 이렇게 부상이 많은지 황당할 정도입니다.. 아예 감독까지 아내의 부상(?) 병세 악화로 이탈할 정도이니..;;
저도 이번 시즌 미네소타 많이 응원하고 있는데요.
가능성 넘치는 선수들 발굴과 더불어, 끝까지 좋은 모습 보여주기를 바라겠습니다.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부상이 많지만 새로운 얼굴들을 볼 기회가 되긴 하네요. 좋은 활약 기대할랍니다.
좋은 글 잘봤습니다
정말 시즌 전에는 이번 시즌은 무조건 간다!!! 했는데 우리팀의 부상이 정말 잡네요. 게다가 유타 휴스턴 등 그래도 만만할꺼 같은 팀이
게임차를 만들면서 앞서 나가서 안타깝습니다. 최대한! 최대한 버텨봅시다!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가는겁니다~~
젤라발이 NBA에서 계속 뛰었다면 파워트레이닝 같은걸로 더 벌크업했을텐데 근육량은 크게 늘어나지 않은거 같습니다 그래도 수비는 더좋아졌으니 다행이죠~ 그리고 젤라발이 하이점퍼였는데 점프 의존도도 많이 줄어들었고 스텝이 좋아진거 같습니다 / 크리스 존슨이나 젤라발 모두 첫경기라 그런지 픽엔롤수비가 불안하지만 조금더 적응하면 좋아질꺼같고 공간을 공략하는 미네의 플랙스도 첫경기에 잘 소화하고 있어서 기존 선수들과 시너지가 괜찮을꺼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