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평창 진부면 동산리 월정사 성보박물관에 가면
국가민속문화재 ‘세조대의 회장저고리(回裝저고리)’가 있습니다.
이는 1973년 강원도 오대산 상원사 문수보살상에
금을 다시 칠할 때 복장 안에서 발견되었지요.
함께 발견된 연기문과 유물의 형태로 보아
1463년(세조 9) 중창 때 수명을 축원하여 넣은 것으로 보입니다.
저고리 뒷길 가운데에 쓰인 먹물로 쓴
‘長氏小對(장씨소대)’라는 글씨가 있는데
왕실의 옷을 ‘의대(衣襨)’라고 표기한 관습으로 미루어
유물의 주인공이 왕실 사람임을 말해주고 있는데,
세조비 가운데에 장 씨는 없어 총애받던 후궁으로 추정되지요.
▲ 세조 때 것으로 추정되는 상원사 불상 배에서 나온 회장저고리
그런데 이 저고리의 이름이 ‘회장저고리’입니다.
여성의 저고리나 두루마기 따위의 깃ㆍ끝동ㆍ겨드랑이 등에
다른 빛깔로 색을 넣어 꾸민 것을 회장(回裝)이라고 합니다.
흔히 노랑이나 연두 바탕에 자줏빛이나 남빛 회장을 달아 꾸미지만
깃이나 끝동을 다른 빛깔로 대는 경우는 반회장저고리라고 하고
곁마기(겨드랑이)를 더하면 삼회장저고리라고 하지요.
이 월정사의 회장저고리는
회장저고리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것입니다.
저고리의 크기는 길이 52.4㎝, 품 34㎝이며,
전체적인 모습은 품이 넓어서 소매 길이와 저고리 길이가 짧게 보일 정도지요.
깃은 네모로 각이 진 목판깃이며,
직선 형태의 소매와 짧고도 좁은 옷고름 등이
조선초기 저고리의 특징을 잘 갖추고 있습니다.
저고리의 전체적인 구성은 균형이 잘 맞으며,
색상도 전통적인 쪽물을 들인 염색이 지금껏 곱게 남아있습니다.