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우리말
1. 쪽도 못 쓴다.
상대해보지도 못한 채
기가 눌리어 꼼짝 못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말은 본래 씨름판에서 나온 말이다.
씨름판에서 상대한테 배지기로 들렸을 때,
자신의 발등을 상대의 종아리 바깥쪽에 갖다 붙이면,
상대가 더 들지도 못하고 내려놓지도 못하고
힘은 힘대로 빼면서 애를 먹는다.
이런 기술을 `발쪽을 붙인다`라고 하는데
그런 기술도 써보지 못하고 당했을 때
`쪽도 못 쓴다`라고 한다.
또 사람이나 어떤 사물에 혹할 정도로 반하여 꼼
짝 못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2. 치가 떨린다.
너무 분하거나 억울한 마음이 들 때
흔히 이를 악물거나 이를 간다.
그런데 이를 너무 악물거나 갈게 되면
이가 흔들린다.
그래서 ‘치(齒)가 떨린다’라는 말이 생겼다.
3. 케케묵다.
‘케케묵다’는 ‘켜켜이 묵다’에서 비롯되었다.
‘켜’는 포개어진 층을 이르는 우리말이다.
가령 시루떡을 찌면서
‘켜’를 두껍게 안친다고 할 때 등에 쓰인다.
먼지 따위가 켜켜이 앉게 되면
자연히 ‘켜켜 묵은 것’으로 될 수밖에 없다.
4. 태질을 하다.
이삭을 떨 수 있게 만든 농기구인 개상에
곡식 단을 메어쳐서 터는 것을 태질이라 한다.
‘메어꽂다’는 뜻을 가진 `태질을 하다`란 말이
바로 여기서 나온 것이다.
5. 터무니없다.
`이치나 도리에 맞지 않다`의 뜻이다.
터무니는 원래 터를 잡은 자취를 뜻하는 말이다.
‘무니’는 지금의 ‘무늬’라는 말이다.
터를 잡았던 흔적이 없다는 말이니
전혀 근거가 없거나
이치에 닿지 않는다는 뜻을 지니게 되었다.
6. 트집 잡다.
공연히 조그마한 흠집을 잡아
말썽이나 불평을 하다`의 뜻이다.
원래 한 덩어리가 되어야 할 물건이나
한데 뭉쳐야 할 일이 벌어진 틈을 일컫던
트집이라는 말이 점차 그 뜻이 전이되어 쓰인 것이다.
7. 팽개치다.
하던 일을 포기하고 그만 두는 일을 말한다.
팽개는 `팡개`에서 왔는데
팡개는 논에 있는 참새를 쫓는 데에 쓰이는
대나무 막대기이다.
이렇게 논바닥에 팡개를 쳐서
흙이나 돌을 묻힌 다음 그것을 휘둘러
새를 쫓는 것에서 `팽개치다`라는 말이 나왔다.
8. 하룻강아지.
하룻강아지는 ‘하릅강아지’가 변한 것이다.
그러면 이 ‘하릅’은 무엇인가?
요즘에는 이 단어가 거의 쓰이지 않지만
아직도 시골 노인들에게서 들을 수 있다.
‘하릅’은 소·말·개 등과 같은 짐승의
‘한 살’을 지시하는 단어이다.
‘하룻강아지’가 ‘하릅강아지’로부터 변형된 것이고
이것이 ‘한 살 된 강아지’라는 의미라면,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 라는 속담은
‘한 살 된 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 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9. 학을 떼다.
`거북하거나 어려운 일로 진땀을 빼다`의 뜻이다.
말라리아를 한자어로 `학질(瘧疾)`이라고 한다.
그리고 `학을 떼다`는 `학질을 떼다`,
즉 `학질을 고치다`에서 나온 말이다.
학질은 열이 많이 나는 병임으로
자연히 땀을 많이 흘리게 된다는 점에서
어려운 곤경에 처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하겠다.
그러므로 ‘학을 떼는 것’은 여건 귀찮고 괴롭고
거북한 일에서 벗어나 해방되는 것을 의미한다.
10. 한참.
시간이 상당히 지나는 동안`이라는 뜻의 말이다.
두 역참(驛站)사이의 거리를 가리키던 말이다.
역참과 역참사이의 거리가 멀기 때문에
그 사이를 오가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뜻으로 쓰던 말이었다.
공간 개념이 시간 개념으로 바뀐 경우라 하겠다.
그리고 새참이니 밤참이니 할 때도
참`도 역참에서 나온 말들이다.
11. 헹가래.
헹가래는 원래 가래로 직접 흙을 파기 전에
헛가래질로 손을 맞춰보는 것을 말한다.
지금은 보기가 쉽지 않지만
농기구 가운데 가래라는 것이 있다.
삽 모양으로 생겼는데,
나무로 된 날에다 자루가 박혀 있다.
흙을 파는 날의 끝에는
쇠로 된 보습을 끼워 작업 중
쉬 부러지지 않도록 해놓았다.
외날이 있는가 하면 세 날 짜리도 있다.
밭의 이랑을 짓거나 농로 보수, 집터 고르기
등을 할 때 흙을 퍼서 옮길 때 주로 사용했다.
한 사람은 자루를 잡고 다른 두 사람이
가랫날의 넓죽한 위쪽 두 귀에 맨 줄을
한 가닥씩 잡고 앞에서 당겨
협동 작업을 할 수 있는 편리한 도구다.
가래꾼들은 본격 작업에 앞서 실수하지 않도록
손을 맞추기 위해 헛가래질을 해보곤 했다.
이 동작을 ‘헛(虛)가래’라고 했는데,
헌가래→헨가래를 거쳐 지금의 ‘헹가래’가 되었다.
오늘날에는, 좋은 일을 당한 사람을
치하하는 의미에서 여럿이 그 사람의 네 활개를
번쩍 들어 던져 올렸다 받았다 하는 짓’을
일컫는 말로 쓰이고 있다.
특히 운동경기에서 승리했을 때
감독이나 선수들을 헹가래치는 것을 많이 본다.
12. 회(蛔) 동(動)하다.
맛있는 음식을 보면
뱃속에 있는 회충이 먼저 알고
요동을 친다 해서 생긴 말이다.
어떤 음식이나 일을 앞에 두었을 때
썩 입맛이 당기거나 즐거운 호기심이
일어나는 상태를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13. 후레자식.
`배운 데 없이 제멋대로 자라서
버릇이 없는 아이`를 뜻하는 말이다.
14. 후미지다.
`무서우리만큼 호젓하고 깊숙하다`의 뜻이다.
물가의 휘어서 굽어진 곳을 ‘후미’라고 한다.
따라서 `후미지다`고 하면 후미가
매우 깊은 곳을 가리키던 것이 점차 확대되었다.
15. 동냥
`거지가 돈이나 물건을 구걸하는 일`을 뜻한다.
한자말인 동령(動鈴)에서 온 말이다.
원래 불가에서 법요(法要)를 행할 때
놋쇠로 만든 방울인 요령을 흔드는데
이것을 동령이라고 했다.
그러다가 중이 쌀 같은 것을 얻으려고
이 집 저 집으로 돌아다니며
문전에서 동령을 흔들기도 했다.
지금은 동령대신 목탁을 두드리지만
동냥이라는 말은 이렇듯 중이 집집마다
곡식을 얻으러 다니던 ‘동령’에서 비롯한 말이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