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는 SBS, MBC, KBS 돌려가며 총선을 지켜봤습니다.
어제 반나절을 지켜보며 생각난 몇 가지 생각을 적고 싶네요.
1. 언론인은 중립
오늘 아침 조선일보 1면엔 과반획득에 대한 기쁨에 넘치고, 경향신문 1면엔 강기갑 의원의 환호사진과 더불어 진보세력의 위기를 그렸는데, 잠깐 <언론인은 중립> 참 어렵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정확한 사실은 한나라당이 과반을 차지하고, 진보진영이 무너졌다는 것입니다. 보수세력이 모두 힘을 뭉치면 개헌까지 가능하겠네요.
사족을 하나만 더 달자면, 언론은 자기방어능력이 있는 보수진영에 비해 자기방어능력이 취약한 진보진영의 손을 조금은 더 들어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무조건적으로 거대 보수여당을 환영할 수는 없겠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론 각각 개인적인 의견이 있겠지만, 언론인(지망생)이라면 무엇이 옳다 그르다 판단하는 것은 대중에게 맡겨야 할 것 같습니다. 스스로도 중립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고요.
2. 가장 아쉬웠던 점
이번 총선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이전에도 그랬지만) 내용은 같고 이름만 바뀌는 정당과 정당이라고 하기 힘든 정당의 출현이었습니다. 일본 친구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한국은 참 역동적이라서 보기 좋다고... 그런데 칭찬이 칭찬으로 들리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참 힘듭니다. 10년 단위도 아니고 1년 단위로 바뀌고 있습니다. 커지면 쪼개지고, 작아지면 합쳐지고... 바뀌는 정당명은 마치 악플좀 달리면 닉네임 바꿔서 이미지 쇄신하려는 악플러들 같습니다.
OO연대의 탄생도 정당정치사의 한 획을 긋지 않을까요? 집안싸움을 동네싸움으로 확장한 좋은 예로 인구에 회자될 것 같습니다. 또 안그래도 존망이 위태로운 민노당은 그 알량한 이념논쟁으로 둘로 나뉘어서 어려움에 박차를 가한듯 싶습니다. 열린우리당, 민주당도 대통합민주신당은 뭐고 또 통합민주당은 또 뭡니까?
물론 기치가 다르면 새로운 당을 만들수 있습니다. 당의 기조가 바뀌면 당명이 변경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신중을 기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니면 정당정치라고 하지 말고, 계파정치를 기치로 내세우시던지... 앞으로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주요 정당의 당명이 100년은 지속되기를 기대합니다.
3. 가장 재미있었던 점
이긴 한나라당이나 진 통합민주당이나 차(車),포(包)는 다 죽었습니다.
한나라당에서는 이재오의원을 시작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이방호, 정종복, 박형준 줄줄히 다 떨어졌습니다. 차포가 아니라 마(馬), 상(象)까지 다 죽은 형국입니다. 뭐 졸(卒)이 워낙 많아서 든든하지만 모양새는 좀 안좋게 됐습니다.
통합민주당은 더 심각합니다. 사실상 '손'장군이 죽어서 아주 말이 아닙니다...거기다 차포(김근태, 정동영)도 다 죽었고, 졸도 반이나 죽었고, 이런 말씀 드려서 죄송하지만 좀 처절합니다.
여담으로 두번째 재미있었던 선거구는 경남 김해. 봉화마을의 인기에 힘입어 최철국 후보가 당선됨으로서 경남에도 민주당 깃발을 꼽았죠. (전국구 한나라당도 호남에서는 깃발 하나도 못 꽃았으며, 민주당은 부산 사하구에서도 조경태 의원이 당선되었죠)
4. 박근혜의 힘
박근혜씨도 대구 달서에서 당선되었죠?
하지만 '박근혜씨도 총선에 참가하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박근혜씨의 당선은 너무 당연한 일처럼 되어 있습니다. 그보다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의 힘이 가장 눈에 띄는 총선이었습니다. 이들은 한나라당 내부, OO연대, 무소속에 골고루 분포하고 있어서 정확한 집계도 낼 수 없습니다. 물론 낼라면 낼 수야 있겠지만 말입니다.
사회적으로 보면 계파정치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했지만, 개인적으로 보면 참 재미있었습니다. 박근혜씨는 초당적인 파워가 제대로 위력을 발휘한 총선이었죠. 그런 많은 영향력을 가진 박근혜씨이니만큼 앞으로 더 대의적이고, 원칙에 근거한 정치활동 부탁드립니다.
5. 나의 소망
보수가 이겨서 즐겁지도, 진보가 져서 슬프지도 않습니다. 단 양당체제가 공고히 되어 국민이 보수를 원할때는 보수가, 진보를 원할때는 진보가 집권하는 제대로 된 양당체제의 구축을 꿈꿔봅니다.
6. 일기는 일기장에 쓰면 좋건만...
제 일기장은 하루에 쓸 수 있는 공간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A4용지 10포인트로 6~8줄 내외)
싸이월드에도 딱딱한 글은 잘 안쓰고요. (이런 딱딱한 얘기하면 친구들한테 욕먹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인 총선일기도 조금 적어보겠습니다.
저의 정치적 성향은 진보60% 보수40% 정도로 자평하고 있으며 대운하는 원칙적인 반대(환경요인), FTA는 원칙적인 찬성(협상의 문제), 나머지 현안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진행되느냐가 중요하지 찬반의 확고한 입장은 없습니다. 참고하십시오.
일단 가장 통쾌했던 지역구는 문국현 대표가 이재오 의원을 이긴 것입니다.
지역구에선 한나라당 사람을 찍었지만, 비례로는 창조한국당을 찍었을만큼 문국현에 대한 호감도가 높습니다.
(당규모가 작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열렬 한나라당 지지자이자 친박연대에 상당한 호감을 느끼고 계신 친가쪽 어르신들도...
누가 나오는지는 전혀 개의치 않고 '민주관련' 당만을 찍는 외가쪽 어르신들도...
투표를 하지 않는 제 형 친구들도...
다들 이 결과는 좋아하더군요...
그리고 한나라당 이방호를 잡은 민노당 강기갑도 참 시원했습니다.
한복을 입고 만세를 외치는 강기갑의 모습이 '진보세력은 죽지않아!'라는 구호에 가장 잘 어울리는 그림이었던 것 같습니다.
또 언론출신 정치인 정동영의 낙선 왠지 흐뭇했습니다; 왜일까요?
당선이 되서 슬펐던 분들은,
<일본은 없다>의 저자라고 주장하고 있는 전여옥씨, <이래도 당신시켜 줄래?>의 이인제씨 등이었습니다.
저 이래뵈도 여자 분들의 정계진출 증가를 기뻐하고 있는데, 전여옥씨 한테만은 도저히 제 사랑을 드릴 수가 없네요.
또 낙선이 되서 슬펐던 분들은,
손학규(장이 떨어지다니...),
김근태(으음...),
유시민(별 수 없었죠..상대도 상대고, 지역도 지역이고),
노회찬(홍정욱씨처럼 연예인 좀 많이 사귀어 두시지...) 정도가 기억이 나네요.
또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 분들은,
비례대표로 당선된 전 민주당 대표, 현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이었습니다.
막장 민주당에서 유일한 인물이었다고 생각했는데...
비록 당은 틀리지만 나라를 위하는 마음은 같다고 믿고 많은 활동 부탁드립니다.
또한 김장수 전 국방장관도 생각나네요. 열우당 정권에서 장관하다가 한나라당의 여섯번째 비례대표로 당선되서 '배신'이라는 욕을 먹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그분의 행동과 말씀을 보아 한나라당 후보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흐아암, 총선도 끝났고 꽃놀이도 했으니 이제 공부 좀 해야죠.
첫댓글 음모론. 친박연대의 등장은 한나라당이 내놓은 고도의 선거전략 아닐까? 하는...
짜고치는 고스톱이다에 한표~!!총선 하기도 전에 복당여부를 물었는데 복당을 허용한다고 하면 웃기지 않습니까^^그 당시에는 당연히 불허한다고 하는 게 한나라당으로선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총선의 기운이 점점 잊혀질때쯤 친박연대라는 이름이 점점 국민들 기억에서 지워질때쯤 복당은 자연스럽게 이루어 질 것 같습니다. 한 6월쯤?? 결론은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데..한표!ㅠㅠ솔직히 공천낙천자가 친박연대나 무소속으로 나와 공천받은 한나라당 후보를 이긴것은 공천이 잘못됐다는 방증 아닌가요?공천의 목적이 여론의 지지도가 높은 "될 만한"사람을 뽑는게 아닌지요. 그렇다면, 분명 공천은 될사람을 떨어뜨렸단 소린데..
즉, 될 사람을 떨어뜨리고, 안 될사람을 공천한 건 윗분 말씀처럼 한나라당의 고도의 선거전략이 아닌지 의심이 됩니다. 오히려 확실히 될 사람을 낙천 시킨 후, 무소속 친박연대로 당선되게 한 다음 복당하면 한나라당은 더 커지고, 공천받았지만 선거에서 진 후보도, 공천받았다는 것 자체가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테니..일석이조가 아닐까요. 무섭네요. 이게 진실이면. 대표적 인물이 김무성, 한선교, 최구식..등과 같은 당선자겠죠..박근혜가 한나라당에 있으니, 친박의원들이 한나라당으로 들어오는건 전혀 어색하지 않지 않나요?단, 국민들의 눈이 무섭겠지만 말이죠..
홍정욱은 캥거루족이닷!! 아빠로도 모자라 아빠 친구들 한테 도움이나 받고, 나이가 몇살인데=_=;; 하긴 얼굴도 아빠 덕이네. 노회찬 아저씨도 부모님 불렀어야 했는데..
ㅋㅋㅋ우리 호빵맨 생각할 수록 지못미다ㅠㅠㅠ 어제 인터뷰에서 홍정욱 왈 "저는 서민배우의 아들로서 귀족이 아닙니다"..참..어이가 없어서...남궁원이 어떻게 서민배우냐...한국영화 부흥기에 젤로 잘 나가던 배우인데다 후까시 들어간 역만 도맡아 왔는데....이건 미래에 장동건 아들이 "저희 아버진 서민 배우였다"고 얘기하는 거와 같은 것
홍정욱은 아버지 인맥보다 정몽준(현대가)처조카가 더 중요하지 않나요?... 물론 아버지가 인기 배우란 사실도 중요하지만 현대가가 뒤에 있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지는 않았을듯..
전여옥 우리 동네 선거구인데...ㅠㅠ(영등포 갑) 저는 영등포 을 지역이지만요... 국회의원 299명 통틀어서 전여옥이 제일 싫어요
저는 나경원 & 송영선도 못지 않다고 봅니다.
이인제는 ...
철새를 넘어 불사조가 됐네요^^;;
불사조..ㅋㅋㅋㅋ동감이에요..ㅋㅋ
어쨋든 당선.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