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하얀반점'-백반증의 모든것
백반증이 많이 발생하는 연령대는 대개 10세부터 30세 미만이다. 환자의 50%는 18세 이전에 발병하며 25%는 8세 이전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조기 진단과 이에 따른 조기 치료가 그만큼 중요한 질병이다. 속칭 백납으로 불리는 백반증에 대해 속 시원히 파헤쳐 보자.
#원인과 증상은
현재까지 설명되는 원인으로서는 면역설, 신경체액설, 멜라닌 자가파괴설등의 세 가지가 가장 유력하다. 우선 면역설은 백반증 환자에서 부신, 갑상선, 위벽 세포, 췌장세포 등에 대한 자가항체의 발생빈도가 높으며 또한 자가 면역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자가 면역 질환 환자에서 백반증이 나타나는 빈도는 10-15%로 보고되어 일반인구의 발생빈도 1%보다 현저히 높다.
더욱이 최근에는 멜라닌 세포의 파괴나 기능이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항체의 혈중치가 백반증의 발생이나 탈색소의 범위와 비례한다는 주장도 있다. 또한 멜라닌 세포에 세포독성을 나타내는 특이 항체의 발견, 세포독성 임파구나 활성화된 임파구가 분비한 물질에 의한 멜라닌 세포의 파괴 등을 보이기도 한다.
또 신경 체액설은 멜라닌 세포가 신경등에서 기원하며 신경절에 따른 분포를 보이는 백반증도 있고, 신경손상이나 정신적 긴장 후에 발병하는 증례 등은 신경 체액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멜라닌 세포 근처에 유리된 신경화학 매개물질의 과다로 이들이 멜라닌 세포의 생성과정을 억제하여 세포파괴를 초래한다고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멜라닌 세포 자가 파괴설은 멜라닌 형성과정에서 생긴 중간물질이나 대사 물질들이 페놀복합제로서 이들이 멜라닌 세포 내에 축적되어 멜라닌 세포를 파괴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세 학설이 독립적으로 작용하기보다는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백반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증상은 국한적으로 생기는 경우, 전신형 및 복합형으로 분류할 수 있고 인구의 약1%에서 나타나는 흔한 질환으로서 인종이나 지역의 차이 없이 발생한다. 발생연령은 출생 직후부터 노년까지 다양하지만 대개 10-30세 사이가 가장 많다.
그리고 약 40%에서는 백반증의 가족력이 발견된다. 피부 병변은 다양한 크기의 원형 내지는 불규칙한 모양의 탈색반으로 시작되는데 경계는 명확하면서 경계부를 따라 과색소 침착을 나타내기도 하며 때로는 홍반성 경계를 띠면서 소양증을 느끼기도 한다.
이러한 탈색 외의 다른 표피의 이상은 없고 자각증상도 대개 없이 단지 미용상의 결함을 호소하여 내원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백색반 부위의 모발도 탈색되어 보이는 경우도 많아서 특히 머리카락, 눈썹 같은 경우 백모증으로 처음 발견되기도 한다.
피부의 어디에나 올수 있으나 특히 손가락이나 발가락, 무릎, 팔꿈치 등의 뼈가 돌출한 부위, 입주위, 코주위 등과 다리앞부분, 겨드랑이, 손목의 접히는 부위, 꼬리뼈 부위 등에 호발 한다. 그리고 점막에도 올 수 있으며 상처를 자주 받는 부위에도 발생할 수 있다. 백반증의 분포는 대칭적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신경절을 따른 분포를 보이기도 한다.
단순히 피부의 탈색을 초래하는 경우 외에 눈의 홍채와 망막의 색소 이상이 동반될 수 있으며 당뇨병, 악성빈혈, 갑상선 기능 저하 혹은 항진증, 간장질환 등이 여러 전신질환과 동반될 수 있으며 특히 자가 면역 질환과의 동반될 가능성이 높다.
#아토피, 버짐 등과 혼돈에 주의를
백반증은 조기 치료가 중요한 질환인데 반해 환부에 통증이 있거나 가려운 자각 증상이 없어 소아의 경우 초기 발견이 어려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질환과 혼동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아토피가 심한 경우 피부를 반복해서 긁다 보면 각질과 함께 병변의 일부가 하얗게 드러나기도 해 일반인이 백반증임을 알아채기는 어렵다.
아토피 외에도 버짐, 체부백선(몸에 발생한 곰팡이 질환) 등의 질환도 백반증과 혼돈하기 쉽다. 병변이 크지 않아 문제 삼지 않거나, 자라면서 점차 호전되리라는 믿음도 치료를 미루게 한다.
백반증은 대부분 번지는 양상을 보이고, 자연 치유는 거의 기대하기 힘들다. 노출 부위에 생기는 경우 심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배워나가는 시기의 소아들은 대인관계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백반증이 의심되면 지체 없이 피부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료의 근본 원리는 멜라닌 세포를 자극해 색소의 생성을 유도하는 것이다. 따라서 멜라닌 세포가 완전히 없어지기 전, 증상 초기에 치료받도록 권한다. 환부에는 가급적 자극을 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소아는 주변 피부와 확연히 다른 환부에 신경이 쓰여, 의식적으로 만지거나 긁어 악화시키기도 한다.
병변은 손상된 피부에 더 번지기 쉽기 때문에 피부를 심하게 마찰하거나 긁지 말아야 한다. 또 과도한 스트레스나 화학물질과의 접촉에 의해서도 악화되기 쉬우므로 자녀의 생활 전반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한편 백반증은 흔히 성인에게서 갑상선질환, 당뇨, 악성빈혈, 에디슨병, 원형탈모증 등 자가면역질환 혹은 내분비 질환을 동반한다. 소아에게는 대게 동반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에 대한 이견은 분분하므로 한번쯤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국외에서는 소아 백반증 환자의 가족이나 본인에게서 자가면역 질환 혹은 내분비 질환이 흔히 나타났다는 결과 보고가 있다. #어떤 치료법이 있나
백반증의 치료에는 병변의 멜라닌 세포를 자극하는 방법이 쓰인다. 기존의 치료법으로는 약물(소랄렌)과 자외선을 이용해 치료하는 광화학요법, 스테로이드 제제를 바르거나 주사를 맞는 스테로이드 치료, 표피이식술 등의 외과적 수술 등이 주로 쓰였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치료 후 48시간 동안 햇볕을 차단해야 하거나 약물에 의해 두통, 구토가 생길 수 있는 등 생활에 제약이 있어 성인에게도 국한적으로 적용된다.
특히 소아에게 있어 광화학 치료법은 적용이 힘들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엑시머 레이저는 성인은 물론 피부가 약하고 예민한 소아에게도 안전하게 적용할 수 있다. 백반증에 가장 효과적인 308nm 파장을 증폭하여 최대 200Hz까지 방사되는 펄스 반복율로 환부에 조사하여 피부 깊숙이 존재하는 멜라닌 세포를 자극시킨다.
멜라닌의 생성을 빠르게 일으켜 색소침착을 유도해, 기존에 비해 치료 기간을 2~3배 이상 줄였다. 정상 피부에는 레이저 빔을 노출시키지 않고 멜라닌 색소가 필요한 부위에만 빛을 전달하므로 부작용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 레이저 외에 별도의 약물 처방은 없다.
실제로 아름다운나라 피부과를 내원한 백반증 환자 115명을 대상으로 연령에 따른 엑시머 레이저를 통한 백반증 치료 효과를 조사한 결과 백반증 환자의 나이가 어릴수록 치료 효과가 좋은 결과를 관찰하였다.
아름다운나라 백반증 연구소에서는 지난 2007년 6월~2008년 6월까지 초진으로 내원한 1~60세 이상 사이의 백반증 환자 115명 가운데 주 2회씩 30회 이상 규칙적으로 지속적인 치료를 받은 115명을 대상으로 엑시머 레이저를 이용하여 병변이 50% 호전된 치료 결과를 얻었다.
즉 얼굴과 목에 백반증병변이 있는 환자 115명을 대상으로 엑시머레이저를 이용, 1주 2회씩 30회 치료한 결과, 백반증 병변이 50% 이상 호전된 경우가
1~10세 환자의 경우 72.7%, 11~20세 환자의 경우 60.0%, 21~40세 환자의 경우 41.7%, 41~60세 환자의 경우 31.6%, 60세 이상 환자의 경우 12.5% 의 비율로 각각 나타났다. 따라서 엑시머 레이저를 이용한 백반증 치료 호전률은 나이가 어릴수록 효과가 높은 것으로 관찰됐다.
특히 이번 연구 결과에서는 치료기간에 별다른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아 치료 성과와 동시에 안전성도 입증됐다. 백반증은 노출 부위에 대해 의료보험이 적용된다.
이준규경향신문 의학전문기자ㆍ보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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