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내가 클만큼 크고 많이 생각하면서 살아왔다고 생각했지만 오늘은 정말 제 자신이 부끄러워 어쩔줄 모르겠습니다.
절 아시는분은 잘 아시다시피 바이크 때문에 집안이 많이 시끄러웠던 것을 알고는 계실겁니다.
오늘 아버지께서 침울해 있는, 아니 삐져있는, 말도 잘 안하고 있는 절 부르시더니 말씀하시더군여.
서류 뭉치를 가져오시더니 이걸 보라고 하셨습니다. 그 서류에는 아버지께서 인터넷을 뒤져가며 찾아오신 대림자동차 효성기계공업 등의 바이크에 관해 모델,종합보험,중고차시세 등 자세한 내용까지 다 포홤돼어 있었씁니다.
전 아버지가 이 정도로 신경써주시고 저보다 더 바이크에 대해 알고 있으신줄 몰랐습니다. 아버지의 대화로 말미암아 제 자신이 얼마나 얕은 지식으로 잘난체 하며 살아왔는지 느끼게 되었구여.
아버지께선 저보다 더 상세하게 신경을 써가주시며 제가 바이크를 탈 수 있는 모든 준비를 해 두고 계셨던겁니다.
그런데 전 그런 아버지를 오해하고있었습니다. 시간을 질질 끄시면서 언젠가는 포기할 시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지만 역시 아버지는 아버지셨습니다. 어차피 바이크를 타야 하겠다면 가장 안전하고 확실하고 제대로 타게 해줄려고 준비하고 계셨던 겁니다.
오늘 제 자신이 왜 이리 작아보일까여..
전 그냥 바이크만 사면 그 까짓꺼 그냥 한시간 배워서 타고 다니면 되는 거라는 생각밖에는 없었습니다.. 바이크에 미쳐있어서 말이지요.
저를 이해하고 밀어주신땐 확실히 밀어주시려고 하는 아버지를..
전..너무도..너무나 얕은 생각으로 미워하고 오해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 아버지 얼굴 보기가 미안했습니다..죄송했습니다.
이 서류들은 2월 8일에 준비되어 있던 것이었습니다. 인쇄된 날짜가 나오는군여..
제가 바이크를 타겠다고 말한 그 다음날부터 확신을 가지시고 사방팔방 뛰어다니셨던 것입니다. 아버지 일도 뒤로한채 말이지요..오늘이17일이니... 많은 기간동안 번뇌하시고 고민하셨던 겁니다.
이렇게 준비해놓으시면서도 과연 이게 잘하는 일인가 하시면서 말이지요.. 세상 그 어떤넘이 이렇게 행복에 겨워서 투정부리고 있었던 것이었을까여.. 부모님 마음을 이해한다고 말을 했지만 결국 제 고집만 피우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제가 살려고 하는 엑시브sp에 관해 모든 정보를 입수하고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중고차 시세등등 연식 등등 .. 아버지께서 자동차 정비2급 자격증을 가지고 있었다는것을 잊고 너무 아버지를 깔보았습니다.. 비록 취득한지 10년이 넘으셨다고 하셔도.. 기본적인 메카닉은 저보다 더 월등하셨던 것이었습니다.
직접 효성수퍼스포츠 총판에 전화까지 하셔서 새차가격을 알아보시고 에누리까지 다 맞추어 놓고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저는 새차를 에누리 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는데... 정말 인생 선배는 달라도 정말 다르다는걸 느꼈습니다..
제가 아무리 사회생활을 7개월동안 했다고 해도.44년을 살아오신 아버지의 인생을 너무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 경험을..
울만큼 울고 맘고생도 당할만큼 당하고.. 제 자신에 좌절도 해보고.. 삶의 의미를 잊고 하루하루 시간때우기로 살아왔던 지금까지의 제 인생..
아버지의 인생에 뒤돌아보면 너무나 하찮은... 부끄러운 삶이었습니다.
그런 아버지의 마음을 단 1%라도 이해하려고 나는 노력했었는가? 아니 시도라도 해 보았던가? 아버지는 절 이해하려고 수 많이 고민하고 맘고생을 하셨을 터...
거의 확정적인 ..아니 굳게 약속된 이 시점에서도 마음은 너무 착잡하기만 합니다. 아버지께서 제가 바이크 타다가 사람을 칠 것까지 감수하고 허락해 주시는 것입니다.. 사람 잘못 치면 우리 집안이 다 거널날지도 모르는 일인데 말이지요.직접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여.
전 우물안 개구리였습니다. 아니 그보다 못한 땅속의 지렁이였습니다.
언제까지나 나 하나만 생각하고 살면 됄지 알았는데.. 아버지께선 그 모든것을 다 포괄하시고.. 자식을 위해서...
비록 감정에 복받쳐 제 마음속에 있는 모든것을 글로 다 말씀드릴순 없지만..
바이크매니아 회원분들.. 형들.. 누나들이라면 이해해 주실시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경포..아니 왕호형.. 나이는 저보다 한살 위지만 생각하는것이나 저에게 말해주는것..모두 .. 깊으시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제가 왕호형의 대부분을 보지는 못했지만.. 그냥 생각이 참 깊은 형이라고 느꼈습니다. 제가 도움을 청했을때 도와줄려고 애쓰시고.. 나중에 바이크를 타더라도 정말 믿고 의지할 수 있을거라고..
이제 제게 남은것은 바이크를 숙달되게 연습해서 부모님 앞에서 보여주는 일만 남았습니다. 아버지께선 제가 운전하는 것을..숙달돼었다는 것을 눈으로 보기 전에는 안 된다고 하셨으니..
이 모든것을 준비해 놓으신 아버지가 새삼 존경스럽습니다. 가끔 아버지와 술자리를 가질때 서로 속마음을 털어놓을때도 있지만, 그 어떤 모습보다 존경스럽습니다.. 전 그런 아버지가 과연 될 수 있을련지요.. 아버지와 같은 상황에 놓였다면... 저는 자신이 없었을 겁니다.
에구.. 제가 너무 주저리주저리 말이 많았군여.. 하지만 오늘은 모든것을 터놓고 회원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었네여..
바이크라이프 인생이 저보다 많으신 분들이니.. 아마 이해해주실지도 모를 일이지여..
제가 자랑하려고 여기 쓰는것은 절대 아닙니다. 바이크매니아분께 또 다른 약속을 하고 있는것이지요. 여러분이 증인이 되주셔서..
바이크를 타더라고 항상 부모님을 생각하며 조심조심 타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언제나 다짐했지만 오늘 일로써 정말 확신을 가졌습니다. 비록 사고가 아예 안 날수도 있지만 그래도.. 최대한 사고를 안내고 안전하고 오래 타서 부모님께 신뢰를 가지고..
바이크 타고 다니면 항상 마음이 쿵쾅 거리실 우리 엄마...의 마음에도 신뢰를 쌓아야 하겠지요.
바이크 구입후 언젠가 투어를 같이 갈 날이 있겠지만 형들이 제가 안전하게 탈수 있게.. 오버하지 않게.. 옆에서 도움을 주셨음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게 바이크 교습을 해 주실 분을 찾습니다. 너무 무리한 부탁이겠지만..
대림교습소에서 배울수도 있겠지만.. 회원분들게 배우는게 더 많이 확실하게 배울수 있을것 같아서여..
그냥 답답하고.. 기쁘기도 하고.. 여러 복잡한 마음에 제 마음을 이렇게 털어놔 봅니다.
항상 즐 라이딩 하시고여..
항상 부모님을 생가하시며 라이딩 즐기셨으면 합니다.
주제넘은 말은 이만 줄이고..
행복한 삶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제게 힘이 되고 용기를 주신 왕호형, 그리고 신경써주신 이에드워드님께도 감사드리고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