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의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어이없는 주장을 했다. 대기업이 노동자의 임금을 올리지 않으면 세금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우리 노동당은 조국의 이 주장에 대해 매우 어이없게 생각하는 바이다.
노동자의 임금을 올리지 않으면 대기업의 이윤은 더 늘어난다. 안 그래도 임금 억제로 이익을 보는 대기업에게 세금 혜택까지 이중으로 주겠다니, 이런 부자감세 정책은 외국에서도 그 사례가 없다. 이게 ‘조국식 사회주의’라는 한동훈의 비판도 헛발질이다. 이건 사회주의와 전혀 무관하다. ‘조국식 부자감세’라고 해야 할 일을 ‘조국식 사회주의’라고 주장하는 건 그냥 나쁜 것에는 무조건 사회주의라는 딱지를 붙이겠다는 것일 뿐이다.
조국은 자신의 진의는 그게 아니었다고 말할 수도 있다. 아마도 조국은 숨은 조선일보 애독자인 듯하다. 조선일보가 최근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결을 외치니까 뭔가 그에 대한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한 듯하다.
그런데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그런 식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다. 그냥 간단하게 묻자. 대기업 노동자가 임금을 양보하면 대기업이 알아서 그걸 중소기업에게 나눠주는가? 게다가 설사 주었더라도, 중소기업 자본가는 그걸 중소기업 노동자에게 나눠주는가? 두 번이나 관문이 있는데, 이를 해결할 방법이 없는 한 조국식 발상은 그냥 자본가의 선의를 구걸하자는 것일 뿐이다.
물론 우리 노동당도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극복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자본가의 선의에 기대지 않으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우선은 하청노동자가 원청과 노동조건에 대해 직접 교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임금 등 실제로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진짜 사장인 대기업과 하청노동자가 직접 교섭을 할 수 있어야, 중간에서 새지 않고 하청노동자의 처우가 개선될 수 있다.
제도적으로는 산별 단위의 단체협약을 의무화해야 한다. 즉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사용자와 노동자가 산별 단위로 함께 노동조건을 결정해야 한다. 그래야 실효성 있고 구속력 있는 노동조건 개선이 가능하다. 지금은 대기업은 산별단체협약에 전혀 응하지 않고 산별사용자단체에도 가입하지 않고 있다. 이것부터 의무화시켜야 한다. 산별협약을 통해 함께 논의하는 것만이 실제로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다.
마침 노동당은 공공노조, 금속노조, 보건의료노조, 화섬식품노조 등 한국의 주요 산별노조와 산별교섭 제도화를 위한 정책협약을 맺은 바 있다. 노동당을 제외하고는 녹색정의당만이 정책협약에 함께 했다. 국민의힘은 물론이고 민주당이나 조국혁신당도 이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가장 기본적인 제도적 인프라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으면서, 기껏 대기업에 대한 감세라는 이중혜택을 통해 자본가의 선의를 구걸하는 것이 조국혁신당의 노동정책인가?
애초에 국가가 우선적으로 신경써야 하는 것은 각종 제도적 인프라이지, 이런저런 혜택으로 선의를 구걸하는 것이 아니다. 안 그래도 사회복지나 공공서비스 등 국민의 삶을 보다 개선시키기 위해 써야 할 돈이 많은데, 재벌과 불로소득자에게는 중과세를 해야지 왜 이들에게 이중의 혜택을 준단 말인가?
또한 노조를 비롯한 각종 사회조직의 역량을 강화하면서 그들이 자율적인 협상력을 키우되, 국가는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방식이 근대 민주공화국의 기본이다. 사회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에는 신경쓰지 않고 국가가 알아서 뭔가 해주겠다는 발상은 일종의 ‘착한 전제군주’를 바라는 왕조시대적 발상이지 민주공화국에 걸맞는 태도가 아니다.
조국이 자본가의 선의나 착한 전제군주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민주공화국의 보통 시민으로 돌아올 것을 우리 노동당은 진심으로 바라는 바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2 조국혁신당의 의견 <사실은 이렇습니다 -사회연대 임금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오늘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이 더 행복한 사회권 선진국을 만들겠다’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사회연대 임금제’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22대 국회 개원 이후, 조국혁신당이 만들어갈 미래 방향을 제시한 여러 안 가운데 하나로, 사회연대 임금제 실현을 약속한 것입 니다.
사회연대임금의 취지는, 과도한 임금 격차를 줄이자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방식은 다양하나, 그 핵심은 ‘자율’과 ‘연대’입니다. 정부가 법으로 강제하는 것이 아니므로, 세제 혜택이나 인센티브 등의 얘기가 나오는 겁니다.
사회연대임금제는, 대기업의 노동조합이 과도한 임금 인상 억제하거나, 대기업 노동자의 임금 상승분에 ‘사회연대임금’을 포함해, 협력업체와 하청기업 노동자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한국노총, 민주노총도 제안한 바 있고, 재원 마련과 시행 방안의 형태는 다양합니다.
그런데 <매일경제>는 조국혁신당의 사회연대임금제 공약에 대해 ‘조국혁신당, 황당 공약...“대기업 임금 낮추면 정부가 세제 혜택”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가 사회연대임금 제도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거나, 독자들이 ’황당한 공약‘이라는 인식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같은 경제전문지 <서울경제>는 지난 2월21일 ‘‘임금인상분 1.5%, 비정규직·하청과 나누자’…한국노총의 연대임금’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노총은 올해 연대임금 조성분 1.5%를 반영해 임금인상 요구율을 8.3%로 정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어 기사는, 공동근로복지기금이 안착된 대표적인 기업으로 SK이노베이션을 소개하면서 여러 대기업에서 활발한 상생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조국혁신당은 합니다. 양극화 해소를 위해 사회연대 임금제를 실현할 예정입니다. 어떤 사회연대 임금제인지는 개원 이후 정책위원회를 통해 구체안을 밝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