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생활성서 – 소금항아리]
나의 죄로 말미암아 예수님을 만나기를 꺼리거나, 세상 풍파에 대한 두려움으로 예수님을 향해 다가가는 것을 주저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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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8/8/성 도미니코 사제 기념일/입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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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오 복음 14장 22-36절
“주님, 주님이시거든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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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 다가가기까지
베드로가 예수님을 호수 위에서 만나는 장면은 네 복음서를 통틀어 세 번 나옵니다. 첫 번째 장면은 베드로가 예수님으로부터 부르심을 받을 때입니다(루카 5,1-11). 베드로는 예수님이 거룩하신 분임을 깨닫고 이렇게 말합니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두 번째 장면은 오늘 복음입니다. 처음에는 유령이 물 위를 걸어온다고 생각하였지만, 이내 예수님임을 알게 되자 이렇게 말합니다. “주님, 주님이시거든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 처음과 달리 베드로는 자신이 죄인이냐 그렇지 않으냐와는 상관없이 예수님께 다가가려 합니다. 그러나 거센 바람에 두려움을 느껴 이내 예수님께 다가가기도 전에 물에 빠져 허우적댑니다. 세 번째 장면은 밤새도록 고기를 잡지 못했던 베드로에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나타나실 때입니다(요한 21,1-8). 물가에 서 계신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많은 고기를 잡게 해주셨을 때, 베드로는 그분이 예수님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호수로 뛰어들어가 예수님께 다가갑니다. 세 번이나 예수님을 모른다고 배반했던 자신의 죄도, 물에 빠져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없이 예수님께 다가간 것입니다. 이렇게 베드로는 세 번의 만남을 통해 예수님께 다가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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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호 루카 신부(제주교구)
생활성서 2023년 8월호 '소금항아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