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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냄새가 나는 산길 – 용문산,어비산,유명농계
1. 용문사, 용문산 가는 길
寺古僧稀小 절은 옛 절이로되 중은 많지 않고
臺傾樹老蒼 축대는 기울고 나무는 늙어 푸르르네
水聲喧下磵 물소리 요란하게 바위틈으로 흐르고
人語靜廻廊 사람들의 말소리는 고요히 행랑에서 들리는구나
北望群山隔 북쪽을 바라보니 산은 첩첩 막혔고
西歸一影涼 서쪽을 돌아드니 한 그림자가 쓸쓸하네
悲歌爲何事 슬픈 노래는 무슨 연유인고
悽斷不成章 처량한 생각에 글을 이룰 수 없구나
―― 백사 이항복白沙 李恒福, 1556~1618), 「돌아오는 길에 용문산에 들다(還途入龍門山」)
▶ 산행일시 : 2024년 9월 1일(일), 연무
▶ 산행인원 : 3명(악수, 메아리, 하운)
▶ 산행코스 : 용문산 버스종점,용문사,용문산,용문산 서봉,군사도로,925m봉,숫고개,어비산,입구지계곡(유명농계),
유명산 버스종점
▶ 산행거리 : 도상 14.5km
▶ 산행시간 : 8시간 50분(08 : 08 ~ 16 : 58)
▶ 갈 때 : 청량리역에서 무궁화호 열차 타고 용문역에 내려, 버스 타고 용문산 버스종점으로 감
▶ 올 때 : 유명산 버스종점에서 버스 타고 설악으로 가서 저녁 먹고, 버스 타고 청평으로 가서 전철 타고 옴
▶ 구간별 시간
06 : 50 – 청량리역, 무궁화호 열차
07 : 27 – 용문역
07 : 55 - 용문산행 버스출발
08 : 08 – 용문산 버스종점, 산행시작
08 : 35 – 용문사
09 : 21 – 용문산 남동릉 655.5m봉
10 : 04 – 마당바위 삼거리, 용문산 0.9km, 마당바위 0.6km, 휴식( ~ 10 : 15)
11 : 17 – 용문산(龍門山, 1,157.2m)
11 : 48 – 장군봉(0.5km) 갈림길
11 : 59 – 1,043m봉, 데크전망대
12 : 10 – 군사도로, 점심( ~ 12 : 40)
12 : 58 – 임도 갈림길
13 : 52 – 숫고개, 휴식( ~ 14 : 02)
14 : 35 – 810m봉, 헬기장, 정상 0.9km, 숫고개 입구 0.9km
14 : 55 – 어비산(魚飛山, 829m), 휴식( ~ 15 : 06)
15 : 30 – 입구지계곡, 유명농계(有名弄溪)
16 : 50 – 유명산자연휴양림 주차장
16 : 58 – 유명산 버스종점, 산행종료, 휴식( ~ 17 : 15)
17 : 30 - 설악터미널
2. 산행지도
▶ 용문산(龍門山, 1,157.2m)
어제 새벽에는 여명이 무척이나 장려했다. 어제 새벽에는 그믐달이 예봉산 위 반공에 떴다. 나도향이 나보다 더
먼저 사랑했던 ‘그믐달’이다. “나는 그믐달을 몹시 사랑한다. 그믐달은 요염하여 감히 손을 댈 수도 없고, 말을 붙일
수도 없이 깜찍하게 예쁜 계집 같은 달인 동시에 가슴이 저리고 쓰리도록 가련한 달이다.”
오늘도 어제와 같으려니 하고 베란다에 나갔으나 그믐달은커녕 예봉산조차도 안개구름에 캄캄하니 가렸다. 모처럼
용문산 산정에서 보기를 기대했던 조망이 난망이 되고 말았다.
오늘따라 용문 가기가 퍽 어렵다. 청량리역에서 용문 가는 첫 열차(06시 50분에 출발한다)를 타려고 그에 알맞은
전철시각을 계산하여 집을 나섰는데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벌어진다. 집 밖에 나서자마자 휴대전화를 가져오지
않은 것을 알았다. 다시 집에 가서 가져오는 데는 불과 몇 분이 걸리지 않았지만 이 새벽 빠듯한 시간에는 급하다.
나에게 산행 때는 휴대전화가 통신수단으로서보다는 거기에 내장된 지도가 더 필요하다. 어느 산이든 산행할 때면
(산길을 훤히 아는 산일지라도) 수시로 지도를 들여다보는 게 즐겁다.
달음박질한다. 전철역이 평소와 다르다. 늘 이용하는 출입구 에스컬레이터가 고정이라 수리 중이다. 멀리 다른 출입
구 계단으로 내려가야 한다. 가까스로 전철을 탄다. 내 날랜 동작에 안도하며 가쁜 숨을 돌린 것도 몇 역을 지나지
않았다. 아무 생각 없이 천호역에서 내리고 말았다. 종종 주말 산행 때 출발지인 복정역이나 양재역을 가려고 환승
하던 천호역이다. 그러나 오늘은 왕십리역에서 환승하여 청량리역로 가야 한다.
착각했음을 깨닫기에는 이미 늦었다. 전철 문이 닫히는 것을 뻔히 보며 발을 동동 구를 뿐이다. 이다음 전철은 용문
가는 무궁화호 열차시각에 댈 수가 없다. 역사 밖으로 나와 택시를 탈 수 밖에 없다. 팔 몸살하게 손을 흔들어 택시
를 잡는다.
오늘 함께 산행하기로 한 메아리 님과 하운 님은 먼저 용문역에 도착했다. 용문산 가는 버스시간은 여유가 있다.
뜻밖에 바람부리 님을 만난다. 나와 같은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왔다. 혼자 중원산을 간다고 한다. 박배낭이다. 바람
부리 님과는 용문산 버스종점에서 헤어진다. 산행도 한바탕 전쟁이다. 바람부리 님의 무운을 빈다. 용문산 가는 길.
이제는 사찰에 문화재관람료를 내지 않아도 되니 리치모텔 뒤쪽 산릉으로 돌아갈 필요가 없다.
용문사 일주문을 지나 이속(離俗)한다. 아름다운 숲속 길이다. 노거수 영객송이 줄이어 반기는 숲길이다. 길옆 도랑
은 물이 졸졸 흐르고 너른 계류는 이따금 거품 물며 소리 내지른다. 나는 용문사 가는 이 길을 좋아한다. 길고 너른
이 흙길은 새벽에 스님이 비로 쓸었으리라. 깨끗하다. 오가는 사람이 드물어 고적하다. 일찍이 백사 이항복이 본
그대로다. “축대는 기울고 나무는 늙어 푸르르네/물소리 요란하게 바위틈으로 흐르고(臺傾樹老蒼/水聲喧下磵)”.
오늘은 용문사 절집을 들르지 않는다. 시인묵객들의 옛 시로 대신한다.
모재 김안국(慕齋 金安國, 1478~1543)의 「용문사(龍門寺)」이다.
江湖蹤迹復紅塵 강호의 종적으로 홍진을 다시 밟나니
鷗鳥盟寒定怪嗔 구조의 맹세 저버림을 꾸짖으리라
更賦歸來吾計決 다시 돌아오리 내 마음 굳혔으니
休言林下見無人 임하에 이제는 사람 없다 말하지 말게
모재 김안국은 1519년 기묘사화 때 전라도 관찰사 직에서 파직되었다가 1537년 예조판서 등으로 다시 기용되었는
데, 그 파직기간에 여주 등지에서 야인으로 살면서 용문사 등 양평 지방 명소를 둘러보았다. 시구 중 구조맹(鷗鳥盟)
은 갈매기와 벗으로 지낸다는, 곧 세상일에 간여하지 않고 은거하여 지내는 것을 말한다. 즉, 모재가 다시 벼슬길에
나아가게 되자 읊은 시다.
3.1. 어제 여명, 아래는 예봉산
3.2. 그믐달
4.1. 용문사, 용문산 가는 길
5. 가우라(백접초, 나비바늘꽃)
6. 금강초롱꽃
8. 둥근이질풀
10. 금강초롱꽃
11. 둥근이질풀
계류 건너고 데크계단 오른다. 오늘은 왼쪽 사면을 돌아 지능선을 오르지 않고 곧장 계곡 길 마당바위 쪽 등로를 가
려고 한다. 능선에 올라도 연무가 짙어 아무런 조망을 할 수 없어서다. 그런데 이 길이 여의치 않다. 얼마 안 가 목교
로 계류 건너기 직전 ┫자 갈림길에 계곡 등산로를 막았다. 등산로 보수공사 중이니 우회 등산로를 이용하라고 한
다. 하긴 그 길은 너덜 같은 돌길이라 오르기가 껄끄러웠다. 모범산행 한다. 왼쪽 지능선 우회로 간다.
길고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된다. 용문산 남동릉 주릉까지를 세 피치로 오른다. 첫 번째 피치는 초장이라 거친 숨과
얼추 박자 맞추며 올랐으나, 두 번째와 세 번째 피치는 가파른 슬랩 혹은 돌길이라 고정밧줄 붙잡고도 헉헉댄다. 때
이르게 땀으로 멱 감는다. 눈 못 뜨게 땀을 흘린다. 이 오르막은 한겨울 엄동에도 으레 비지땀을 쏟았으니 처서가 지
난 지 열흘이 되었어도 무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요즘이고 보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후줄근하도록 기어올라 용문산 남동릉 655.5m봉이다. 숲속 공터에 평상이 놓여 있다. 배낭 벗어놓고 휴식한다.
입산주 탁주로 목 축인다. 그간 여러 산행 때 독작하다 메아리 님과 대작하니 술맛이 더 난다. 이제 용문산 정상까지
1.5km 정도다. 비교적 수월한 등로다 .바위 길 날등은 돌아가고 곧추 오르는 슬랩은 데크계단이 덮었다. 연무 덕분
에 등로 벗어나 조망하려던 발품을 덜었다. 멀리 치악산 연릉과 백운산은 고사하고 가까운 추읍산과 양자산을 물론
골짜기 건너 백운봉과 장군봉도 가렸다.
마당바위 삼거리 지나면 용문산 가는 등로 0.9km는 가파름이 한층 심하다. 슬랩은 핸드레일 고장밧줄을 설치했고
데크계단은 계단마다 보조계단을 놓았다. 암벽 암릉을 오르는 짜릿한 손맛이 없어졌음을 생각하면 아쉬운 오르막이
다. 한강기맥 갈림길이다. 당초에 나는 여기서 한강기맥 문례재 문례봉(천사봉)으로 가서 그 아래 장릉을 타고 용천
봉을 넘고 갈현고개 지나 어비산을 오르려고 했다. 그런데 메아리 님은 지도를 보여주며 그 코스는 무박이 적당할
거라며 이대로 용문산 서봉을 넘어 숫고개 지나 어비산을 오르자고 한다.
메아리 님은 지난주 견치봉에서 잡은 근래 드물게 보는 대물 더덕을 보여주기도 했다. 오늘 산행 마치고 잡을 거라
며. 그에 혹한 점이 없지 않았고 나 혼자 가기에는 자신이 없기도 했다. 지나고 보니 메아리 님 의견이 옳았다. 무엇
보다 물과 먹을거리가 부족할 판이었다. 내내 붙들었던 문례봉과 용천봉을 놓아주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하다. 한강
기맥 갈림길에서 긴 한 피치 오르면 장군봉 갈림길이다. 용문산 정상(0.11km)을 오르지 않는다. 아무 볼 것 없이
연무가 사방 가렸으므로. 그러나 미수 허목(眉叟 許穆, 1595~1682)의 「미지산기(彌智山記)」를 들어 이곳 지형을
학습한다. 미지산은 용문산의 옛 이름이다.
“미지산(彌智山 )은 서울에서 동쪽으로 150리 지점에 있다. 미지산 정상에 가섭암(伽葉庵)이 있고, 가섭암 북쪽에
미원암(迷源庵)과 소설암(小雪庵)이 있다. 그 북쪽은 옛 맥(貊) 땅으로 지금의 수춘(壽春)과 화산(花山) 지역인데,
산수(山水)가 가장 깊다. 가섭암 아래에는 묘덕암(妙德庵)과 윤필암(潤筆庵)이 있고, 윤필암 아래에는 죽장암(竹杖
庵)이 있다. 죽장암 남쪽에는 상원사(上元寺)가 있는데, 옛날에 혜장대왕(惠莊大王 세조(世祖))이 이 절에 거둥하여
역리도량(逆釐道場)을 베풀고 이 일을 그림으로 그리게 하고는 태학사(太學士) 최항(崔恒)에게 이를 기록하게 하였다.”
“상원사 아래에 묘적암(妙寂庵)이 있는데, 묘적암 아래에는 고려 때의 보리탑비(菩提塔碑)가 있다. 용문사(龍門寺)
는 미지산에서 가장 큰 가람(伽藍)이다. 혜장대왕 때 용문사에서 범종을 대대적으로 주조하였는데 불사(佛事)가 매
우 엄숙하였으며, 왕이 백팔 불주(百八佛珠)를 하사하여 삼보(三寶)로 보관하고 있다. 용문사 아래에는 용문은자(龍
門隱者)의 사당(祠堂)이 있다.”
ⓒ 한국고전번역원 | 김내일 (역) | 2006
용문은자(龍門隱者)는 조선 명종조(明宗朝)의 유일(遺逸)인 조욱(趙昱)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자는 경양(景
陽), 호는 용문(龍門)으로 조광조(趙光祖)의 문인이다. 벼슬을 단념하고 용문산에 은거하였다.(한국고전번역원,
김내일, 2006)
13. 멀리 가운데는 마유산(유명산)
14. 멀리 가운데는 중미산, 그 앞은 어비산
15. 뒤쪽이 백운봉, 앞 왼쪽은 장군봉, 오른쪽 아래는 함왕봉
16. 뒤쪽 가운데는 대부산, 그 오른쪽은 마유산(유명산)
17. 뒤쪽이 백운봉, 앞 왼쪽은 장군봉, 오른쪽 아래는 함왕봉
18. 참취꽃
19. 어비산에서 바라본 용문산
20. 메아리 님과 하운 님(오른쪽)
21. 메아리 님과 악수(오른쪽)
▶ 어비산(魚飛山, 829m), 유명농계(有明弄溪)
용문산 남쪽 사면 도는 길이 천상의 화원 원로다. 금강초롱꽃과 둥근이질풀이 걸음걸음 붙잡는다. 이 두 꽃은 우리
나라 특산식물이기도 하다. 이 길이 겨울에는 눈꽃으로 얼마나 화려했던가! 또한 지난봄에는 참꽃마리와 동무했다.
지능선 넘고 넘고 산모롱이 너덜 지나고 또 지나고 장군봉 갈림길이다. 우리는 용문산 서봉 허리를 넘는다. 비로소
관목 숲 위로 머리 내밀어 하늘이 트인다. 대부산 유명산 중미산이 흐릿하게 보인다.
가파른 숲속 길 한 차례 내리면 용문산 정상 군부대를 오가는 군사도로다. 어느 해 겨울 군사도로 옆 그늘 없는 너른
공터에서 우리는 점심을 먹었다. 오늘은 땡볕이 따가워 다만 그때를 추억하고 지난다. 봉재산 갈림길 지나기 전 데
크 전망대에 들른다. 아직도 연무는 여전하다. 우리는 군사도로를 좀 더 내려가다 갓길 다래나무 그늘아래에 점심자
리 편다. 옅은 그늘이라 햇볕이 스쳐 지나가고 산기운은 선선하다. 가을 냄새가 난다. 더하여 혼자 아닌 셋이 먹으니
입맛이 난다.
오늘 아침에 만난 바람부리 님이 바람을 넣었다. 도로 양쪽 비탈에는 다래 덩굴이 흔하다. 그 열매가 보이면 따려고
아무리 살펴도 보이지 않는다. 설익은 요즈음이 술 담그기에 좋다. 어쩌다 주렁주렁 열린 다래는 너무 높아 따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키 낮은 다래는 누군가 이미 다 땄거나 숫나무여서 다래가 열리지 않았다. 아마 후자가 아닐까 한
다. 그렇다 해도 이렇게나 많이나 숫나무 다래일 수가 있을까. 다래는 암수가 따로 있다.
묵은 임도 갈림길이 나오고 임도로 간다. 임도 주변 다래 덩굴도 열매는 보이지 않는다. 임도로 사면 길게 돌아 용문
산 서릉에 올라선다. 펑퍼짐한 숲속 925m봉을 넘는다. 완만한 내리막이 이어진다. 길이 잘 났다. 여러 갈래 잘난 길
에서는 잘못 들어 뒤돌아 나오기도 한다. 울창한 잣나무 숲 지나고 숫고개 고갯마루다. 숫고개는 산간 포장도로가
지난다. 승용차들이 오간다. 이제 어비산이다. 고갯마루 왼쪽으로 0.2km 내린 산모롱이로 가면 이정표가 안내하는
잘난 등로가 있지만 우리는 직등한다.
우리가 가는 데가 곧 길이다 하고 인적 없는 능선 잡목 숲 헤친다. 성긴 잡목 숲을 고르느라 능선 누빈다. 740m봉에
올라 여러 지능선과 만나도 인적은 보이지 않는다. 야트막한 안부께에 내려 이정표가 안내하는 숫고개 입구(0.6km)
에서 오는 등로와 만나고서야 길이 풀린다. 어비산 정상 1.2km. 완만한 오르막인 810m봉을 넘으면 평탄한 길이
오래 이어지다가 ┣자 가일리 갈림길 지난 가파른 오르막 0.2km를 바짝 오르면 어비산 정상이다.
어비산 정상은 너른 공터인데 조망은 그다지 좋지 않다. 동쪽으로 용문산 정상 부분만 보인다. 어비산(漁飛山)은
어비계곡에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한다. 어비계곡(漁飛溪谷)은 1978~1980년 사이에 산악회원들이 계곡에서 물고기
가 뛰어올라가는 모습을 보고 ‘어비계곡’이라는 이름을 붙여 신문에 기고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해진다.(디지털
가평문화대전)
어비산 북쪽 능선은 완만하고 곧장 유명산자연휴양림(2.7km)으로 간다. 그러나 우리는 가파른 남서쪽 지능선을 내
려 유명농계로 간다. 급전직하하는 1.2km를 땀나게 내리쏟으면 입구지계곡이다. 유명농계(有明弄溪)라고도 한다.
가평팔경 중 제8경이다. 물소리부터 시원하다. 크고 작은 바위 타고 옥수가 철철 흐른다. 이곳은 가뭄을 모른다.
계곡 길을 간다. 계곡 길은 너덜 다듬은 돌길이다. 소가 하도 많아 어느 소가 마당소이고 용소이고 박쥐소인지 가려
내지 못하고 간다. 안내판이 없다.
어디서 알탕할까? 마땅한 데가 얼른 눈에 띄지 않는다. 등로 바로 옆인 계곡은 넓고 뭇 시선을 가릴 언덕이나 나무숲
이 없다. 휴양림이 가까워질수록 점점 오가는 사람들이 많다. 철다리 연속해서 건너고 큼직한 바위가 12폭 병풍으로
두른 소폭 아래 소를 찾았다. 깊다. 시원하다. 버들치들과 함께 유영한다. 개운하다 말을 다 할까. 사방댐 지나고
주차장 지나고 다리 건너 유명산 버스종점이다. 자로 잰 듯한 산행이다. 무사산행을 자축하는 하이파이브 나누고
스틱 접으니 설악 가는 버스가 온다.
22. 입구지계곡, 유명농계
28. 무궁화, 유명산 버스종점 근처에서
29. 상사화
첫댓글 가끔 급하다보면 착각으로 교통편이 엇갈릴 때가 있더군요. 저는 그럴 땐 神의 뜻이라 받아들여 지각하는 편을 선택합니다.ㅋㅋ
그런 일이 점점 더 잦아지는 게 탈입니다.ㅋㅋ
새벽부터 고생하셨네요. 간혹 벌어지는 일이지요...^^
예전에는 눈 감고도 아무런 문제 없이 잘도 다녔건만.
이제는 매사에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습니다.ㅋㅋ
새벽에 고생하셨지만, 용문산과 유명계곡이 말끔이 해결해 주었습니다..수고셨습니다^^
무엇이든지 시작이 어려운 법인가 봅니다.
유명계곡이 그렇게 수량이 많고 맑은지 예전에는 미처 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