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전통과 현대의 만남.「1913송정역시장」

[바람숲]

교통수단의 발달로 전국이 일일생활권에 접어들었습니다. 특히 고속열차는 수도권과 지방을 손쉽게 이어주는 주요 운송 수단으로 자리매김하였는데요, KTX열차를 이용하면 서울에서 부산까지는 약 2시간 반이면 도착하고, 서울에서 광주까지는 1시간 반이면 도착합니다. 이제 다가오는 8월이면 서울에서 광주, 부산 KTX 직통열차가 운영되어 지역별 이동 시간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광주는 KTX 정차역이 광주송정역인데요, 역 앞에는 관광 명소가 하나 있답니다. 바로, 요즘 SNS에서 먹방의 성지로 자주 언급되며 광주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1913송정역시장입니다. 한국관광공사 추천 4월에 가볼 만한 곳 '야시장 투어'에 뽑히기도 한 이곳으로 함께 떠나볼까요?

▲ 1913 송정역시장

1913송정역시장은 1913년에 처음 ‘매일송정역전시장’으로 시작하여 103년이라는 오랜 시간에도 굳건하게 자리하고 있는 전통시장입니다. 작년부터는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로 기존 상인과 청년 상인들이 힘을 합쳐 전통과 현대를 잇는 새로운 시장으로 거듭났습니다. 따라서 기존에 시장을 즐겨 찾던 이들 뿐 아니라 젊은 사람들의 발걸음도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1913송정역시장은 야시장으로 유명한데요, 밤에는 반짝이는 노란 조명을 밝혀 별빛 아래를 걷는 기분이 들 정도로 분위기가 포근합니다. 맛있는 냄새가 폴폴 풍기는 맛집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둥실둥실 떠오릅니다.

▲ 1913 송정역시장 입구

시장 입구에는 상점들이 처음 문을 연 연도가 쭉 적혀있는 컨테이너 박스가 설치되어 있어서 상점들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습니다. 또, 2017년 4월부터 10월까지 매달 셋째 주 금요일 오후 7시에는 ‘버스킹 나눔 in 콘서트’가 열린다고 합니다. 이 기간에 맞춰 방문한다면 시장 풍경과 더불어 흥겨운 버스킹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영명국밥집

시장을 구경하기 전, 배가 고팠던 저는 국밥집을 먼저 찾았습니다. 제가 찾았던 곳은 국밥집 내 테이블이 협소한 탓에 주말에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답니다. 하지만 평일에 방문한 저는 바로 들어가서 따끈한 국밥과 순대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밑반찬의 종류는 많지 않았지만, 김치와 마늘장아찌의 맛이 깔끔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주인 아주머니가 친절하여 편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 여러 가지 상점들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본격적으로 시장 구경에 나섰습니다. 시장에는 오감을 즐겁게 하는 다양한 종류의 상점이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밥집과 전집, 술집, 의상실, 사진관 등이 있었는데요. 사진관에서는 추억의 흑백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남녀노소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저도 다음에는 부모님과 함께 방문하여 특별한 흑백 사진을 찍어봐야겠습니다. 교복을 대여할 수 있는 상점 앞에는 사람들이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학창시절의 추억 속에 잠겼습니다.

▲ 느린 먹거리가 가득한 시장 풍경

참새가 방앗간 앞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 저도 방앗간에 들러 참기름과 현미깨죽가루, 자색고구마 칩, 김부각을 구매하였습니다. 특히, 밀가루가 아닌 100% 자색고구마로 만들어진 칩은 바삭바삭하니 참 맛있었습니다. 깔끔한 맛으로 유명한 김부각도 첨가물이 없어서 그런지 김 특유의 고소함이 매력적이었습니다.

▲ 또 오고 싶은 또아식빵

1913송정역시장에서 또아식빵을 말하지 않으면 서운할 것입니다. 또아식빵은 우리 밀로 만들어진 맛있는 식빵으로, 상점 안에는 여러 종류의 식빵이 있어 취향에 따라 맛을 고를 수 있는데요. 잼을 바르지 않고, 손으로 그냥 뜯어 먹어도 달콤하고 고소해 맛있기로 유명합니다. 또아식빵은 빵 나오는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줄을 서서 기다린 후에야 먹을 수 있었습니다. 대신 따끈따끈한 빵을 바로 먹을 수 있어서 기다리는 시간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저는 갈릭크린베리 식빵을 구입하여 시식하였는데요, 기대했던 만큼 맛있었습니다. 제 뒤에 줄을 서서 기다리던 한 아주머니는 이곳 식빵을 사기 위해 종종 시장을 방문한다며 적극 추천하였습니다.

▲ 1913 송정역시장 입구

1913송정역시장을 걸어가는 중간에는 대합실을 모티브로 한 안내센터와 쉼터가 있습니다. 이곳에는 송정역시장의 역사와 의미를 간단히 소개한 안내판이 있고, 대합실 안에는 현재 시간과 함께 실제 열차 출발 시간표가 전광판으로 나와 있어 재미를 더합니다. 그리고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무인 물품 보관함도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제게 가장 인상 깊었던 창조드림스토어 ‘누구나 가게’는 말 그대로 누구나 가게를 운영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곳입니다. 크게 살거리 점포와 먹거리 점포로 나뉘는데요, 1913송정역시장 누리집(https://1913songjungmarket.modoo.at)에 방문하거나 상인회(062-941-6605)에 연락하면 자세한 사항을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1일부터 7일 이내로 영이 가능하며, 사용료도 1일 1만 원 정도로 매우 저렴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저도 ‘누구나 가게’를 신청하여 제가 직접 만든 물건을 판매해 보고 싶습니다.
 
1913송정역시장의 정기 휴무일은 매월 둘째 주 월요일, 자율 휴무일은 넷째 주 월요일입니다. 점포마다 영업시간이 다르지만 대체로 오전 11시부터 평일은 오후 10시까지, 주말에는 오후 11시까지 운영됩니다. 인근에 공영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주차하기에도 좋습니다. 차를 타고 와도 좋고, 고속 기차를 타고 훌쩍 떠나와도 좋습니다.
 
휴식이 필요할 때, 일상과 다른 곳으로 잠시 여행을 떠나 보면 어떨까요? 시장을 천천히 둘러보며, 삶의 여유와 의미를 되짚어 본다면 팍팍한 일상에 잠시나마 따뜻한 위로와 선물이 될 것입니다.

한국교직원공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