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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에 갑자기 물혹이 생긴다면… [강재헌의 생생건강]
과도한 관절 사용 등으로 인한 결절종
적절한 치료 후 재발하면 수술로 제거해야
지난 5년 동안 공장에서 제품 포장을 담당해온 36세 여성에게 1년 전부터 우측 손목이 시큰거리고 만지면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손등에 혹이 생겼다 사라지는 일이 반복되더니 물혹이 커지고 통증이 심해졌다. 병원에서 결절종이라는 진단을 받고 주사기로 물을 뺀 후 한 달간 괜찮다가 일을 시작한 후 다시 물혹이 생기고 통증도 심해졌다.
결절종은 말랑말랑한 둥근 연부조직 종양으로 내부에는 젤리와 같은 관절 윤활액이 차 있다. 결절종의 73~90%는 손목이나 손의 인대나 관절을 따라 주로 생기는데, 발목과 발에도 생길 수 있고 다른 관절 주위에도 발생할 수 있다. 결절종의 크기는 콩알만 하지만, 지름 2~3cm까지 커질 수도 있으며 너무 작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결절종의 크기는 변동 폭이 크고 해당 관절을 반복해 사용하면 결절종 크기가 커질 수 있다. 결절종은 대개 통증이 없지만 크기와 무관하게 인근에 지나가는 신경을 누르면 아프거나 저릿저릿하거나 마비를 초래할 수 있으며 관절 운동을 제약할 수도 있다.
결절종의 발생기전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는 않았으나 외상, 과도한 관절 사용, 반복적인 자극, 인대의 염증 또는 관절염과 관련돼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결절종은 여성에게서 조금 더 흔하게 발생하고 20~40대에 자주 생기지만 어느 나이대에나 발생할 수 있다.
ⓒ시사저널 최준필
통증이나 운동 제약 없으면 치료 불필요
결절종의 진단은 대부분 문진과 진찰만으로 가능하지만 어두운 곳에서 밝은 불빛으로 결절종의 측면을 비추어 안에 투명한 액체가 들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주사기로 결절종 안의 액체를 뽑아보는 것이 확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른 요인으로 결절종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방사선 검사, 초음파 검사 또는 자기공명영상(MRI)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결절종이 진단되더라도 통증이 있거나 관절 운동에 제약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다. 반복적인 관절 사용을 피하고 결절종이 생긴 부위에 지지대를 대는 것만으로도 상당수에서 저절로 사라지기 때문이다. 필요할 경우 주사기로 결절종 내부의 관절액을 최대한 많이 뽑아내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관절액을 뽑아낸 후 절반 정도에서는 어느 시점에 결절종이 재발한다. 이럴 때 외과적인 방법이나 관절경으로 관절막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하게 된다.
결절종 자체는 위험한 질환이 아니며 불편을 유발하는 예도 적다. 하지만 크기가 너무 커서 제거를 원하거나, 동맥이나 신경이 눌려 통증이나 저린 증상이 나타나거나, 다른 종양과 명확히 구분되지 않을 때는 병원을 방문해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