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커
난 네가 너무도 싫은데
넌 내가 얼마나 좋기에
집요하게 쫓아오는 거니
제발, 그만 좀 찾아와
양팔로 미친 듯 뿌리쳐도
논두렁 거머리마냥 들러붙고
발자국마저 삼켜버린 채
내 뒤를 숨죽여 추적하지
젖은 혀는 순백의 목선을 핥고
피부에 남은 건 썩은 주사바늘
난 너를 증오해 허공을 가르는 무표정한 손
너는 나의 저항도 몸부림도 사랑하지
나는 도망도 희망도 모조리 잊었고
밤마다 너의 이름을 심장에 파종했다
한순간 해방을 믿었지 숙면의 그밤
너는 오랜 미행 끝에 나를 침윤(浸潤)했다
피로 부푼 배, 만족에 떠는 날개
쇠를 찢는 끈적한 숨소리가 맴돈다
물러가라, 이 망측한 검은사신아
붉은 목덜미에 솟아 오른 봉분(封墳)이여
싸리대처럼 마른 몸, 모래시계처럼 새는 피
너는 나를 마셔 갈증을 달랬고
나는 너를 긁어 흉터를 낳는다
토해낸 피로 씻은 날개, 덮고 잠든 너
검붉게 물든 묘비, 긁다 지쳐 잠든 나
첫댓글 여름엔 모기 때문에 힘들죠
모기 뿐만이 아니고 온갖 벌레가 극성인 여름
건강한 여름 보내시기 바랍니다.
네 작가님. 어찌나 저를 사랑하는지 러브벌레보다 더 하네요. 좋은 하루되십시오.
ㅋㆍㅋㆍ그놈들 참ㆍ건강한 여름 보내세요ㆍ
작가님도 무더위에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
@유영준 건강한 여름 보내시기를!
@해옹(海翁) 조우연 작가님! 무더위에 건강 잘 챙기십시오.
깊은 잠을 잘 때 몰래 사랑할 것이지 꼭 자기 전에 윙윙거려 미움을 받죠.
네 ㅜㅜ어디서 그리 숨어드는지.. 힘듭니다. 🙈
모기의 전언
당신 그거 아세요
손길에도 표정이 담긴다는 걸
당신의 손에 써놓은 ''무표정''
나는 밤마다 무표정에 압사할 것 같았어요
무표정과 같이 살다보면
내 생이 포말처럼 부서질 것 같았어요
좀 보아주지 그랬어요
좀 예뻐해주지 그랬어요
사랑 한조각 구걸한 것 뿐인데
당신은 심장을 꺼두고 잠이 들더군요
누가 심장까지 달라고 했나요
모진 사람.
다솔 시인님은 댓글도 시로 써주시는 클라스에 감탄만하다 퇴근합니다. 모기에게 방해받지 않는 저녁식탁되시길 바랍니다.😍
무더위에 건강 조심하세요
작가님도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