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한 됫박과 개구리
꺼내도 꺼내도 끝도 없고 한도 없이
나오는 보물단지를 화수분이라고 한다.
옛날 가난한 농사꾼이 있었다.
어느 해 흉년이 들어
먹을 것이라고는 좁쌀 한 톨도 없었다.
어느 날 생각다 못해 집에 있는
솥단지 숟가락 젓가락만 남기고
나머지 집에 있는 세간을
몽땅 장에 내다 팔았다.
그리고 그 돈을 가지고
겨우 쌀 한 됫박을 살 수 있었다.
그래도 먹고는 살아야겠기에
한 됫박을 사서 어깨에 메고 가는데
앞에 한 남자가 큰 함지박에
개구리를 잔뜩 담아서 온다.
"그 개구리는 뭣에 쓰려하오"
"아 하하, 집에 먹을 것이 없어
이거라도 구워 먹으려고요."
흉년이 들어 살기가 어려우니
개구리라도 잡아 먹고 살겠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들은 농부의 생각은 저것들도
한 세상 살아 보려고 태어났을 텐데
한 철도 살아 보지 못하고 죽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애처로웠다.
그러다 농부는
쌀자루를 내려놓고 넌지시 말을 꺼낸다.
"쌀 한 됫박 드릴테니
그 개구리 나에게 파시오." 하니
남자는 얼시구나 하고 승낙한다.
그런데 농부는 근처 연못으로 가더니
개구리들을 물 속으로 다 넣어주었다.
이제 농부는 개구리도 없고 쌀도 없다.
그런데 돌아가는 농부의 등뒤에서
갑자기 개구리 떼가 '개골개골' 하면서
요란스럽게 물 밖으로 몰려나온다.
무슨 일인가 해서 보니 개구리 때가
물 속에서 낡은 바가지 하나를 끌고 나온다.
물끄러미 바라보던 농부는
미소를 지으며 그 바가지를 받아 들었다.
'그래 저 미물도 고마움의 표시로
낡은 바가지로 은혜 갚음을 하나보다.'
하고 이렇게 생각했다.
낡은 바가지 하나 들고 돌아온 농부는
마루에 걸터앉아 하늘만 바라본다.
그때, 쌀이라도 사 오면
죽이라도 끓여 먹으려 아이들과 함께
기다리던 아내는 남편이 돌아온 기척에
반갑게 남편을 맞는다.
"여보! 쌀은 어디 있소."
"으이 그게,
쌀 대신 빈 바가지 하나 가져왔소.
부엌 부뚜막 위에 놓았으니 소중하게 쓰소."
아내는 싱긋 웃고
아무런 생각 없이 부엌으로 나간다.
"여보, 당신 농담도 참 잘하시는구려,
빈 바가지라 그러더니
쌀이 한가득 들어 있구먼요."
어! 농부는 그럴 리가 없다는 표정으로
부엌으로 갔다.
아니 이럴 수가,
이게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인가!
아내의 말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배고픔에 지친 농부는 이상하게
생각을 하면서도 깊은 생각할 여유가 없다.
쌀밥 지어 맛있게 먹을 생각 외에는…
다음 날 아침
아내가 부엌에 나가더니 놀라 펄쩍 뛴다.
아니 비어있던 바가지에
또 쌀이 가득 담겨 있는 것이 아닌가.
비워지면 또 가득하고,
또 비워지면 가득하고...
농부는 조용히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본다.
개구리들이 목숨을 살려 준 은공을
화수분 바가지로 갚으려 함이구나 하고
그 후 농부는 주위에 배고픈 사람들에게
쌀을 나눠주며 서로의 배고픔을 이겨내었다.
그러나 그 "화수분" 바가지는
농부가 죽은 후로는
더 이상 쌀이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이 짧은 옛날이야기 속에서 내가 사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 '라디오 명언' 중에서
움켜 쥐기 보다는 나누며 살고
각박하기 보다는 넉넉한 마음으로 살자.
의심하지 말고 믿어주는 마음으로 살자.
눈치 주기 보다는 감싸주는 손길로 살자.
서로에게 해가 되는 사이가 아니라
서로가 복을 주고 받으며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