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폭풍우에 댐 붕괴 “사망 3000명, 실종 1만명”
폭풍 ‘대니얼’, 리비아 동부 상륙
“홍수로 10만 도시 25% 사라져
계곡-건물 아래 시신 널려 있어”
리비아 동부 강타한 폭풍 ‘대니얼’, 지난주 그리스도 휩쓸어 11일 그리스에서 15명의 목숨을 앗아간 폭풍 ‘대니얼’이 지중해를 건너 리비아를 강타하면서 동부 마르즈 시내가 물에 잠겨 있다. 대니얼이 초래한 홍수로 사망자가 3000명이 넘고 실종자도 1만 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AP 뉴시스
그리스 사상 최악의 홍수로 15명의 사망자를 낸 폭풍 ‘대니얼’이 지중해 건너 북아프리카 리비아 동부에 상륙해 추정 사망자가 3000명을 넘는 큰 피해를 냈다.
11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다를 거치며 열대성 사이클론으로 발달한 대니얼은 전날 알바이다, 다르나, 마르즈 등 리비아 동부 도시에 상륙해 많은 비를 뿌렸다. 특히 인구 10만 명인 다르나에선 낡은 댐 두 개가 무너지며 홍수가 일어나 주거 지역 전체가 물에 잠겼다.
히쳄 아부 슈키와트 리비아 민간항공장관 겸 동부 관할 행정부 비상위원회 위원은 로이터에 “다르나에서 수습한 시신이 1000구가 넘는다. 시신이 바다에, 계곡에, 건물 아래에 널려 있어 절망적”이라며 “도시의 25%가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리비아 오스만 압둘잘릴 보건장관은 튀르키예(터키)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홍수로 3000명 이상이 숨지고 수천 명이 실종됐다”고 주장했다. 국제적십자적신월사연맹 리비아 특사 타메르 라마단은 “전례 없는 홍수로 1만 명이 실종됐다”면서 “사망자 수가 앞으로 며칠 안에 수천 명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셜미디어에는 다르나의 아파트 한 동 일부가 진흙 속에 파묻혀 있는 사진이 올라왔다. 그곳 주민 아메드 무함마드 씨는 “자고 있다가 눈을 뜨니 집이 물로 가득 차 있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에 말했다. 오사마 알리 리비아 응급·앰뷸런스 담당 기관장은 “전화선도 끊겼고 도시 전체가 심각하게 파괴돼 구조대원이 다르나에 들어갈 수 없다”고 밝혔다.
리비아 동부 강타한 폭풍 ‘대니얼’, 지난주 그리스도 휩쓸어 지난주 대니얼이 휩쓸고 지나가며 범람한 물이 그리스 중부 테살리아 팔라마스 마을 상당 부분을 뒤덮은 위성사진. 민간 위성 업체 플래닛랩스 PBC가 10일 촬영한 것이다. AP 뉴시스
13년째 내전을 치르는 동안 부실한 인프라가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AP통신은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2011년 무너지고 사실상 무정부 상태가 된 리비아에서는 도로와 공공 서비스 투자가 줄고 민간 건물에 대한 최소한의 규제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알리 기관장은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리비아는 이 정도 수준의 재난을 겪은 적이 없어 대비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우리 잘못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국제사회 원조는 이어지고 있다. 올 2월 대지진을 겪은 튀르키예 재난청은 전날 텐트, 구조 차량, 발전기 및 기타 구호품과 구조 인력 150명을 급파하겠다고 밝혔다. 주리비아 미국대사관도 “유엔 및 리비아 당국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UAE)도 구호 및 수색구조팀을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니얼은 지난주 그리스 튀르키예 불가리아를 휩쓸며 25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등 피해를 입혔다.
김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