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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들어가기 전에 : 인디애나 팬분들이 보시기에 다소 불편한 내용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 인디애나라는 팀의 기대치가 1라운드 통과가 아닌 NBA 우승임을 생각할 때 페이서스의 지금 모습은 매우 실망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제가 페이서스 팀이나 선수들에게 결코 악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마이애미와 샬럿의 시리즈를 제외하면 모든 하위시드 팀들이 원정에서 1승 이상을 따낸 현재, 상위시드 팀들 가운데서도 가장 실망스러운 팀은 분명 인디애나 입니다. 혹스가 5할 이하의 팀이기 때문에 아무리 페이서스가 시즌 막판 페이스가 좋지 못했다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두 팀의 전력차는 분명히 존재하는것 처럼 보였고 많은 전문가들은 대부분 인디애나가 낙승을 점쳤습니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인디애나가 상당히 고전할 것을 예상하기도 했죠. 그 근거 중 하나가 인디애나가 전통적으로 애틀란타에게 약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3차전까지 진 현재 인디애나는 2007년 이후 애틀란타 원정에서 2승 14패(플옵포함)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경기 내용 측면의 예상에서도 히버트가 밀샙, 안티치, 마이크 스캇 등 3점이 가능한 애틀란타의 빅맨들을 상대로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은 충분히 나왔었죠.
1. 인디애나의 수비전략 문제 인디애나는 현재 NBA에서 가장 전통적인(90년대와 같은) 방식의 농구를 추구하는 팀입니다. 스몰라인업보다는 빅 라인업을 선호하고 스페이싱 보다는 골밑의 높이를 중요시하며 피지컬한 수비를 근간으로 삼는 팀이죠. 잭 로우는 2차전이 끝난 후 쓴 칼럼에서 인디애나를 "가장 적응력이 떨어지는 팀"이라고 묘사했습니다. 잭 로우의 글을 잠시 살펴보면,
그들은 항상 두 명의 빅맨을 함께 뛰게 하면서도, 전통적인 센터-파워포워드 조합을 고수하는 팀이다. 데이비드 웨스트와 루이스 스콜라는 이번시즌 단 84분만 함께 뛰었다. 또 보겔은 라인업 변화를 거의 주지 않는 감독이다. 팀의 선발 5명은 지난 2시즌동안 다른 팀의 어떤 5명 조합보다도 많은 시간을 뛰었고, 터너 트레이드 이전에는 매 2,4쿼터 시작할 때 같은 벤치 라인업만을 내보냈다.
뛰는 선수들이 고정적일 뿐만 아니라, 인디애나는 수비 전략을 취함에 있어서도 자신들의 방식을 고수하는 편입니다. 2:2 수비를 할 때 인디애나의 빅맨(특히 히버트와 마힌미)들은 볼 핸들러를 압박하거나 스위칭하기 보다는 두 세걸음 충분히 뒤로 물러서서 페인트존을 지키고 볼 핸들러를 막던 수비수는 스위칭하지 않고 뒤에서 계속해서 쫓아가며 압박하는 전략을 계속해서 취해 왔습니다. 그리고 후반기에 흔들리긴 했지만 그 수비전략은 어쨋든 인디애나를 리그 최고의 수비팀으로 만들어줬죠. 하지만 애틀란타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인디애나의 수비는 매우 고전하기 시작합니다. 안티치와 밀샙은 히버트와 웨스트를 계속해서 3점라인 바깥으로 끌어내면서 빈 공간을 활용합니다. 밀샙에게 1차전에서 25점을 내줬을 뿐만 아니라, 조지 힐은 티그를 전혀 제어하지 못하면서 28점을 허용, 일방적인 패배를 당하고 맙니다. 이에 대응해서 2차전에서 인디애나는 조금 다른 전략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1차전 이후 폴 죠지는 보겔에게 자신이 직접 티그를 막겠다고 이야기했고, 스위칭과 반-스위칭(?)을 섞어서 쓰기 시작했죠. 여기서 반-스위칭이란 용어는 바로 아래 영상과 같은 수비를 의미합니다.
동영상에서 볼 수 있듯이 폴 죠지는 픽을 빠져나간 이후 티그와 빅맨 중간에서 알짱(?)거립니다. 티그는 조금씩 머뭇거리면서 공격이 삐걱거리게 되죠. 결국 이러한 수비를 바탕으로 티그를 후반 2점으로 막은 인디애나는 2차전을 잡아냅니다. 하지만 방금과 같은 수비는 상당부분 죠지의 센스에 의존하고 있는 수비입니다. 이는 폴 죠지의 활동량과 체력을 좀 더 요구하는 수비방법이며, 인디애나가 시즌 중에 취하지 않는 수비방식이기도 하죠. (반대로 말하면 한 경기에서의 갑작스런 상대의 전략 변화에 티그가 곧바로 대처할 만한 레벨이 되지 않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수비에 대처하기 위해서 혹스가 꺼내든 카드 중 하나는 빠른 트렌지션에 오펜스에 의한 상대 로테이션의 붕괴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티그가 리그 최고의 스피드를 지닌 가드이기에 가능한 전략이기도 하죠. 3차전의 한 장면을 보면,
티그는 재빠르게 공을 가지고 하프코트를 넘어옵니다. (심지이 이 상황에서는 인디애나가 공격을 성공시킨 이후입니다.) 폴 죠지는 처음에는 티그를 픽업했지만 티그가 좀 더 깊숙한 곳으로 파고들자 어쩔 수 없이 조지 힐과 스위칭을 합니다. 이렇게 스위칭만 해놓고 공격을 진행해도 애틀란타는 자신들이 의도한 대로 공격을 할 수 있게되죠.
티그는 캐롤에게 공을 넘겼고 캐롤은 스캇의 스크린을 받고 중앙쪽으로 들어가다가 뒤따라오는 밀샙에게 공을 넘겨주고 다시 45도로 이동합니다.
캐롤에게서 공을 건내받은 밀샙이 안쪽으로 돌파를 시도하는데, 여기서 인디애나의 로테이션에 문제가 생깁니다. 이 장면에서 볼 수 있듯이 죠지는 스캇에게 붙어 있으므로 밀샙을 체크하는 것은 안쪽의 웨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골밑으로 들어가서 수비하는 습성이 있는 히벗은 본능적으로 밀샙을 쫓아가고 있죠.
당연히 캐롤은 와이드 오픈 3점이 나고 폴 죠지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죠. 이러한 장면들은 얼마나 인디애나가 스위칭 디펜스에 익숙하지 않은지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시즌내내 하지 않던 스위칭을 갑자기 하려니 적응이 되지 않는 것이죠.
또 티그는 하프코트 상황에서 죠지를 직접 공략하기보다는 스크린을 받아서 나오는 코버와 캐롤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폴 죠지가 티그를 막는다면 힐이 코버나 캐롤을 막아야 하는데 힐의 스크린에 대한 대처는 그리 좋은편이 못되거든요. 결국 티그는 3차전에 10개의 어시스트를 뿌리며 애틀란타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티그는 3차전에 22득점, 10 어시스트를 기록했는데, 애틀란타 역사상 플레이오프에서 20점 이상, 10 어시스트 이상 경기가 나온 것은 스퍼드웹 이후 처음입니다.
2. 랜스 스티븐슨 물론 랜스 스티븐슨은 정말 좋은 선수입니다. 좋은 선수가 아닌데 MIP 투표에서 2위를 할리는 결코 없겠죠. 하지만 지금과 같이 랜스 스티븐슨을 이용하면서 인디애나가 정말 우승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면 조금 고개가 갸우뚱해집니다. 스티븐슨은 한번 자신의 감이 좋다 생각이 들면 끊임없이 공격을 하는선수입니다.
3차전에서 9점을 뒤진 4분 시점부터 경기가 사실상 기울었다고 할 수 있는 1분 시점까지 6번의 인디애나의 공격 포제션에서 6번 모두 스티븐슨이 공격을 주도합니다. 이 시간동안 폴 죠지가 공을 잡은 횟수는 단 한번이었고 죠지는 볼을 받은 뒤 스티븐슨에게 엔트리 패스를 넣었습니다. 물론 오늘 경기가 스티븐슨이 원망을 들어야 할 그런 경기는 아닙니다. 3-11을 기록한 죠지의 야투 컨디션은 분명히 좋지 못했고 스티븐슨이 공격을 주도할만 하긴 했죠. 게다가 2분 남았을 때의 자유투 2개 미스, 그 이후 턴오버를 하기 전까지 스티븐슨이 공격을 성공시키지 못한 도 아닙니다. 지만 인디애나가 꼭 득점이 필요한 시점에 스티븐슨이 픽도 받지 않고 10초동안 드리블치면서 6차례의 헤드+숄더페이크를 사용하는 모습은 결코 긍정적인 모습은 아닐껍니다. 제 의견과 굉장히 비슷한 빌 시먼스의 랜스 스티븐슨에 대한 평입니다.
나에게 있어서 랜스가 가져오는 가장 큰 불안한 점은 접전 경기의 마지막에 꼭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랜스가 갑자기 "I got this" 모드로 돌변하는 일이다. 랜스 스티븐슨이 "I got this" 그린라이트를 가지고 있다면 4번 연속 플레이오프 시리즈를 이기기는 불가능하다. 컨퍼런스 파이널에서의 마이애미는 제쳐두고, 1라운드 혹은 2라운드에서 하위시드가 선전해 시리즈가 2-2 타이인 5차전 인디애나 홈 경기에서 랜스가 "잠깐만 친구들 I GOT THIS!"라고 말한다고 생각해보자. 페이서스 팬들은 이 시나리오를 원하는가? 당신은 이렇게 이야기할지도 모르겠다. "2003년 스퍼스는 스티븐 잭슨이 가끔 I Got This 모드로 돌변했기 때문에 우승한 거라구!" 그의 스웨거는 그들을 정말 도운게 사실이다. 그건 100% 사실이다. 하지만 샌안토니오가 그 해 여름에 잭슨을 떠나보내고 다시는 "I Got This!" 선수를 영입하지 않은것도 100% 사실이다. 포포비치는 그러한 외줄타기를 다시 타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디애나의 끔찍한 공격력을 생각했을 때 이게 최선일지도 모르지.
또 스티븐슨은 가끔 인디애나의 스페이싱에 해를 끼치기도 합니다. 역시 오늘 나온 장면인데, 웨스트가 조지힐의 변칙적인 픽을 받고 중앙으로 드리블해 들어갑니다. 이때 스티븐슨은 폴 죠지에게 스크린을 걸어주기 위해 로우 포스트로 내려와 있었죠.
하지만 죠지가 빠져나간 이후 스티븐슨은 반드시 코너 3점쪽으로 빠져줬어야 했습니다. 대니 그린이었으면 마힌미의 스크린을 받고 45도 쪽으로 올라왔을 겁니다.
하지만 스티븐슨은 기여코 로우 포스트쪽에서 공을 받았고 공간이 나지 않아 결국 밖으로 빼 줘야 했습니다. 만약 코너로 갔으면 완벽한 오픈찬스가 날 상황에서 공격이 뻑뻑하게 돌아가게 만든 것이죠. 코트 위 10명의 선수가 모두 3점라인 안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스페이싱이 안 되는 거죠.
이런 덜 여문 부분들이 보이긴 하지만 스티븐슨이 좋은 선수라는건 틀림없죠. 특히 마이애미를 상대할 때 스티븐슨의 활약은 필수입니다. 단, 보겔이 스티븐슨을 어떻게 활용하는가는 올해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인디애나의 미래에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페이서스의 문제점만을 지적했지만 사실 지금 시점에서 저에게 돈을 걸라고 한다면 Pacers in 7에 걸겠습니다. 그만큼 인디애나의 높이는 단단하고 애틀란타의 야투율은 세경기 연속으로 떨어지는 추세에 있거든요. 하지만 인디애나가 2라운드에 진출한다고 해도 워싱턴(시카고를 상대로는 오히려 수월할 것으로 예상합니다.)에게 승리를 전혀 장담할 수 있는 현재의 경기력은 분명 문제가 있죠. 이것을 극복한다면 보겔과 죠지는 한단계 스텝업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출처 http://grantland.com/features/fixing-the-nba-playoffs/ http://grantland.com/the-triangle/inflexible-indy-finally-bends-to-beat-atlan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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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스티븐슨이랑 싸워서 그런거 아닐까요?!
음...스티븐슨이랑 싸웠다고 알려진 선수는 터너와 조지 힐(이건 더 예전)이니깐 싸워서 죠지한테 볼 안준건 아닐껍니다 ㅋ
@LEGEND DUNCAN 그러니깐 팀 분위기가!
매우 잘 봤습니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스티븐슨은 분명 좋은 선수지만, 말씀하신 팀워크에 대한 세세한 부분들이 고쳐지지 않는다면 어느 팀으로 가도 그 이상으로 성장하기는 힘들겠죠. 이번 인디애나의 플옵 성적은 스티븐슨(과 히버트..)에게 달려있을지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인디애나의 적응력이 어디까지 따라갈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어느 팀이 올라와도 마이애미에겐 쉽지 않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스티븐슨은 딱 모습이 예전 포틀랜드 중기~클리퍼스 시절 랜돌프네요 잘하지만 문제아..
인디애나가 떨어지면 히트가 좋아하겠군요... 분명히 진짜 인디애나 망할 징조가 보이네요 조지힐,터너와 스티븐슨의 다툼 그리고 히버트의 발언 등등 게다가 폴 죠지의 실력도 그렇구요 이 멤버가 찢어지는 날이 오겠네요
저도 인디애나 경기를 챙겨보면서 느낀 점인데. 스티븐슨의 플레이는 팀플과 많이 동 떨어져있으면서 공격시 패턴은 찾아볼수 없고 다른선수들과 겹친다는 느낌이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2차전에서 스티븐슨이 눈에 크게 띄지 않은 것이 오히려 페이서스 경기력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는 느낌도 강하게 들었고 스티븐슨의 플레이는 그동안 잘했지만 골이 들어가서 다행이다라고 느껴지는 플레이들이 많았습니다. 이선수 주어진 롤에 비해 볼 욕심이 좀 많은 편인것 같습니다. 전 터너와 폴 조지가 함께뛰고 세컨 유닛으로 스티븐슨이 분위기 반전용 식스맨으로 뛰는게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스티븐슨 한번씩 어깨 흔들면서 특유의 리듬으로 드리블 치기 시작하면 참 답답하죠. 저런 동작으로 뭘 하려는건지?
거기다 볼핸들링도 매우 불안정합니다. 힐의 핸들링을 보완하려했던거 같은데 빨리 포기하는게 나을겁니다.
전 이 선수가 과대평가되고 있다고 봅니다. 팀의 승리를 우선시하는 유형의 선수가 아니예요.
스티븐슨 작년 컨파에서 시리즈동안 단한번도 팀 작전대로 움직인적이 없습니다... 좋게 말해서 즉흥적이고 변칙적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