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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훈 9단(좌)과 백홍석 8단(우), 명인전 결승에서 만났다 | ○●.. 명인(名人) 박영훈 - 자로 잰 듯한 타격, 상대는 안락사?
프로바둑에서 누군가 유리한 상황이면 어김없이 상대의 승부수가 터져 나온다. 대체로 까다롭고, 위태로운 외줄타기의 느낌마저 솔솔 풍긴다. 양보와 타협이란 불가능한 것처럼도 보인다.
그러나 여기서 양보한다면, 딱'반 집' 이길 것다는 느낌이 들 때 어떡할 것인가? 바둑은 반발이라 하니 싸울 것인가? 아니면 그 반집의 계산과 직관을 믿고 양보를 할 것인가? 반집의 이익으로 승부처에서 양보를 결정할 수 있는 프로가 있을까?
몇이나 있을까? 분명히 있긴 있다. 몇이라고 말하긴 힘들지만 대표적으론 명인(名人) 박영훈(85년생)은 그러할 것이다. 박영훈은 그런 계산을 하고 확신에 찬 '반집'의 한 수를 둘 수 있는 프로다.
수읽기와 집중력이 한창일 때의 젊은 기사들도 대개는 계산을 싫어한다. 끝내기 승부에 대한 반감도 약간은 작용하는 것도 같다. 인터뷰를 할 때 '약한 부분'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개가 다 '포석과 끝내기'이고, 자신있는 부분은 '중반전 이후(=수읽기)'라고들 한다.
많은 프로들이 40초 초읽기는 할 만하다고 여긴다. 바둑리그의 초읽기가 '40초'로 정착한 것은 우연이라고 볼 수 없다. 전성기에 다다른 기사들의 수읽기는 초읽기 '40초 1회'안에 빛의 속도로 최선의 수를 찾을 만큼 단련되어 있어, 속기라도 나름 최대의 능력치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계산은 어느 때고 중요하다. 게다가 이런 절정 기사들의 한 판에서 고도의 계산력이 뒷받침 된다는 것은 큰 차이다. 그 차이는 타이틀을 따고 못 따고를 좌우할 수도 있다. 박영훈은 '40초 1회'를 견딜 수 있는 집중력과 수읽기를 가지고 있으면서 '계산'까지 하는 탁월한 프로다. 가끔씩 랭킹이 하향하는 듯해도 1년에 타이틀을 한 두개씩은 보유하는 것은 역시 이런 능력이 있기 때문.
순하게 '웃는 표정'과 '계산'에 대한 편견 때문이었는지 박영훈은 상대 기사들뿐 아니라 바둑팬들에게도 '약'하게 보이는 모양이다.(설마? 그럴리가 있나) 그러나 자로 잰듯한 박영훈의 타격에 여전히 많은 기사들이 '반집의 승부'로 분해되곤 한다. 수읽기 하나만큼은 세계최강이라고 자부한던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 박영훈 9단, 현 명인(名人)
2007년 박영훈은 구리 9단과의 삼성화재배 준결승 3번기에서 첫 판을 패했으나, 두 번째와 세 번째에서 '한 집반'의 미세한 차이로 녹여버렸다. 박영훈의 기풍이란 '수읽기와 계산'의 승부에서 계산을 선택하는 경우가 다른 기사보다 조금 더 많다는 것 정도, 관전자들로선 안락사를 보는 느낌이기도 한데, 보는 사람들과 달리 당하는 사람은 상당히 고통스러웠던 모양이다. 구리 9단은 박영훈과의 그때 승부를 '가장 괴로웠던 승부중 하나'로 꼽는다.
최강의 수읽기를 받아치며, 반집을 도모하는 박영훈에게도 약점은 있다. 두터움과 계산력을 함께 갖춘 상대에게 이상하게도 약한 모습을 보였다. 언제부터인가 중국의 콩지에, 한국의 박정환에게 성적이 좋지 않다.
제39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결승5번기의 상대 백홍석에겐 어떨까? 지난기 명인전 우승자 박영훈은 돌주먹 '백홍석'을 녹일 수 있을까? 한 살 밑의 이 후배에게 박영훈은 통산 14전 9승 5패로 앞서 있다.
○●.. 돌주먹 백홍석 - 기회를 잡으면 참 찰지게도 팬다.
백홍석(86년생)의 별명에 '돌주먹'이라는 게 있다. 기회를 포착했을 때 사정없이 내려치는 느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잘 못 걸렸다는 느낌이 들 때 한방에 '훅'가는 그런 느낌을 주나보다. 상대가 넘어질 때, 일어날 기회를 주지않고 찰지게도 뭇매를 가하는 '돌주먹' 격투기 선수의 모습이 백홍석에게서 보인다.
백홍석은 강한 자에게 강하다. 2010년 복직한 이세돌의 24연승을 막은 것도 백홍석이었다. 당시의 백홍석은 판을 넓게 쓰고, 실리에 크게 집착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이세돌과의 대국에서도 그랬다. 기풍상 뒤로 갈수록 힘이 축적되고, 전투의 기회가 오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겠다. 그러나 그런 기회가 오지 않는다면?
백홍석은 이세돌, 최철한, 원성진 등 완력이 강하다고 소문난 기사들에게 50%이상, 혹은 그에 가까운 승률을 보여주지만 '이창호, 박영훈'처럼 수읽기를 바탕으로 정밀한 계산력이 옵션처럼 따라붙은 기사들에게 이상하게 약했다. 부딪힐 기회를 잘 주지 않는 프로들에게 승률이 안좋았을 수도 있다.
돌주먹의 파괴력에 비해 '우승운'은 없는 편이었다. 지금은 없어진 신예기전 SK가스배를 2006년 우승한 이후, 쭉 준우승 전문이었다. 원성진, 강동윤, 안조영, 박영훈, 박정환 등 결승전 상대 기사의 우승경력에 골고루 보탬이 됐다.
99년 입단 후, 2001년 천원전을 우승한 이래 농심신라면배 4연승, 후지쯔배 우승 등 국내와 세계대회에서 16차례 우승기록을 이어오고 있는 '박영훈'과 이 부분 확실히 비교가 된다. 바둑에도 '골 결정력'이란 게 있다면 확실히 박영훈이 백홍석보다 장점이 많다고 볼 수 있다.
제39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은 백홍석이 그동안 올랐던 어떤 결승전보다 규모가 크다. 박영훈과의 결승5번기를 앞둔 돌주먹 백홍석에게 '두 가지' 위안이 있다면 16강전에서 '박정환'을 이겼고, 준결승전에서 이창호를 이겼다는 점이다. 박정환은 결승무대에서 두 번이나 백홍석을 물 먹였던 기사고, 이창호는 그 이전까지 '1승 7패'로 일방적으로 밀리던 상대였기 때문에 백홍석 개인에게 나름 의미가 있었다.
박영훈이 압박이 심해지는 최근 기사들에 맞서 기풍이 강해졌듯이, 백홍석 스스로도 계산이 강한 기사들에게 적응력이 강해진 것이다. 특히 내용면에선 '공격의 백홍석'이 '타개'를 선보이며 승리를 가져가기도 했다. 스타일이 완전히 다른 이 둘 사이의 공통점이란 '두 기사 모두 상극의 기풍을 모두 이해했고 승률을 높여가고 있다'는 점이 될 것 같다.
▲ 백홍석 8단, 준결승 3번기에서 이창호 9단을 2-0으로 이겼다. ○●.. 5:5의 대결?
18일 정오에 열리는 결승1국은 '명인'과 '돌주먹'의 명인전 결승 첫 대결이다. 같은 동료기사들은 이 승부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하는 한 프로기사는 "박영훈 9단은 공격을 심하게 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동갑내기인 최철한이나 원성진 9단보다 공격력이 무딘 느낌을 준다. 그러나 이게 수읽기가 약해서가 아니기 때문에 진짜 약하다고 보면 안된다. 전체로 보면 이렇게 잘 두는 기사를 찾기 힘들다. 수읽기가 강하니까 막상 큰 전투가 벌어져도 밀리지 않는다. " 고 박영훈 9단을 평했다.
백홍석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 방이 있는 기사다. 계산력이 강한 기사에게 스타일 상 약점이 있어 보였는데, 최근엔 이 약점을 상당히 극복한 것 같다. 준결승서 이창호를 이긴 걸 보고 '기세를 탄 것'으로 생각했다. 작년 같은 경우 박영훈과 결승을 붙었다면 7:3으로 박영훈의 유리를 점쳤을 것이지만, 올해 백홍석의 기세를 봤을 때는 5:5로 본다. 개인적인 내 주관을 개입했을 시에는 '6:4'로 백홍석의 우세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백홍석이 준우승을 유독 많이 한 이유는 뭘까? 이 프로기사는 "백홍석은 이미 결승에 올라갈 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다만 막상 결승이 닥쳤을 때의 압박감과 부담을 견디는 데 익숙치 못한 것 같다. 단판 승부와 달리, 결승 시리즈는 같은 상대를 계속 이겨야 하니까 말이다. 경험이 쌓였고 기세도 좋으니 올해의 결승은 예전과 다를 것으로 믿는다" 고 말했다.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결승5번기
결승1국 : 11월 18일 12:00 해설 - yh7525 결승2국 : 11월 24일 12:00 해설 - 사해혈랑 결승3국 : 11월 25일 12:00 해설 - 더프리즈너 결승4국 : 12월 8일 12:00 미정 결승5국 : 12월 9일 12:00 미정
제39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은 총규모 5억원, 우승상금 8000만원, 제한시간은 각 2시간에 초읽기 1분 3회다. 명인전 결승5번기는 바둑TV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되며 사이버오로에서 인터넷 해설 중계한다. 오로바둑 어플을 통해 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갤럭시, 옵티머스 등)에서 관전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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