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생활성서 – 소금항아리]
무시와 질투의 감정을 넘어 그 사람을 진심으로 존경할 수 있는 시선을 갖출 수 있기를 하느님께 청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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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8/4/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 사제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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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오 복음 13장 54-58절
“저 사람이 어디서 저런 지혜와 기적의 힘을 얻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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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면목을 알아보는 눈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을 두고 나자렛 사람들이 한 질문들을 가만히 보면 우리 사회에서 사람을 판단할 때 던지는 질문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저 사람은 목수의 아들이 아닌가?”라는 질문은 ‘직업’에 관한 것입니다. “그의 어머니는 마리아라고 하지 않나?”라는 질문은 ‘가족’ 혹은 ‘집안’에 대해 묻는 것입니다. 또 “그의 누이들도 모두 우리와 함께 살고 있지 않는가?”라는 질문은 ‘고향’이나 ‘출신’에 대한 물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나자렛 사람들도, 우리 사회도 누군가를 두고 직업, 가족, 경제력, 가문, 고향 등 외적인 조건을 기준으로 삼아 가늠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기준은 어느 한 사람의 진면목을 알아보는 시선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람의 진면목이란 이런 외적 조건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가치를 그가 얼마나 정성스럽게 대하고 있는가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자렛 고을에서 많은 기적을 일으키실 수 없었습니다. 우리 삶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참으로 빛이 나는 사람, 참으로 위대한 사람이 우리 주변에 숨어 있음에도 그들의 진면목을 알아보지 못하여 그들과 우리 사이에 아무런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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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호 루카 신부(제주교구)
생활성서 2023년 8월호 '소금항아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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