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나해 6월26일 [(녹) 연중 제12주간 화요일]
제1독서
"나는 이 도성을 보호하여 구원하리니, 이는 나 자신과 다윗
때문이다."
○ 열왕기 하권의 말씀입니다. 19,9ㄴ-11.14-21.31-35ㄱ.36
복음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남에게 해 주어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7,6.12-14
◈ [서울] 연중 제12주간 화요일
2018년 나해 6월26일 연중 제12주간 화요일
엠이 봉사자들과 함께 강릉을 다녀왔습니다. 강릉에서 선교장과
참소리 박물관을 보았습니다. 선교장에서는 해설사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냥 볼 때는 무심코 넘어가는 것들도 해설사의 이야기를
들으니 의미가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저는 연못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해설사는 연못에는 연꽃이 있어서 연못이라고
하였습니다. 연꽃을 심은 이유는 아름답기도 하고, 정화의 작용도
있지만, 연꽃을 심는 이유는 연잎에 고인 물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비가 오는 날, 연꽃 위에 떨어진 빗물이 떨어지는
소리를 생각하니 운치가 있을 것 같습니다. 대나무를 심는 이유도
설명을 들었습니다. 대나무가 침입자를 막고, 땅을 보호하는 의미도
있겠지만 대나무는 바람이 불면 소리가 아름답다고 합니다. 설명을
들으니 새롭게 알 것 같았습니다. 참소리 박물관에서도 해설사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한 사람의 열정과 노력이 참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소리를 모으고, 소리가 전달되는 역사를 알 수
있었습니다. 소리는 영화로 발전하였고, 영화는 많은 신화를 우리에게
전달해 주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살아가야 할 목적을 명확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이끄는 문은 넓고 길도 널찍하여 그리로
들어가는 자들이 많다. 생명으로 이끄는 문은 얼마나 좁고 또 그 길은
얼마나 비좁은지, 그리로 찾아드는 이들이 적다.” 남편은 아내가
자신을 ‘왕’처럼 대해 주기를 바랍니다. 아내는 남편이 자신을
‘왕비’처럼 대해 주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남편이 아내를 ‘하녀’
처럼 대하면서 ‘왕’처럼 대해 주기를 바란다면 아내 역시 남편을
‘종’처럼 대할 것입니다. 아내가 남편을 월급만 타오는 ‘기계’처럼
여긴다면 남편 역시 아내를 집안일만 하는 ‘기계’처럼 대할 것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바라보는 거울은 늘 거짓이 없습니다. 내가 거울을
바라보고 환하게 웃으면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도 환하게 나를
바라봅니다. 하지만 내가 거울 속에서 잔뜩 화난 얼굴을 보이면 거울
속에 비친 나의 모습 역시 화난 얼굴입니다. 거울을 바라보고 환하게
웃듯이 우리가 만나는 이웃에게 친절하고, 환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우리의 이웃도 그렇게 우리를 대할 것입니다.
때로 물에 글을 쓸 수 없듯이, 우리의 선한 모습이 드러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잘못이 아닙니다. 거울에 먼지가
있거나, 흠결이 있으면 나의 웃는 얼굴이 제대로 비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역시 나의 얼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거울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나는 나의 할 도리를 다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기에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원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해 주십시오.’
좁은 문은 무엇인지 생각합니다.
그것은 나눔과 희생입니다. 국경 없는 의사회의 봉사자들은 아무런
조건 없이 가난한 나라를 찾아가서 의료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노벨 평화상을 두 번이나 받았습니다. 교구청에도 매월 이발
봉사를 하시는 형제님이 계십니다. 참 고마우신 분입니다. 함석헌
선생님은 ‘그 사람을 가졌는가!’라는 글을 우리에게 남겨 주셨습니다.
무한 경쟁의 시대에 누군가를 위해서 자신의 것을 내어주고, 친구를
위해서 하나밖에 없는 목숨까지 내어주는 사람은 어둠 속에 빛나는
별과 같다고 하였습니다. 감사와 친절입니다. 주변을 보면 잃어버린
지갑을 찾아서 주인에게 돌려주는 분이 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간직하며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는 분도
있습니다.
좁은 문은 눈에 보이는 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나눔과 희생,
배려와 양보, 감사와 친절입니다. 이렇게 사는 사람들은 천국에서
빛나는 별이 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서울 대교구 성소국장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
◈ [수원]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좁은 문의 위치
2018년 나해 6월26일 연중 제11주간 토요일
<좁은 문의 위치>
복음: 마태오 7,6.12-14
반독재투쟁과 생명사상운동의 정신적 지주였던 무위당 장일순 선생
(1928~1994)의 일화입니다. 장일순 선생은 원주에 살았습니다.
원주에서 잘 알려진 어른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아주머니가 딸
시집보내기 위해 찾아오던 돈을 기차에서 소매치기 당하였습니다.
경찰도 찾아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장일순 선생을
찾아왔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장일순 선생은 그 다음 날부터 소주를 사 들고 매일
역으로 가서 거기서 일하는 넝마주의, 지게꾼, 행상들과 술자리를
했습니다. 그러던 중 뒷동네 아무개가 의심된다는 사람들의 증언에
따라 그 사람을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정중하게 사정 이야기를 하고
그 돈을 돌려달라고 했습니다. 마을의 큰 어른이 돈을 돌려달라고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고는 소매치기는 돈을 돌려주었습니다.
축의금을 보태어 그 아주머니에게 돌려주고는 소주를 사 들고 또
소매치기를 찾아갔습니다.
“여보게. 미안하네. 자네도 그게 생업인데 돈도 잃고 소매치기라고
소문도 났을 수 있는데 용서해 주게.”
소매치기는 자기 스스로 이 모든 이야기를 퍼뜨려서 사람들이 알게
되었고 그 마을에서 소매치기 한 명이 사라졌습니다.
장일순 선생이 그린 난초는 사람의 온화한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그의 난초에 한자로 이렇게 새겨져있습니다. 지기영 수기욕
(知其榮 守其辱). 영화를 알지만 욕된 자리를 지키려 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말인데 그 뒤에 위천하욕(爲天下谷)이
이어집니다. 세상 영화를 알지만 세상 가장 욕된 자리를 좋아한다면
천하를 담을 수 있는 골자기가 된다는 뜻입니다.
[출처: ‘대한민국에서 신사로 산다는 것은’, 변상욱 기자, 세바시
139회]
하늘나라에 살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아마도 자신을
희생하면서도 남을 이롭게 하기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일 것입니다.
이기적인 사람은 타인을 아프게 하기 때문에 하늘나라에 들어올 수
없습니다. 남이 나에게 해 주기를 원하는 대로 해 주는 마음이 곧
하늘나라 백성의 공통된 정신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이 황금률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
황금률을 다른 말로 하면 사랑입니다. 하지만 왜 사랑을 실천하기
어려울까요? 말 그대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내 안에 흐르는
성향, 또 사람들이 모인 세상이 흐르는 성향과 반대로 가야만 실천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황금률’을 말씀하신 후 곧바로 ‘좁은
문’에 대해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멸망의 문은 넓어서 그리로
들어가는 사람이 많고 구원의 문은 좁아서 그리로 찾아드는 이들이
작다고 하십니다. 좁은 문이 곧 사랑의 실천이고 황금률의 실천인
것입니다. 그러나 문이 좁다는 말은 그것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반드시 적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가만히 있다고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 자신과 이
세상은 어떤 흐름 속에 있습니다. 나와 이 세상은 멸망으로 향해
흐르고 있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멸망으로 갑니다. 세상영화를
따라가면 멸망으로 갑니다. 높은 나무는 벼락을 맞고 높은 산은
밀초처럼 녹게 됩니다. 높은 산이 되지 말고 깊은 골짜기가
돼야합니다. 세상이 추구하는 것과 반대 것을 추구해야합니다. 명예를
추구하면 멸시를, 편안함을 추구하면 불편함을, 돈을 추구하면
가난함을 추구해야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의 반대를
택하기만 하면 됩니다. 이것이 좁은 문입니다.
좁은 문은 내가 내려가야 만날 수 있습니다. 좁은 문은 그래서 낮은
곳에 있습니다. 높은 곳만 바라보게 만드는 곳이 세상입니다. 낮은
곳에 좁은 문이 있습니다. 남이 나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대로 나도
이웃에게 해 주려다보면 세상에선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하늘나라에 이르는 문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 시험을 통과한 사람들만
하늘나라 시민이 됩니다. 매사에 무엇이 낮은 곳으로 가는 것인지
묵상하고 더 낮아지는 삶을 택해야합니다.
http://www.수원교구영성관.com/
-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 -
◈ [수원] 좁은 문 / 조욱현 토마스 신부|오늘의 강론 묵상
2018년 나해 6월25일 연중 제12주간 화요일
복음: 마태 7,6.12-14: 남에게서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주어라.
“거룩한 것을 개들에게 주지 말고, 너희의 진주를 돼지들 앞에 던지지
마라.”(6절) 여기서 ‘거룩한 것’이란 우리가 함부로 쓰거나 망가뜨리면
불경한 짓이 되는 것을 말한다. 그것을 범하려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불경의 죄를 지은 것이다. ‘진주’는 소중히 여겨야 하는 모든 영적인
것이다. 거룩한 것이나 진주는 감추어져 있는 것이기 때문에 조개
안에 담겨있는 것과 같다.
우리는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사람들에게 무엇을 드러내는
일은 신중해야 한다. 사람들이 명백하게 중요한 진리를 받아들이지
않는 까닭은 오로지 미움과 하찮게 여기는 마음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개로 배불리고 어떤 이들은 돼지로 배불린다. 나는
어떠한 것으로 불리고 있는가?
“그러므로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12절) 예수님께서는 이
한 마디로 우리가 해야 할 모든 것을 요약하신다. 즉 하느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시기를 바란다면,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동료가
너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도 네 이웃에게 해 주라고 하셨다.
이보다 짐스럽지 않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이보다 공평한 것이
있겠는가?
이제 우리는 우리의 의무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이제 다시는
몰랐다고 핑계 대며 피할 수 없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신앙을 갖지
않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그렇게도 평범한 것을 실천하면서 사는
모습은 아니다. 복음을 아는 신앙인의 모습은 여기에서 한 단계 더
올라가야 한다. 그것은 어떤 것인가? 그것은 그 사랑의 행위를 통하여
자신이 그만큼 성숙하는 그러한 사랑이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13절)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마태 11,29)하셨고
산상설교에서 겸손하고 온유한 이들에 대해 말씀하시지만 이 편안한
멍에와 이 가벼운 짐을 마다하는 사람이 많아서, 생명으로 이끄는
길은 힘들고 문은 좁게 느껴지게 되었다.
예수님께서는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마태 11,30) 우리는
하느님께서 남이 우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남에게 해 주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렇게 그 짐은 은총이기 때문에 가볍고
기분 좋은 것임을 분명히 하셨다. 그런데 어떻게 좁고 비좁은 길을
편하다고 하는 것이냐? 그것은 그것이 문이면서 길이기 때문이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요한 14,6)라고 하셨다.
그 길이 좁아 보이는 것은 주님의 멍에 곧 계명이 무거워서가 아니라,
기꺼이 주님의 말씀을 믿고 따르는 이가 적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안에, 곧 성령 안에 머물 수 있을 때만이, 그 계명을 따를 때만이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으며, 하느님의 자녀로서 살아갈 수 있다.
주님의 뜻을 오늘도 실천하는 우리가 되도록 하자.
- 수원교구 조욱현 토마스 신부 -
◈ [기타] 포기하긴 너무 이릅니다! : 오늘의 능력말씀
2018년 6월26일 화요일
포기하긴 너무 이릅니다!
오늘은 “포기하긴 너무 이릅니다”라는 내용으로 은혜의 시간이
되겠습니다.
갈라디아서 6장 9절 말씀에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않고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러 거둘 것입니다”고 말씀하십니다.
여러분, 아직도 고난의 터널을 지나고 계십니까?
아직도 기도 응답이 없으십니까?
이젠 그만 포기하고 싶다 생각되어지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지금이야말로 진짜 믿음을 보여줄 때입니다. 모두가 이제
틀렸다고 할 때, 이제 포기하는 게 낫다고 할 때, 죽음의 바다 홍해를
바라보며 망연자실할 바로 그 때가 홍해가 갈라질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모세는 출애굽기 14장 14절 말씀에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니 너희는 가만히 있을지니라”고 외쳤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에게는 아직 가장 좋은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생각보다 늦을 수도 있고, 바뀔 수도 있고 더 기다려야 할지는
몰라도 그 때는 반드시 옵니다. 포기하지만 않으면 때가 이르러
반드시 거두게 됩니다. 포기는 없는 것입니다.
할렐루야!
- 인천 부평 사랑밭 교회 권태일 목사 -
◈ [수도회]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마태 7, 13)
한상우 바오로 신부 |오늘의 강론 묵상
2018년 나해 6월26일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마태 7, 13)
구원은 역설적이게도 작아지는 여정입니다.
작아져야 주님께 이 모든 것을 맡길 수 있습니다.
작아져야 이 모든 것이 감사일 수 있습니다.
점점 작아져야 하느님과 끝내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작아져야 할 대상은 언제나 우리자신입니다.
작아져야 주님으로부터 힘을 얻을 수 있고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바다의 모래처럼 부서지고 작아져야 좁은 문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복음은 작아지는 참기쁨입니다.
그래서 십자가는 깨어지고 부서지는 은총을 줍니다.
욕심의 근원은 우리가 너무 커져버린 것에서 출발합니다.
기도의 완성또한 우리의 뜻을 내려놓는 작아지는 애덕의 실천입니다.
작아지는 것이 참된 힘입니다.
작아짐으로 더 깊숙이 예수님 마음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의 행복은 작아지신 예수님께 있음을 믿습니다.
작아지면 자유롭고 자유로우면 못 들어갈 문이 없습니다.
작아지는 것이 모든 것의 해결책이기 때문입니다.
- 구속주회 한상우 바오로 신부
◈ [청주] 바라는 그대로 해주어라 |반신부의 복음 묵상
2018년 나해 6월26일 연중 제12주간 화요일 (마태 7,6.12-14)
바라는 그대로 해주어라.
사람은 살아가면서 기대와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바라는 바가 있고, 자식이 부모에게 바라는 바가 있습니다.
부부간에는 물론 이웃간에도 친구에게도 기대하는 바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기대와 바람에 만족하고 기쁨을 갖는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기대에 못 미친다고 느낄 때가 훨씬 많습니다. 내가 이만큼
했으면 너는 이 정도는 따라주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합니다.
지극히 주관적으로, 자기는 잘하고 있는데 상대는 그에 못 미친다고
생각하기일쑤입니다. 그래서 실망하고 상처를 만듭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남이 너희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대접 받기를 원한다면
남을 똑같이 대접해 주어야 합니다. 사실 내가 받는 고통이나 기쁨은
내가 남에게 어떻게 해줘야 할 것인지를 가르쳐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느 한정된 사람을 뛰어 넘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십자가에 못 박는 원수까지도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그 한정된 테두리를 극복 하도록 촉구하십니다.“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인정을 받겠느냐? 죄인들도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은 사랑한다"(루가6,32).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이든
주님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고 하시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삶을 살아야 생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속의 온갖 유혹을
거슬러 살려면 문이 좁고 길이 험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지는 소명입니다. 밑지고 손해 보는 것 같지만
옳은 길과 옳은 문을 찾는 수고는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나의
기대와 바람만큼 걸 맞는 수고와 땀을 소홀히 하지 않는 오늘이기를
희망합니다.
아무리 아름답고 좋은 길이라 해도 그 길이 목적지와 연결되어 있지
않다면 서둘러 그 방향을 바꿔야 할 것입니다. 험하고 힘든 고된
길이라 하더라도 그 길이 천상과 연결되어 있다면 군소리 없이 걸어야
합니다. 신앙인의 삶은 매 순간이 세상을 감당하는 도전입니다. 더 큰
사랑으로 사랑합니다.
- 천주교구 반영억 라파엘 신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