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이래서야 경제가 되겠느냐’며 신문 1면에서도 정치기사보다 경제기사가 비중있게
다뤄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시장은 서울 마포 상암7단지 40평형의 분양 원가를 약속대로 공개한 후 각계의 반응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 폭리라고 보도하던데 이는 잘못 해석한 것”이라며 “수익금은 임대주
택 건설과 불우 학생 학비 지원금 등 사회 소외계층을 위해 쓰기로 했는데 이것이 어떻게
폭리냐”며 반문했다.
지난 5일 본지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이시장은 “민간 건설업체의 분양원가 공개는 시장
원리에 맞지 않으므로 할 필요가 없다”면서 “다만 이번 도개공 원가공개를 시금석 삼아 적
정 분양가를 책정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으로 볼 때 2000
만원이 넘는 평당분양가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시장은 현재 진행 중인 서울 청계천 복원사업의 원만한 추진에 매우 만족한 듯 “전북 새
만금사업이나 부안의 핵폐기장 건립 반대 등을 볼 때 우리국민이 지역이기주의에 빠진 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청계천 상인 22만명이 뜻을 모아주는 걸 보면 우리
나라 국민성은 믿을만하며 어떻게 이끌어가느냐에 따라 크게 다르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 중인 서울 용산 미군기지 이전 후 그터에 국립공원 조성을 서울시가 정부에 요
구한데 대해 시가 나서기 전에 정부가 먼저 국립공원을 추진, 서울시에 협조를 요청하는
것이 순리이나 일이 그 반대로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시장을 만나 서울시 현안을 짚어
본다.
―도시개발공사의 분양원가를 약속대로 공개했다. 예상했던 반응인가. 또 향후에도 계속
원가공개를 할 예정인가.
▲ 서울 마포구 상암 7단지 40평형의 분양가를 결정하는 데 많은 고민이 있었다. 분양가가
시가보다 너무 낮으면 투기꾼들이 몰려 오히려 실수요자들에게 불이익을 줄 우려가 있었
다.
현재 41평형 아파트 시세를 감안해 일반 아파트의 80% 수준에서 분양가를 결정하되 수익
금은 임대주택 건설과 불우학생 9333명에게 학비의 전액 또는 반액을 장학금으로 지원한
다.
특별한 사안이 발생할 경우에 한해 분양원가를 공개할 계획이다. 올해 추가 공급하는 상암
동 2차 아파트도 1차 때와 비슷한 금액으로 분양가를 책정할 예정이기 때문에 굳이 공개
할 필요가 없다. 추가 공급되는 상암동 아파트도 지금과 비슷하게 민간기업 분양가보다
20% 정도 낮게 책정할 것이다.
분양원가 공개는 무리하게 치솟는 민간 아파트값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아파트 분양가가
평당 2000만원까지 치솟았다는 것은 정부 정책의 부재 탓이다. 국가가 땅값만 제대로 조절
해도 된다. 국민소득으로 볼 때 미국이나 일본의 집값보다 훨씬 높다. 문제가 있다는 얘기
다.
일부에선 민간 건설업체도 원가를 공개하라고 하는데 그건 시장원리에 안맞는다. 같은 집
이라도 서울 강북과 강남은 차가 있는데 원가만 공개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가격은
시장경제원리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서울 용산 미군기지 이전 후 국립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으며
캠프킴 부지 등 3곳의 미군기지를 매입한 후 용도는.
▲ 용산기지를 국립공원으로 만드는 것은 정부에서 비협조적인데, 계속 협의 중이다. 서울
시 방침은 남산과 연결해서 동작교까지 녹지축을 만드는 것이다. 북한산에서 인왕산, 창덕
궁, 종묘, 청계천, 남산, 용산, 관악산으로 이어지는 남북 녹지축이 조성된다.
뉴욕 센트럴파크나 런던의 하이드파크처럼 용산국립공원은 시민들에게 희망의 숲이 될 것
이다. 공원 중심에는 평화를 상징하는 세계적인 기념물을 세울 계획도 있다. 또 미군기지
가 이전하기 전이라도 국립공원화에 관계없이 동작대교와 시청간 연결도로를 개설하기 위
해 국방부와 미군에 협조를 구하고 있다. 이르면 하반기 도로 개설 계획이 나올 수 있을 것
이다.
캠프킴과 극동공병단, 캠프 크레이 부지와 같이 흩어져 있는 미군 부지들은 정부에 부담
을 지우지 않고 서울시가 매입할 것이다. 4000억원가량 들 것으로 추정되는데 서울시가 활
용할 부지는 서울시가 부담한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5차전 시구 후 서울 강남과 강북 각 1곳 등 2곳에 돔구장 부지를 확정
하겠다고 한 바 있는데 진행 상황은.
▲ 돔구장 부지는 연내 확정할 예정이다. 강남에서 물색 중이다. 동대문구장 등 강북에서
도 후보지가 나왔지만 돔구장은 문화체육시설로 편리한 대중교통과 높은 접근성을 감안해
야 하기 때문에 강남에 지을 것이다. 또한 도심이 멀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외곽지역은 안
된다.
서울시 예산을 투입하지 않고 민간자본으로 건설할 생각이다. 서울시는 부지만 제공한다.
각 지자체로부터의 신청을 받지는 않고 시가 직접 선정할 것이다. 숙박시설이나 주차장·복
합쇼핑몰 등을 갖춘 종합시설로 만들 예정이므로 꽤 넓은 부지를 물색 중이다.
―서울 강북에 첨단산업단지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는데 어느 곳이 유력한가.
▲ 30만∼40만평 규모가 될 것이다. 현재 부지를 물색 중이다. 강서권을 개발해야 할 필요
성이 있다. 서울 강서권의 개발은 시급하다. 이곳에는 바이오산업,정보기술(IT), 영상, 문
화산업 등이 들어선다. 은평구 뉴타운과 마포구 상암동 DMC에도 첨단산업단지 설치가 검
토되고 있다.
―서울 구로공단에는 주상복합·오피스 빌딩 등 첨단빌딩이 마구 들어서면서 도로 부족에
따른 교통소통, 먹거리 문제 해결 등에 어려움이 크다.
▲구로구 구로공단 개발 주도권도 산자부로부터 서울시에 넘겨받는 작업 중이다. 경기 광
명에 경부고속철역이 들어서게 되면서 도로 등 기반여건이 좋아지지만 서울 강서권은 상
당히 낙후돼 있다. 예전에는 광명에서 구로동으로 쇼핑이며 문화를 즐기러 왔는데 이제는
반대로 광명으로 나가고 있다. 강서권 개발이 시급한 문제다.
―동북아 비즈니스 센터가 될 상암동 DMC 건설사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상암동 DMC는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위주의 첨단 정보미디어가 집적된 미래형 신도
심으로 조성된다. 연구와 개발·생산·유통이 한 곳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테스트 베드로서
의 역할을 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DMC 사업은 부지 매각 위주로 추진되었기 때문에 외국
기업을 유치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앞으로는 외국의 첨단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토지를 50년 동안 장기 임대해주고 서울비즈
니스센터를 건립해 저가로 사무실을 장기 임대해주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다. 장기임대는
50년을 기준으로 하고 필요시 연장가능하다. 50개 필지 중 3개 필지를 외국관련 기업에 공
급했고 나머지는 정보통신부에서 IT 콤플렉스에 인텔, HP, IBM 등 연구개발(R&D)센터 유
치를 위해 협상 중이다.
―강북 뉴타운에 자립형 사립고와 특수 목적고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강북지역에 자립형 사립고를 도입하는 이유는 고교 평준화를 통해 교육수준이 하향 평
준화되고 상대적으로 우수한 학교가 몰린 강남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것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올 하반기 대략적인 학교수가 나오겠지만 자립형 사립고가 없는 14개구에 15개교 정도를
세울 예정이다. 성동구엔 인문고가 하나도 없다. 이곳엔 자립형 사립고가 들어서야 할 것
이고 노원구는 예술고를 요청, 검토 중이나 특별한 하자가 없다. 은평구는 특목고 부지까
지 확보해 둔 상태다. 총선이 지난 후 교육부와 최종적인 협의를 할 것이다.
자립형 사립고나 특목고 등을 반대하는 일부에 의해 서울시 교육이 좌지우지돼서는 안된
다는 생각이다. 교육부총리도 현행 교육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어 기대가 크다.
―1∼2차 뉴타운 공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으며 추가로 지정될 3차 뉴타운은 어느 지역
이 될 가능성이 높은가.
▲ 지난해 10월 발표된 서울 은평/길음/왕십리 뉴타운의 경우 기본계획 수립이 마무리 단
계에 들어가 오는 3월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갈 전망이다. 새로 지정된 12개 뉴타운 지역
도 연말까지 모두 착공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 자치구 신청을 받아 10곳을 추가로 지정해
오는 2012년까지 25곳의 뉴타운을 개발할 계획이다.
3차 뉴타운은 연내 발표할 계획인데 2차 뉴타운 때 지정되지 못했던 금천구 시흥동, 영등
포구 신길동 등은 용역결과가 나오고 주민 합의가 있으면 우선적으로 지정해줄 생각이다.
현재 자치구에서 용역을 발주, 개발계획안을 수립 중인데 가급적 이른 시일안에 지정할 계
획이다.
시흥동은 시계경관지구로 묶여 있어서 서울쪽은 저층 건물을 지어야 하나 경기 안양시쪽
은 고층 건물을 지을 수 있다. 영등포구 신길동 등은 아직도 차가 못들어가는 골목이 많
다. 각 자치구가 연구용역을 발주해 개발안을 수립 중이니 결과가 나오는 대로 신속하게
지정해줄 생각이다.
―서울 은평구 녹번동 국립보건원 부지 개발방안과 서초동 정보사 이전에 대한 논의는 어
디까지 진행됐나.
▲ 오는 2008년 충북 오송지역으로 이전하는 국립보건원 부지 일대를 지구단위계획구역으
로 지정했다. 현재 서북부지역의 부족한 문화시설 확충을 위해 공연장과 같은 문화시설 건
립대상 부지로 검토 중이다.
불광역세권이라는 위치적 특성을 감안해 자치구청과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
다. 정보사 부지는 지난2002년 6월부터 이전이 공식적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상당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전 완료전이라도 정보사로 인해 단절되었던 서초구 서초역과 방배로간 도로개설 공사
를 조기에 착공할 수 있도록 국방부와 현재 협의 중이다. 도로의 절반 정도는 터널로 구성
된다. 하반기중 이곳은 녹지로 보전해 시민들에게 되돌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
다.
―올해는 버스중심의 대중교통체계 확립을 시정의 중심과제로 꼽았다. 진행 상황과 개편
후 달라진 모습에 대해 설명해달라.
▲ 현행 버스 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승용차보다 빠르고 편리한 대중교통체계를 구축
하고자 한다. 광복 후 처음으로 주간선 10개 노선에 대한 입찰을 오는 3월 중 실시해 사업
자를 선정하고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오는 7월까지 도봉·미아로, 강남대로, 수색·성산로 등
3개 축에, 10월까지 시흥·한강로, 경인·마포로, 망우·왕산로 등에 추가로 설치한다.
간선은 푸른색, 지선은 녹색, 순환은 노란색, 광역은 빨간색으로 버스색과 번호체계를 바
꾼다. 갈아탈 때마다 지불하던 요금도 오는 7월부터 도입되는 새 교통카드를 통해 환승에
따른 요금부담을 최소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