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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삼겹살
돼지고기의 부위, 혹은 그것을 구이로 만든 음식. 한국인들이 가장 즐기는 돼지고기 부위 또는 식문화 중 하나로, 남녀노소 누구나 입맛에 그럭저럭 맞고 가격대도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에 가족이나 친구들끼리, 혹은 회사 등에서 회식을 할 때 자주 고르게 되는 메뉴이다. 야외로 놀러갈 때 서양에서는 바비큐를 먹는다면 한국에서는 삼겹살을 구워먹는다.
돼지의 갈비 부근에 붙은 부위로 살과 비계가 세 겹으로 겹쳐 보이기 때문에 삼겹살로 불린다. 돼지의 뱃살에 해당하는 부위이다. 명칭에 대해 굳이 태클을 걸자면 삼겹살 부위의 구조를 보면 지방-살코기-지방-살코기 순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사겹살이 올바른 표현일지도.
3. 역사
한국인들이 언제부터 삼겹살을 먹기 시작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유행하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음식이라는 점만은 확실하다.
한반도에서도 돼지고기를 구워먹는 문화 자체는 고구려 때부터 이미 있었지만(맥적) 그 당시의 돼지고기 구이는 양념구이였지 삼겹살처럼 생고기를 굽는 형태는 아니었다. 사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고기는 보통 삶거나 찌거나 국으로 끓이거나 만두처럼 다른 음식에 첨가해서 먹었지 구워서 먹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양념하지 않은 생고기라는 것도 그리 보편적인 게 아니었는데, 쇠고기 역시 양념 안하고 굽는 것은 방자 구이라 해서 양념도 할 시간이 없는 평민들이나 겨우 쓰는 방식이라 여겼다. 다만 이것은 당시 향신료가 비쌌던 것과 신선한 고기를 오래 유지하기 힘들었던 시대상도 감안해야 한다. 한국에서 고기구이 문화가 보급된 것은 1차적으로는 구한말 서양 요리가 들어오면서였고, 2차적으로는 식육 소비량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한 1970~80년대부터였다.
언론에서 삼겹살이 처음 언급된 것은 『동아일보』 1934년 11월 3일치 4면이다. 이때는 '세겹살' 이라고 했다. 사실 삼겹살은 살과 지방 부분이 3번 겹친 고기를 의미하니 삼겹살보다는 '세겹살' 이라고 부르는 게 맞다. 삼겹살이라는 어휘는 경향신문』1959년 1월 20일치 4면에 처음 언급되었다.
이렇게 1960-70년대 삼겹살이 보급되기 시작한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의 돼지고기 소비 증가였다. 원래 일본은 막부의 육식금지령때문에, 닭고기를 제외한 육식문화가 거의 없었고, 2차대전 이전까지만 해도 고기를 구워 먹기보다는 전골이나 나베용으로 사용되는 정도였다. 하지만 2차대전 이후 돈가스 등의 요리가 널리 퍼지면서 일본의 돼지고기 수요가 증가하자, 일본은 돼지 사육처를 찾았다. 돼지사육은 환경에 나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찾기가 힘들었고, 그때문에 일본의 육류업자들이 눈을 돌린 곳이 한국이었다. 그리하여 일본측의 발주로 군산과 같은 한국의 항구도시 근처에 많은 돼지사육장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일본에서 소비되는 돼지고기 부위는 돈가스용으로 사용되는 안심이나 등심이었고, 일본에 팔고 남은 비계가 한국에 싼 값에 돌게 되었다.
그 비계들 중에서 삼겹살이 특히 널리 보급된 계기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이 없다. 그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설은 1980년대에 강원도 탄광촌의 광부들이 기름기 있는 음식을 먹으면 목의 먼지가 씻겨나가겠거니 하며 먹었다는 설이다, 이에 대한 흥미로운 사례로, 태백시의 3대 명물 요리로 '태백산 목장의 소고기'와 '힘겨운 노동의 시름을 달래려 광부들이 즐겨 먹던 돼지고기(삼겹살)'와 '삼겹살 먹기도 힘들 정도로 주머니가 가벼울 때, 그래도 힘든 일 하려면 고기는 먹어줘야 하니 대신 먹은 닭갈비(그래서 육수를 붓고 끓여 양을 불린다)가 있다. 셋 다 고기다.
이 외에는 1960년대에 소주값이 떨어지자 그에 맞는 안주로 값싼 돼지고기를 먹게 되었다는 '소주 가격 하락설', 1960년대에 건설 노동자들이 슬레이트에 고기를 구워먹다 퍼졌다는 '슬레이트설'이 있다.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슬레이트는 바로 석면이다. 고기 구워먹겠답시고 결국엔 석면이 몸에 가득 쌓여서 최악의 경우 죽을 수도 있으니까 따라하지 말자. 또, 1970년대 말 우래옥이라는 식당이 처음으로 삼겹살을 메뉴에 올림으로써 보편화되었다는 '우래옥설', 개성 상인들이 값싼 돼지고기를 그나마 비싸게 팔기 위해 고안해냈다는 '개성 상인설' 등이 있다.
그렇지만 정부 수립 이후 한국에서 고기 소비량이 실질적으로 증가한 것은 최소한 1970년대 중반부터였으니 앞의 두 설은 애당초 맞지 않고, 1980년대까지만 해도 삼겹살이 싸구려 음식으로 취급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성 상인설 역시 별 근거는 없다. 또한 1980년대까지의 삼겹살은 보통 정육점에서 고기를 떼와 집에서 먹는 문화였기 때문에 '우래옥설'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 삼겹살이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초중반으로 가스렌지의 확산 시기와 겹친다. 당시 주말에 각 가정에서 로스 구이라는 이름으로 주말에 돼지고기를 구워먹는 것이 인기였는데, 입식 부엌과 가스렌지의 보급으로 식으면 맛이 없는 삼겹살을 부엌에서 갓 구워 거실이나 식탁에서 비교적 부담 없는 가격으로 먹을 수 있었다. 당시 신문에서도 주말에 로스 구이를 구워먹는 문화를 소개하며 한국이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보도하곤 했다. 어쨌든 이 당시엔 따로 삼겹살 이라고 부르기보다 로스구이 로 불렸고 부위도 지금처럼 철저하게 삼겹살만을 선호하기보다 앞다리살 등 이부위 저부위 함께 구워먹는 '돼지고기 구이' 로서의 인식이 더 강했다.
4. 점진적인 가격 폭등과 이유
2017년 ~ 2018년 기준으로 삼겹살은 딱히 저렴한 음식은 아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까지는 100g에 600원 선이었으며 가격이 비교적 저렴해 서민들의 대표적인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초반 솥뚜껑 삼겹살이 대박을 치는 등 삼겹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삼겹살의 가격이 급격히 변동한 것이다.
이 때문에 나이 지긋한 양반들과 함께 회식이라도 하게 되면 "삼겹살 싸다는 것도 다 옛날 이야기야" 라고 투덜거리는 양반들이 종종 있다. 2000년대 이후 사회 생활을 시작한 사람들이 듣기에는 삼겹살은 원래 상당히 비쌌는데 뭔 소린가 하기 쉽지만...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제법 싼 고기였다는 이야기다. 가장 높을 때의 국산 삼겹살 가격은 소고기에 준하는 수준으로 올라가기도 하고 반대로 말도 안되는 수준으로 폭락하기도 한다. 결국 소비자들이 가격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1차 농수산물 중 하나가 되어버려 정부의 집중관리를 받게 되었다. 2018년 현재, 농협 하나로마트 가격 기준으로 비싸면 100g에 3,000원대까지 오르고 싸면 1,300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한다. 한EU FTA가 통과되면 유럽에서 대량의 삼겹살이 들어와 국내산 삼겹살의 가격을 낮출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현실은 시궁창.
수입 삼겹살이 FTA로 인한 관세 인하 효과가 보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업자들이 가격에 장난을 치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칠레와의 한칠레 FTA가 2004년 즈음부터 시작되었는데 그때부터 칠레에서 수입되는 삼겹살에 붙는 관세는 계속해서 단계적으로 인하되었다. 하지만 이런 관세 인하에 대해 업자들은 관세 인하 전에 가격 올리기로 대응했다. 가령 칠레 삼겹살에 붙는 관세가 2.2% 인하될 시기가 다가오면 그 전에 슬쩍 가격을 2.2% 미리 올려놓는 식. 그 다음에 관세 인하가 되면 덩달아 가격을 내리는 척 하지만 결국 원래 가격 근처로 돌아가는 것 뿐이다. 덕분에 아무리 관세가 내려가봐야 수입 삼겹살 가격은 그냥 거기서 거기.
게다가 이런 짓을 해도 결국 국내산 삼겹살보다는 가격이 싸기 때문에 소비자들도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는 상태. 덧붙여서 삼겹살을 안 먹는 나라들 중에 한국에 삼겹살을 수출하는 나라들이 많지만, FTA 체결국이냐 아니냐와 FTA를 체결하고 관세가 얼마나 내려갔는지 등등의 이유로 사실상 수입 삼겹살끼리 가격 경쟁 구도가 형성되기 힘든 상황인 데다, 가격 가지고 장난친다고 해도 업자들끼리 담합해서 은폐해 버리면 사실상 규제할 방도가 없어서 업자들 배만 불리는 상황은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될 듯하다. 모 방송국의 시사 프로그램에서 이 문제를 취재했을 때 어느 업자가 공급을 철저히 통제하기 위해 큰 냉동 창고에 수입산 냉동 삼겹살을 수 달째 쟁여두고 있는 모습도 나왔다.
지역마다 다르지만 땅값과 인건비 등등으로 기본적인 유지비가 높을 수밖에 없는 서울특별시 시내 한복판의 식당에서 삼겹살 1인분 가격이 7,000원 이하라면 수입산이나 돼지 지방을 붙여 인공적으로 만든 가짜 삼겹살을 쓸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한다. 심지어는 눈으로도 분명히 구분되는 돼지의 다른 부위를 삼겹살이라고 이름 붙여 판매하는 경우도 많다. 지방이 겹층을 이루지 않은 고기나 지방층과 살코기의 결이 방향이 다르다면 삼겹살이 아니다. 수입산의 경우 거품이 국내산에 비해서 많이 오르고 붙여서 만든 삼겹살의 경우에는 구웠을 때 고기와 비계 부분이 떨어지면 가짜 삼겹살이다. 이럴 때는 쿨하게 신고해주면 된다.
문제는... 수입산과 국내산을 육안으로나 맛을 보고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외국산은 박피해서 가로 40 세로 60cm 두께 10cm 정도 되는 큰 덩어리 (속칭 빨래판)로 통째 냉동으로 들어오므로 미박(오겹살)과 냉장 중에서 고르면 국산일 경우가 많지만, 해동 후에는 형상 구별 어렵고 맛 또한 거의 차이나지 않는다. 양념되고 조리된 것은 전혀 알 수 없다. 외산은 갈비 끝부분의 연골이 고기에 안 박혀 있다든지, 형상이 다르다는 구분법이 나돌고 있지만 돼지는 다 같은 신체 구조의 돼지이고 연골 빼고 삼겹살 부위 정형은 불가능하므로 국산 수입 불문하고 연골이 들어 있어서 근거 없는 소리다. 그냥 가게의 원산지 표시, 한돈 마크를 믿는 수밖에.
국산의 경우 구매한 돼지의 본전을 뽑기 위해 가격왜곡이 일어난다. 저지방육을 선호하지 않는 경향 때문에 저지방육에서 오는 손해를 고지방육에 전가한다. 이때문에 가격왜곡이 심하게 일어나게 된다.
5. 삼겹살 이모저모
5.1. 삼겹살의 효능
삼겹살은 황사, 분진이 많은 일터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마시는 먼지 또는 석탄 분진 등을 흡수하여 기관지나 폐의 오염을 막아 진폐증을 예방하며 삼겹살의 지방이 수은, 납 등의 공해물질을 체외로 배출시켜 해독작용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돼지고기 지방산은 불포화지방산으로 혈관 내 콜레스테롤의 축적을 막아 혈류를 좋게 한다.
'역사' 문단에서도 언급된 것처럼 한국에는 삼겹살이 폐로 먼지를 많이 흡입하는 경우에 도움이 된다는 믿음이 수준으로 존재한다. 때문에 예전부터 광부들이 삼겹살을 많이 먹었고 근래에도 황사가 부는 시기만 되면 삼겹살의 소비량이 급증한다거나 매일 분필 가루를 마시고 다니는 학교 교사들이나 학생들에게 좋다는 속설이 있다.
삼겹살이나 돼지의 기름이 폐진증을 예방 또는 치료한다는 믿음은 사실 충분한 의학적 근거가 없다. 다만 삼겹살이 중금속을 해독하여 배출하는 효능이 있다는 건 연구논문으로 밝혀져 있다. 중금속 분진에 노출되는 광부들에게는 얼마간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중금속이 아닌 일반 먼지의 경우 효과를 기대하기 곤란하다. 황사 안에는 미세먼지 뿐만 아니라 중금속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약간의 도움은 될 수 있을 수도 있다. 같은 이유로 분필 가루 역시 효과를 기대하긴 무리이다.
이 문제는 사실 돼지사육농가 및 축산업체, 판매업체 등과도 얽혀 있어 굳이 언급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
5.2. 비계 호불호
삼겹살이 맛있는 이유는 풍부한 지방 덕분이다. 하얗게 보이는 비계 뿐만이 아니라 살코기 부분에서도 지방질이 차지하는 비율이 상당하다. 수분을 제외한 삼겹살 전체 중량의 8~90%가 지방이라고... 살코기처럼 보이는 부분도 단백질보다는 지방이 더 많다. 한 마디로 지방맛. 다이어트를 위해 비계를 떼고 먹는다면 섭취량을 줄이는 측면에서는 도움이 되겠지만, 살코기까지는 어찌하기 힘들다.
어린아이 중에 비계를 싫어하는 경우가 꽤 되는 반면 나이 먹은 사람일수록 비계 때문에 삼겹살을 먹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비계를 좋아하게 된다. 어린아이의 경우 비단 삼겹살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제육볶음, 돼지 김치찌개 등의 비계를 꼭 떼고 먹다가 어른들에게 혼날 때가 많다. 보통 비계를 싫어하는 이유로 질감이 물컹거린다는 이유를 댄다. 실제로 어른 돼서도 못 먹는 사람들은 지방 뿐만이 아니라 비계 특유의 식감이 싫어서 안 먹기도 한다. 다만 바싹 익혀서 바삭바삭한 질감에 가까워질 때가 되면 먹는 사람들도 있다. 그 외에 소위 '돼지냄새' '돼지구린내' 같은 냄새가 나서 싫어하기도 한다. 대체로 성장하면서 그 냄새에 익숙해지고 맛있게 먹지만 일부는 트라우마처럼 남아서 평생 비계를 싫어하게 되기도. 어린이일 때는 비계를 싫어하다가 어른이 될수록 입맛이 바뀌면서 살코기보다 비계를 더 좋아하게 되는 경우에는 "아 내가 나이를 먹긴 먹었나 보구나" 를 알게 해주는 음식이라고 한다.
5.3. 대패삼겹살
대패 삼겹살은 냉동 상태의 삼겹살을 기계를 이용해 매우 얇은 두께로 썰어낸 삼겹살이다. 나무를 대패로 민 것 같이 얇게 나오기 때문에 대패삼겹살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질긴 삼겹살의 식감을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들이나 돼지 비계의 느끼함이나 냄새에 불편함을 느꼈던 사람들, 또 기존 삼겹살의 굽는 시간에 지친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아무래도 얇게 썰다보니 돼지 특유의 누린내가 많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어서 채소와 함께 쌈으로 먹으면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도 어느정도 참을 수 있을 정도.
냉동육이라는 것에 거부감을 느낄 수 있는데, 냉동시킨 상태가 아니면 썰기도 어려울뿐더러 수지가 거의 맞지 않는다. 그나마도 녹기 시작하면 말려진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늘어져서 계속 냉동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본 사람은 알겠지만 식당에서 내온 직후의 대패 삼겹살을 보면 대부분 얼어있다.
백종원의 말에 따르면 냉동 대패 삼겹살에는 분류가 있다고 한다. 첫번째로 어떤 상태로 냉동보관을 했는지인데, 일반적으로는 얇게 썬 후 냉동 보관을 해두지만 덩어리 상태로 냉동 보관을 해두었다가 먹기 직전에 썰어서 내놓는 것이 고기의 육즙이 남아있어서 훨씬 맛있다고 한다. 다만 매번 써는 것이 귀찮은 만큼 대부분의 가게는 한번에 많이 썰어서 보관해두는 것이 일반적이며, 대패 삼겹살 전문점이 아닌 경우는 기계 자체가 없어서 아예 정육점에서 썰어낸 상태의 고기를 받아오는 경우가 많다. 또한 두번째로 냉동 보관을 얼마나 오래 했는지에 따라 차이가 생긴다. 썰어놓은 채로 오래 냉동보관을 한 고기는 바싹 말라서 빨간 가장자리 부분이 쉽게 갈라지는데 당연하겠지만 냉동 보관을 오래 한 삼겹살일수록 맛이 없다고 한다.
백종원이 대패삼겹살을 개발했다고 알려져 있으나 몇가지 반론이 있다. 대패삼겹살은 80년대에 모습을 드러내 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는데, 초기의 대패삼겹살의 원형은 지금처럼 돌돌 말려서 나오는 것이 아닌 한입크기의 정사각형에 가까운 모양의 얇은 냉동 삼겹살이었다. 이것을 알루미늄 호일 위에서 구워먹는 것이 초기 대패삼겹살의 원형이었다. 지금처럼 기계로 썰어낸 대패 삼겹살이 널리 알려진건 1993 ~ 1994년, 백종원이 지금과 같은 모양의 대패 삼겹살을 주력으로 하는 고깃집을 처음 차린게 1992 ~ 1993년, 백종원이 대패 삼겹살의 특허 등록을 한게 1996년이므로 이 부분은 정확하게 이렇다 저렇다할 수는 없는 노릇. 백종원의 말에 의하면 1992년 쯤에 고기집을 차렸는데 실수로 고기를 써는 기계가 아니라 햄 써는 기계를 사버려서 어쩔 수 없이 얇게 썰린 고기를 그대로 팔기 시작했는데, 손님중 누군가가 대패밥(대패질 하고 나온 나무 찌꺼기) 같은 모양이라고 해서 대패 삼겹살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일부 상인들이 새끼를 낳을 수 없을 때까지 낳은 모돈의 삼겹살을 이용해 대패 삼겹살을 만드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단계의 모돈의 고기는 질이 너무 떨어지고 삼겹살의 두께로 먹기에는 너무 질기므로 폐기해야 하지만 대패로 얇게 자를 경우 그 질긴 느낌이 잘 느껴지지 않아서 대패 삼겹살로 내놓을 생각을 한 것. 이 모돈 삼겹살이 불법일 것 같으나, 유통기한 이내라면 불법은 아니다. 판정이 등급외 판정일 뿐, 등급외 판정도 엄연히 축산물 품질평가 기관에서 공식 판정을 받아 정상적으로 시중에 유통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주인이 고지할 의무도 없다. 지금까지 모돈을 판건 대패삼겹살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식약청에선 관련 법령을 바꾸겠다고는 하는데.. 원래 모돈은 맛이 없으므로, 직접 구워서 고기론 못 먹지만 가격상의 문제로 첨가물이나 햄 등지에서 쓰여왔던 고기다.
물론 당연한 이야기지만 유통기한 지나서 팔거나 삼겹살 이외에 다른 부위를 속여 팔면 등급 무관 불법이다. 다만 일반 삼겹살보다 질이 떨어지는 고기라는 사실은 알고 먹자.
또한 한 식당에서 대패 삼겹살을 소고기 차돌박이로 속이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먹거리 X파일에서 밝혀냈다. 차돌박이와 대패 삼겹살이 외관적으로 거의 비슷하게 보이는 것을 악용한 것으로 후추까지 뿌려 냄새를 이용한 구분방법도 차단해 전문가들도 쉽게 구분하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납품업체 역시 포장에 차돌박이라고 적어놓았음에도 대놓고 삼겹살을 내놓아 이런 일이 한두번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한 꼴이 되었다. 아무쪼록 조심하자.
일반 삼겹살을 사시미칼로 칼집을 내서 사진과 같은 모양의 벌집 삼겹살로 만들어낸다. 일반 삼겹살보다 육질이 연하고 식감이 좋아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일반 삼겹살보다 가격이 비싼 점이 단점이라 소비자 입장에선 일반 삼겹살에 벌집 삼겹살이 칼집만 내는 것뿐 크게 다른 게 없어 비싸게 사먹는게 억울할 수 있겠지만 일반 삼겹살을 칼집을 내 벌집 삼겹살로 만들려면 기술을 가진 인력과 인건비가 소요되기 때문에 일반 삼겹살보다 비싼게 주된 이유이다. 애초에 벌집이라는 형태로 만드는 데에 족히 20분은 넘게 걸린다.
과거 갈갈이 삼형제였던 이승환이 이 벌집삼겹살로 사업을 하여 대박을 쳤다.
5.5. 오겹살
피부가 남아있는 삼겹살. 피부+피하지방이 한겹씩을 더 맡아서 오겹살이라고 한다.
돼지를 처리할 때 끓는 물에 피부를 데쳐 털을 뽑고 피부를 벗긴다. 이 때 피부가 남은 돼지고기의 삼겹살 부위를 그냥 잘라 쓰면 오겹살이 된다.
생산 방식 때문에 원가격은 삼겹살 보다 싸야하지만 고급으로 포장하는 마케팅 때문에 가격은 더 높다.
6. 취식법
서울, 경기, 중부 지역에서는 대부분 돼지 껍데기를 벗기고 유통하는 반면 경남, 전남, 제주도 등 남쪽 지역에서는 돼지 껍데기를 안 벗기고 유통하는 것이 보통이다. 다만 실제 매장에서 제공할 때는 오겹살/삼겹살로 구분한다. 벗긴 껍질(가죽)은 구두를 만들기도 하고, 식용으로 쓸 때는 털을 완전히 제거하고 삶아서 따로 싸게 판매한다.
또한 요즘은 삼겹살도 종류가 크게 늘어나 허브 삼겹살이나 종이장처럼 얇게 썰은 대패삼겹살, 양념을 한 된장, 고추장 삼겹살, 조금 두껍게 썰어 벌집 모양 칼집을 낸 벌집삼겹살 등등 여러 종류가 나와 입맛대로 골라 먹을 기회가 크게 늘었다. 다만 대패삼겹살 쪽에서는 조금 논란이 있었는데, 질겨서 버리는 고기인 모돈의 고기를 재활용하기 위해 육질을 눈속임하려는 목적으로 얇게 썰어 대패삼겹살이라 홍보해 판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하지만 모돈의 고기라 해서 못 먹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삼겹살을 얇게 써는 것은 질긴 고기를 먹기 좋게 만드는 조리법일 뿐으로, 이것이 문제가 된다면 고기에 칼집을 내는 것도 문제가 된다. 모돈은 새끼를 건강하게 낳기 위해 여러 종류의 항생제를 다량 투입하니 문제라는 의견도 있지만, 일반 돼지라고 항생제를 안 먹이는 것도 아니고 출하 15일 전에는 항생제 투입을 금지해서 배출시킨 상태로 출하한다. 그리고 검사를 실시해서 불합격시 출하가 정지된다.
6.1. 기본
보통은 통삼겹구이가 아니라면 아무것도 양념하지 않은 1cm 내외로 얇게 썬 삼겹살 생고기를 마늘, 김치 등과 함께 불판에 구워서 상추, 파채, 고추, 깻잎, 구운 김치 등의 야채와 함께 된장, 고추장, 소금, 참기름, 쌈장 등의 양념과 같이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식당에 따라서는 된장찌개를 주는 곳도 있다. 제주도의 경우 멸치젓(멜젓)이나 자리돔젓을 종지에 담아 불판에 올려 찍어먹기도 한다. 들깨가루, 콩가루에 찍어 먹어도 맛있다. 호불호가 심한 편이긴 하지만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
6.2. 가정에서
마당이 없다면 집에서 구워먹기엔 좀 불편하다. 냄새가 온 집안에 퍼지는 데다가 환기할 때 냄새가 잘 빠지지않고, 기름이 튀어서 닦아내는데 애를 먹는다. 고기구이집 불판의 경우 기름이 따로 빠져 나오게끔 되어있으나 일반 후라이팬에 구우면 기름이 빠져나가지 않고 그대로 고인다. 물론 기름이 나올 때마다 키친타올로 닦아내면 되겠지만 그것도 번거롭다. 특히 주방에 있는 가정용 가스렌지로 구우면 그 주변은 헬게이트 오픈. 가스렌지가 기름에 더러워질 뿐만 아니라. 벽, 주방 바닥, 식기 등이 삼겹살 기름으로 뒤덮힌다(...) 삼겹살 먹고 싶은데 고깃집에서 구워먹긴 비싸다고 집에서 주방에 있는 가스렌지로 구워 먹었다간 집안 어지른다며 어머니께 등짝 스파이크를 시전당할 수 있다. 물론 뒷정리를 자기가 깔끔하게 해놓는다면 상관 없겠지만. 집에서 구워먹고 싶다면 가정용 가스렌지에 굽지 말고, 전기 후라이팬을 사서 굽거나 휴대용 버너 주변에 신문지를 깔고 굽고 뒷정리를 확실히 해둘 것. 허나 아무리 신문지로 도배한다 해도 기름이 신문지에 배는지라 바닥이 기름으로 도배되는건 같다(...) 이럴때는 행주에 남는 소주나 소독용 알코올로 바닥을 닦으면 깨끗히 닦아진다. 아마 이 짓 두어 번 하고 나면 그냥 밖에서 사먹고 말지 싶을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이 있다. 바로 전기오븐으로(혹은 에어프라이어) 구워먹는 것. 전기오븐의 특성 상 기름이 튀지도 않을 뿐더러 시간 지정하고 굽기 버튼만 누르면 뒤집을 타이밍에 알람까지 울려주니 정말 편하다. 자동 청소 모드로 할 경우, 알아서 필터의 기름기를 배출하므로 오븐의 수명도 걱정할 필요도 없고, 삼겹살 굽고 나온 설거지 거리는 불판 하나와 오븐 내부를 행주 등으로 닦는 것 뿐이라 설거지 부담도 적다. 거기에 스팀 조리를 선택할 경우 수육처럼 조리할 수도 있어서, 기분에 따라 수육 삼겹살과 일반 삼겹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 전기 오븐 가격도 많이 내려가서 가스렌지와 전기오븐 기능이 같이 있는 모델이라해도 50만원 미만으로 살 수 있다. 대형마트 가격 기준으로, 삼겹살 100g에 1,200원~1,800원하는데, 삼겹살 20번 정도만 구워먹으면 오븐 값은 뽑을 수 있다. 거기에 오븐으로 에어 프라이 (기름 쓰지 않고 튀기는 기능)를 통해 냉동 식품도 편하게 튀길 수 있는 등, 삼겹살 말고도 다용도로 사용 가능하니 관심있는 위키러들은 한 번 알아보자. 물론 맛은 달라진다.
6.3. 곁들여 먹는 요리
김치와는 생으로 김치쌈을 먹든 돼지 기름에 구워 먹든 찰떡궁합이며 소주와 같이 먹으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고도 카더라. 특히, 기름에 쩔은 구운김치와 삼겹살, 그리고 공기밥을 한데 섞어 만든 김치볶음밥의 맛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또 지역별 취향별로 양파와 마늘, 콩나물 무침 등등을 함께 구워서 먹는다. 특히 제주도에서는 갈치젓 혹은 멸치젓소스가 항상 함께 한다.
그리고 보통 삼겹살집을 가면 국물요리로 된장찌개 를 시켜먹는 일이 많다. 돼지고기가 흔해서 인지 돼지고기를 넣어 우려낸 국물로 끓이기에 맛이 일품.
6.4. 구워먹을 때 유의사항
• MT가서 삼겹살 구워 먹을 때
◦ MT나 캠핑을 가서 삼겹살을 먹을 경우 일반적으로 숯불 위에 석쇠 깔고 그냥 얹어서 먹는 경우가 많다. 삼겹살은 쇠고기보다 더욱 높은 온도에서 익기 시작하는데 야외에서 먹을 경우 직접적으로 고기에 가해지는 열이 생각보다 적어 익는데 후라이팬이나 돌판에 구울 때보다 훨씬 오래 걸린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삼겹살의 경우 기름이 많아서 기름이 고기가 익으면서 죄다 밑으로 떨어지는데 이것이 숯에 직접 닿으면 그을음이 돼서 올라와 고기맛에 악영향을 끼친다. 특히 MT를 많이가는 동네 근처에 있는 가게 숯은 대부분 그렇게 좋은 숯이 아닌데다가 심지어 번개탄에 구워 먹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석탄맛 삼겹살을 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바엔 그냥 버너 + 후라이팬에 굽거나 기름기가 빠진 훈제삼겹살 등을 사오는 게 훨씬 낫다. 이것이 보통 고깃집의 돼지고기와 소고기 불판이 다른 이유이자, 삼겹살을 구울 때 고기와 닿는 범위가 넓은 불판을 사용하는 이유이다. 대부분 불판의 형태가 가운데가 볼록하든가 해서 최대한 기름이 불쪽으로 안 떨어지게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어쩔 수 있는가 구우라면 구워야지. 방법은 간단하다. 일단 후라이팬에 초벌구이 한 다음 숯불에 살짝 터치해주면 빠른 시간안에 숯불향이 가미된 맛있는 삼겹살을 먹을 수 있다. 아니면 당신이 정말 부지런하다면 계속 뒤집어주면 되긴 된다.
• 그을음이 안 생기게 하는 방법
◦ 좋은 숯을 쓴다. : 진짜 좋은 참숯같은 경우에는 그을음이 잘 생기지 않는다. MT촌등에 파는 숯들이 그렇게 좋은숯이 아니거니와 번개탄에 불붙었다고 우와 고기굽자하거나 하지말자. 숯이 타면서 연기가 안나는 숯이 좋은숯이고 연기가 나면 나쁜숯이다. 대부분 숯들이 착화 과정에서 내부의 습기가 빠지면서 연기가 나기때문에 불 붙은 이후 연기가 빠진 이후에 고기를 구우면 그나마 덜 탄내가 난다.
◦ 숯에 직접 기름이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 : 숯에 기름이 닿으면 바로 그을음이 생겨 고기맛을 배리기 때문에 향을 포기하고(...) 그냥 화력용도로 숯을 사용하여 철판에 굽거나 , 숯과 석쇠의 간격을 멀리해서 그을음이 고기에 잘 닿지 않게 하는 법이 있다만, 이경우 숯의 화력도 중요하기때문에 숯도 중요하다. 제일 간단한 방법중 하나는 석쇠와 숯불 사이에 철망을 두는법이 있다. 이경우 기름이 철망에 맺히기 때문에 그나마 숯불에 직접 닿는 양이 덜하다. 이후 이 기름은 완전연소되어 좋은 연료로 재 탄생한다.
• 그 외 유용한 팁들
◦ 삼겹살을 엠티 장소까지 운반할 때 보통 아이스박스를 많이 사용하고 싸기 때문에 고기를 냉동육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 경우 고기를 굽기 30분 전에 밖에 꺼내놔서 상온과 고기의 온도가 얼추 비슷해지게 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이 경우 훨씬 익는 속도도 빠르고 부드러운 삼겹살을 먹을 수 있다.
◦ 이왕 구울때 제대로 먹고 싶다면 칼집을 넣어두는 것도 좋다. 벌집삼겹살처럼 칼집을 촘촘히 넣어두면 익는속도도 훨씬 빨라지고 질긴 냉동육이 부드러워 진다. 칼집을 넣은 후 맥주에 1시간 정도 담궈두면 구울 때 특유의 돼지비린내가 사라진 부드러운 삼겹살을 맛볼 수 있다.
• 뭔가 있어 보이는 짓을 하고 싶다면 훈제를 하는 것도 굉장히 좋은 방법이다. 훈제그릴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그냥 숯에 젖은 스모크칩을 넣어도 향이 훌륭해진다. 완전훈제 만드는 방법이 없는건 아닌데 큰 솥에다가 알미늄 포일을 깔고 스모크칩을 넣은 다음 설탕을 가득 뿌리고 바닥과 띄워서 석쇠를 얹고 석쇠에 고기를 얹은다음 뚜껑을 덮고 불에 40분에서 1시간 얹어 놓으면 된다.
• 석쇠구이니 연탄불구이니 하는 건 솜씨 없으면 하지 말고, 무겁지만 업소용 불판을 준비해 가라. 환영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