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엽기 조선왕조 실록(92편)
5부작 국운을 걸고 싸운 족보전쟁 2.
조선에서 요동정벌을 주창하던 정도전이 1차 왕자의 난으로 저세상 으로 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탔고.
명나라의 태조 주원장도 하늘로 올라가자 양국을 휘감던 전운은 서서히 걷혀 가게 된다.
전쟁의 위협이 사라지게 되자 남은 건 태조의 아버지에 대한 논란이었다.
어이, 조온 너 이번에 명나라 가거든 그노무 이인임 건 좀 어케 되었는지 알아봐봐 저번에 울 아부지가 명나라 사신놈 한테 한마디 했으니까.
대충 고치는 시늉은 했을 거 같은데,
한번 살펴보고, 철자 틀렸으면 고쳐오고 알았지.
알겠슴다.이리하여 명나라 사신으로 간 조온은 명나라 예부로 향하는데.
울리 사람 너네나라 이성계,
아 쏘리…너네 나라 이단의 아빠가 이인임 이라고 알고 있다 해
같은 ‘이’씨 쓰고, 또 너네 나라 사람이 와서 이단의 아빠가 이인임이라 하지 않았나 해.
우리 쪽 백과사전이랑,공식문서엔 전부 이인임의 손(son)이 이성계 아니 이단이라고 나와 있다 해.
쉬파 x됐다.조온은 부랴부랴 조선으로 달려와 태종에게 자초지종을 보고하기에 이른다.
이것들이 지금 누굴 정우성 훈련시키는 거야 뭐야 고치겠다고 했으면 고쳐야지!전주 이씨를 성주 이씨로 만들면 어쩌겠다는 거야.
전하, 아무래도 이게 정치적 노림수가 있는 듯 합니다.
정치적 노림수 그건 또 뭐야.
아무래도 조선을 압박할 비장의 카드를 하나 쥐었다는 생각에 계속 이걸로 우리 조선을 압박하려는 대충 그런 컨셉인듯 합니다.
이것들이 진짜 안되겠어.
일단 종계변무를 위한 테스크포스팀을 짜고,당장 명나라로 날려보내.
어이 호조! 아무래도 명나라 떼놈들이 좋아하는 방법으로 나가야 겠으니까, 예산 좀 뽑아봐!
이리하여 태종은 이빈을 사신단의 정사로 내정하게 되는데.
어이 빈아…잘 들어. 이번에 무슨 일이 있어도 명나라 놈들이 이성계는 이인임 아들이라고 적어놓은 거 지워놓고
와야 해
안되면 화이트로 지우던가,아예 종이를 씹어 먹고 와도 돼 그래도 우리가 천자의 나라로 섬기는 명나라인데.
명나라 에서 우리나라의 시조를 친원파의 개호로 왕 싸가지 같은 이인임의 자손들이 만든 나라로 기록 했다는 거 이거 개망신이거든.
그리고 내가 우리 조상님들 얼굴을 어떻게 보겠냐? 내가 무슨 말 하는지 알지.
목숨 걸고 한번 고쳐 보겠습니다!그래그래, 한번 고쳐봐봐.
그리고 내가 노파심에서 하는 말인데,
명나라 쉐이들 뒷돈 엄청 밝히거든.
괜히 떼놈들이라 그러겠냐 내가 호조에 특별히 말해서 추진금이랑 진행비,판공비로 해서 실탄을 넉넉히 준비해 두랬어 예산에도 올라가지 않는 돈이니까 마음껏 뿌려.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 뭐가 있겠냐 가서 조선에는 지름신이 있다는 걸 제대로 한번 보여주라고!
옛 전하! 신명을 다해 뇌물을 먹이겠사 옵니다!이리하여 바리바리 뇌물을 싸 짊어진 이빈이 명나라로 출발하게 되는데.
명나라에 도착한 이빈은 그길로 예부로 달려가 예부 상서 이지강을 만나게 된다.
울리 사람 바쁘다 해.
용건만 간단히 말하라 해
아이, 상서 어른 왜 이러실까나.
이거 약소하지만 떡값이나 좀 하시고.
너네 나라는 떡으로 63빌딩 짓는다 해
뭔 놈의 떡값이 이리 많나 해.
우리 민족이 또 떡에 환장한 민족 아니겠습니까.
가래떡, 무지개떡, 백설기, 인절미 등등 종류별로 다 사 드시려면 떡값이 좀 많이 필요하실 겁니다.
이거 참, 울리 사람도 떡은 좀 좋아한다해.
먼길 달려와 떡값 준 성의를 무시할 수도 없고.
그런데 이렇게 떡값 들고 온 이유가 뭔가 해 기브&테이크 인가 해.
아유, 눈치가 아주 그냥 9단이시네 이짓도 눈치가 없으면 못한다 해.
같은 공무원이면 다 알만할 터인데, 그래 뭘 원하는가 해.
이빈은 자신이 명나라에 온 자초지종을 다 설명하게 되는데.
알았다 해.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떡값 먹은 김에 다 해결해 주겠다 해.
명나라 예부 상서 이지강은 그길로 황제에게 달려가 주청을 올리게 되는데,
조선 개국 태조 이성계는 이인임의 자식이 아니라 합니다.
조선 놈들도 몸이 달아 뻔질나게 울리나라 찾아오는데, 이쯤해서 한번
봐주는 게 어떻습니까.
이리하여 이빈은 보무도 당당히 조선으로 귀국해 귀국 기자회견을 가지게 된다.
역시 떡값의 위력은 아니고, 여하튼 저의 뼈를 깍는 노력 덕분에 황제가 ‘앞으로는 이인임의 후손으로 기록하지 말고 조선이 원하는 대로 기록해 주어라’라고 윤허하였습니다.
이빈의 보고에 조선 조정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종계변무 논쟁은 끝이 난 것 처럼 보였는데…
그러나! 불씨는 아직 죽지 않고 살아있었으니
초특급 대하 울트라 역사 족보 사극 국운을 걸고 싸운 족보전쟁!’
은 다음회로 이어지는데.
엽기 조선왕조 실록(93편)
5부작 국운을 걸고 싸운 족보전쟁 3 .
이빈의 뇌물작전이 성공한 이후,
조선은 종계변무에 대해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았다.
명나라에서 고치겠다는데, 더 따져 들어 가봤자 좋을 거 없다는 생각.
이빈이 알아서 어련히 고쳤을라고.
이런 거 계속 떠들면 명나라 애들이 삐져서 오히려 안 고칠 수도 있어 원래 사람이란 게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거잖아.
대충 이렇게 덮어 두자고이렇게 정리를 하고 조선은 100년 가까이 종계변무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데, 덜컥 일이 터졌으니 바로 중종 13년(서기 1518년)의 일이었다.
명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이계맹이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전해들고 온 것이었다.
저 전하!며 명나라에서 대명회전 을 만든다 하옵니다!
아이 자식, 명나라에서 대명회전을 만들던, 회전 초밥집을 만들던 그게 뭔 상관이야.
그.그것이 대명회전에 조선의 태조 이성계 아니 이단은 이인임의 아들이라고 기록되어 있고.
뭐 뭐야 띄엄띄엄 말하지 말고 원문을 다 말해봐!
그.그것이 원문은.그래설라무네 이인임의 아들 이성계.
지금 이름 단 이라고 하는 사람이 홍무 8년(1375년)부터 홍무 25년(1392년) 전후에 고려의 왕씨 임금 4명(본문에는 사왕이라고 나와 있는데
공민왕,우왕,창왕, 공양왕을 말한다) 을 시해 했는데,아직 그냥 기다리게 하였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 떼놈들이시키.아예 개념을 가출시켜 버렸구나!
조선 조정은 말 그대로 호떡집 불난 꼴이 되어버렸으니 이인임의 아들로 불리는 것고 억울한데 고려의 왕 4명을 죽이고, 왕위를 찬탈한 놈으로 기록되었다니 이건 조선의 정통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던가.
객관적 으로 보면 맞는 말이지만,
이게 또 어떻게 표현 하느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느낌이 달라지는 것이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일까.
이 자식들이 같은 말이래도 천명을 받아 나라를 세웠다고 하면 어디가 덧나냐고! 안되겠어 일단 사신단 파견하고, 대명회전을 확 뜯어 고치라고 해!
중종 말은 이렇게 했어도 실상은 빌러 가는 것이었다.
조선이 천자의 나라로 모시는 명나라, 거의 속국이나 다름없는 조선에서 말해봤자 씨알이 먹힐까.
그러나 이 상황에서 말이 먹힐까 말까는 나중 문제였으니, 유교를 나라의 기본 컨셉으로 잡은 조선에서 사대부의 우두머리인 왕의 족보가 바뀌었다니.
그것도 주자의 나라이자 유교의 종주국인 명나라의 법전에 명기되어
있다는 것.
이건 조선의 정통성 자체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일이었던 것이다.
아이, 예부상서 어른.선생님, 형님.이거 좀 어떻게 안 될까요 우리 임금님 조상이 어떻게 이인임이 되겠습니까.
그리고 고려의 4왕을 죽였다니요,
그건 울리사람 다 알고 있다 해!
너네 나라 이성계가 고려왕들 다 때려죽인 거 아닌가 해.
솔직히 말해서 죽인거 맞다 해!
안그런가 해.
아니 뭐 꼭 그렇게 적나라하게 하드코어 적인 언어표현을 안 쓰시더라도.
천명을 받았다 정도로 은유적으로 돌려 쓰더라도.너네 나라에선 법전을 은유 법으로 돌려서 문학적 으로 만드나 해.
아예 개념을 바겐세일 해 버렸다 해!
그건 이해하고 넘어간다 치더라도 사실관계가 틀린 건 어쩌실 겁니까.
우리 태조전하께서 이인임의 자손이 아닌건 하늘이 알고 땅이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거 유전자 검사 해봤어 해.
요즘은 뻐꾸기 자식들이 많아서 함부로 못 믿는다 해.
예부상서 형님! 저 이거 못 바꾸면 가서 맞아죽습니다! 형님!
대명회전이 무슨 애들 일기장인가 해? 울리 태조폐하의 말씀을 받아 적은 법전이다 해!
태조폐하의 어록을 변방의 찌질한 속국의 말 한마디에 고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해!
예부상서 어른!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라 해!
울리 사람 절대로 바꿀 수 없다 해! 이리하여 사신은 빈손으로 조선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그래, 네들이 갑이다 이거지 너네는 갑하고, 우리는 을이다 이거지.
이것들이 말야. 좋게 좋게 말로 하니까 보자보자 하니까 누굴 보자기로 보나
어이 병조판서!
저.전하! 억울하고 분통하신 마음은 알겠사오나 이런일로 대국과 전쟁을 벌이는 것은 옳지않다 사료되옵니다!전하 통촉하시옵소서!전하!
그러하옵니다 분한 마음 금할 길이 없사오나. 아직 조선은 소국이라 감히 명나라와 대적할 길이 없사옵니다.
야, 네들 왜 오바하고 그래
어이 병조판서, 올해 을지포커스 훈련이 언제 잡혀 있냐 음음 뭐 분위기가 썰렁해서 일단 상황이 이렇게 되었으니,방법은 하나야!
히딩크식 체력축구가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궈낸 것처럼 우리도 그렇게 문제를 해결하기로 하자.
틈나는 데로 사신 계속 보내고, 쪽수로 밀어 붙히는 거야! 귀에 따까리가 앉을 정도로 떠들면 지들도 지쳐서 바꿔 줄거야!
중종이 들고 나온 ‘히딩크식 체력 외교 전략’ 이리하여 조선은 중종때부터 시작해 인종을 거쳐 명종에 이르기 까지 3대 60년동안 줄기차게 명나라에 종계변무를 요구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명나라는 요지부동! 좀처럼 이성계가 이자춘의 아들이란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데,
초특급 대하 울트라 족보사극 ‘국운을 걸고 싸운 족보전쟁!’은 다음회로 이어진다.
엽기 조선왕조 실록(94편)
5부작 국운(國運)을 걸고 싸운 족보전쟁 4.
중종의 ‘히딩크식 체력외교’로 명나라의 골문을 수없이 두들겨 댔지만,
올리버 칸을 능가하는 명나라 예부상서의 선방 앞에 막히게 되는데.
과연 조선은 이성계의 아빠를 이인임에서 이자춘으로 바꿀 수 있을까? 조선이 거의 포기하려 하는 시점에서 명나라에서 한통의 전언이 날아들게 되었으니.
전하! 기뻐해 주십시오! 조만간 대명회전을 개정해서 중수대명회전을 만든다 하옵니다! 지금의 기회 이옵니다!
개정판 나올 때 이인임 대목을 고쳐 달라고 로비를 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사옵니다!
선조 6년(1573년)의 일이었다.나이스! 야야 예조! 네들은 당장 사신으로 보낼 애들 명단 뽑고, 호조! 어이 호조판서! 너는 당장 뇌물.아니 떡.떡값도 아니고,하여튼 그래 진행비로 쓸 돈 예산 뽑아와!
야 이것들아 빨랑빨랑 안 움직여.
조선 개국 이례 근 200년을 끌어온 종계변무에 마침표를 찍을 시점이
도래했던 것이다.
조선은 당장 사신단을 준비해 명나라로 보냈으니,
그러니까요, 명나라 태조 주원장 폐하께서 잘못 아신 게 아니라,
이 빌어먹을 윤이와 이초가 구라를 친 거라니까요.
황제폐하 앞에서 사기를 친 겁니다. 그동안 60년이나 뻔질나게 왔다 갔으면 이쯤해서 봐주셔도 되잖습니까. 불쌍하지도 않습니까 조선에서 북경까지 못 잡아도 3천리 길인데.
그리고, 이건 약소하지만 책 만드실 때 종이 값이라도 하시라고.
알았다 해. 조선 사람, 조상 생각하는 마음 갸륵하다 해.
뿌리를 찾는 모습이 마치 쿤타킨테가 절규하는 모습 같다 해
이성계 아빠를 이자춘으로 고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다 해.
이후백과 윤근수는 명나라의 이런 긍정적 변화에 고무되어 한걸음으로 조선으로 달려오는데,
전하! 명나라에서 긍정적 검토를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이제 한시름 덜었사옵니다.
야야, 지금 방심하면 안돼!
초반 5분, 막판 5분이 실점위기란 거 몰라.
지금 집중력을 잃으면 게임 놓치는 거야! 지금 페이스 계속 유지하면서 끝까지 압박해 들어가는 거다 알았지.
대명회전이 완전 개정될 때까지 계속 압박해 들어가!
이리하여 선조는 2~3년에 한번씩 대명회전 개정판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사신들을 보내 확인하기에 이른다.
그러던 선조 17년 드디어 200년에 걸친 종계변무 노력의 성과가 현실로 나타나게 되었으니,
전하 기뻐해 주십시오!
제가 중수대명회전 조선편을 필사해 왔사옵니다!오호 그래.
통역관 홍순언이 필사해 온 내용에는
이성계가 이인임의 아들이라는 부분이 빠져 있었으니, 조선은 그야말로 축제분위기였다.
좋았어! 기분이다. 야야~일단 대사면령 내려! 4백만이든 5백만이든 죽을죄를 지은 놈 빼고는 다 내보내!
그리고, 이거 베껴오느라 수고한 홍순언이.이놈 참 글씨도 예쁘게 썼다니까.사신 애들도 다 상주고 그래그래, 풍악을 올리라니까!.
그리고 4년 뒤인 선조 21년 사은사로 떠난 유홍이 명나라 예부상서 심리를 만나게 되는데,
아이 형님, 중수대명회전 완성 됐다면서요 한권만 주십시오.
다른 건 다 필요없고,조선편만 좀 먼저 주시면 안 될까요 예 형님.한번만요.
안된다 해. 아직 우리 황제폐하도 못 봤다 해.
혀~엉님!유홍은 그 자리에서 머리를 바닥에 짓이기는데, 머리가 깨져 피가 줄줄 흐르는데도 계속해 머리를 찍어 된다.
뭐 뭐하자는 시추에이션인가 해 제 발 한권만 주십시오 네.
유홍이 머리를 피떡으로 만들자,
여기에 감격했던지, 아니 겁을 집어먹었던지 예부상서 심리는 조선편이 수록된 중수대명회전 한권을 건네주는데…
유홍이 들고 온 중수대명회전 속칭 만력회전이라 불린다 을 받아든 선조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게 된다.
그래 이 자식들아.고생했어,그래그래. 그런데 지금 이걸 공개하고 그러면 황제가 또 삐칠지 모르니까, 좀 있다가 명나라에서 한질 보내주면, 그때 거하게 한번 놀자.
내가 그때 확실하게 쏠게!
이 약속은 그리 오래가지 않아 지켜지게 되니, 선조 22년 명나라에서 만력회전 한질을 보내온 것이었다.
이걸 받아든선조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종계변무를 위해 노력한 신하들 19명의 이름을 공신록에 올리고, 광국공신 즉 나라를 빛낸 공신이라 칭하게 된다
조선 개국 전부터 속을 썩여 왔던 이성계의 아버지에 대한 논란.
족보에 대한 집착에서 시작해 나라의 정통성에 대한 문제로까지 확대되었던 이 종계변무 논란은 조선 외교사 최대 숙원사업 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다른 문제는 다 차치하더라도 하나의 사안을 가지고 200년 가까이 물고 늘어진 조선외교의 집중력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외교통상부도 독도문제를 한번 심도 있게 물고 늘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면 너무 무리한 요구일까.
조선의 외교처럼 한번 물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집중력을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