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븐데일 CC에 1박 2일 예약했는데 숙소는 제이원 호텔이다
숙소까지 약 30분이나 걸려 좀 멀다 싶었다
그런데
오창시내 중심가에 있어 오히려 저녁 먹을 식당도 찾기 좋았고
커피숍도 갈 수 있어 더 좋았다
운전하는 남자들이 좀 고생을 했지만...
이 제이원 호텔은 아마도 진천에 선수촌이 있다 보니 운동선수나 관계자들이 많이 드나드는 곳인가 보다
입구에 다양한 구기종목의 사인볼이 전시되어 있다
이 호텔 제일 맘에 든 것은 룸의 바닥이 나무마루였다는 점이다
카펫보다 먼지도 덜 나고 타일보다는 왠지 따뜻한 느낌이 들어 좋다
아침식사하러 일찍 클럽하우스 식당으로 왔는데
자욱한 산 안개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놓았다
새벽에 비도 촉촉하니 내려 쌀쌀한 바람이 청량감을 준다
어제 코스를 다 익혔으니 오늘은 더 잘 칠 수 있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는 두 청춘
열심히 샷 연구하는 줄 알았더니
티를 던져서 세우겠다는 씨잘데 없는 놀이를 하고 있었네그려
딸과 사위는 어제와는 확 달라진 샷감으로 스코어도 많이 줄였다
그리고 실력이 많이 늘어 제법 함께 즐길 만하다
이제 '엄마를 이겨라'라는 미션을 조만간 달성할 수 있겠다
멀리 보이는 하트벙커에 티샷한 볼이 들어가면
여러 가지 상품을 주는 이벤트도 실시 중이다
하트벙커에 공을 넣으려다가는 오른쪽으로 오비가 나기 십상일 듯해
함부로 시도하긴 어렵다
우리 팀은 아무도 핑크빛 하트벙커에 공을 넣지 못하고 하트 이쁘네 하며 지나갔다
오글거리지만 사진을 찍어준다는 캐디 말에 얼른 포즈를 취하는 우리들
남편은 전반 끝나고 커피를 앞자락에 흘려 옷을 갈아입고 후반라운드 중이다
당신이 인플루언서냐고 놀렸더니 나는 사진은 안 찍잖아 하며 웃는다
요즘 사진 찍기 위해 라운딩 하는 젊은이들은 옷을 3번 이상 갈아입으며 공치는 일보다 사진 찍는 일에만 집중한다고 한다
하트를 만들어보라는데 우리 부부는 어색하게
이케요?
아니 요롷게 해야지요
이케요?
하면서 일그러진 하트를 만들었다
공치는 1박 2일 동안 쭌이는 호강에 겨워 지냈다
짠딸 친구들까지 몰려와 애견카페 나들이도 갔지만
사회성 없는 쭌이가 다른 강아지를 보고 너무 으르렁대며 달려들어
브런치도 포기하고 집으로 왔다고 한다
집에선 세명의 아가씨들의 사랑을 함빡 받으며 흐뭇한 시간을 즐겼다
쭌이를 손에서 떼어놓질 않고 안아주고 쓰다듬어 주니 얼마나 좋았겠는가
흐뭇해하는 저 쭌이의 표정 보소
짠딸 친구들도 사진으로만 보던 쭌이를 만나 하루를 보내며
너무나 행복해했다고 한다
집에 가기 싫다며.....
아침에 눈 뜨자마자 짠딸 배를 질겅질겅 밟으며 아양을 떨어 산책까지 시켰다고 한다
짠딸도 이틀 동안 쭌이와 지낸 시간이 힐링의 시간이 되었다고 하면서
행복한 피로감이 몰려온다고 웃는다
큰딸 부부 현관으로 들어서니 하루 못 봤다고 쭌이는 상봉의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한다
집을 나설 때는 뒤도 안 돌아보고 큰딸 품에 안겨 떠났다
귀여운 녀석
다음에 또 보자 쭌이야!
어머!
나 어느새 애견인 된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