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대치노인복지관에 가서 오전엔 감성수채화, 오후엔 인권운동에 관한 수업을 들었어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긴 하지만, 정식으로 배운 게 아니라, 늘 초보 같은 생각이 들어요. 점심식사엔 구내 식당에서 꽃비빔밥을 먹었어요. 대치노인복지관은 구립노인복지관이라 강남구에서 일부 보조를 받지만, 관리는 불교 조계종에서 합니다. 직원들이 친절하고, 성심성의껏 회원들을 돌보는 게 느껴져요. 봄비 내리는 날, 팬지꽃 얹어진 비빔밤이 얼마나 낭만적인지, 준비해주신 분들에게 정말 고마웠어요. 인권운동에 관한 수업은 거창한 게 아니라, 우리 자신에 대해 배우는 시간입니다. 오늘 주제는 '내게 고독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대처하는가 등에 대한 자신만의 그림을 그렸어요. 저는 금산 매곡리 시골집 툇마루에 앉아, 멍하니 앞산을 바라보는 저를 그렸죠. 외로운 것 같지만, 마음엔 평화로움이 가득차 오르는...
꽃구경 다니고, 이것저것 복지관 프로그램 따라 하느라, 그만 깜빡 은행 가는 날도 잊었어요. 수업 끝나고, 은행일 보고, 보슬보슬 봄비 내리는 양재천변길을 걸었어요. 가로수로 심은 명자나무에도 꽃이 다닥다닥 피었군요.
벚꽃은 이미 다 졌지만, 벚나무가 붉은 빛을 띠고 봄을 아쉬워 하는 듯 합니다.
겹황매화(죽단화)가 예쁘게 피어나기 시작했어요. 4월 말쯤 청계산에 가면 황매화가 많이 피어 있을 것 같네요.
아카시 같아 가까이 가보니, 영 다른 나무인데, 꽃이 하얗게 피어 예쁘네요. 이팝나무도 아니고...귀룽나무 같다는데, 다음 기회에 꽃을 좀 더 ㅈ세히 관찰해 살펴보겠습니다.
비둘기 가족이 나란히 앉았던 능수벚나무 밑에 비둘기 한 마리가 외롭게 앉아 있군요. 식구들은 다들 비를 피해 어딘가 있는데, 너만 왜 나들이를 나왔니?
쇠뜨기 영양경이라네요. 쇠뜨기는 영양경과 생식경이 있는데, 생식경은 누런 붓대처럼 생겼어요.
양재천변에 놓인 벤치에 앉아 보슬비 내리는 양재천변을 바라볼 겁니다. 오늘 제가 그린 금산 매곡리 시골농가 툇마루를 생각하면서요.
서울엔 그다지 많은 비가 내린 것 같지도 않은데, 양재천 물살이 제법 세지고, 물고기(잉어)들은 보이지 않네요.
내리는 듯 마는 듯한 보슬비라 우산을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봄비예요.
이 벤치에 앉아, 동백꽃도 보고, 발그스레 붉어진 벚나무도 보고, 양재천 물도 물끄러미 바라봤어요.
첫댓글 보슬보슬 봄비는 내리고 벚꽃은 지고 새로운 생명이 자라는 자연을 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네요
꽃한송이 점심밥에 마음의 고향 금산시골집을 그리면서...........
소래풀 이란 꽃이 생소합니다. 왜래종인가보죠?
양재천은 언제보아도 단아하고 고급스럽네요.
양재천변이 부산의 수영천변과 아주 흡사합니다.
행노님의 글과 사진에 많은 공감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